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3. 11. 9. 선고 2022나59698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밀양시 C에 있는 깻잎 농장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나.

원고는 고용지원센터에서 외국인 고용알선을 받아 2020. 2. 4. 피고와 계약기간을 2020. 3. 10.부터 2023. 3. 9.까지로 정하여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피고는 2020. 3. 13.경부터 2021. 5. 7.경까지 원고의 농장에서 근무하였고, 2021. 5. 18. 부산지방고용노동청양산지청에 원고의 임금체불 등을 이유로 사업장 변경을 신청한다는 내용의 진정서(이하 ‘이 사건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라.

원고는 2021. 11. 22.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2021고약863호)으로부터 2020. 3.경부터 2021. 5.경까지 피고의 임금 7,530,365원,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1,813,760원, 퇴직금 848,655원을 지급기일이 경과하도록 지급하지 아니한 범죄사실로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 이에 원고는 정식재판(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 2021고정97호)을 청구하였다.

마.

피고는 2021. 12. 27. 원고를 상대로 임금 등을 청구하는 소(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1가소22729호)를 제기하였고, 이에 2022. 6. 30. 원고가 피고에게 800만 원을 분할하여 지급하고, 피고가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 2021고정97호 사건에 관하여 원고에 대한 고소를 취소하고 처벌을 불원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임의조정이 성립되었다(이하 ‘관련 민사사건’).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7, 13, 14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추완항소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원고는, 이 사건 소장이 피고의 주소지로 적법하게 송달되었고 관련 민사사건의 조정기일에 피고 소송대리인에게 이 사건 소 제기 사실을 알렸으므로, 피고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해 항소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던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항소기간이 지난 후 제기된 피고의 추완항소는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민사소송법 제173조 제1항은 당사자가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말미암아 불변기간을 지킬 수 없었던 경우에는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후 2주일 내에 게을리 한 소송행위를 보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당사자가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라 함은 당사자가 소송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반적으로 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간을 지킬 수 없었던 사유를 가리키는 것이다. 판결정본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피고에게 송달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과실 없이 그 판결의 송달을 알지 못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다만 이 경우 피고가 소송이 계속된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면 피고에게는 소송의 진행 상황을 조사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가 법원에 소송의 진행 상황을 알아보지 않았다면 과실이 없다고 할 수 없겠지만, 피고가 소송 계속 사실을 처음부터 알지 못한 채 판결이 선고되었고 판결정본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피고에게 송달되어 확정된 이후에야 비로소 피고가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가 상소 제기의 불변기간을 지키지 못한 것은 피고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다27195 판결 등 참조).

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기록상 분명하거나 갑 7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는 2021. 9. 1. 피고의 주소를 주소불명으로 기재하여 소를 제기하였고, 2021. 11. 15. 피고의 주소를 ’밀양시 D‘로 정정하였으나 이사불명으로 소장이 송달되지 않았다. 원고는 2022. 2. 23. 피고의 송달장소를 ’안산시 단원구 E, F호‘으로 보정하였다. 제1심법원은 위 송달장소로 피고에게 소장을 송달하였으나, 2022. 3. 4. 폐문부재, 2022. 3. 17. 수취인불명으로 송달되지 않았다. 이에 제1심법원은 2022. 3. 23. 공시송달처분을 하였고, 2022. 6. 23. 판결을 선고하여 2022. 6. 24. 판결정본을 공시송달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소 제기 및 제1심 판결정본 송달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2022. 7. 11. 제1심 판결문을 발급받았고, 같은 날 항소를 제기하였다.

2)

관련 민사사건에서 2022. 6. 30. 임의조정이 성립되면서 조정조서에 ‘위 조정조항에서 정한 것과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 2021가소12687 손해배상(기) 사건 외에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아무런 채권채무가 없음을 확인하고...’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어 조정기일 당시에는 이 사건 소송이 제기되어 있다는 사실이 쌍방에 현출되었다. 그러나 피고는 위 조정기일에 출석하지 않았고, 관련 사건의 피고 소송대리인만이 출석한 채로 조정기일이 진행되어 피고가 조정기일인 2022. 6. 30.에 이 사건 소송이 계속된 사실을 알게 되었는지 명확하지 않고, 가사 피고가 위 조정기일에 이 사건 소송이 계속된 사실을 알게 되었더라도 그로부터 14일 이내인 2022. 7. 11. 이 사건 추완항소가 제기되었다.

