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17. 4. 20. 선고 2017노647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1)

원심 판시 범죄사실 1항에 관하여

가)

피해자 E과 F에 대하여

L(피해자 E과 F의 부친)은 전북 순창군 D 소재 양계장 지붕에 태양광발전소 설치 즉 태양광 발전사업을 허가 받은 바 있다. 그런데 당시 전북 지역에서는 여러 명의 사업자가 동일한 사업지(즉 발전소 설치장소)에서 함께 태양광 발전사업을 할 수 없었다. 피고인은 이러한 점을 미처 알지 못한 채 사업지를 위 양계장 지붕으로, 사업자를 피해자 E 등으로 하는 내용의 허가신청을 하였으나, 위와 같은 허가기준 때문에 허가를 받지 못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2014. 11. 10.경 L 명의로 허가된 발전사업의 용량을 99kW에서 200kW로 증가시킨다는 취지로 허가신청을 하였으나, 그 무렵에는 한국전력공사 순창지사의 발전소별 연계 가능 용량이 모두 소진되는 바람에 이 또한 허가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 E 등과 태양광발전소 설치공사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위 연계 가능 용량이 증설된 상태였고, K(한국전력공사 순창지사 직원)의 진술에 따르면 늦어도 2014년 10월경까지는 위 발전사업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즉 통상적인 상황이었다면 피고인은 충분히 허가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나, 전북 지역의 허가기준 때문에 재신청에 시간이 소요되었고, 결국 며칠 차이로 허가를 받지 못하였던 것이다. 피고인은 당연히 피해자 E 등도 발전사업 허가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위 양계장 지붕에 설치공사를 진행하였던 것이다. 만약 피고인이 금원을 편취할 목적이었다면,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받아 공사를 진행할 이유가 없다.

나)

피해자 H에 대하여

피해자 H의 집(즉 발전소 설치장소)은 미등기 건물로서 발전사업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등기가 필요하였고, 이를 위해 측량한 결과 여러 필지의 토지 위에 위 건물이 건립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때문에 등기를 마치기 위해서는 다른 토지를 침범하고 있는 부분을 철거하고, 해당 부분의 내부시설을 이동시키는 등 원래의 건물을 개축하여야 했다. 이에 피고인은 건축사사무실에 의뢰하여 작업에 필요한 설계도면을 작성하게 하였는데, 거액이 지출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듣고 피해자 H과 상의하였으나, 위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알아서 하라고 하였다. 이후 피해자 H은 배우자가 반대한다면서 피고인에게 배우자의 인감증명서 등 필요서류를 교부하지 아니하다가 위 피해자의 요구로 공사대금 2,500만 원을 반환하였다. 결국 피고인이 태양광발전소 설치계약을 이행하지 못한 책임은 피해자 H에게 있다.

다)

피해자 G에 대하여

피해자 G이 발전소를 설치하고자 한 버섯재배시설은 미등기 건물인데, 이러한 미등기 건물에 등기를 마친 후 발전사업 허가를 취득하는 것은 매우 빈번한 일이다. 따라서 위 버섯재배시설이 미등기 건물이었다는 이유만으로 발전사업 허가를 받을 수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피해자 G이 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피고인에게 주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공사를 시작하지도 못한 것이다.

라)

소결론

앞서 본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는 피해자들을 기망할 의사가 없었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원심 판시 범죄사실 2항에 관하여

피고인이 피해자 J과 위 설치공사계약을 체결할 무렵에는 자금사정이 좋았기 때문에 충분히 설치공사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피해자 J의 집(즉 발전소 설치장소)에 대한 설계도면이 없어서 측량 및 설계 작업까지 마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2015년 4월경에야 비로소 발전사업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 무렵 피고인은 다른 지역에서 태양광발전소 설치공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J의 집에 발전소를 설치하여 줄 수 없었다. 때문에 피고인은 J의 동의 하에 착공을 연기하였고, 그 이후에는 피고인의 자금사정이 악화되면서 결국 발전소를 설치하지 못하였다. 즉 피고인이 설치공사를 완료하지 못한 것은 공사계약 이후의 사정일 뿐이고, 피고인이 J의 금원을 편취할 의사는 없었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인바,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3도3889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인의 재력 및 환경, 이 사건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 대하여 편취범의를 인정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1)

