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주위적 청구와 제1, 2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는 가정용 및 산업용 펌프, 펌프시스템 및 펌프 모터의 개발 및 생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다국적기업인 C(C, 이하 ‘본사’라고만 한다)의 국내 계열회사이다.
원고는 2001. 1. 1. 피고에 입사한 이래 2012. 12. 31.까지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2013. 1. 1. 임원 직급인 이사로 승진하였다. 그 후 원고는 2013. 1. 1.부터 2017. 12. 31.까지 이사, 2018. 1. 1.부터 2019. 12. 31.까지 상무, 2020. 1. 1.부터 2021. 4. 27.까지 전무, 2021. 4. 28.부터 2022. 12. 31.까지 대표이사로 각 근무하다가 퇴사하였다.
피고는 원고가 이사로 승진할 당시 원고에게 그 직전까지의 근무기간(2001. 1. 1.부터 2012. 12. 31.까지)에 대하여 중간 정산한 퇴직금 79,879,040원을 지급하였고, 그 후 원고가 퇴직할 당시 원고에게 피고의 임원인사규정(이하 ‘임원인사규정’이라고만 한다)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으로 130,852,498원을 지급하였는데, 임원인사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주위적 청구
원고는 형식상 피고의 이사, 상무, 전무 및 대표이사(이하, 통틀어 지칭할 경우 ‘이사 등’이라고만 한다)로 근무하였으나, 그 실질에 있어서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가 이사 등으로 근무한 기간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임원임을 전제로 임원인사규정에 따라 퇴직금을 산정하여 평균임금에서 인센티브(변동 보너스)를 제외하였을 뿐만 아니라, 대표이사로 근무한 기간에 대하여 임원인사규정에 따른 2배의 계수가 아닌 1배의 계수를 적용하여 퇴직금을 산정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사 등으로 근무한 전체 기간에 대하여 인센티브를 포함하고 2배의 계수를 적용하여 재산정한 퇴직금 337,630,900원에서 원고가 이미 지급받은 퇴직금을 공제한 차액 206,778,402원 및 이에 대한 근로기준법 소정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제1 예비적 청구
설령 원고가 이사 등으로 근무한 기간 중 대표이사로 근무한 기간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더라도, 최소한 이사, 상무, 전무(이하, 통틀어 지칭할 경우 ‘비등기임원’이라 한다)로 근무한 기간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또한 피고는 퇴직 임원에 대하여 임원인사규정에 따라 관행적으로 3개월분 임금을 퇴직위로금으로 지급해 왔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비등기임원으로 근무한 기간에 대하여 재산정한 퇴직금(176,364,742원) 및 대표이사로 근무한 기간에 대하여 인센티브를 포함하고 임원인사규정에 따른 2배의 계수를 적용하여 재산정한 퇴직금(56,672,436원)을 합한 금액에서 원고가 이미 지급받은 퇴직금을 공제한 차액 102,184,663원과 임원인사규정에 따른 퇴직위로금 49,140,000원의 합계 151,324,663원(= 102,184,663원 + 49,14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제2 예비적 청구
설령 원고가 이사 등으로 근무한 전체 기간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더라도, 원고가 대표이사로 근무한 기간에 대하여 인센티브를 포함하고 임원인사 규정에 따른 2배의 계수를 적용하여 재산정한 퇴직금(56,672,436원)에서 위 기간에 대하여 인센티브를 제외하고 1배의 계수를 적용하여 지급받은 퇴직금(25,346,091원)을 공제한 차액 31,326,345원과 임원인사규정에 따른 퇴직위로금 49,140,000원의 합계 80,466,345원(= 31,326,345원 + 49,14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 단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ㆍ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등 참조).
상법상의 이사라 하더라도 회사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장 등 사용자의 지휘ㆍ감독 하에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는 관계에 있었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반면에 등기된 상법상의 이사가 아닌 미등기 이사, 공장장 등의 임원 내지 간부직원 중에서도 자율적인 위임사무의 처리를 하고, 경영상의 결정에 개입하는 사람도 있으므로, 법인등기부상 이사 등으로 등기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이런 사람을 근로자로 인정할 수는 없다. 결국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나 등기 여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그에 대한 입증책임은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54637,2006다54644(병합) 판결 참조].
회사의 업무집행권을 가진 이사 등 임원은 그가 회사의 주주가 아니라 하더라도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 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지휘ㆍ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28228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6, 7, 8, 12, 13, 17 내지 21호증, 을 제1, 7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이나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이사 등으로 근무한 기간 동안 피고와의 관계에서 사용자의 구체적인 지휘ㆍ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통상 다국적기업은 국적이 다르고 법적으로 분리된 여러 기업으로 구성된 기업집단으로서의 특성을 지니게 되는데, 기업집단으로서의 다국적기업은 구성기업들의 대등한 연합체가 아니라 지배기업인 모기업이 기업집단의 정점에 위치하여 다국적 기업에 대한 모든 사항을 총괄해서 결정하고, 종속기업은 지배기업인 모기업의 통제 하에 놓이게 되어 지배기업인 모기업과 종속기업 사이에 지배종속관계가 존재하게 된다.
