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1990. 10. 26. 강도살인죄로 무기징역형이 확정되어 여러 교도소에 수용되었는데, 2009. 6. 5.부터는 대전교도소, 2010. 6. 7.부터는 광주교도소, 2012. 2. 13.부터는 포항교도소, 2013. 5. 6.부터는 경북북부제3교도소, 2016. 6. 8.부터는 대구교도소, 2016. 12. 6.부터는 진주교도소에 각 수용되었다가, 현재는 밀양구치소에 수용 중이다.
원고는 2009. 1. 2. 분류처우위원회에 회부되어 2009. 1. 12. 구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2013. 4. 16. 법무부령 제7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0조 제1호(다른 수용자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수용자), 제12호(그 밖에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하여 엄중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수용자)에서 정한 관심대상수용자로 지정됨으로써 같은 규칙 제194조에 따라 엄중관리대상자로 지정되었다.
원고는 2018. 6. 8. 피고를 상대로 인격권 등의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데(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18가소4840), 위 소송의 항소심(창원지방법원 2019나50769호, 이하 ‘관련사건’이라고 한다)에서 피고 소송수행자는 원고가 교정시설에서 외부기관에 제출한 소송서류명, 관할법원 및 기관, 사건번호, 발송일자 등이 기재된 ‘소송서류 관리사항’(이하 ‘이 사건 서류’라고 한다)을 증거로 제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44, 4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원고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3,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통신비밀의 자유 침해 관련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제28조 제1항, 제4항에 의하면 개별 교도소장의 행위의 효력은 다른 교도소에는 미치지 않으므로, 개별 교정시설 소장의 관심대상수용자 지정행위의 효력은 다른 교정시설로 이송될 경우 중단․정지된다. 그럼에도 대구교도소장은 분류처우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고 원고를 기존과 같이 관심대상수용자로 지정․관리하면서 2016. 6. 8.부터 2016. 12. 5.까지 원고의 외부 발송 서신․서류를 봉함하지 않은 상태로 교정시설에 제출하도록 강제하였다.
대구교도소장이 원고의 통신비밀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근거가 된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형집행법 시행령’이라고 한다)」 제65조 제1항 단서 제1호는 법률의 구체적인 위임 없이 제정된 것이므로 위 시행령 조항은 법률유보의 원칙을 위반하여 무효이고, 이를 적용한 대구교도소장의 행위는 위법하다.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침해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관련사건에서 피고 소송수행자가 이 사건 서류를 증거로 제출한 행위는 원고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서 위법하다.
판단
통신비밀의 자유 침해 주장 관련
원고가 2016. 6. 8. 대구교도소로 이송된 후 재차 관심대상수용자 지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관계 법령의 내용과 체계, 입법취지 등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관심대상수용자로 최초 지정된 이후 대구교도소에서 재차 관심대상수용자 지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더라도 위 지정행위의 효력은 유지된다.
관심대상수용자 지정행위는 교정시설에 있는 수용자의 교정교화를 도모하면서도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는 등 규율을 확립하기 위하여 수용질서를 어지럽힐 우려가 높은 수용자나 중점적인 관찰이 필요한 수용자를 관리하려는 목적에서 이루어지는 행정청의 행위이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이하 ‘형집행법’이라고 한다) 제3조는 형집행법의 장소적 적용범위에 관한 규정으로서 그 문언에 비추어 보면 위 지정행위의 효력을 단일 교정시설 내로 제한하는 취지로 볼 수 없으므로, 이송 등 교정시설의 변동이 발생하더라도 위 지정행위의 효력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제28조는 교정시설의 장의 보직 기준 및 일반적인 지휘․감독권을 규정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또한, 형집행법 제43조 제3항은 “소장은 수용자가 주고받는 편지에 법령에 따라 금지된 물품이 들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형집행법 제43조 제8항은 “편지발송의 횟수, 편지 내용물의 확인방법 및 편지 내용의 검열절차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그 위임에 따라 형집행법 시행령 제65조 제1항 단서 제1호 가목은 ‘소장은 형집행법 제104조 제1항에 따른 마약류사범․조직폭력사범 등 법무부령으로 정하는 수용자의 경우로서 금지물품의 확인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편지를 봉함하지 않은 상태로 제출하게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형집행법 시행령 제65조 제1항 단서 제1호는 모법인 형집행법이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형집행법 시행령 제65조 제1항 단서 제1호가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원고가 들고 있는 대법원 2020. 9. 3. 선고 2016두32992 전원합의체 판결은,「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제9조 제2항이 규정한 이른바 ‘법외노조 통보’는 적법하게 설립된 노동조합의 법적 지위를 박탈하는 침익적 행정처분임에도 모법인「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위임 없이 법률이 정하지 아니한 사항을 규정하여 법률유보의 원칙에 반한다는 내용이므로 법령의 체계와 규정 형식이 다른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침해 주장 관련
민사소송절차의 변론과정에서 당사자가 상대방의 프라이버시나 명예에 관한 사항을 주장하고 이에 관한 증거자료를 제출함으로써 상대방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거나 명예가 훼손되었다 하더라도, 그 주장과 입증이 당사자에게 허용되는 정당한 변론활동의 범위를 일탈한 것이 아니라면 위법성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2. 15. 선고 2006다26243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관련사건에서 이 사건 서류를 제출한 행위가 피고에게 허용되는 정당한 변론활동의 범위를 일탈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득관(재판장) 서민아 석동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