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18. 8. 10. 선고 2017고단4391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5. 9. 중순경 창원시 의창구 B에 있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C 사무실에서 피해자 주식회사 D의 E에게 "F, G 등과 휴대폰 관련 부품 납품 협의 중이고 H와도 납품 협의 중이며 앞으로 인원 100-200명을 증원할 예정인데, 인력을 공급해주면 일급과 시급은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지 않도록 협의하고 부가세 별도로 계산하여 다음 달 초에 청구하면 매월 10일 이전에 현금으로 지급 하겠다"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2015. 7.경 주식회사 C을 인수할 당시부터 매월 1억 원 상당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었고, 당시 금융채무와 개인채무 포함 약 230억 원 상당의 부채가 있었으며, 직원들에게 임금과 퇴직금을 제때에 지급하지 못하는 상태여서 피해자로부터 인력을 공급받더라도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고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5. 10. 6.경부터 2016. 7.경까지 피고인의 근무현장에서 생산직 근로 용역 및 시설경비 용역 등을 제공받고도 그 대금 114,586,890원을 지급하지 않아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2.

판단

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미필적으로나마 편취의 범의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기는 하다.

①

C의 2015. 12. 31. 기준 재무제표에 의하면 C의 유동부채는 약 164억 원에 이르고 있었고, 장기차입금 등 비유동부채를 더한 부채 총계도 약 254억 원에 이르고 있어 그로 인한 이자 등 금융비용 부담만 해도 상당히 컸을 것으로 보이고, 그 해에 약 1억 7,500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으로 재무제표상 일부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었다. 피고인도 동종 관련 사건의 검찰 조사에서 "피고인이 2015. 7.경 위 회사를 인수할 당시 회사의 재무상태가 자본잠식으로 부도 위기에 있었고, 매월 약 1억 원에 이르는 적자가 계속되고 있었다"고 진술한 적이 있다.

②

또한 C은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이전인 2015. 4.경부터 이미 자금사정 악화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등을 체불하고 있었는데, 2015년 하반기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근로자의 퇴직이 잇따르면서 2016. 4.경 이미 퇴직 근로자 약 40명에 대한 체불 임금과 퇴직금이 합계 약 3억 4,000만 원에 이르고 있었고, 그로 인해 퇴직 근로자들이 2015. 9. 8.부터 위 회사 본점 건물을 계속 가압류하기 시작하였다. 이를 비롯하여 C은 거래처인 ㈜I에 대한 대금 96,308,658원을 지급하지 않아 2015. 10. 21. 위 회사가 같은 부동산을 가압류하는 등 그 무렵부터 2016. 6. 10. 또 다른 거래처인 ㈜J의 신청으로 위 부동산에 대하여 강제경매개시결정이 이루어지기까지 적어도 총 청구금액이 약 5억 원에 이르는 약 19건의 가압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을 정도로 C의 자금사정 등 경영상황은 2015년 하반기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거의 호전되지 못한 채 오히려 점차 악화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실제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인력을 공급받은 그 다음달 10일 이전에 해당 인건비 또는 용역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후 피해자로부터 2015. 10. 6.경부터 2016. 7.경까지 계속하여 인력을 공급받아 그 대금 총액이 114,586,890원에 이르기까지 2016. 4. 11.경 불과 10,000,000원만 지급하는 데 그쳤고, 그 사이 C은 2016. 1. 6. 신용보증기금의 보증 하에 최소한 수억 원(당시 회사 건물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이 약 12억 원이었다)에 이르는 추가 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2016. 4. 7.에도 재차 K은행으로부터 추가 대출(이때에도 회사 건물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이 약 3억 원이었다)을 받은 것으로 보임에도 그와 같은 대출금으로 피해자에게 인건비를 지급한 것은 거의 없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위와 같이 추가로 조달한 자금마저도 기존 채무의 이자 등 금융비용이나 근로자에 대한 체불임금 지급 등으로 전부 소진되는 바람에 정작 피해자와 같은 거래처에 지급할 자금은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피고인도 동종 관련사건의 검찰 조사에서 "당시 거래처에 지급하지 못한 물품대금만 약 6억 원에 이르고 있었다"고 진술한 적이 있다.

