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창원시 의창구 G, 402호에 있는 (주)H의 대표이사로서 창원시 성산구 I 아파트 현장에 경비원 18명을 파견하여 인력파견업을 행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위 I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에서 2013. 8. 14.경부터 2016. 2. 29.경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J에 대하여 2013. 10.경 임금 583,200원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6. 2.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임금 합계 19,206,560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각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피고인과 변호인 주장의 요지 및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J에게 별도의 휴게장소를 제공하고 이를 자유롭게 이용하게 하는 등 휴게시간를 보장하였다. 따라서 위 휴게시간은 근로시간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726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기록에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J에게 제공된 휴게시간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놓여있는 시간으로서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H는 J를 포함한 경비원들에게 휴게시간을 준수하고 휴게시간에는 휴게실 등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라는 내용이 포함된 직무교육을 실시하였고,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은 입주민들에게 경비원들의 휴게시간에는 경비원들이 근무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공고문을 게시하였다.
이 사건 아파트에는 6명 정도가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침구류 등이 비치된 휴게실이 존재하고 있으며 경비원은 휴게시간에 자유롭게 휴게실을 이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5. 4. 2.경 바람이 세게 불어 이 사건 아파트 관리소에 출입문이 파손되어 주민통행에 위험이 발생하였다는 민원이 접수되자 관리소 당직자가 J에게 지원을 요청하였음에도 J는 휴게시간임을 이유로 위 요청을 거절하였는데 이러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J의 휴게시간이 사용자의 지휘·감독 하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입주민 부재시에는 택배기사가 택배일지에 수령자 등을 기재하고 나중에 입주민이 택배일지에 서명을 하고 이를 수령하는 등 이 사건 아파트의 경비원은 택배물에 대한 직접적인 관리책임이 없으며 휴게시간에 경비원의 전화번호를 남기는 것도 의무사항이 아니었고 야간휴게시간에는 근무조를 나누어 교대로 휴식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J는 '관리소장의 지시에 따라서 휴게시간이라 할지라도 경비실에서 대기하면서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하면 즉시 처리하고 관리소에서 전화로 업무지시가 내려오면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일처리를 수행했던 사실을 증언합니다'는 내용이 인쇄되어 있고 하단에 이 사건 아파트의 경비원인 K, L, M, N의 서명·날인이 기재된 증언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하였다.
그러나 K, L, M, N의 이 법정 및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을 종합하여 보면 위 K 등은 J의 요구로 위 문서에 서명을 하였으나 서명 당시 위와 같은 내용의 문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였던, ㉮ 증인 L은 이 법정에서 '휴게시간에 자유롭게 외출을 할 수 있었고 팻말에 경비원의 전화번호를 기재하지 않았으며 야간 휴게시간에는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휴게시간에 택배 등 입주민들의 민원업무를 처리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 증인 K도 이 법정에서 '휴게시간에는 휴게시간임을 알리는 표시를 하고 휴게소에서 쉬거나 개별적으로 휴식을 취하였고 외출이 자유롭게 보장되었으며 휴게시간에 택배물을 직접적으로 관리한 사실이 없고 J는 다른 사람의 발 냄새가 싫어 휴게실을 이용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 증인 N은 이 법정에서 '휴게시간에 지유로운 외출과 휴식이 보장되었고 휴게시간에 관리사무소의 호출을 받거나 입주민들의 민원을 처리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 증인 M은 이 법정에서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갇힌 경우를 제외하고는 휴게시간에 업무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고 휴게시간에는 자유롭게 운동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였으며 이 사건 아파트를 벗어나지 말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은 없고 오히려 휴게시간에는 임금이 지급되지 않으니 (경비실)자리를 비우고 자리에 있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는 앞서 기술한 위와 같은 사정들을 뒷받침하고 있다.
㈜H는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사이에 경비용역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경비원의 휴게시간을 제외한 근무시간을 기준으로 경비용역비를 산출하였는데, 피고인이 굳이 용역비를 지급받지 못하는 경비원들의 휴게시간에 근무를 요구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 요지는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종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