피고인의 재력 및 환경

피고인은 "2012년경부터 태양광발전소 설치공사를 시작하였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150건 내지 200건을 처리하였다."고 진술하여(증거기록 1권 511쪽) 언뜻 피고인이 건실한 태양광 발전소 설치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들과의 설치공사계약 체결할 당시에는 이미 정상적으로 공사를 진행할 능력이 없었다.

가)

피고인은 이 사건 피해자들과 공사계약을 체결할 전후인 2014년 11월경부터 2015년 11월경까지 전국 곳곳에서 20개가 넘는 태양광발전소 설치공사계약을 체결하였으나, 그 상당수가 완공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1권 214 내지 238쪽, 1020쪽, 증거기록 2권 298쪽 등).

나)

피고인은 "영업사원에게 소개비조로 영업이익의 10~20%를 지급하여 실제 피고인에게 남는 이익은 얼마 되지 않았다. 완공 이후 잔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면서(증거기록 2권 292 내지 293쪽), "2014년 4월경부터는 직원비나 인건비를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회사운영이 어려웠다. 때문에 인력팀을 정리하는 상황이었고, 현장상황도 어려워져 수주한 공사를 정리하는 상황이었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권 509 내지 511쪽, 증거기록 2권 296, 301쪽).

다)

피고인은 스스로 "피해자 J에게서 받은 5,500만 원으로 자재를 구입하지는 않았고, 설계비 또는 영업비, 경비 및 회사운영비로 사용하여 위 피해자에게 돌려줄 돈이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증거기록 2권 294쪽, 298 내지 300쪽).

라)

피고인은 2016. 5. 10.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서 '당시 피고인의 태양광발전 사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었고, 위 회사의 자금은 거의 없는 상태였으며,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위 투자금을 교부받더라도 이를 자신의 채무변제, 카드 사용대금 결제 및 다른 공사 현장의 비용 등으로 사용할 의도였으므로 결국 피해자로부터 위 투자금을 교부받더라도 투자금을 상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2014. 11. 초순경 피해자 U에게 "태양광 발전사업의 공사 두 군데를 하면 돈이 약 5~6억 원이 나오는데, 3억 원을 투자하면 원금 3억 원과 3천만 원을 돌려주겠다."고 기망하여 3억 원을 편취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징역 1년 2월을 선고 받은 사실이 있다(증거기록 1권 1042 내지 1044쪽. 위 판결은 피고인의 항소취하로 2016. 7. 4. 확정되었다). 위 사건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당시 수사기관에서 "건축주(AD공업사)에게서 받은 공사대금을 다른 공사현장에 사용하였다. U으로부터 해남 AD공업사와 AE 축사 2곳의 태양광 발전소 공사대금으로 3억 원을 투자 받았지만, 그 중 일부는 다른 공사현장의 공사대금으로 사용하거나 피고인의 영업손실을 충당하는데 등 돌려막기 식으로 자금을 운용하였다. 피고인 명의로 된 부동산은 없고, 회사 사무실 등 임대보증금은 합계 1억 원, 자동차 리스로 약 1억 원 채무를 부담하고 있다.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였고, 공사기간 지연에 따른 손실이 발생하여 돌려막기 식으로 공사자금을 융통하여 사용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권 668쪽, 669쪽, 681쪽, 684쪽, 691쪽, 692쪽, 695쪽, 766쪽, 767쪽, 778쪽, 779쪽).

