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3. 5. 16. 선고 2022가단109448 판결

2022

주문

1.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와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한 부분은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하고, 반소로 인한 부분은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2019. 12. 17.경 원고회사와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원고회사의 영업팀 직원으로 근무를 시작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은 수 회 갱신되어 최종 계약기간은 2022. 4. 30.까지 연장된 상태였다.

나.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1조 제3항은 ‘계약 도중의 사직을 원하고자 하는 경우 사직원을 퇴직일 이전 30일 전에 제출해야 하며, 퇴직일까지 인수인계 등을 성실하게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

피고는 2021. 4.경, 2021. 10.경 원고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가 원고회사가 이를 최종 수리하기 전 철회한 사실이 있다.

라.

피고는 2022. 1. 10.경 원고회사에 재차 사직원을 제출하였다. 이에 대해 원고회사는 위 사직원을 반려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2022. 1. 14. 원고회사에 다시 한 번 사직의 의사를 밝히고, 그 날부터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거나 명백히 다투지 아니한 사실, 을 제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회사의 주장

1)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1조 제3항에서 퇴직일 이전 30일까지 사직원을 제출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피고가 최종 사직의사를 밝힌 2022. 1. 14.부터 30일이 경과한 날 이 사건 근로계약이 종료된다. 위 30일의 기간 동안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1조 제3항에서 정한 인수인계 업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피고는 2022. 1. 14. 이후 무단결근을 하면서 아무런 인수인계 업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는 거래처의 주문 관리, 작업기준서 작성 및 마감업무 등을 담당하는 직원으로서 발주, 생산, 납품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피고의 인수인계 업무 불이행으로 인해 2022. 1. 15.부터 부장 C 등 원고회사의 다른 직원들이 휴일에 출근하여 위 인수인계 업무를 진행하였고, 그로 인해 원고회사는 위 다른 직원들의 휴일근무수당 합계 2,582,105원, 그들의 식대지원비 202,800원 합계 2,784,905원을 비롯하여 원고회사의 매출을 기준으로 합계 1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는 불법행위 또는 이 사건 근로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위 1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피고는 영업팀에서 거래처의 납품서 발행 및 입고처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그런데 원고회사는 생산팀 위주로 운영되었고, 피고는 직속상관도 아닌 생산팀장으로부터 고압적이고 명령적인 업무지시를 받아왔다. 이에 더해 2020년경부터는 거래처의 주문 물량이 크게 증가하여 피고는 과중한 업무 부담을 지게 되었다.

2)

피고는 위와 같은 부당한 업무지시, 과중한 업무 부담을 호소하며 2021. 4.경, 2021. 7.경, 2021. 8.경, 2021. 10.경, 2022. 1. 10. 총 5번에 걸쳐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으나, 원고회사의 대표이사 D은 ‘연봉협상 때 섭섭하지 않게 대우해 주겠다’는 등의 회유와 ‘무단결근을 하루라도 하면 무조건 소송을 걸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협박성 발언을 섞어 피고에게 계속 근무할 것을 강요하였고, 그로 인해 피고는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사실상 강제로 근로관계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3)

위와 같은 원고회사의 행위는 실질적으로, 강제근로를 금지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제7조에 위반되는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해 피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므로, 원고회사는 피고에게 위자료로 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본소청구에 대한 판단

1)

피고가 2022. 1. 10. 원고회사에 사직원을 제출하였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서 계약기간을 2022. 4. 30.까지로 정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가 제출한 위 사직원은 사용자인 원고회사에 대한 이 사건 근로계약관계 합의해지의 청약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에 대한 원고회사의 승낙의 의사표시가 있을 때 이 사건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는 것이다. 다만 피고는 이 사건에서 부당한 업무지시와 과중한 업무 부담으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을 정도로 정신적 고통이 심한 상태에서 2022. 1. 22.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주장하는바, 이는 민법 제661조에 따라 부득이한 사유가 있어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해지통고를 하였다는 주장으로 선해하여 판단하건대, 피고가 2021년에만 두 번의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나, 어느 정도 과중한 업무부담이나 부당한 업무지시가 있었다 하더라도, 을 제1 내지 3호증, 을 제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증인 E의 증언만으로는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음에도 사회통념상 어쩔 수 없이 고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인정되는 사유, 즉 민법 제661조 소정의 ‘부득이한 사유’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증인 E, C의 각 증언에 의하면, 2022. 1.경 피고를 포함한 원고회사의 직원 여러 명이 1박 2일로 친목도모를 위한 여행을 다녀왔고, 여행 과정에서 피고와 다른 여직원들 사이에 다툼이 발생하였으며, 피고는 위 여행을 다녀 온 직후 사직원을 제출한 사실이 인정되어, 다른 동료들과의 불화로 인해 피고가 2022. 1. 10. 사직원을 제출하였을 개연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2)

