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 지위
피고는 그 산하에 보건소를 설치·운영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이고, 원고는 간호사로서 위 보건소에서 2010. 10. 10.부터 2010. 10. 29.까지는 독감예방접종 담당 인력으로, 2010. 11. 24.부터 2019. 12. 31.까지는 방문건강관리사업 담당 인력으로 근무한 근로자이다.
방문건강관리사업의 연혁
방문건강관리사업은 보건소에서 간호사, 영양사, 운동처방사, 물리치료사, 치위생사 등 전문인력을 채용하여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독거노인, 건강 취약계층 등을 직접 방문하여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1990년경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하면서 최초로 도입된 후 1995. 12. 29. 지역보건법이 법률 제5101호로 전부개정되면서 그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이후 2005년에 방문건강관리사업이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되었고, 2007. 4.경부터 '맞춤형 방문건강관리사업'으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2007년 국가재정지원에 의한 사회적 일자리 제공사업'의 하나로 국비 154억 7,600만 원을 지원받아 관할 보건소에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2,000여 명을 고용하여 본격적으로 지역 내 취약계층 가구에 대한 생애주기별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방문건강관리사업은 국비 50%, 지방비 50%를 재원으로 운영되면서 고용정책기본법 제13조의2에 근거한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의 하나로 관리되어 왔고, 이에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회서비스 일자리창출사업 추진실태와 관련하여 감사원의 감사를 받았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2012년경 기존에 지방자치단체가 건강생활실천, 만성질환 예방, 취약계층 건강관리를 목적으로 시행하던 17개의 개별 사업을 2013. 1. 1.부터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이라는 1개의 사업으로 통합하여 이를 상시·지속적으로 운영하기로 하였고, 그에 따라 방문건강관리사업은 2013. 1. 1.부터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중 하나의 사업 분야가 되었다(이하 2013. 1. 1.부터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중 하나의 사업 분야가 된 방문건강관리사업을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이라 하고, 위와 같이 통합되기 전의 방문건강관리사업을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이라 한다). 위와 같이 여러 사업 분야가 통합됨에 따라 종래 개별 사업 분야별로 지원되던 국고보조금은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이라는 한 개의 사업에 포괄적으로 지원되었다.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의 무기계약직 전환에 관한 지침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는 원래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은 2007년도 사회적 일자리 제공사업 중 보건복지부 사업인 방문보건사업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구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정부의 복지정책, 실업 대책 등에 의하여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로서 기간제 근로자 사용 기간 제한의 예외, 즉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위와 같은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의 지침이 소개된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관한 안내서는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와 방문건강관리사업 담당 근로자들에게 모두 배포되었다.
그런데 고용노동부는 2012. 1. 16.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근로자들 중 상시, 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경우 원칙적으로 무기계약직 근로자(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하도록 지침을 마련하였고, 보건복지부는 2012. 12. 12. 위 지침에 따라 2013. 1. 1.부터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 등 개별 사업을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으로 통합하여 상시·지속적으로 운영하기로 하면서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하는 기간제 근로자들을 무기계약직 전환대상에 포함하도록 결정하였다(즉,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 담당 근로자는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 계속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체결 및 계약갱신
피고는 기존에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하던 B이 2010. 11. 30.자로 사직할 것이 예정되자, 2010. 11. 1.경 근무 기간을 2010. 12. 1.부터 2010. 12. 30.까지로 정하여 위 사업에 종사할 간호사를 채용하기 위한 채용시험 공고를 하였다. 원고는 2010. 10. 10.부터 2010. 10. 29.까지 피고의 독감예방접종 업무에 종사하다가, 위 채용절차를 거쳐 2010. 11. 24.부터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의 간호사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2010. 12. 10. 근무 기간을 2011. 1. 3.부터 2011. 12. 31.까지로 하는 기간제 근로자 채용을 위한 공고를 하였고, 원고는 위 채용절차에 응시하여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계속 종사하였다. 이후 피고는 매년 기간제 근로자 채용을 위한 공고를 한 후 원고를 포함하여 기존에 근무하던 근로자들은 모두 채용하는 방법으로 근로자들이 계속 종사하도록 하였다.
원고는 2014년까지 피고와 1년 단위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새로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이하 2014. 1. 1.부터 2014. 12. 31.까지를 근무 기간으로 하여 체결한 근로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각 기간제 근로계약의 계약 기간이 끝날 때마다 피고로부터 매해 퇴직금을 지급받았다.