마)

지금까지 살펴 본 바에 따르면, 당시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포함한 다른 건축주들로부터 받는 계약금 등의 외부 자금 없이는 자생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2)

이 사건 범행의 내용 등

가)

피해자 E, F의 경우

피고인은, 사전에 전북의 발전사업 허가 기준을 알지 못하였던 것은 단순한 과실이며, 발전사업 허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였고, 이후에 있었던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하면 피해자 E 등이 발전사업 허가를 받지 못하였다는 결과만 가지고 피고인에게 범의를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L은 "피고인으로부터 발전소 설치를 권유 받은 후 한국전력공사에 노선(또는 선로)이 있는지 알아봤으나 없다고 들었다. 그런데 어느 날 피고인이 '피고인 부친이 한국전력공사에서 근무를 했고, 자기만의 노하우가 있다.'라면서 노선을 가져왔기에 그 말을 믿었다."고 진술하고 있는데[피고인이 "아버지가 한전에서 근무한 것은 맞다."고 인정한 점(증거기록 1권 1007쪽) 등에 비추어 볼 때, 실제로도 피고인이 L에게 위와 같은 언행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피고인이 L에게 한 달 가량 지나서 한시적으로 노선(이때는 연계 가능 용량을 의미한다)이 늘어났으니 발전소 설치 희망자들을 이야기하라고 하였다. 피고인 회사만 된다고 하였고, (L의) 양계장 지붕 위에 다른 이름은 안 되고 자녀 이름은 올라갈 수 있다고 해서 E 등을 소개하였다. 자녀들에게 태양광발전 설치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권유할 때 피고인이 노선이 확실히 확보되는 것처럼 말했기 때문에 권유한 것이다. 노선이 확보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노선이 확보 안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 했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다."는 L의 진술(원심 증언, 증거기록 1권 131 내지 132쪽), "선로가 없으면 어차피 공사할 수 없다. 대행업체(피고인 회사)를 써서 하는 일이다. 나는 피고인 말만 믿고서 계약을 하였다. 피고인이 선로도 당연히 확보도 되어 있을 것이라고 항상 자신 있게 말해서 별로 의심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저와 가족이 계약 체결 전에 한국전력공사 순창지사에 전화해서 용량이 확보되었다는 등의 사실을 확인한 바 없다. 저는 처음부터 아예 선로가 확보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거래를 한 것이다. 피고인이 선로 확보를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는 피해자 E의 원심 증언, "피고인이 L에게 한국전력공사에서 한시적으로 선로가 개통되어 늘어났다. 다른 업체가 알기 전에 빨리 해야 한다는 말을 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저는 피고인을 통해서 순창지역에 용량이 증설된 것을 알게 되었을 뿐 직접 알아본 것은 아니다."는 피해자 F의 원심 증언 등을 종합하면, L이 피고인을 통해 발전사업을 무난하게 허가받자, 피해자 E과 F 또한 피고인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공사계약을 체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북도청, 화성시청, 경기도청의 해당 업무 담당자들이 '동일한 사업지에 다수의 사업자가 발전사업이 당연히 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답변하고(증거기록 1권 493쪽), AF(전북 남원시 소재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업체) 직원 AG이 "지방자치단체,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거래소, 에너지 공단의 검토를 거친 후 전기사업허가와 개발행위허가를 받는다. 이후 전기공사, 임시사용승인, 발전차액지원확인, 계량기 설치, 사업자개시신고 등의 절차까지 거쳐야 한다."고 진술하고 있는바(증거기록 1권 219 내지 221쪽), 이에 따르면 피해자들로부터 도급 받은 피고인으로서는 계약 이행을 위해 위 각 단계를 적절히 처리할 의무가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별다른 사유 없이 피고인이 다른 지역과는 다른 전북의 허가기준을 알지 못하였다는 점은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설령 피고인이 그 당시 이러한 허가기준을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K으로부터 선로 용량이 한시적으로 늘어났으니까 신청하려면 빨리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용량에 대해서도 장담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진술하고(증거기록 1권 1009쪽), "(E 등의 명의로 허가 신청된 기록이 없다는 점에 대하여) 직원이 접수하려고 했는데, 담당 부서에서 같은 사업지에서 여러 명의 사업자가 될 수 없다고 하여 접수가 되지 않고 반려되었다."고 진술한 점(증거기록 1권 1031쪽), 그런데 계약 체결일로부터 허가 신청까지 1, 2달가량 소요된다고 주장하는 피고인이 용량이 증설된 2014년 8월경부터 연계 불가 통보를 받은 2014년 11월경까지도 한국전력공사 등에 용량 확보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지 않았던 점, 2014. 9. 4. 피고인과 발전소 설치공사계약을 체결한 O(위 피해자들과 같은 순창군에 거주하고 있다)이 "당시 (자신은) 선로 100W를 확보한 상태였다. 공사계약 체결 당시 한국전력공사에 문의하였더니 더 이상 선로가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 피고인에게 추가 용량 확보가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더니, 피고인이 지금 회선이 없어도 자기네들 능력이 있으니까 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여 공사대금조로 1,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그러나 이후 피고인을 만나지 못했고, 전화로도 연락이 잘 안 되었다."고 진술하였던 점(원심 증언, 증거기록 1권 557 내지 560쪽) 등에 비추어 보면, 당연히 발전사업 허가를 받을 것이라고 믿었다는 피고인의 변소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피해자 H, G의 경우

