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원심 판시 2016고단1371 사건 제1. 항 및 제2. 나. 항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2014. 12. 31. 재단법인 H(이하 '이 사건 재단'이라 한다)가 운영하는 김해시 F빌딩 4, 5층에 있는 D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에 대한 포괄양도양수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바 있으나,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재단이 이 사건 병원의 운영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였으므로, 피고인은 기존 의료기관과 단절되는 새로운 의료기관 개설행위를 한 바 없고, 따라서 피해자 국민보험공단을 기망한 것이 아니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이 사건 병원에 대한 명의변경절차가 이행되지 않았다.
2014. 12. 31. 이후에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지급되는 요양급여비가 이 사건 재단의 채권자에게 지급되었다.
이 사건 재단이 2015. 4.경 임의로 이 사건 병원에 대한 휴업신고를 하였다.
피고인은 2014. 12. 31. 이후에도 이전과 같이 병원 행정원장의 역할을 수행하였을 뿐이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3년 및 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관련 법리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서 금지하는 의료기관 개설행위는, 비의료인이 그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인력의 충원·관리, 개설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그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주도적인 입장에서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도7388 판결, 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5도1032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의료인의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 필요한 자금을 투자하여 시설을 갖추고 유자격 의료인을 고용하여 그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신고한 행위는 형식적으로만 적법한 의료기관의 개설로 가장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의료인 아닌 사람이 의료기관을 개설한 경우에 해당하고, 개설신고가 의료인 명의로 되었다거나 개설신고 명의인인 의료인이 직접 의료행위를 하였다 하여 달리 볼 수 없다(대법원 1995. 12. 12. 선고 95도2154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2629 판결, 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5도10322 판결 등 참조). 나아가 비의료인이 이미 개설된 의료기관의 의료시설과 의료진을 인수하여 종전 개설명의자를 변경하지 아니한 채 그 명의를 계속 이용하여 의료기관의 운영을 지배·관리함으로써 종전 개설자의 의료기관 개설·운영행위와 단절되는 새로운 개설·운영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서 금지하는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2다67368 판결 참조).
판단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2014. 12. 31. 이 사건 재단으로부터 이 사건 병원을 인수하여 이 사건 병원의 운영을 지배·관리함으로써 이 사건 재단의 의료기관 개설·운영행위와 단절되는 새로운 개설·운영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피고인은 2014. 4. 11. 이 사건 재단과 사이에 이 사건 병원의 '병원총괄 관리 및 행정책임자'로 연봉 1억 4,400만 원을 지급받고 근무하기로 계약을 체결하고(2016고단1371 수사기록 제1002쪽, 이하 '수사기록'이라고만 한다), 이 무렵부터 행정원장으로서 병원장의 지시 아래 이 사건 병원의 인력 충원 등 전반적인 운영을 하기 시작하였다.
피고인과 이 사건 재단은 2014. 12. 31. ㉠ 이 사건 재단은 이 사건 병원에 관한 권리 의무 일체를 2014. 12. 31.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양도하고, ㉡ 피고인은 이 사건 재단에 계약금 7,000만 원, 2015. 1. 6. 중도금 3,000만 원, 2015. 1. 16. 잔금 1억 1,000만 원을 지급하며, ㉢ 이 사건 재단은 피고인이 지정하는 의료인에게 업무 인수인계가 완료되는 시점(날짜를 특정하지는 아니함)에 의료기관개설허가 변경을 해주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수사기록 제 182 내지 185쪽).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 체결에 따라 행정원장으로서 업무를 포함한 이 사건 병원의 모든 업무를 병원장의 지시 없이 독자적으로 처리하기 시작하였고, 특히 이 사건 병원의 재무와 관련된 수입과 지출, 재산관리 등도 관장하였으며, 이 사건 병원의 채무 중 상당한 금액(최소 6억 원 이상)을 변제하기도 하였다(수사기록 제314쪽).
피고인은 이 사건 병원 인수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정산 관계가 발생하는 등으로 병원 인수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자 이 사건 재단에 먼저 이 사건 병원 개설허가명의를 변경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이 사건 재단이 응하지 않았고, 그러던 중 결국 이 사건 재단은 2015. 4. 13.경 이 사건 병원의 휴업신고절차를 취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병원의 병원장 겸 행정원장으로서 운영하면서, 원심 판시 2016고단655 사건 판시 기재와 같이 퇴직 근로자들의 임금체불과 관련하여 이 사건 병원의 대표로서 조사를 받고 그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기도 하였다.
비록 이 사건 재단이 피고인(또는 피고인이 지정하는 의료인)에게 개설허가 변경을 해주지 않고, 위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병원에 대한 휴업신청을 한 것은 사실이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2014. 12. 31.부터 2015. 4. 초순경까지 피고인이 아닌 이 사건 재단이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이 사건 재단의 채권자인 주식회사 동양저축은행이 2013. 7.경 이사건 재단이 국민보험건강공단에 발생하는 장래 요양급여비 채권을 양수받았음을 기화로 피고인이 이 사건 병원을 양수한 2014. 12. 31. 이후에도 대출금 이자를 상환하고, 나머지 금액을 이 사건 재단의 우리은행 계좌(이 계좌 역시 피고인이 관리하였다)로 송금한 것은 사실이나, 이 사건 재단이 주식회사 동양저축은행에 부담하는 채무 역시 이 사건 병원 운영과 관련하여 발생한 채무로 피고인이 이 사건 재단으로부터 인수하는 채무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인다(수사기록 제314쪽 참조).
피고인은 이 사건 병원을 인수하여 다른 의료인으로 개설명의허가를 변경하려고 하였으나 이 사건 재단이 개설명의허가를 변경하여 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한 것이므로 의료법위반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나, 피고인이 다른 의료인으로 개설명의허가를 변경하여 병원을 운영하는 것이 결국 비의료인이 의료인 명의로 병원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것으로 의료법위반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중 위 사실오인 주장 부분을 제외한 부분은 인정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원심에서 사문서위조의 명의자인 E과 합의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의료인이 아니면서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보험공단에 정상적인 의료기관인 것처럼 기망하여 약 2억 2,000만 원의 요양급여비를 편취하였으며, 자신의 지인들이 진료를 받지 않았음에도 진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로 국민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를 청구하여 편취한 금액이 약 9,500만 원에 달하고, 이 사건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던 E(정신지체장애 2급)의 개인정보를 알고 있던 것을 기화로 E 명의의 대출거래계약서를 위조·행사하여 대부업체로부터 300만 원을 편취하고, 근로자 10명의 임금 및 퇴직금 합계 약 7,0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등의 사안으로 그 범행 수법·결과 등에 비추어 죄질이 매우 좋지 못한 점, 피고인은 E을 제외하고는 합의에 이르거나 피해변제를 하지 못한 점,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많은 점,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러 자신이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이 사건 범행에 대하여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은 정상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방법,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 및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재수(재판장) 박민규 박지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