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하여 생긴 부분은 원고(반소피고)가, 반소로 인하여 생긴 부분은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기초사실
원고와 피고는 2018. 6.경 다음과 같은 내용의 약정서(이하 ‘이 사건 약정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피고는 2016. 9.경 원고로부터 “변호사를 사면 돈이 드니 소송대리를 해 주겠다”는 제의를 받고, 같은 날부터 2019. 1.경까지 원고에게 가압류 신청서, 소장, 준비서면 등 법률관계문서의 작성 대가로 합계 3,310,400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2020. 6. 23.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에 임금체불과 관련하여 피고를 진정하였으나 담당 근로감독관은 2020. 8. 13. 원고가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에 대한 내사를 종결하였다. 또한 원고는 2021. 10. 20. 위 서부지청에 피고를 상대로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진정을 하였으나, 담당검사는 2021. 12. 22. 피고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다.
피고가 창원지방검찰청에 원고를 상대로 변호사법위반, 무고, 사기 등으로 고소하였고, 담당검사는 2021. 12. 22. 창원지방법원에 원고의 변호사법위반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벌금 1,000,000원, 추징금 3,777,900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하였다. 원고가 위 약식명령에 이의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였고(창원지방법원 2022고정65호), 위 법원은 2022. 11. 18. ‘원고가 위 나.항과 같이 변호사가 아님에도 피고에게 소송대리를 해 주겠다고 제안하여 소송관련 법률관계문서를 작성하는 대가 명목으로 3,310,400원을 받고 소송사건에 관한 법률사무를 취급하였다’는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원고에게 벌금 900,000원 및 3,310,400원의 추징을 선고하였고, 2019. 2.경의 변호사법위반의 점(피고가 원고에게 송금한 457,500원 관련)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4, 21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주위적으로, 원고가 2018. 6. 12.부터 2020. 6. 24.까지 피고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근로자로 근무하면서 채권관리업무를 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으로, 원고는 피고로부터 위임을 받아 일을 처리하고 활동비를 받기로 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서에 의한 영업활동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주위적 청구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점, 원고는 피고로부터 업무지시를 받거나 지휘, 감독을 받지 않았고, 근로시간, 근로일, 출퇴근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았던 점, 원고는 본인 명의의 사업자등록이 있어 본인 사업을 운영하면서 다른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등 피고에 대한 전속성도 없었던 점,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4대 보험 및 근로소득 원천징수, 소득세 등을 신고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원고의 변호사법위반을 회피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라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청구는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약정서 제3조 제4항은 ‘피고는 상기 2항의 원고가 업무를 하는데 필요한 월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한 영업활동비를 지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위 규정은 원고가 약정된 업무를 하는 경우 그에 대하여 영업활동비를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으로 해석할 수 있는 점, 원고는 2016. 9.경부터 2019. 1.경까지 가압류 신청서, 소장, 준비서면 등 법률관계문서의 작성 대가로 피고로부터 합계 3,310,400원을 지급받았고, 이 사건 약정서가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그 외에 원고가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인정할 자료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청구도 이유 없다.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피고가 물품대금과 관련하여 법률적 분쟁이 발생하였는데, 원고가 각종 법률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면서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여 피고는 2016. 9. 8.부터 2019. 2. 1.까지 원고에게 3,777,900원을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변호사법위반에 따른 불법행위로 피고에게 입힌 손해 3,777,900원과 그로 인한 피고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5,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관련법리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는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향응 기타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고 또는 제3자에게 이를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하게 할 것을 약속하고 소송사건·비송사건·가사조정 또는 심판사건·행정심판 또는 심사의 청구나 이의신청 기타 행정기관에 대한 불복신청사건, 수사기관에서 취급 중인 수사사건 또는 법령에 의하여 설치된 조사기관에서 취급 중인 조사사건 기타 일반의 법률사건에 관하여 감정·대리·중재·화해·청탁·법률상담 또는 법률관계문서작성 기타 법률사무를 취급하거나 이러한 행위를 알선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는 강행법규로서 같은 법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이익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그 자체가 반사회적 성질을 띠게 되어 사법적 효력도 부정된다(대법원 2016. 5. 27. 선고 2016다7166 판결 등 참조).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부당이득을 이유로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고(민법 제746조), 불법의 원인으로 재산을 급여한 사람은 상대방 수령자가 그 ‘불법의 원인’에 가공하였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에게만 불법의 원인이 있거나 그의 불법성이 급여자의 불법성보다 현저히 크다고 평가되는 등으로 제반 사정에 비추어 급여자의 손해배상청구를 인정하지 아니하는 것이 오히려 사회상규에 명백히 반한다고 평가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그 재산의 급여로 말미암아 발생한 자신의 손해를 배상할 것을 주장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와 같은 경우에 급여자의 위와 같은 손해배상청구를 인용한다면, 이는 급여자는 결국 자신이 행한 급부 자체 또는 그 경제적 동일물을 환수하는 것과 다름없는 결과가 되어, 민법 제746조에서 실정법적으로 구체화된 법이념에 반하게 되는 것이다(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3다35412 판결 등 참조).
판단
피고가 원고에게 2016. 9.경부터 2019. 1.경까지 피고에게 각종 소송 서류 작성 명목으로 합계 3,310,400원을 지급한 사실, 원고가 관련 형사사건에서 위와 같은 범죄사실에 관하여 변호사법위반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인정된다.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변호사가 아니면서 피고로부터 위 금원을 제공받고 각종 소송사건 및 수사사건에 관하여 법률관계문서 작성 등의 법률사무를 취급한 것으로 이러한 행위는 그 자체가 반사회적 성질을 띠게 된다고 할 것이고, 원고에게만 불법의 원인이 있거나 그의 불법성이 피고의 불법성보다 현저히 크다고 평가되는 등으로 제반 사정에 비추어 피고의 손해배상청구를 인정하지 아니하는 것이 오히려 사회상규에 명백히 반한다고 평가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피고의 반소청구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불법으로 지급한 금원을 손해배상으로 구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반소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 및 피고의 반소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윤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