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19. 8. 23. 선고 2018나62512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2016. 1. 4.부터 2017. 12. 29.까지 피고에게 고용되어 운전직 근로자로 일하다가, 2017. 12. 29. 퇴직하였다.

나.

위 재직기간에 평균임금을 반영하여 산정한 원고의 퇴직금액은 7,160,548원이다.

다.

피고는 2018. 7. 9.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서 '원고에게 퇴직금 7,160,548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벌금 1,5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고,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2018. 10. 18. 같은 법원에서 위 범죄사실로 벌금 1,000,000원을 선고받았다. 위 판결은 2018. 10. 26.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이 없거나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갑 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퇴직금 7,160,548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날인 2018. 1. 13.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 정해진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요지

1)

원고와 같은 운전직 근로자의 경우 이직율이 높아 관행적으로 퇴직금을 포함한 연봉제 근로계약을 맺는데, 피고 역시 원고와 연봉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6. 1.부터 2017. 12.까지 원고에게 급여와 별도의 퇴직금을 분할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

2)

설령 피고가 퇴직금 명목으로 매달 지급한 돈이 퇴직금 지급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2016. 1.부터 2017. 12.까지 사이에 원고에게 합계 7,280,000원을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하였으므로, 위 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원고의 퇴직금 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

나.

판단

1)

퇴직금 지급의 유효 여부

퇴직금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 제공에 대한 임금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축적하였다가 이를 기본적 재원으로 하여 근로자가 1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할 때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서 본질적으로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지니는 것이므로(대법원 2007. 3. 30. 선고 2004다833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퇴직금의 지급청구권은 퇴직금 중간정산이 유효하게 성립하는 경우가 아닌 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2다15879(본소), 2012다15886(반소)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원고와 퇴직금을 포함한 연봉제 근로계약을 맺고 원고에게 퇴직금을 분할 지급하였다는 것인바,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피고가 원고와의 약정에 따라 퇴직금을 분할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약정은 근로자가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퇴직금 지급으로서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상계 주장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참조).

나)

판단

갑 2 내지 4호증, 을 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는 원고의 재직기간 동안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송금하는 방식으로 원고에게 급여를 지급하였다.

(2)

원고는 2017. 11. 18. 피고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연봉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는 2016. 2.경부터 2016. 7.경까지 원고에게 월 급여로 3,700,000원을 지급하였고, 2016. 8.경부터 2017. 6.경까지는 원고에게 지급하던 월 급여 3,700,000원을 3,330,000원과 370,000원 또는 3,270,000원과 330,000원 등으로 나누어 지급하였으며, 2017. 7.경부터는 월 급여를 4,000,000원으로 인상하면서 이를 3,640,000원과 360,000원으로 나누어 지급하였다. 나아가 피고는 2017. 11. 18. 원고와 사이에 퇴직금을 분할 지급하기로 하되, 퇴직 시에도 별도의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하는 연봉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7. 11.경부터 2017. 12.경까지 거래기록사항에 '급여' 3,640,000원, '퇴직금' 360,000원을 구분하여 송금하였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당초 원고에게 기본급, 상여금, 제수당, 퇴직금 등의 구분 없이 3,700,000원을 지급하였던 점, ② 피고가 원고에게 2016. 8.경부터 2017. 6. 경까지 위 3,700,000원을 3,330,000원과 370,000원 등으로 나누어 지급하였고, 2017. 7.경부터는 월 급여를 4,000,000원으로 인상하면서 3,640,000원과 360,000원으로 나누어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되었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월 급여액 변동이 없는 점에 비추어 그러한 약정이 있더라도 이는 오히려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는 2017. 11. 18. 원고와 연봉제 근로계약을 체결 이후부터 비로소 거래기록사항에 '급여'와 '퇴직금'을 구분하여 표시하였을 뿐이고, 이전에는 그러한 별도 표시가 없었던 점, ④ 위 연봉제 근로계약 역시 기존 급여액의 변동 없이 지급금액의 명목만 특정하여 체결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와의 2017. 11. 18.자 연봉제 근로계약 체결 이전에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특정하여 원고에게 분할 지급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그 이후의 기간 동안에도 위 퇴직금 명목의 돈을 제외한 급여의 액수, 종전 계약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한 연봉제 근로계약이 원고에게 불이익하지 않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에게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지급한 퇴직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존재함을 전제로 한 피고의 위 상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같이한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박평균(재판장) 이태희 구경모

각주1) 2016. 10.부터 2017. 6.까지 사이에는 370만 원에서 운송과정에서의 파손비 10만 원 등을 공제하고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각주2) 월 급여 4,000,000원에서 4대보험료를 공제한 금액으로 보인다.

각주3) 월 급여 4,000,000원에서 4대보험료를 공제한 금액으로 보인다.

각주4) 3,370,000원에서 운송과정에서의 파손비 100,000원을 공제한 금액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