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M택배 N집배점(이하 '원고 집배점'이라 한다)을 운영하면서 택배기사인 피고들과 택배화물 집배송 위탁계약(이하 '이 사건 위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들은 2021. 3.경부터 2021. 6.경까지 12:00 이후 터미널에 도착한 택배화물의 당일 배송을 거부하였다.
원고는 원고와 택배화물 집배송 위탁계약을 체결한 다른 택배기사인 O, P, Q 등 대체 배송기사를 통하여 피고들의 책임배송구역 내 택배화물에 관한 당일 배송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 이 사건 위탁계약서 제4조에서 정한 피고별 배송 수수료는 건당 720원이고, 원고가 대체 배송기사에게 지급한 배송 수수료는 건당 1,420원으로, 원고가 대체배송으로 인하여 추가로 지급한 비용은 아래와 같다.
<1><2> 라. 한편 원고는 2021. 4. 26.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 피고들을 상대로 2021. 3.경
까지 당일 배송업무 거부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2021. 9. 8. 자백간주 내지 공시송달에 의한 승소판결을 받아 그 무렵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피고들이 이 사건 위탁계약에 따라 당일 배송을 약정하고도 12:00 이후 도착한 택배화물의 배송을 거부한 행위는 불법행위 내지 채무불이행을 구성하므로, 피고들은 원고가 피고들의 책임배송구역 내 택배화물의 당일 배송을 위하여 대체 배송기사들에게 추가로 지급한 대체배송 비용(건당 700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들
이 사건 위탁계약 제5조 제4항은 반드시 당일 배송을 강제하는 조항이 아니므로 피고들이 12:00 이후 택배화물의 당일 배송을 거부하였더라도 이는 불법행위 내지채무불이행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위탁계약서는 약관에 해당하고 이 사건 위탁계약 제5조 제4항을 당일 배송을 하지 못할 경우 곧바로 채무불이행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경우 피고들에게 부당하게 불리하거나 급부의 내용을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결정 또는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에 해당하여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이라 한다) 제6조 제1항 또는 제10조 제1항에 따라 무효이다.
설령 피고들의 행위가 불법행위 내지 채무불이행에 해당하더라도 원고의 지시에 따라 오후 도착 물량까지 당일 배송을 할 경우 늦은 시간까지 배송하게 되므로 원고의 이러한 부당한 요구를 거부한 행위는 피고들의 정당한 조합활동 및 쟁의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없다.
원고는 다른 배송기사들에게 당일 배송업무를 맡기면서 아무런 이유 없이 피고들의 배송 수수료인 건당 720원을 초과하여 건당 1,420원의 대체배송 비용을 지급하였는바, 이와 같이 추가로 지급한 건당 700원의 추가 대체배송 비용은 상당인과관계가 없다.
판단
손해배상책임 발생
채무불이행에 있어서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이 행하여지지 아니하였다면 그 자체가 바로 위법한 것으로 평가되는 것이고, 일반적으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있어서 그 불이행의 귀책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채무자에게 있다(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다249383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들이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위탁계약을 체결한 사실, 이 사건 위탁계약 제5조 제4항은 '수탁자는 책임배송구역 내 배송해야 할 화물 전부를 당일 배송완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정한 사실, 이 사건 위탁계약 제6조 제2항은 '집화·배송물량의 증가로 인해 수탁자가 당일 내 집화·배송을 완료하기 곤란하거나, 수탁자의 질병, 부상, 기타 건강상의 손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양 당사자간 협의를 통해 제3조 제2항의 책임배송구역을 조정할 수 있다.'고 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거시한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피고들이 이 사건 위탁계약에 따라 책임배송구역 내에 택배화물을 당일 배송하여 온 점, 피고들이 당일 배송을 거부하자 원고는 다른 택배기사를 통하여 택배화물의 당일 배송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들은 이를 중단시키고자 하였던 점, 피고들이 원고에게 위 제6조 제2항에 따라 배송물량 증가 또는 기타 사유로 인한 책임배송구역 조정을 요청한 사정은 엿보이지 않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들과 원고 사이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들 책임배송구역 내 택배화물을 당일에 배송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들이 12:00 이후 터미널에 도착한 택배화물의 당일 배송을 거부한 행위는 불법행위 내지 이 사건 위탁계약에 위반된 채무불이행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이 사건 위탁계약 제5조 제4항이 약관법에 따라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약관이란 그 명칭이나 형태 또는 범위에 상관없이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여러 명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을 말하는바(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이 사건 위탁계약과 같이 택배집배점과 여러 택배기사들 사이에 체결된 택배화물 집배송 위탁계약도 약관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5다47106, 47113,47120 판결 참조). 