살피건대, L이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에게 처음부터 H과 G의 건물은 무허가라고 말했는데, 피고인이 알아서 하겠으니 염려 말라고 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고(원심 증언, 증거기록 1권 133쪽), H 또한 "피고인이 계약 당시 무허가 건물도 허가 받을 수 있다고 장담했다. 피고인 측 직원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증언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피해자들 또한 피고인의 위와 같은 말을 믿고 공사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위 AF 직원 AG에 따르면 무허가 또는 미등기 건물의 경우 발전소 설치가 불가능한 점(증거기록 1권 221쪽), 피고인이 "경기도 포천 야매리에 위와 유사한 경우가 있다."고 진술하면서도 "계약자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고(증거기록 1권 1022쪽), 이와 관련된 자료도 제출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위 피해자들이 발전사업 허가를 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해자들이 이러한 사정을 알았다면 피고인과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리라는 점은 명백하다.

3)

거래의 이행과정 등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은 발전소 설치공사를 착공조차 하지 않거나 중도에 포기하였고, 피해자들로부터 지급받은 공사대금을 피고인 본인을 위하여 사용하는 등 공사계약을 이행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다.

가)

피해자 E, F의 경우

(1)

피해자 E은 "(이후에도) 피고인이 항상 공사해 준다고 말해서 믿고 기다렸다. 그런데 계속 연기가 되고 해서 직접 한전이나 도청이나 순청군청 같은 데 시설 담당자들에게 연락하면 선로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답변만 들었다. 피고인에게 전화하면 항상 선로 확보했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에게 설명을 했어야 한다. 피고인은 어차피 인허가 작업은 금방 끝나니 공사를 먼저 진행하기 위해 추가로 돈을 입금해 달라고 하였다."고 진술하였다(L과 피해자 F 또한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의 요구로 중도금을 빨리 지급해 주었다고 증언하였다).

(2)

피고인은, K이 2014년 12월경 '2~3일 기다려 보면 처리가 된다.'고 하므로 이를 믿고 있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한 바 있으나, K은 원심 법정에서 "2014년 11월에 증설하고자 하는데 연계 가능한지 묻는 공문이 왔는데 당시 증설 가능한 용량이 없었기 때문에 안 된다고 회신했다. 2014년 11월 10일에서 같은 달 15일 사이에 용량이 다 찬 것으로 알고, 이후 증설된 적 없다. 다른 신청인이 허가신청을 취소했을 경우 연계가 가능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일단 연계불가로 통보했을 경우 (통보받은) 그 신청인과의 연결은 안 되는 것이고, (다른 신청인이) 언제 취소할지도 모른다."고 증언하였는바, 설령 K이 피고인에게 '기다려 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향후 신청취소로 용량이 남을 수 있으니 그 때를 기다려 다시 신청해보라는 취지로 이해될 뿐이어서 마치 K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취지의 피고인의 위 변소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3)