피고의 계약 기간만료 통보 및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 채용
원고를 포함하여 피고 산하 보건소에서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 담당 인력으로 근무하던 14명의 근로자들은 2014. 12.경 피고에게 무기계약직 전환을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이를 거부하고 원고를 비롯한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 담당 근로자들에게 2014. 12. 31.자로 계약 기간이 만료된다고 통보하였다.
피고는 그 무렵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할 인력을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 임용하기 위한 채용시험 공고를 하였고, 그 채용절차를 통하여 기존에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하던 14명의 근로자들을 모두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였다.
원고를 포함하여 위 14명의 근로자들은 2015. 1. 1.부터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면서 2019. 12. 31.까지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서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하였다.
피고는 2019. 8.경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할 인력을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 임용하기 위한 채용시험 공고를 하였는데, 원고는 피고에게 무기계약직 전환을 요구하며 위 채용절차에 응시하지 않았다. 피고는 원고의 요구를 거절하고, 위 채용절차에 응시한 나머지 기존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하던 근로자들을 모두 채용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내지 14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경상남도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0. 10. 10. 피고 산하 보건소에서 독감예방접종 담당 인력으로 근로를 시작하여 형식적인 채용공고 절차를 거쳐 통합 전・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하였는바, 방문건강관리간호사로 근무하기 전 공백기간에도 불구하고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단절 없이 계속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즉, 원고는 2010. 10. 10.부터 2019. 12. 31.까지 피고의 보건소 소속 직원으로 계속 종사하였는바, 구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에 따라 2년의 기간 제한 없이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는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한 기간인 2010. 11. 24.부터 2012. 12. 31.까지를 제외하더라도, 2014. 12. 31.까지 계속근로한 기간이 2년을 초과하므로, 원고는 2014. 12. 31. 이전에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다.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과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의 성격 및 업무 내용은 동일하고, 피고는 2010. 10. 10.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2014. 12. 31.까지 별다른 심사절차 없이 근로계약서만 새로 작성하면서 매년 계약을 갱신하였으며,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은 2015년 이후에도 종전과 동일한 형태 및 내용으로 유지되고 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피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을 거부하였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되어 그 기간만료일인 2014. 12. 31. 이후에도 근로계약이 유지되고 있다고 보아야 하는바, 원고가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 근로자로 근무하기 시작한 2013. 1. 1.을 기산점으로 삼더라도 역시 계속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하므로, 원고는 2015. 1. 1. 구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다.
임기제 공무원은 한시적인 사업 수행을 위하여 근로자를 채용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 활용될 수 있는데,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은 상시적, 지속적인 업무에 해당하고, 실제로 위 사업을 담당하는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은 종전에 기간제 근로자가 담당하였던 업무를 동일하게 수행하고 있으므로,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은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이 수행해야 할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의 무기계약직 지위를 박탈하려는 의도로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신분을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 변경하고 원고를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 임용하였는바, 이는 강행규정인 구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을 위반한 것으로 효력이 없거나, 종전 기간제 근로와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 임용이 유효하게 단절된 것으로 볼 수 없어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인정되므로, 원고는 구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원고가 2014. 12. 31. 이전에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되었는지 여부
구 기간제법 제4조는 제1항 본문에서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단서에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예외를 정하고 있다. 제2항 본문에서는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 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 규정의 입법 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데에 있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구 기간제법 규정의 형식과 내용,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반복하여 체결된 기간제 근로계약 사이에 근로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공백기간이 있는 경우에는, 공백기간의 길이와 공백기간을 전후한 총 사용기간 중 공백기간이 차지하는 비중, 공백기간이 발생한 경위, 공백기간을 전후한 업무내용과 근로조건의 유사성, 사용자가 공백기간 동안 해당 기간제 근로자의 업무를 대체한 방식과 기간제 근로자에 대해 취한 조치, 공백기간에 대한 당사자의 의도나 인식, 다른 기간제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계약 반복·갱신 관행 등을 종합하여 공백기간 전후의 근로관계가 단절 없이 계속되었다고 평가될 수 있는지 여부를 가린 다음, 공백기간 전후의 근로기간을 합산하여 구 기간제법 제4조의 계속근로한 총기간을 산정할 수 있는지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0. 17. 선고 2016두63705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2010. 10. 29. 기간만료로 종료하여 다음날인 2010. 10. 30.부터 2010. 11. 23.까지 단절되었다가, 원고와 피고가 2010. 11. 24.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새롭게 개시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공백기간 전후의 근로기간을 합산하여 기간제법 제4조 제1항의 계속근로한 총기간을 산정해야 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2014. 12. 31. 이전에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독감예방접종 기간인 2010. 10. 10.부터 2010. 10. 29.까지 20일 동안 독감예방접종을 위한 단기사역으로 채용되어 근로를 제공하였다. 그 후 2010. 11. 23.까지 25일간 피고와의 근로관계가 존재하지 않다가 2010. 11. 24.부터 통합 전 방문관리사업을 위한 방문건강관리간호사로 채용되어 근무하기 시작하였다. 이처럼 원고가 독감예방접종 인력으로서의 근로를 종료한 때와 방문건강관리간호사로 근로를 제공하기 시작한 때 사이에는 원고가 독감예방접종 인력으로 근무한 기간보다 더 긴 공백기간이 존재한다.