라.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는 과실 없이 이 사건 소 제기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가 2022. 6. 30. 또는 2022. 7. 11. 비로소 이 사건 소 제기 및 제1심 판결정본 송달 사실을 알게 되어 이 사건 추완항소를 제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제1심판결에 대한 항소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추완항소는 적법하고,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는, ‘원고는 피고에게 2020. 8.경 근로관계 무단이탈에 따른 농작물 피해 관련 손해배상 청구, 근로계약 위반에 따른 위자료 청구를 하다가 항소심에 이르러 2021. 5.경 근로관계 무단이탈에 따른 임차 부동산의 차임 상당 손해와 근로계약 위반에 따른 위자료를 청구하여 청구원인을 추가 내지 변경하였는데, 이는 종전 청구와 사이에 청구 기초의 동일성이 없고 소송절차도 현저하게 지연시키는 것이므로, 원고의 청구는 부적법하다.’라고 주장한다.

1)

청구의 변경은 소송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키는 경우가 아닌 한 청구의 기초에 변경이 없는 한도에서 사실심의 변론종결시까지 할 수 있는 것이고, 동일한 생활사실 또는 동일한 경제적 이익에 관한 분쟁에 있어서 그 해결 방법에 차이가 있음에 불과한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의 변경은 청구의 기초에 변경이 없다고 할 것이고, 또 새로운 청구의 심리를 위하여 종전의 소송자료를 대부분 이용할 수 있는 경우에는 소송절차를 지연케 함이 현저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8. 4. 24. 선고 97다44416 판결,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7다56524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원고의 청구는 모두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 위반을 원인으로 하여 발생한 동일한 생활사실에 대한 분쟁에 관한 것으로 청구의 기초에 변경이 없고, 청구 변경을 허용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의 분쟁을 일회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소송경제나 당사자 보호에 부합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청구의 변경이 소송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킨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나.

피고는, ‘원고가 2020. 8.경 근로관계 무단이탈에 따른 농작물 피해 관련 손해배상을 청구하다가 항소심 2회 변론기일에서 2021. 5.경 근로관계를 무단이탈하였다고 주장하면서 3회 변론기일에서 2021. 5.경 근로관계 무단이탈에 따른 임차 부동산의 차임 상당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제1심 및 항소이유서에 주장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에 해당되어 각하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1)

법원은 당사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시기에 늦게 제출한 공격 또는 방어방법이 그로 인하여 소송의 완결을 지연하게 하는 것으로 인정될 때에는 이를 각하할 수 있고, 법원이 당사자의 공격방어방법에 대하여 각하결정을 하지 아니한 채 그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증거조사까지 마친 경우에 있어서는 더 이상 소송의 완결을 지연할 염려는 없어졌으므로, 그러한 상황에서 새삼스럽게 판결 이유에서 당사자의 공격방어방법을 각하하는 판단은 할 수 없고, 더욱이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이라 하더라도 어차피 기일의 속행을 필요로 하고 그 속행기일의 범위 내에서 공격방어방법의 심리도 마칠 수 있거나 공격방어방법의 내용이 이미 심리를 마친 소송자료의 범위 안에 포함되어 있는 때에는 소송의 완결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도 각하할 수 없다(대법원 1999. 7. 27. 선고 98다46167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원고가 항소심 2회 기일에서 근로관계 무단이탈 시점을 변경하여 주장하고, 항소심 3회 변론기일에서 임차 부동산의 차임 상당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은 기록상 분명하나, 임차 부동산의 차임 상당 손해배상을 청구한 3회 변론기일에 이 사건 변론이 종결되어 위 주장으로 인한 소송의 지연이 초래된 것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피고는 ‘원고가 제1심 1회 변론기일에서 근로계약위반에 따른 위자료 청구를 추가하는 내용의 청구취지 변경을 하였으나, 이는 서면에 의하지 아니한 것으로 민사소송법상 허용될 수 없다.’라고 주장한다.

1)

살피건대, 다음과 같은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다.

