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에게 별지 2 청구금액표의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2023. 2. 1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여객자동차운수 및 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들[이하 원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들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원고들'이라 한다]은 피고 소속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다음 표 기재와 같이 2013. 11. 4.부터 2015. 6. 30.까지 사이 기간에 퇴직한 사람들이다.
2013년 단체협약의 체결
피고 및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 등을 포함한 8개 회사로 구성된 D 협의회는 2013. 6. 26.경 소속 근로자들을 대표하는 E노동조합(지부)협의회와 단체협약(이하 '2013년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위 단체협약에 따라 원고들을 포함한 소속 근로자들에게 상여금(이하 '이 사건 상여금'이라 한다)을 지급하였고, 이 사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음을 전제로 법정수당과 퇴직금을 산정, 지급하였다.
임금협정의 체결
2013년 단체협약을 체결한 당사자들은 2012년, 2013년, 2014년 임금지급기준, 연장근로 및 야간근로수당, 연차휴가 등의 내용이 포함된 임금협정을 각 체결하였다.
2014. 6. 4.자 노사합의
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은 '통상임금은 사용자와 근로자가 그 의미나 범위 등에 관하여 단체협약 등에 의해 따로 합의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어서 성질상 근로기준법상의 통상임금에 속하는 임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노사 간에 합의하였다 하더라도 그 합의는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2013년 단체협약을 체결한 당사자들은 2014. 6. 4. 위 단체협약의 내용을 변경하는 보충협약을 체결하였다.
관련 소송의 진행 경과 및 2016년 3월경 노사합의
C의 노동조합에 소속된 근로자 중 일부는 2015. 12. 21. C을 상대로 창원지방법원 2015가합35638호로 2013년 1월부터 위 라.항 기재 보충협약 체결 전인 2014년 5월까지의 기간에 관하여 이 사건 상여금을 포함해 재산정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미지급된 임금 등을 청구하는 소송(이하 'C 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하였다.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 지부장 F은 2016년 3월경 아래와 같은 내용의 노사합의서(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C 소송의 1심 법원은 2016. 11. 2. 이 사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는 해당하나, 이를 기초로 재산정한 추가 법정수당의 청구가 신의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위 소송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위 소송 원고들이 불복하여 부산고등법원(창원) 2016나25235호로 항소하였다. 이에 대하여 항소심 법원은 2020. 7. 9. 위 소송 원고들 중 항소취하 간주된 사람들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의 청구에 대하여 그 청구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청구 원금은 전부 인용하되 지연손해금 일부만을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20. 7. 25.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부터 3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종 법정수당을 지급함에 있어 그 산정의 기초가 되는 통상임금에서 이 사건 상여금을 누락한 채 지급하여 왔다. 그러던 중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서를 통하여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C 소송 결과에 따라 재산정한 미지급 법정수당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데, 당시 원고들과 같이 이미 퇴직한 자들에 대해서도 위 노사합의서를 적용하기로 하였다. 한편 위 노사합의서에서 피고가 C 소송 결과에 따르기로 함으로써 임금 지급 채무에 대해서 조건부 승인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등 위 소송의 판결확정 시까지는 임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중단되고, 그렇지 않더라도 피고가 위 노사합의서에 반하여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결국 피고는 원고들에게 2013년 1월부터 2014년 5월까지의 근로기간에 관하여 미지급 법정수당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이 사건 노사합의서 작성 당시 이미 퇴직한 근로자들로서 노사합의서의 효력을 받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노사합의서에 '퇴직자 포함'이라고 기재된 것은 위 노사합의서 체결 당시 재직 중이었으나 이후 퇴직하게 되는 근로자를 의미하고자 했을 뿐 원고들과 같이 당시 이미 퇴직한 사람들까지 포함하는 의미는 아니었다. 결국 원고들이 주장하는 임금채권에 대해서는 소멸시효인 3년이 경과되어 소멸되었고, 앞서 본 노사합의서의 내용에 비추어 피고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판단
이 사건에서 피고가 별지 2 청구금액표 기재와 같이 원고들에게 2013년 1월부터 2014년 5월까지의 근로기간에 대한 법정수당 상당액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별다른 다툼이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만, 이에 대해서 피고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고, 원고는 소멸시효가 중단되었거나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에 관해서 본다.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으므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채권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를 보호할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그 채권자들 중 일부가 이미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1999. 12. 7. 선고 98다42929 판결, 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3233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기초사실 및 인정근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서를 통해 C 소송의 결과에 따라 법정수당을 재산정하여 미지급된 부분이 있으면 이를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외부로 표시했다고 볼 수 있는 점, ○ 이 사건 노사합의서에는 위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근로자 측이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법정수당 청구를 보류하겠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 이 사건 노사합의서에서는 C 소송의 결과를 특정 심급으로 제한하고 있지 아니한바, 통상적인 언어적 용례에 비추어 볼 때 '소송 결과에 따른다'는 것은 최종적으로 확정된 법원의 판단을 반영한 소송 결과에 따른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점, ○ C 소송의 제1심판결이 선고된 2016. 11. 2. 무렵 피고가 근로자들에게 위 소송 결과에 따라 추가 법정수당이 지급되지 아니함을 고지하거나 법정수당의 지급 여부 등에 관한 교섭을 시도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 이 사건 노사합의서가 노동조합 지부장과 사이에서 작성된 것이기는 하나, 이 사건 노사합의서의 내용과 작성된 취지에 비추어 보면, 피고로서는 노동조합 지부장이 소속 노조원들을 위해 이 사건 노사합의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위 노사합의서에서 정한 내용이 개별 근로자들에게 공유될 것을 기대하고 이를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점, ○ 이 사건 노사합의서 작성 당시 원고들이 이미 퇴직한 상태이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노사합의서 제2항에 의하면 위 노사합의서는 C 소송 제기일인 2015. 12. 21. 당시를 기준으로 재직 중인근로자와 퇴직한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되는데, 원고들 중 가장 먼저 퇴사한 사람의 퇴사일자가 2013. 11. 4.로, 이 사건 노사합의서 작성인 2016. 3. 17.경에는 원고들의 청구권이 모두 3년의 소멸시효가 도과되지 않은 상태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서를 통하여 C 소송의 최종적인 결과에 따라 법정수당 미지급분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으로써, 원고들로 하여금 시효중단을 위한 별도의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고, 시효가 완성되더라도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채권자인 원고들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근로자의 임금청구 사건은 채권자를 보호하여야 할 필요성이 크고, 원고들과 동일한 단체협약 및 노사합의의 적용을 받아 유사한 지위에 있는 다른 회사의 일부 근로자들이 사용자로부터 추가 법정수당을 지급받기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법정수당 지급 채무 이행의 거절을 인정하는 것은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청구에 대하여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으므로, 결국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2 청구금액표의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 날인 2023. 2. 1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장재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