그러나 설령 이 사건 위탁계약이 약관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위탁계약 제6조 제2항이 책임배송구역 조정을 통하여 당일 배송에 따른 업무량을 경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정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위탁계약 제5조 제4항이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약관 조항으로서 약관법 제6조 제1항에 의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위 조항의 내용에 비추어 급부의 내용을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결정 또는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3) 또한 피고들은 당일 배송 거부 행위가 R노동조합의 조합원인 피고들의 정당한 조합활동 및 쟁의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없다고 주장하나, 근로자의 행위가 정당한 쟁의행위라고 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더 나아가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그 목적이 정당하여야 하며, 그 시기와 절차가 법령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여야 할 뿐 아니라, 그 방법과 태양에 있어서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는 등 그 밖에 반사회성을 띤 행위가 아닌 정당한 범위 내의 것이어야 하는바(대법원 1999.6. 25. 선고 99다8377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피고들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정한 쟁의행위의 절차 등을 거친 것으로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어 피고들의 행위를 정당한 조합활동 내지 쟁의행위로 보기 어렵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원고가 피고들의 당일 배송 거부로 인하여 다른 배송기사에 의한 당일 배송을 실시하면서 대체 배송기사들에게 건당 1,420원의 배송 수수료를 지급한 사실, 위 배송수수료에서 원고가 피고들이 배송하였더라면 지출하였을 배송 수수료를 공제한 금액즉 대체 배송기사들에게 추가로 지급한 배송 수수료가 건당 700원인 사실, 이에 따라 원고가 대체 배송비용으로 지급한 총 지급액이 피고 B의 경우 464,100원, 피고 C의 경우 369,600원, 피고 D의 경우 751,100원, 피고 E의 경우 177,100원, 피고 F의 경우941,500원, 피고 G의 경우 720,300원, 피고 H의 경우 403,200원, 피고 I의 경우803,600원, 피고 J의 경우 354,900원, 피고 K의 경우 525,700원, 피고 L의 경우311,500원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아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즉, 대체 배송기사들의 당일 배송은 피고들의 배송 거부를 대체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점, 피고들은 원고가 대체 배송기사들을 통하여 당일 배송업무를 수행할 것을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대체 배송기사들이 본인 책임배송구역 내 택배화물의 당일 배송에 추가하여 피고들 책임배송구역 내 택배화물의 당일 배송업무까지 수행하게 됨에 따라 원고가 대체 배송기사들에게 건당 700원의 배송 수수료를 더 지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추가로 대체 배송기사에게 지급한 배송 수수료와 피고들의 당일 배송 거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에게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피고 B은464,100원, 피고 C은 369,600원, 피고 D는 751,100원, 피고 E은 177,100원, 피고 F는941,500원, 피고 G은 720,300원, 피고 H는 403,200원, 피고 I은 803,600원, 피고 J은354,900원, 피고 K는 525,700원, 피고 L은 311,5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불법행위 일 내지 채무불이행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피고들에 대한 각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피고 B, C은 2022. 7. 21., 피고 D는 2021. 10. 27., 피고 E은 2021. 10. 28., 피고 F, G은 2021. 10. 26., 피고 H, I은 2021. 11. 6., 피고 J은 2021. 12. 8., 피고 K는 2021. 11. 23., 피고 L은 2021. 11. 13.)부터 위 각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2. 8. 2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각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2%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하는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애경(재판장) 김은엽 김주미
각주1) 대체 배송기사에게 지급한 건당 1,420원에서 피고들이 배송하였더라면 지출하였을 건당 배송 수수료를 공제한 금액
각주2) 배송거부 건수 × 대체 배송기사 추가비용(건당 700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