④

피고인은 2015. 7. 27. C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가 그로부터 약 7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2016. 3. 1.부로 회사의 경영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

⑤

피고인은 이미 이 사건과 비슷한 시기인 2015. 10.경부터 2016. 1.경까지 수회에 걸쳐 다른 거래처로부터 약 1억 원에 달하는 전자부품을 교부받고도 그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사기죄로 기소된 적이 있는데, 그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은 물품대금을 약속한 날짜에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예견하였거나 지급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던 것으로 최소한 편취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는 이유로 유죄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을 이미 확정되었다. 피고인은 위 사건의 검찰 조사에서 "사실 피해자로부터 납품을 받더라도 대금을 결제하기는 어려웠습니다"라고 진술한 적도 있다.

나.

그러나 사업의 수행과정에서 이루어진 거래에 있어서 그 채무불이행이 예측된 결과라고 하여 그 기업경영자에 대한 사기죄의 성부가 문제된 경우, 그 거래시점에 그 사업체가 경영부진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사정에 따라 파산에 이를 수 있다고 예견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사기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발생한 결과에 따라 범죄의 성부를 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설사 기업경영자가 파산에 의한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태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고, 계약이행을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었을 때에는 사기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1. 3. 27. 선고 2001도202 판결,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6도18432 판결 등 참조).

다.

이러한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비록 피고인이 회사의 경영상황 악화로 인하여 피해자에 대한 인건비 등 용역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태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믿었고, 계약이행을 위해 노력할 의사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정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사기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고인은 2014. 4.경 C 설립 당시 상당한 자금을 지원했던 회사인 ㈜L의 이사 겸 최고재무책임자로 장기간 근무하던 중 2015. 4.경 퇴직하면서 곧바로 C에 입사하여 전무이사로 근무하였고 2015. 7. 27. 대표이사로 취임하였으므로, 앞서 본 바와 같이 당시 C이 피고인 스스로도 부도 위기에 있었다고 말할 정도로 경영상황이 상당히 악화되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경영상의 책임에 그치지 않고 임금 체불을 비롯한 각종 법적 책임이 따르는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은 위와 같은 회사의 경영상황이 앞으로 개선 또는 호전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고, 달리 피고인이 C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횡령·배임과 같은 부정행위나 가지급금 등의 형태로 어떤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였다거나 다른 부정한 의도로 경영권을 취득하여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②

실제로 피고인은 C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때를 전후하여 여러 곳의 거래처와 제품 개발 또는 납품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는 등 경영상황 개선을 위한 영업적 노력을 다각도로 펼친 것으로 보인다. 즉, C은 2015. 5. 7. 대기업 계열사인 M㈜ 및 N㈜와 LED조명기구 및 마그네슘 소재 부품 사업에 관하여 상호 협력하기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다음, 실제로 2015. 6.경부터 2015. 9.경까지 마그네슘 소재 부품 개발에 관한 협의를 계속 진행하였고, 관련 업체와 기술개발을 위한 공동기술개발계약을 체결하기도 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2015. 8.경 M㈜를 상대로 약 1억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하였다. 또한 2015. 6.경에는 LED조명기구를 제조·판매하는 ㈜O이라는 회사와 매월 약 6억 원 상당의 조명기구를 최소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납품하기로 합의한 후 2015. 8.경부터 본격적인 납품 준비에 착수하였다. 또한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인 2015. 7. 28.에는 ㈜P라는 회사와 신규 거래처 발굴 시 소정의 판매수수료와 영업권 등을 주기로 하고 납품거래 수주를 위한 알선·중개에 관한 협력계약을 체결하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2015. 12. 1.에는 일본 회사인 ㈜Q와 계약기간을 3년으로 정하여 LED조명기구 등 물품공급에 관한 기본거래계약을 체결하였고, 2016. 6. 9.경에는 위 일본회사에 이행보증금으로 2억 4,000만 원을 지급하는 등 실제 거래 성사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었다. C은 그 무렵 R로부터도 조명기구 개발 의뢰를 받고 제품 개발 및 납품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③

