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20. 6.경 용접기술자로서 소위 ‘3.3% 개인사업자’인 피고들에게 RAM 강화 육성용접 등 작업(이하 ‘이 사건 작업’이라 한다)을 작업 기간 2020. 6.경부터 7.경까지 10일 간, 작업 보수 일당 13만 원씩으로 정하여 의뢰하였고(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이는 도급계약이다.
이 사건 작업은 원형 기둥 모양의 강재 표면에 용접봉을 용접하여 덧씌우는 것으로, 표면에 용접봉을 용접할 때 발생하는 슬래그(slag, 이물질)를 수시로 제거한 후 다음 용접을 함으로써 강재와 용접봉 사이에 균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원고는 이를 충분히 설명 및 고지하였다. 그럼에도 피고들은 이 사건 작업을 함에 있어 고의 또는 과실로 용접 후 슬래그를 제거하지 아니하였다.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작업에 의한 제품(이하 ‘이 사건 제품’이라 한다)에 하자가 발생하였고, 원고는 2020. 7.부터 2020. 12.까지 하자 수정 작업 내지 보수비 68,873,700원(= 인건비 31,029,610원 + 추가 임대료 12,100,000원 + 지게차 사용료 1,584,000원 + 추가 전기요금 9,378,110원 + 용접봉 구매비 7,091,175원 + 소모품비 2,965,785원 + 식대 1,333,500원 + CO2 가스비 3,391,630원)을 지출하고, 원청으로부터 30,000,000원의 공사대금 감액 내지 손해배상을 하는 등 합계 98,873,700원의 손해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수급인의 하자담보책임(민법 제667조)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민법 제390조)으로 98,873,81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원고의 주장은 이 사건 계약이 도급계약임을 전제로 하므로, 이하 이 사건 계약이 도급계약인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과 같은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8두4333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본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계약이 도급계약임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들은 이 사건 작업 전인 2020. 4.경부터 원고의 사업장에서 지속적으로 원고가 생산·납품하는 기계의 용접 작업을 하여 왔다. 피고들이 2020. 4.경부터 2020. 7.경까지 다른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였거나, 제3자와 사이에 개인사업자로서 용접 작업을 도급받았다고 볼 만한 정황은 없다[피고 C의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2. 5. 12.자 문서제출명령에 대한 회신결과 참조)에 의하면, 피고 C은 위 기간 동안 주식회사 D의 건강보험 직장가입자가 아닌 피부양자의 지위에 있었으므로, 위 기간 동안 위 회사에 근로를 제공한 근거가 될 수 없다]. 피고들 명의의 사업자등록 여부를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
원고는 피고들에게 이 사건 작업을 위한 재료, 작업 도구 등을 제공하였다. 또한 이 사건 작업의 공정, 피고들이 이 사건 작업 시 주의해야 할 사항, 예컨대 원형강재에 용접봉을 용접할 때 발생하는 슬래그를 제거해야 한다는 점 등을 설명하거나 고지하였다.
원고는 피고들의 출·퇴근 여부를 확인 내지 보고 받으면서, 근무일수를 기준으로 급여액을 결정하였다. 피고들은 원고로부터 이 사건 작업 기간 동안 일당 13만 원씩을 지급받았다. 위 돈은 일의 완성에 따른 보수라기보다는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피고들은 이 사건 작업을 수행하였을 뿐 원고로부터 이 사건 작업을 수주받기 위한 어떠한 노력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작업의 수행 결과에 따라 원고로부터 받는 급여액 등 이익이 달라진다거나 그 손실을 떠안게 되는 등 작업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였다고 추인할 만한 근거가 불분명하다. 피고들이 원고와 독립하여 피고들의 계산으로 이 사건 작업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피고들이 이 사건 작업의 보수, 즉 사업소득에 관하여 3.3%의 세율에 의한 소득세 등을 납부하였고, 원고가 피고들을 위하여 건강보험 등 소위 4대 보험에 가입한 사실이 없음을 들어, 이 사건 계약은 노무도급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계약에 의하여 근로자를 사용하는 대신 노무도급이라는 편법적인 형식으로 사람을 사용하는 예가 드물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갑 제24호증(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와 같다) 기재, 이 법원의 김해세무서에 대한 과세정보제출명령 회신결과에 의한 소득세 납부의 형식이나 4대 보험 미가입 사실만을 놓고 피고들이 원고로부터 독립된 사업자의 지위에서 이 사건 작업을 도급받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이 사건 계약은 그 실질이 노무도급이라기 보다는, 근로제공자인 피고들이 원고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계약에 가깝다.
원고의 대표자 E은 2022. 1. 14. 제2회 변론기일에 출석하여 ‘피고들은 원고가 고용한 근로자가 맞다.’고 진술한바, 이 또한 이 사건 계약이 근로계약이 아닌 노무도급임을 인정하는 데 방해가 된다.
[설령 이 사건 계약이 노무도급계약이라고 가정하여 보더라도, 피고들은 이 사건 작업 시 슬래그를 제거하였고,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제품의 하자는 원고가 비용 및 시간 절감을 하기 위하여 피고들에게 잘못된 작업 지시(원형 강재의 예열 및 후열과정을 생략하도록 하거나, 1 피스의 용접봉만 사용하게 하였다)를 하거나, 하자 있는 재료를 사용(혼합가스가 아닌 일반 탄소가스를 사용하였다)한 데 따른 것일 뿐 피고들의 채무불이행에 의한 것이 아니고, 고의 또는 과실이 없으며, 이 사건 제품의 하자 또는 원고 주장 손해와의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을 제3 내지 8호증을 제출하고 있다. 원고는 이에 대하여 구체적 반박을 하지는 아니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제품에 균열 등 하자가 발생한 점, 원고가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고 수정 내지 보수를 하였다는 점, 갑 제6 내지 14호증의 각 영상, 그 밖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들이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이 사건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아니하는 등 채무불이행을 하였다거나, 위 채무불이행과 원고가 주장하는 하자 또는 각 손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강진명
각주1) 원고가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지 여부는 분명하지 아니하나, 이에 관하여 보더라도, 앞서 본 사실 및 사정에 의하면 피고들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불법행위를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또한 받아들이기 어렵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