이에 따라 지배기업인 모기업의 대표이사 등 임원들과 종속기업의 대표이사 등 업무집행권을 가진 임원들 사이에도 지배기업과 종속기업의 지배종속관계가 투영되어 일정한 수준의 지휘ㆍ감독관계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하나의 기업 내에서의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지배종속관계와 유사한 면이 있으나 어디까지나 지배기업과 종속기업 사이의 기업 간 관계에서 발생하는 지배종속관계라는 점에서 구별되어야 하고, 따라서 비록 종속기업의 대표이사 등 업무집행권을 가진 임원들과 모기업 임원들 사이에 일정한 지휘ㆍ감독관계가 존재한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종속기업의 업무집행권을 가진 임원들을 종속기업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원고가 피고의 이사 등으로 근무하는 동안 본사 소속의 SVP(Senior Vice President) 등에게 정기적으로 보고를 하고 승인을 받는 등 일정한 수준의 지휘ㆍ감독을 받으며 자신의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는 다국적기업의 국내 계열회사로서, 위와 같은 일정한 지휘ㆍ감독 관계는 피고가 다국적기업 내의 종속기업의 지위에서 다국적기업의 지배기업인 본사로부터 통제를 받는 지배종속관계가 투영된 결과로 발생한 것이므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지배종속관계와는 구별되어야 하는바,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를 곧바로 피고의 근로자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피고는 본사와는 독립하여 설립등기를 마친 별도의 법인인 점, 원고는 적어도 본사 소속의 SVP 등으로부터 받은 지시의 범위 내에서는 담당 업무와 관련하여 업무집행권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위임사무의 처리를 하며 경영상의 결정에 개입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비롯하여 그 밖에 원고의 업무 내용과 업무 수행 과정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비록 본사와의 관계에서는 일정한 정도의 지휘ㆍ감독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와의 관계에서는 사용자의 지휘ㆍ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이사 등으로 근무하는 동안 출퇴근이나 근무태도 등에 관하여 피고로부터 관리․감독을 받았다거나 피고의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에 구속되었다는 별다른 사정을 찾아볼 수 없고, 원고는 피고의 이사 등으로 근무하는 동안 산재보험, 고용보험의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퇴직금 산정에 인센티브가 포함되는지 여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의 이사 등으로 근무한 기간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평균임금에 인센티브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여기에다가 위 기초 시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임원인사규정에 의하면 ‘기본 연봉’을 기준으로 하여 퇴직금을 산정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는 점,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각 임원 위촉 계약서에 의하면 기본 연봉(Annual Base Salary)과 인센티브(변동 보너스, MBO Bonus)는 그 항목이 명백히 구별되어 있고, 위 계약서에 정함이 없는 사항은 임원인사규정에 따른다고 명시되어 있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원고가 이사 등으로 근무한 기간에 대하여는 인센티브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기본 연봉만을 기준으로 하여 퇴직금을 산정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원고의 퇴직위로금 청구권 인정 여부
위 기초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임원인사규정에서는 퇴직위로금과 관련하여 ‘10년 이상 임원으로 재임하고 상무 이상 퇴임하는 경우 재임시 공로를 참작하여 퇴임 당시 임원보수 1년분의 범위 내에서 별도의 퇴직위로금을 지급하고 차량/유류비를 지원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문언상 퇴직위로금 지급을 의무 사항으로 정하고 있지 않은 점, ② 임원인사규정에서는 퇴직 당시 직위에 따른 퇴직위로금의 한도를 정하고 있을 뿐 퇴직위로금의 구체적인 산정 방법을 명시하고 있지 않은 점, ③ 실제로도 피고 대표이사의 재량에 따라 퇴직 임원에 대한 퇴직위로금 지급 여부가 결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가 퇴직 임원에게 3개월분 임금을 퇴직위로금으로 지급하는 관행이 존재한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임원인사규정을 근거로 피고에 대하여 3개월분 임금 상당액의 퇴직위로금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대표이사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 산정에 2배의 계수 적용 여부
관련 법리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보수에는 연봉, 수당, 상여금 등 명칭을 불문하고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모든 대가가 포함된다. 이는 이사가 자신의 보수와 관련하여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는 폐해를 방지하여 회사와 주주 및 회사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이다(대법원 2020. 6. 4. 선고 2016다241515, 241522 판결 등 참조).
정관에서 이사의 보수 또는 퇴직금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되어 있는 경우에 그 금액・지급 시기・지급 방법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면 이사는 보수나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다25123 판결 등 참조). 이때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에 대한 증명책임은 보수청구권을 주장하는 이사가 부담한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다21330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로 근무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은 상법상 이사의 보수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대표이사에 대하여 2배의 계수를 적용하여 퇴직금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피고의 정관에서 그와 같은 내용을 정하고 있거나 주주총회의 결의로 그와 같은 내용을 정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피고의 정관에 위와 같이 대표이사에 대한 퇴직금의 액수를 정하고 있다거나 주주총회에서 원고의 대표이사 근무기간에 대하여 2배의 계수를 적용하여 퇴직금을 산정하기로 결의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2023. 2. 28. 개최된 피고의 주주총회에서 원고의 대표이사 근무기간에 대하여 1배의 계수를 적용하여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결의한 사실이 인정될 뿐이다. 또한 임원인사규정에서 퇴직금 산정과 관련하여 ‘상무 이상 재임기간은 매 1년에 대하여 연간 기본 연봉의 2/12로 산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위 규정이 피고의 정관에 해당한다거나 주주총회 결의를 거쳤다는 점에 관한 아무런 주장・입증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 규정을 상법상 이사에 대하여도 적용할 경우 강행규정인 상법 제388조에 위반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원고의 대표이사 근무기간에 대하여 2배의 계수를 적용하여 퇴직금을 산정해야 한다고 볼 수 없다.
소 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의 이사 등으로 근무한 기간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인센티브를 포함하여 원고의 퇴직금을 산정해야 한다고 볼 수도 없으며, 임원관리규정에 따른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위로금 청구권도 인정되지 아니하고, 원고의 대표이사 근무기간에 대하여 2배의 계수를 적용하여 퇴직금을 산정해야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위적 청구 및 제1, 2 예비적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와 제1, 2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신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