①

원고는 피고가 근로계약을 위반하여 원고의 농장에서 무단으로 이탈하여 농작물을 제때 수확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게 되었으므로, 피고에게 그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것을 청구원인으로 하여 1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내용으로 2021. 9. 1.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다.

②

그러나 위 2.의 다. 1)항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이 사건 소송은 피고에 대하여 공시송달로 그 절차가 진행되었고, 피고가 출석하지 아니한 제1심 1회 변론기일에서 원고 소송대리인은 ‘예비적으로 근로계약위반으로 인한 위자료를 구한다.’라고 구술로써 청구취지를 추가하였는데, 위 변론기일에서 변론이 종결되었다. 이에 제1심법원은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기각하고, 예비적으로 구하는 근로계약위반으로 인한 위자료 청구 부분을 인정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1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2)

그러나 민사소송법 제262조 제2항은 청구취지의 변경은 서면으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3항은 제2항의 서면은 상대방에게 송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서면에 의하지 아니한 청구취지의 변경은 위법하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예비적으로 구하는 근로계약위반으로 인한 위자료 청구는 청구취지의 변경에 해당하는데, 원고는 그 청구취지 변경을 서면으로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피고에게 송달된 적이 없다. 따라서 제1심법원이 원고의 서면에 의하지 아니한 청구취지변경에 관한 진술을 그대로 청구취지의 변경으로 보아 청구취지변경을 허가한 잘못이 있다. 따라서 제1심판결은 소송절차에 위법이 있으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4.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재산상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

피고가 2021. 5. 9.경 근로계약을 위반하여 원고의 농장에서 무단으로 이탈하여 원고가 농작물을 수확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다. 또한 원고가 피고를 위해 임차한 부동산에 피고가 16개월 동안 자신의 짐을 그대로 두고 무단으로 이탈하여 원고는 위 기간 동안 임차한 부동산의 차임 상당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5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판단

가)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있는 때에는 각 당사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민법 661조). 민법 제661조 소정의 '부득이한 사유'라 함은 고용계약을 계속하여 존속시켜 그 이행을 강제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경우를 말하고, 고용은 계속적 계약으로 당사자 사이의 특별한 신뢰관계를 전제로 하므로 고용관계를 계속하여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신뢰관계를 파괴하거나 해치는 사실도 부득이한 사유에 포함되며, 따라서 고용계약상 의무의 중대한 위반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에 포함된다(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다51675 판결, 2014. 5. 16. 선고 2011다98006 판결 등 참조).

나)

살피건대, 원고는 고용지원센터에서 외국인 고용알선을 받아 피고와 계약기간을 2020. 3. 10.부터 2023. 3. 9.까지로 정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 피고는 2020. 3. 13.경부터 2021. 5. 7.경까지 원고의 농장에서 근무하였으나, 2021. 5. 18. 부산지방고용노동청양산지청에 이 사건 진정서를 제출한 사실, 원고는 피고가 2020. 3.경부터 2021. 5.경까지 근로한 기간 동안 피고의 임금,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은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음에도, 원고가 상당한 기간 피고에게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근로계약상 임금지급의무를 위반해 왔고, 이러한 사정은 고용관계를 계속하여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신뢰관계가 파괴되어 고용계약관계를 종료시킬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피고는 부산지방고용노동청양산지청에 이 사건 진정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고용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은 피고의 해지권 행사로 즉시 종료되었다(갑 13, 1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근로기준법위반 등 형사사건에서 피고가 2021. 5. 7.경까지 원고의 농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하였음을 전제로 미지급 임금, 수당, 퇴직금이 산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위와 관련하여 원고는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피고의 퇴직사실에 대하여 특별히 이의를 제기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근로계약을 위반하여 무단으로 근무지를 이탈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

피고가 근로계약을 위반하여 무단으로 근무지를 이탈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5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판단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근로계약을 위반하여 무단으로 근무지를 이탈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각 기각한다.

판사 구민경(재판장) 이장욱 이현주

각주1) 원고는 주위적으로 근로계약 위반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배상을, 예비적으로 근로계약 위반으로 인한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그러나 위 청구는 법률상 양립할 수 있으므로, 실질적으로 선택적 병합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아 판단한다.

각주2) 청구취지 및 제1심판결을 고려하여 항소장, 항소취지 변경신청서에 기재된 원고의 항소취지를 선해하면 위 항소취지와 같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