결국 원고회사가 피고의 2022. 1. 10.자 사직원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할 때까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의 범위 내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관계가 지속되는 것이고, 피고는 그 때까지 원고회사에 노무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피고는 늦어도 2022. 1. 14.부터 원고회사의 동의 없이 출근을 하지 않음으로써 위 의무 이행을 거부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회사는 이 사건에서 피고의 무단결근 이후 인수인계 업무를 다른 직원들로 하여금 수행하게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위 주장에 의할 경우 원고회사가 피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 합의해지의 청약을 승낙했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1조 제3항의 규정을 고려할 때 위 승낙은, 사직원 제출 후 30일의 기간 동안 이루어지는 피고의 인수인계 업무 이후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렇다면, 2022. 1. 14.부터 인수인계 업무를 하지 않은 채 출근하지 아니한 피고에게 그 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함은 마찬가지이다.

3)

다만 원고회사는 피고의 위 의무위반으로 인해 피고의 업무 또는 인수인계 업무를 대신했던 다른 직원들의 휴일근무수당 합계 2,582,105원, 그들의 식대지원비 202,800원 합계 2,784,905원을 비롯하여 원고회사의 매출을 기준으로 총 합계 1억 원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먼저 위 1억 원 중 휴일근무수당과 식대지원비 합계 2,784,905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이와 같은 내용의 손해 발생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다음으로 위 휴일근무수당과 식대지원비 상당의 손해 발생이 있었는지에 관하여 본다. 이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당시 휴일근무를 하였다는 직원들의 사실확인서(갑 제1호증), 식대 계산 영수증과 승인 전표(갑 제2호증의 1 내지 3) 등이 있다. 그런데 위 사실확인서에는 당시 입사 약 2년차인 피고의 업무 또는 인수인계 업무를 대행하기 위해 입사 10년차 이상의 간부급 직원들을 포함하여 2022. 1. 15. 6명, 다음날 7명, 같은 달 22일 1명, 2022. 1. 23. 6명, 2022. 1. 29.과 2022. 2. 5. 각 1명이 피고의 결근으로 인한 업무 또는 인수인계 업무를 대행하였다고 기재되어 있고, 위 식대 계산 영수증(갑 제2호증의 1)에 기재된 2022. 1. 15.자 식사 인원(3명)은 위 휴일근무자 수 6명과도 일치하지 않는다. 또한 증인 E, C의 각 증언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회사에서 담당했던 업무는, 주문이 들어오면 주문 수량, 주문 시기, 품번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에 입력하여 작업지시서를 출력하는 정도의, 비교적 간단한 작업이었던 사실, 피고는 사직원을 제출하던 2022. 1. 10.을 기준으로 입사한지 약 2년 정도밖에 안된 직원으로서 당시 F, G 등 피고와 같은 내용의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이 두 명이 더 있었던 사실 등이 인정된다. 이와 같은 피고의 경력, 피고가 담당했던 작업 내용, 피고와 동일한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의 존재 사실 등을 감안할 때 위 갑 제1호증과 갑 제2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의 의무 위반으로 인해 위 휴일근무수당과 식대지원비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와 같이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이처럼 피고가 그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사실은 인정되나, 그로 인한 손해 발생에 관한 입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상 원고의 본소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반소청구에 대한 판단

1)

피고가 2021. 4.과 2021. 10.경 및 2022. 1. 10. 3회에 걸쳐 원고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에 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피고는 이에 더하여 2021. 7.과 2021. 8.에도 사직서를 제출한 적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나, 증인 E의 증언 외에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증인 E의 증언만으로는 위와 같이 두 번의 추가사직서 제출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2)

한편 3회에 걸친 피고의 사직의사 표시에도 불구하고, 원고회사가 회유와 협박을 동원하여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게 함으로써 사실상 근로계약 유지를 강제하였다는 취지의 피고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증인 E의 증언은 “원고회사의 D 대표가 강제적으로 근로를 시키는 걸 눈으로 본 적은 없지만 피고를 통해서 그런 사실을 들은 적이 있다”는 취지에 불과하고, 을 제1 내지 3호증, 을 제4호증(가지번호 포함)은, 피고가 2022. 1.경 이후 정신과 진료를 받으면서 작성된 검사지, 진료기록부, 진료비영수증 등인데, 위 진료기록부에는 이 사건 근로계약관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 왔다는 피고 본인의 진술이 적혀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위 을 제1 내지 3호증, 을 제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와 증인 E의 증언만으로는 피고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이처럼 원고회사의 강요나 강제로 인해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관계를 그 의사에 반해 유지해 왔음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피고의 반소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회사의 본소청구와 피고의 반소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재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