이러한 영업적 노력은 실제로 일부 성과를 맺기도 하였다. 즉, C은 ㈜O을 상대로 2015. 9.경 약 3억 4,000만 원, 2015. 10.경 약 5억 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린 것을 비롯하여 2015. 8.경 여러 곳의 거래처를 상대로 총 약 2억 8,000만 원(부가가치세 제외, 이하 같음)의, 2015. 9.경 약 4억 원의, 2015. 10.경 약 6억 3,500만 원의, 2015. 11.경 약 7억 2,5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위 기간 동안 회사의 매출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었다. 위와 같은 매출 내역만으로 C의 자금사정이 단기간 안에 극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위와 같은 매출 증가 추세가 지속될 수 있다면 점차 자금사정을 비롯한 경영상황이 점진적으로나마 개선되어 지불능력이 계속 향상될 것으로 믿을 만한 충분한 근거는 된다고 할 것이고, 사실 이러한 매출내역만으로도 같은 기간 동안 발생한 피해자에 대한 용역대금은 물론이고 2016. 7.경까지 발생한 피해자에 대한 전체 용역대금 액수를 훨씬 상회하는 규모로서 자금의 흐름 등의 측면에서 위와 같은 매출을 통해 확보된 자금을 일시적으로나마 피해자에 대한 용역대금을 지급할 재원으로 우선 활용한다면 피해자에 대한 용역대금 전액을 충분히 지급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볼 수도 있다.

④

비록 2015. 12.경 C의 총 매출이 약 2,000만 원에 그쳤고 그 이후에도 2016. 3.경까지 월간 매출이 약 1억 원 안팎에 그치는 등 회사의 매출이 급락하기는 했지만, 그에 대하여 피고인은, 장기간 납품거래를 계속하기로 했던 ㈜O이 2015. 10.경 그 회사의 상위 거래처인 일본 업체로부터 일방적으로 납품을 취소당하는 바람에 연쇄적으로 C도 더 이상 납품할 수 없었고 그로 인해 오히려 납품을 위해 구입해 두었던 부품 등이 재고로 남게 되어 손실을 입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변소하고 있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은 C의 매출내역과 당시 ㈜O과의 거래를 알선·중개했던 증인 S의 증언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피고인의 변소는 사실에 부합하는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달리 위 변소를 배척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 또한 피고인은, 2015. 12.경 장기계약에 합의했던 일본 회사인 ㈜Q와의 거래에 관해서도 그 후 위 일본 회사의 자국 내 사정으로 거래가 무산되었다고 변소하고 있는데, 그 변소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사실에 부합하는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이 또한 피고인의 변소를 배척할 만한 별다른 증거가 없다. 이러한 사정들은 모두 2015. 9. 중순경 피해자와 인력 공급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이후에 비로소 발생한 사정들로서, 만일 이러한 사정들이 실제로 발생하지 않고 여러 계약들이 순조롭게 이행되었더라면 C의 자금사정 등 경영상황이 개선되고 이를 통해 지불능력도 개선되어 피해자에 대한 용역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수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피고인은 ㈜O과 거래 중단이 C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2015. 11.경 이후에도 피해자로부터 계속 인력을 공급받은 것으로 보이나, 그러한 계속적인 인력 공급은 2015. 9. 중순경 체결된 처분행위인 기본계약에 따른 계약상 채무의 이행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후 실제 인력 공급 과정에서 어떤 새로운 기망행위나 처분행위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 구체적인 내역도 대부분 처음부터 공급 규모가 고정 또는 확정된 경비 및 청소 인력으로서 그와 달리 수시로 그 내역이 변동되는 생산직 인력은 극히 일부에 그쳤을 뿐만 아니라, 그 무렵에도 피고인은 계속하여 일본 회사인 ㈜Q와 상당한 규모의 납품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였던 사정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인력을 공급받을 당시에는 미지급 용역대금이 약 7,000만 원에 이르던 2016. 4. 11.에서야 비로소 1,000만 원밖에 지급하지 못하였으나, 피해자에 대한 나머지 용역대금의 지급을 위하여 피해자의 인력 공급이 완전히 종료된 바로 그 다음 달 10일이 되기 전인 2016. 8. 9. C의 T㈜에 대한 198,993,904원의 매출채권 중 피해자에 대한 잔존 용역대금 104,586,890원 전액에 이르는 일부 채권을 양도했는데, 위와 같이 피고인이 양도한 채권은 실제로 C이 2016. 5. 1.부터 2016. 7. 27.까지 위 회사에 판매한 자재대금에 대한 매출채권으로서 실제로 존재하는 채권이었으므로, 이로써 피고인은 위와 같은 채권양도로라도 피해자에 대한 용역대금채무를 이행할 의사로 실제 그 이행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만일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위 용역대금채무를 처음부터 이행할 의사가 없었다면 위와 같이 기한을 넘겨서라도, 그것도 이미 회사의 경영권을 제3자에게 넘긴 이후임에도 끝까지 계약이행을 위해 노력했을 리 없다. 비록 그 후 피해자가 제3채무자인 T㈜를 상대로 제기한 양수금 청구소송에서 T㈜의 대표이사 개인이 C에 대하여 가지는 과거의 체불임금채권과 대여금채권을 반대채권으로 하는 상계항변이 받아들여져 승소금액이 약 2,000만 원에도 못 미치는 소액에 그치긴 했지만, 만일 그 회사 대표이사 개인이 갖고 있던 그와 같은 반대채권을 위 회사가 양수한 다음 이를 반대채권으로 삼아 상계의 의사표시를 하는 방법으로 상계 항변을 주장하지 않았다면 위와 같은 채권양도를 통해 충분히 피해자는 위 용역대금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고, 한편 당시 C과 T㈜의 대표이사 간에 1억 4,400만 원에 이르는 위 대여금채권의 존부에 관하여 상당한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 채권을 양도할 당시에 이미 그 제3채무자로부터 위와 같은 방법으로 상계항변이 제기되고 그러한 항변이 소송에서 전부 인용되어 피양도채권이 대폭 삭감될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거나 적어도 이를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우므로, 피고인이 당장의 책임으로부터 벗어날 요량으로 실질적으로는 변제가능성이 전혀 없거나 극히 부족한 채권을 양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기도 어렵다.

