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 경위
원고는 2011. 7. 7. 피고로부터 민법 제32조, 문화체육관광부 및 문화재청 소관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이하 '문체부 규칙') 제4조에 따라 비영리법인 설립허가(B)를 받아 설립된 법인이다. 원고 대표자는 2018. 12. 18. C에서 D으로 변경되었다.
원고의 법인설립허가증의 사업내용과 허가조건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2017. 12. 28.부터 2019. 4. 22.까지 김해시 E에서 F병원을 운영하였다(이하 '이 사건 병원').
피고는 2019. 8. 20. 원고에 대하여 다음 사유로 비영리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4, 을 1, 변론 전체 취지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한지
원고 주장
다음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사유는 존재하지 않거나 이 사건 처분에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❶ 원고 대표자 D 등에 대한 근로기준법 위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의료법 위반(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에 관하여는 수사 또는 재판 중이므로, 그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았다.
❷ 원고는 일시적인 자금 경색 때문에 이 사건 병원 직원들의 임금을 체불하고, 이 사건 병원 건물 임차료를 연체한 것이다.
❸ 이 사건 병원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이유는, 이 사건 병원 건물 소유자 G이 그 건물에 새로운 의료기관을 개설할 목적으로 이 사건 병원의 전 대표자 C와 공모하여 이 사건 병원 운영을 방해하였기 때문이다.
❹ 원고는 지방세 납세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여 왔고, 근로복지공단의 체당금 지급으로 이 사건 병원 근로자 105명에게 임금과 퇴직금이 모두 지급된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비례의 원칙에 반한다.
관계 법령
관련 법리
민법 제38조는 '법인이 목적 이외의 사업을 하거나 설립허가의 조건에 위반하거나 기타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한 때에는 주무관청은 그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비영리법인에 관한 설립허가 취소사유를 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비영리법인이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한 때'란 법인의 기관이 그 직무의 집행으로서 공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사원총회가 그러한 결의를 한 경우를 의미한다. 그리고 민법 제38조는 법인이 설립될 당시에는 그가 목적하는 사업이 공익을 해하는 것이 아니었으나 그 후의 사정변경에 의하여 그것이 공익을 해하는 것으로 되었을 경우에 대처하기 위한 규정인 점, 법인 설립허가취소는 법인을 해산하여 결국 법인격을 소멸하게 하는 제재처분인 점(민법 제77조 제1항) 등에 비추어 보면, 민법 제38조에서 정한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한 때에 해당하려면 당해 법인의 목적사업 또는 존재 자체가 공익을 해한다고 인정되거나 당해 법인의 행위가 직접적이고도 구체적으로 공익을 침해하는 것이어야 하고, 목적사업의 내용, 행위의 태양 및 위법성의 정도, 공익 침해의 정도와 경위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당해 법인의 소멸을 명하는 것이 불법적인 공익 침해 상태를 제거하고 정당한 법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제재수단으로서 긴요하게 요청되는 경우이어야 한다. 비영리법인이 불법적으로 또는 부당하게 운영되어 법인 내외부의 다수인에게 피해를 입게 하여 그것이 공익을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설립허가취소사유인 '공익을 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대법원 2014. 1. 23. 선고 2011두25012 판결 등 참조).
판단
처분사유 부존재 주장에 관하여
이 사건 처분사유 중 의료법 제33조 제2항 위반(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 부분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 및 증거, 갑 5, 21, 을 4~6, 14~22에 변론 전체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들에 의하면, 나머지 처분사유는 모두 인정된다. 나아가 인정되는 처분사유만 보더라도, 원고는 비영리법인 설립허가조건을 위배하였을 뿐만 아니라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하였으며, 공익 침해 정도나 경위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의 설립허가를 취소하는 것이 불법적인 공익 침해 상태를 제거하고 정당한 법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제재수단으로서 긴요하게 요청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가 한 주된 사업은 요양병원을 운영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원고가 의료법상 의료법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원고의 법인설립허가 취소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의료행위가 국민의 생명과 신체 안전 및 건강권에 직결되어 고도의 공익성 및 규제 필요성을 가진다는 점 및 국가는 보건에 관하여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점(헌법 제36조 제3항 참조)을 고려하여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병원을 부당하게 운영하여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는 등 공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하였고, 그로 인한 공익 침해 정도가 상당하다.
❶ 원고는 총회 및 이사회 결의 없이 H로부터 이 사건 병원 운영자금 명목으로 약 3억 2,000만 원을 차용하였다. H는 2018. 12.경 원고 측이 계약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진료비 채권을 가압류하였다.