피고는 기존에 방문건강관리간호사로 근무하던 B이 2020. 11. 30.자로 사직하게 되자, 2010. 11. 1.경 근무기간을 2010. 12. 1.부터 2010. 12. 30.까지로 정해 위 사업에 종사할 간호사를 채용하기 위한 채용시험 공고를 하였다. 원고는 독감예방접종단기사역으로 근무하다가 근무기간이 종료할 무렵 피고로부터 위 채용절차를 안내받고 이에 응시하여 방문건강관리간호사로 채용되었다. 이처럼 원고는 독감예방접종 단기사역으로 근무한 것과는 무관하게, 방문건강관리간호사로 근무하던 B이 사직하는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공개채용절차를 거쳐 피고와 다시 근로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원고가 독감예방접종 담당 인력으로 수행한 업무는 보건소 예방접종실에서 근무하면서 지역주민들의 독감예방접종을 하는 것이었던 반면, 방문건강관리간호사로 수행한 업무는 보건소 방문보건실에 근무하면서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의 가정을 방문하여 혈압·혈당 측정, 보건교육 등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었다. 간호사뿐만 아니라 간호조무사도 독감예방접종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독감예방접종 업무와 방문건강관리간호사 업무는 업무내용, 전문성 등을 달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가 구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공백기간을 둔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참조).
한편 기간제 근로자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및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의 갱신거절의 정당성에 대한 판단의 기준 시점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갱신거절 당시, 즉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 당시를 기준으로 하되, 특히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그 당시까지 존재하는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그 인정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인정 근거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에 명시한 계약기간이 지나더라도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
구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2항 규정의 내용과 체계,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방지를 통한 기간제 근로자의 지위 안정의 측면과 경기변동에 따른 사용자의 고용량 조정을 통한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라는 사용자 측의 이익을 조화롭게 추구하기 위한 기간제법의 입법 취지, 기간제법이 기간제 근로자의 총 사용기간을 원칙적으로 2년으로 제한할 뿐 기간제 근로계약의 재체결에 정당한 사유의 존재를 요구하거나 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적 체결이 가능한 횟수를 제한하고 있지 않은 사정 등을 감안하면, 재계약 체결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 신규로 체결된 기간제 근로계약은 근로관계가 2년의 기간 내에 종료될 것으로 예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라 할 것이다.
원고와 피고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마다 1년 단위로 계약기간을 명시하였고, 근로계약서에 '수당은 맞춤형 방문건강관리사업 지침기준 및 예산범위 내에서 지급한다'는 내용과 '피고는 김해시 무기계약 및 기간제근로자 관리규정에 의해 근로계약을 해지하거나 원고를 해고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하였다. 김해시 기간제 근로자 관리규정 제8조는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사유 중 하나로 '업무조정 및 예산감축 등으로 부득이한 고용조정사유가 발생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피고가 원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에는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나 계약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를 설정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았고,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무기계약직 전환을 위한 근무평정 등을 실시하지도 않았다.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과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의 성격이나 업무의 내용이 유사하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곧바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즉, 이 사건에 있어서 기간제법의 적용을 받지 않던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 하에서 1년마다 있어온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갱신은 원고를 비롯한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 종사자들을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하여도 무기계약직 전환대상이 되지 않음을 전제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여, 이를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발생하는 사유로 삼는 것은 양 당사자, 특히 사용자의 객관적인 의사가 왜곡될 수 있다(그렇게 파악하지 않는다면, 기간제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예외조항을 둔 취지가 사실상 무의미해진다). 결국 위와 같이 기간제법의 적용을 받지 않던 시점의 계약갱신행위가 원고에게 추상적인 사실상의 '기대' 외에 무기계약직으로의 전환에 대한 '기대권'까지 당연히 내포한다고 하기 어렵다.
