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0. 9. 11. 선고 2020초기495 판결

2020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

피고인이 피해자 D에게 판매한 7대의 기계들(이하 '이 사건 기계들'이라 한다) 중 V-MCT 2대에 대하여만 담보설정이 되어 있었고, CNC 선반 2대는 나중에 담보설정이 이루어졌으나, 위 피해자가 고소장을 제출하기 이전에 담보설정이 모두 해제되어 소유권을 취득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었으므로, 위 피해자에게 실질적인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기계들 중 담보설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3대의 기계들(H-MCT 1대, TAP TEST M/C 1대, AUTO SPRAY WASHING M/C 1대)은 사기의 대상이 되지 않으므로, 위 기계들에 대한 매매대금은 사기 피해액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

피고인이 피해자 K로부터 받은 4억 8,000만 원은 대여금이 아니라 고철 거래를 위한 선급금에서 실제 인도된 고철에 대한 대금을 차감한 잔액이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3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해자 D에 대한 사기 범행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이고, 그 중 소극적 행위로서의 부작위에 의한 기망은 법률상 고지의무 있는 자가 일정한 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이 착오에 빠져 있음을 알면서도 그 사실을 고지하지 아니함을 말하는 것으로서, 일반거래의 경험칙상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당해 법률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신의칙에 비추어 그 사실을 고지할 법률상 의무가 인정된다(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 등 참조).

재물편취를 내용으로 하는 사기죄에서는 기망으로 인한 재물교부가 있으면 그 자체로써 피해자의 재산침해가 되어 이로써 곧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고, 상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다거나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에 손해가 없다 하여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그 영향이 없으므로 사기죄에 있어서 그 대가가 일부 지급된 경우에도 그 편취액은 피해자로부터 교부된 재물의 가치로부터 그 대가를 공제한 차액이 아니라 교부받은 재물 전부이다(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6도7470 판결 등 참조).

2)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담보설정 사실 등을 고지하지 않는 방법으로 피해자 D을 기망하여 위 피해자와 사이에 이 사건 기계들에 관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위 피해자로부터 매매대금 명목으로 합계 3억 6,930만 원을 교부받아 편취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

이 사건 기계들에 관한 매매계약은 2016. 11. 10.경 체결되었는데, 위 매매계약 체결 이전에 위 기계들 중 V-MCT 2대에 관하여 주식회사 F은행을 근저당권자로 한 공장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다.

○

피고인은 피해자 D에게 위 V-MCT 2대가 담보로 제공되어 있는 사실을 고지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기계들에 관한 매매계약서에 위 V-MCT 2대가 담보로 제공되어 있다는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이 사건 기계들에 관한 매매계약 체결 당시 위 V-MCT 2대가 담보로 제공되어 있음을 고려하여 매매대금을 정하지는 않았던 점, 위 V-MCT 2대가 담보로 제공되어 있다는 사실을 위 피해자가 알았다면 이 사건 기계들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적어도 피고인이 제시한 액수로 매매대금을 정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 주장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

피고인은 2016. 11. 10.경 피해자 D과 사이에 이 사건 기계들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2016. 11. 25.경까지 위 피해자로부터 매매대금 중 합계 3억 5,000만 원을 지급받았음에도,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지 않은 2016. 11. 29. 위 기계들 중 CNC 선반 2대에 관하여 중소기업은행을 근저당권자로 하여 공장저당권을 설정하여 주었다.

○

이 사건 기계들 중 매매계약 체결 이전에 주식회사 F은행에 담보로 제공되어 있던 V-MCT 2대의 매매대금은 1억 7,200만 원(부가가치세 제외, 이하 같음)이고, 매매계약 체결 이후에 중소기업은행에 담보로 제공된 CNC 선반 2대의 매매대금은 1억 9,000만 원으로, 그 합계액은 전체 매매대금 4억 8,000만 원의 약 75%{= 3억 6,200(= 1억 7,200만 원 + 1억 9,000만 원) / 4억 8,000만 원 × 100%}를 초과하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기계들에 관하여 정상적인 매매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

피해자 D은 B의 사내에서 E라는 상호로 하청업체를 운영하면서 이 사건 기계들을 이용하여 작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기계들을 매수하게 되었던 것이므로, 이 사건 기계들 중 매매대금의 상당 부분(약 75%)을 차지하는 위 V-MCT 2대 및 CNC 선반 2대가 담보로 제공되었거나 제공될 것이라는 사정을 알았더라면 이 사건 기계들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고, 나머지 기계들만을 대상으로 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지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

피고인이 피해자 D을 기망하여 매매대금 명목으로 돈을 지급받음으로써 위 피해자에 대한 사기죄는 기수에 이르렀으므로, 이후 위 V-MCT 2대 및 CNC 선반 2대에 관한 공장저당권이 해제되었는지 여부는 소급하여 사기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나.