❷ 원고는 2019. 1.경부터 이 사건 병원 근로자 105명의 임금 7억 5,000만 원 이상을 체불하였고, 이에 위 근로자들은 2019. 2. 19. 모두 퇴직하였다. 이 과정에서 원고는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한 기한까지 위 근로자들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을 위반하였다. 원고는 근로자들의 4대 보험료 약 1억 5,000만 원을 체납하기도 하였다.
❸ 또한 이 사건 병원 근로자들이 모두 퇴직함으로써 이 사건 병원은 입원 환자 약 130명에게 식사 및 약품 등을 적절히 제공하지 못하였고, 이 때문에 입원 환자대부분은 2019. 2. 16.경 다른 의료기관으로 전원 조치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❹ 결국 원고는 이 사건 병원을 방만하게 운영하여 적정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아니함으로써 환자들의 건강권을 직접적으로 위협하였다. 이는 다수인에게 피해를 입게 함으로써 공익을 해한 경우에 해당한다.
❺ 이 사건 병원 근로자들 다수는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엄격히 법적 책임을 요구한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하였다. 탄원서에는 '원고가 4대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 근로자들 집으로 독촉장이 날아오고 있다. 원고에게 이 사건 병원 건물을 임대한 건축주가 법인을 설립하면 우리를 채용해준다고 하는데, 원고가 법인 이전을 안 해주어 동일 주소에는 임대인이 법인 설립을 할 수 없어 우리 생계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A4 용지 같은 기본적인 물품도 제대로 구매해 주지 않아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해 왔다. 임금 체불로 생활고가 심하다.'는 내용 등이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설립허가조건을 위반하였다.
원고의 법인설립허가증 설립허가조건에는 '민법, 문체부 규칙 등 제반 관련규정을 준수하여야 하며, 법인설립허가 신청서상 허위사실이 발견되거나, 기타 법인의 목적 및 사업 등과 관련이 없는 활동을 하거나 공익을 해하는 행위 등으로 민원이 발생한 경우에는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문체부 규칙 제4조 제1항은 주무관청의 법인설립허가 요건으로 '1. 법인의 목적과 사업이 실현 가능할 것, 2. 목적하는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고, 재정적 기초가 확립되어 있거나 확립될 수 있을 것'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본 것처럼 원고가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하여 이 사건 병원 근로자들의 민원이 발생하였다. 또 다음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는 목적과 사업 실현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되고, 목적하는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없으며, 재정적 기초가 확립되어 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문체부 규칙 제4조 제1항 및 법인설립 허가 조건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❶ 원고의 임금 체불로 이 사건 병원 근로자 전원이 2019. 2. 19. 퇴직하였고, 이에 따라 환자들도 모두 다른 병원으로 전원 조치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이 사건 병원은 운영되지 않다가 2019. 4. 22. 폐업하였다. 원고가 위 병원 운영 외에 다른 사업을 하고 있다고 볼 증거도 없다.
❷ 법인등기사항증명서상 원고의 주사무소 주소는 이 사건 병원 건물 주소(김해시 E)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병원 건물 소유자인 G은 원고 등에게 임대료 연체를 이유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가합588374호 건물명도(인도)의 소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19. 3. 6. '원고(G) 승소' 판결을 하였으며, 위 판결은 2019. 4. 5. 확정되었다. 이후 원고는 이 사건 병원 건물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❸ 즉 원고는 주사무소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피고는 원고에게 '법인의 사무소가 운영되지 않고 있음(상근인력 없음, 건물의 사무소 기능 상실 등)'을 이유로 법인 소재지 이전 요청 공문을 발송하였으나, 원고는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❹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4대 사회보험료 채무 약 1억 5,000만 원 등 합계 약 12억 원의 채무를 여러 채권자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고, 원고의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진료비채권은 H 등 채권자들에 의해 압류되어 있다. 원고가 위와 같은 부채를 해결할 방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관하여
다음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 주장과 같은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❶ 원고로 인해 직접적으로 피해를 본 근로자와 환자 수만 약 230명에 달하는 등 원고의 공익 침해 행위로 인한 공익 침해 정도가 상당하다.
❷ 그럼에도 원고 구성원들 중 상당수는 그와 같은 공익 침해 상태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서 사단법인 I라는 다른 비영리법인을 통해 원고의 목적 사업과 유사한 사업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을 21).
❸ 위 1)의 (다)항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해 그로 인해 침해되는 원고 또는 그 구성원의 이익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결론
원고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서아람(재판장) 구경모 이병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