피고는 원고에게 계약기간이 만료할 때마다 그 기간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을 전부 지급하였고, 2014. 12.경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할 인력을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는 등 원고와의 근로계약이 구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전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취하고, 그런 의사를 명시적‧묵시적으로 표시하였다.
보건복지부는 2014. 11. 4. 광역지방자치단체장에게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전문인력의 고용안정을 위한 협조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면서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이 상시적, 지속적인 국고보조사업으로 근속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무기계약직 전환대상 사업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비용부담과 관련하여서는 사업비로 편성된 무기계약직 인건비는 연차적으로 지방비로 전환할 것을 권고한다고 하여 점차 지방자치단체들로 하여금 인건비를 충당하게 할 의도를 밝혔고, 그 내용은 기관의 여건에 따라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숙련된 전문인력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검토를 요망한다는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된다는 점을 전제로 원고가 2015. 1. 1.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되었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 임용에도 불구하고 근로의 계속성이 인정되는지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14. 12. 31.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만료로 종료된 이후 2015. 1. 1. 피고의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 임용되어 2019. 12. 31.까지 계속하여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을 담당하였다.
지방공무원법 제25조의3, 제25조의5 및 구 지방공무원 임용령(2016. 12. 30. 대통령령 제277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의2, 제21조의4, 제21조의7 등은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의 임용과 근무기간, 복무 등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바, 이에 의하면 임기제 공무원은 경력직공무원의 신분을 부여받는 것으로서 법정된 근무기간이 만료하면 바로 그 지위를 상실하게 되고, 기간만료 후에 다시 종전 지위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임용 주체의 의사결정에 기한 임명행위로써 공무원의 신분을 새롭게 부여받을 것을 요한다. 이와 함께 위 관계 법령에 따라 근무조건 등 권리의무의 내용이 정해지는 점을 고려하면, 경력직공무원의 신분보장을 받는 대신 근무기간이 '5년의 범위에서 해당 사업에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기간'으로 법정된 임기제 공무원에 대하여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그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함으로써 노동시장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도입된 기간제법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특히 구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2항은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의 허용가능한 범위를 정함과 동시에 일정 요건 하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하는 규정으로서, 이를 지방자치단체와 그 소속 공무원 간의 근무관계에 곧바로 적용하는 것은 임용 주체의 임명행위에 의해 설정되는 공법상 근무관계의 성질은 물론, 임기제 공무원의 근무기간을 정한 법령의 취지에도 반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5두52531 판결 참조).
따라서 원고가 2015. 1. 1.부터 2019. 12. 31.까지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서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을 담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구 기간제법 제4조의 계속근로기간에 포함하여 원고의 계속근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것으로 보아, 원고가 2015. 1. 1. 이후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원고의 신분을 종전 기간제 근로자에서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 변경한 것은 구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을 위반한 것으로 효력이 없거나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므로, 종전 기간제 근로와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서의 근로 사이에 근로관계의 계속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는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이 보건복지부의 건강증진 사업 추진 여부 및 그 기금 마련 여부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점을 고려하여 이를 담당할 인력을 지방공무원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공개채용절차를 거쳐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 임용하였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이 상시·지속적으로 운영되었고 원고의 계속근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려는 시점에서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 지위가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와의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고 원고를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 임용한 것이 구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을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근무시간은 하루 8시간이지만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의 근무시간은 주당 15시간 이상 35시간 이하의 범위에서 정해지므로 근로시간이 다르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업무 내용 등이 같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기간제 근로와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서의 근로가 사실상 동일하므로 근로시간을 합산하여 구 기간제법 제4조의 계속근로한 총기간을 산정해야 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수정(재판장) 강진명 강영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