피해자 K에 대한 사기 범행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 K을 기망하여 차용금 명목으로 합계 4억 8,000만 원을 교부받아 편취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도 이유 없다.

○

피해자 K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2016. 10.경부터 정부 시책에 따라 철스크랩 거래시 전용계좌를 통해 물품대금 등을 입금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바뀌었다. 그래서 2016. 8.경 B에 미수금 7,000만 원을 지급하여 정산하였고, 이후에는 선급금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거래하지는 않았으며, 전용계좌를 통해서만 거래를 하였다. 피고인은 B이 L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형태로 회계처리를 하고 2017년 말경 정산하면서 갚아 주겠다고 하였고, 그에 따라 피고인에게 합계 4억 8,000만 원을 빌려주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는바, 위 피해자의 전체적인 진술 내용 및 경위 등에 비추어 그 진술이 허위인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

피해자 K이 제출한 전자세금계산서 및 입출금거래내역에 의하면, 2016. 10.경부터 위 피해자가 B과 철스크랩 거래를 하면서 전용계좌를 사용한 사실이 확인되는 바(수사기록 제102면 이하), 이는 위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한다.

○

피고인은 피해자 K과 사이에 전용계좌를 이용한 거래 이외에도 철스크랩을 거래하였고 그에 대한 선급금 명목으로 위 피해자로부터 현금을 지급받았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B과 위 피해자 사이의 철스크랩 거래액은 월평균 3,000만 원 정도라는 것인데(수사기록 제480면), 2016. 10.경 이후 B과 위 피해자 사이에 전용계좌를 통한 거래가 매월 2,000만 원이 넘었고, 2016. 12. 이후로는 매월 3,000만 원이 넘었던 점(수사기록 제102면 이하)에 비추어 보면, B과 위 피해자 사이에 전용계좌를 통한 거래 이외에 현금으로 선급금을 지급하는 형태의 철스크랩 거래가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즉, 피해자 K은 2016. 9. 19.경부터 2017. 5. 29.경까지 8개월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피고인에게 4억 8,000만 원을 지급하였는바, B과 위 피해자 사이에 전용계좌를 통해 상당한 액수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와 별도로 위 피해자가 월 평균 5,000만 원이 넘는 액수의 선급금을 지급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

피고인은 피해자 K로부터 고철 거래를 위한 선급금으로 4억 8,000만 원을 받고 이를 B의 회사 자금으로 사용하였다는 것인데, B에서 그와 같이 회계처리가 되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피고인은 2018. 10. 23. 피해자 K에게 채무자를 B이 아닌 피고인 자신으로 하여 차용금 4억 8,000만 원의 금전소비대차계약공정증서를 작성하여 주기도 하였다.

○

피해자 K이 운영하던 F자원의 매출 대부분이 B과 사이의 철스크랩 거래를 통해 이루어졌던 점에 비추어 보면, 위 4억 8,000만 원과 관련하여 차용증이 작성되지 않았고, 이자를 정하지도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은 위 4억 8,000만 원이 차용금임을 인정하는데 별다른 방해가 되지 않는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사내 하청업체 또는 거래업체를 운영하던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합계 8억 4,930만 원을 편취한 것으로서, 그 수단이나 방법, 피해금액 등에 비추어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해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었고, 피해가 대부분 회복되지 않았다. 피고인은 피해자 D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하였고, 위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다만, 피고인은 운영하던 회사가 경영난에 이르자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것으로 범행의 경위에 일부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 K과 원만히 합의하였고, 위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 이 사건 범행은 판결이 확정된 원심 판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과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야 한다.

위와 같은 사정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