피고인은 2015년 4월경 피해자 E 등과 '2015. 6. 30.까지 기존의 발전소 설치공사를 완료한다.'는 취지의 추가공사계약을 체결하기도 하였는데(증거기록 1권 18, 19쪽), 설령 피고인 주장처럼 위 공사계약 체결이 피해자들의 요구라고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때는 이미 불허가 통보를 받은 이후였고, 그 이후에도 선로 확보가 불투명하였던 이상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아니한 채 순순히 위 추가공사계약을 체결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고, 배상책임을 지연시키기 위한 행위로 보일 뿐이다.

(4)

피고인은, 허가를 전제로 약 2억 원을 들여 철구조물을 설치하였다고 하나, 앞서 살핀 피고인의 운영상황을 고려하면 제출된 자료(증거기록 1권 145 내지 146쪽)만으로는 실제 그 구조물을 설치하는 데 2억 원이 지출되었는지 알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선로가 확보되지 않는 이상 위 구조물은 불필요하여 철거되어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책임이 면제되는 것도 아니다[피해자들과는 별개로 L에 대해서는 기존의 발전소 설치공사도 완공되지 않았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돈이 없어서 공사를 완료하지 못한 것이며, 기존의 공사대금은 사무실 운영경비로 사용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권 509 내지 510쪽)].

나)

피해자 H, G의 경우

(1)

피해자 H, G의 목적물에 태양광 발전소 설치공사는 진행된 것이 전혀 없다. 피해자 G이 피고인에게 지급한 공사대금 1,750만 원은 피고인 회사 경비로 사용되었으며, 피해자 H이 지급한 5,000만 원 중 2,500만 원은 피고인이 경비로 사용하였고, 나머지 2,500만 원만이 위 피해자에게 반환되었다(증거기록 1권 1024 내지 1025쪽).

(2)

피고인은, 피해자 H이나 G이 발전소를 설치하고자 한 건물은 무허가 건물이어서 허가를 받기 전 등기부터 마쳐야 하는데, 위 피해자들이 협조하지 않는 바람에 공사를 시작조차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위임장이나 인감증명서를 요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1권 219쪽, 228쪽), 피해자 H이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공사대금조로 합계 3,000만 원을 보내 준 후 피고인이 밤에 찾아 와서 (배우자의) 인감도장을 찍어달라고 했는데, 대화가 안 되어 인감도장을 찍어주지는 않았다. 그 후에 자신이 알아서 한다고 인감도장은 필요 없으니까 내가 알아서 할 테니 2,000만 원 보내달라고 해서 2,000만 원을 보내주었다."고 증언한 점, 피고인이 피해자 H의 건물에 관한 등기를 마치기 위해서 노력하였다는 취지로 제출한 자료 가운데 체크리스트, 사용동의서 등은 모두 백지로 실제 피해자 H에게 위 자료가 교부되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점(증거기록 1권 600 내지 602쪽)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협조를 구하기에 앞서 발전사업 허가에 어떠한 서류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미리 설명하였는지 의문스럽고, 따라서 피고인이 공사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책임이 피해자들에게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피고인의 위 변소 또한 믿기 어렵다.

다)

피해자 J의 경우

(1)

피고인은 피해자 J에게 계약금 1,500만 원 외에 자재대금 명목으로 4,000만 원을 추가로 요구하였고, 피해자 J은 피고인 측이 자재를 이미 구입하여 현장에 적재하였다고 하고, 나중에 잔금을 준비하기도 쉽지 않아 계약금을 5,000만 원으로 하고 미리 돈을 지급하였다(원심 증언, 증거기록 2권 22쪽), 그러나 피고인은 자재를 미리 구입한 사실도 없고, 피해자 J에게 돈을 지급받은 후에도 그 돈으로 자재를 구입하지 않고, 오히려 회사운영비 등으로 모두 사용하였다(증거기록 2권 294쪽, 298 내지 300쪽).