⑥

피고인은 피해자와 비슷한 시기에 C에 인력을 공급했던 ㈜U에 대해서는 첫 1개월 치 용역대금을 정상적으로 지불하였고, 나머지 1개월 치 잔존 용역대금의 지급을 위해서 피해자와 같은 날 T㈜에 대한 매출채권 중 위 회사에 대한 잔존 용역대금 18,260,526원 전액에 이르는 일부 채권을 양도한 결과 ㈜U은 잔존 용역대금의 약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추가로 변제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와 체결한 계약의 이행을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볼 수 있다.

⑦

변호인이 제출한 C의 법인 계좌 거래내역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5. 4.경 C의 전무이사로 취임한 이후인 2015. 5. 18. 27,400,000원, 2015. 5. 20. 1억 원을 C의 법인 계좌로 각 입금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6. 1. 22.까지 수회에 걸쳐 총 약 5억 9,000만 원에 이르는 개인 자금을 회사를 위해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위 법인 계좌 거래내역에는 중간에 피고인이 거꾸로 법인 계좌로부터 자금을 일부 송금받은 내역이 있기는 하지만, 위와 같이 피고인이 이사 및 대표이사 재직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회사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개인 자금까지 내놓은 것은 거래처인 피해자를 속여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려는 사람의 태도로 보기에 상당한 무리가 있고, 오히려 이러한 사정은 납품 수주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어떻게든 부도 등으로 인한 채무불이행의 사태를 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고 계약이행을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었다는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⑧

피고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C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약 7개월 만인 2016. 3. 1.부로 제3자인 V에게 회사 경영권을 넘기기는 했지만, 당시 V과 체결한 '경영개선계획 및 이행 약정서' 및 '대표이사 권한 위임 계약서'에 의하면, 이는 단순히 대표이사로서의 법적 및 경영상 책임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방편이 아니라,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회사자금을 조달하여 회사를 회생시키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즉, 위 각 계약서에 의하면 경영권을 위임받는 V은 경영상황 개선을 위하여 매월 2억 원씩 9개월 동안 합계 18억 원을 회사 운영자금으로 지원하도록 하였고, 그 외에도 회사의 미지급 급여와 일부 차입금 등을 순차적으로 상환, 정리하도록 하였는데, 이는 전부 경영정상화를 위한 조치들이고, 위와 같은 조치들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하여 주식양도시기, 즉 대표이사 직 변경의 시기는 약 10개월 이후인 2016. 12. 31.로 정해 두었다.

⑨

나아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인력공급계약을 체결한 2015. 9. 중순경 이미 C은 어떠한 수단을 강구하더라도 회생가능성이 없거나 극히 불투명한 상태에 빠져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고, 비록 동종의 관련 사건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사기죄의 유죄판결이 확정되기는 했지만, 그 사건에서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편취 범의를 탄핵하는 여러 간접사실들이 충실히 현출되어 심리되었는지도 의문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창경

각주1) 이는 적어도 최종 월의 인력 공급분에 대해서는 당초 기본계약에서 용역대금 지급기한으로 정한 익월 10일 이전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