(2)

피고인은, 설계도면 작성기간이 오래 걸렸고, 허가를 받았을 무렵에는 다른 공사를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위 피해자와의 합의 하에 공사를 연기하였으며, 이후 자금사정이 악화되면서 불가피하게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설계도면 작성 등에 4개월 가까이 시간이 소비되었다는 점(피고인은 계약 체결 시로부터 4개월이 지난 2015. 3. 26.에야 비로소 예산군청에 허가신청을 하였다. 증거기록 1권 294쪽), 피해자 E 등의 경우와는 달리 피고인이 구조물 설치공사를 전혀 서두르지 않았던 점(증거기록 2권 296쪽), 앞서 살핀 바와 같이 피고인은 전국 곳곳에서 발전소 설치공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다른 곳에서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는 이유로 피해자 J에 대한 공사를 지연하고자 하였다는 점, 피해자 J이 피고인에게 2015년 4월에는 우기가 있으니 공사를 피하자고 제안했다는 점(증거기록 2권 295쪽), 2015. 4. 30. 허가를 받았음에도 그로부터 약 반년이나 지나서 추석 무렵에 공사를 시작하기로 하는 데 피해자 J이 동의하였다는 점 등은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와 같은 변소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해자 H이 2,500만 원을 돌려받은 점, 이 사건과 판결이 확정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을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하는 점, 피고인은 U으로부터 태양광 발전사업에 대한 투자금 명목으로 3억 원을 편취한 사실로 2016. 5. 10.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서 징역 1년 2월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점 등의 참작할 만한 정상도 있다.

그러나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변명하거나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 범행을 부인하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지 않은 점, 피고인은 5명의 피해자들로부터 합계 2억 1,750만 원의 거액을 편취하는 등 그 죄질이 좋지 못한 점, 피해자 H이 2,500만 원을 반환받은 것을 제외하면 피고인이 피해를 변제한 바 없고, 피고인과 피해자들과의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에 대한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환경, 성행, 범행의 동기,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경수(재판장) 황일준 정재용

각주1) 정확하게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C(이하 'C'라고 한다)가 설치계약의 일방당사자이나, 편의상 이하에서는 피고인으로 표시한다.

각주2) 피고인은, 피해자 H의 경우 발전사업 허가 여부가 문제되지 않았다고 하면서, 원심 법원이 피해자 F 등과 같은 방법으로 편취하였다고 판시한 것은 사실을 오인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피해자 G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별지 범죄일람표(순번 4의 기망내용)에 따르면 '태양광 사업에 필요한 허가 등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무허가 건물이라도 양성화하면 태양광발전소 설치사업을 진행할 수 있고, 용량도 확보되어 있다."고 기망하였다는 것이어서, 피해자 F 등의 경우와는 구별되므로, 이부분 주장은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각주3)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 G 명의 고소장은 F을 통해 대리 접수된 것이고, 위 피해자가 수사기관이나 원심 법정 등에서 진술한 바 없으므로, 위 고소장에 기재된 진술을 유죄의 증거로 인정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고소대리인 F이 원심 법정에 출석하여 그 진정성립을 인정하였으므로 일응 증거능력이 있고, 설령 전문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원심 판결문에는 고소장이 유죄의 증거로 적시되어 있지도 아니하거니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다른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

각주4) 광주, 군포, 안성, 남양주, 청주, 천안, 인천, 이천, 양평, 화성, 파주, 군산, 금산, 홍성, 예산, 옥천 등

각주5) 피고인은 2013년 6월경부터 회사 운영이 어려웠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1권 777쪽).

각주6)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사업을 38년 해서 잘 알고 있다. 다른 곳에서는 한 지붕 위에 여러 사람이 할 수 있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권 378, 381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