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5. 6. 24. 선고 2023가단123199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들의 모친인 망 D(E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03. 3. 26. 반도체 부품제조 및 조립업을 하는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사망할 때까지 근무하였다.

나.

망인은 근무 중이던 2017. 4. 4. 저녁경부터 오른쪽 안면부 감각저하, 발음곤란 (dysarthria), 걸음걸이 이상 등의 증상을 보여 20:00경 퇴근한 후 창원경상대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는데, MRI 촬영을 기다리던 중에 의식을 잃었다. 검사 결과 망인은 뇌염이 발병한 것으로 밝혀져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2017. 5. 24.02:23경 사망하였다. 망인의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사인은 뇌염이다.

다.

근로복지공단은 2021. 2. 8.경 망인이 개인적 소인으로 인한 바이러스성 뇌염 등으로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아니하였으나, 행정소송(서울행정법원 2022구합59790)을 거쳐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어, 원고들은 2023. 2. 15.경 유족일시금 126,170,730원, 장례비11,646,520원을 지급받았다.

라.

망인은 2003. 3. 26.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반도체부품의 육안 검사업무 등을 담당하여 왔다. 피고 회사는 반도체부품 소재를 입고하여 성형한 후 세척, 검사, 포장하여 판매하고 있다. 그 중 망인 1명이 담당하고 있던 업무는 검사업무로, 망인은 온·습도가 유지되는 크린룸 내에서 수작업 방식으로 불량소재를 걸러 내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마.

피고 회사는 망인이 입사할 당시에는 망인의 거주지였던 함안에 있었으나 2006년경 창원으로 이전하였고, 이에 따라 망인은 거주지에서 피고 회사까지 장거리 출퇴근을 하게 되었다. 망인은 동료인 F의 차량을 이용하여 카풀 방식으로 통근하였는데, 실질적인 근무시간은 07:30경부터였으므로 오전 6시 전 기상하여 06:45경 함안을 출발하였고, 일정상으로 F과 시간이 맞지 않는 경우에는 대중교통으로 퇴근하였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의 통근시간은 편도 2시간 30분 이상이었다.

바.

망인과 피고의 근로계약상 근무시간은 08:00부터 17:00까지였으나, 실제 망인은 07:30경까지는 출근을 마치고 업무를 시작하여 20:00경까지 야근하는 일이 잦았고, 주말 근무시에도 주중과 마찬가지의 근무시간 동안 근무하였다.

사.

망인은 사망 5~6일 전부터 두통을 느끼고 안면감각이 저하되는 증상을 보였고,2017. 4. 3.에는 G내과의원을 방문하여 근육통, 두통 증의 증상을 호소하고 진료를 받았다. 망인은 근무 중이던 2017. 4. 4. 저녁경부터 오른쪽 안면부 감각저하, 발음곤란 (dysarthria), 걸음걸이 이상 등의 증상이 나타났으나, 평소와 마찬가지로 20:00경까지 10시간 이상의 근무를 마친 후 창원경상대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망인은 MRI 촬영을 기다리는 중 의식을 잃었고, 망인에 대하여 실시된 뇌척수액 및 뇌MRI 검사결과 망인은 뇌염, 특히 바이러스성 뇌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망인은 곧바로 창원경상대병원에 입원하여 집중치료를 받았으나 뇌염으로 인한 합병증(뇌출혈)이 발생하였고, 뇌염 및 뇌출혈로 치료를 받다가 회복하지 못하고 2017. 5. 24. 02:23경 사망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망인은 사망 무렵에 만성적으로 과로하였고, 피고가 근로기준법을 초과하여 근무하게 하는 등 몸이 좋지 않아도 출근 및 초과근무를 강요하였다. 또한, 병가를 사용할 수 없었고, 적절한 휴식도 보장받지 못하였다.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피용자에 대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나, 피고는 위와 같이 위 의무들을 위반하여 망인이 사망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피고는 사용자로서 채무불이행 및 불법행위 책임을 지게 되고, 책임은 70%로 제한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일실수입 238,157,257원, 일실퇴직금 3,270,038원, 기왕치료비 9,905,340원에서 책임비율 제한(70%) 후, 위자료 60,000,000원(망인 50,000,000원, 원고들 각 5,000,000원)와 합계액에서 유족급여일시금을 공제한 금원인 각 54,881,057원 및 지연손해금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노동조합 측이 요구한 방침에 따라 안전교육, 보호구 지급, 휴식시간 및 교대근무 방식을 취하였고, 단체협약 또는 노사협의회 결정사항을 준수하였으며, 잔업과 특근은 자율적으로 이루어졌고, 망인의 뇌염바이러스감염으로 인한 사망을 예측할 수 없었으므로, 피고의 책임은 존재하지 아니하거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다툰다.

나.

판단

보건대, 망인이 발병 전 근로시간이 잔업과 특근까지 포함하여 상당히 길었고, 여기에 망인의 장시간 출퇴근시간까지 고려하여 보면 망인은 발병 무렵 상당한 수준의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관련한 피고 회사의 주의의무 위반이 있는지 살펴 본다.

이 사건 변론절차를 통해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망인이 잔업근로 및 특근을 지속적으로 희망하면서 공휴일에도 출근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 회사는 망인이 근무하던 장소는 클린룸에서 육안검사를 하는 것으로 근무환경이 비교적 좋아 망인이 잔업과 특근을 많이 한 편이고, 잔업과 특근 신청시 이를 노조와의 협의문제상 거부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점, ② 피고가 휴식, 연차, 병가 등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였다고 볼 증거가 제출되지 아니하고, 피고는 연차사용은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정하여 통보하는 것이며, 병가 사용 역시 자유로웠으나 망인이 사용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점, ③ 망인의 지나치게 긴 출퇴근 시간 역시 건강악화에 기여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망인이 발병일 며칠 전부터 두통 및 안면감각 저하 증상이 있었음에도 휴식을 취하지 아니하였고, 발병일 당일에도 정상근무를 마치고 병원에 가 MRI 촬영 대기중에 의식을 잃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가정부양(사망 당시 만29세, 27세의 자녀 존재) 등의 개인적인 이유로 잔업과 특근을 계속적으로 신청하였다고 볼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고, 원고 주장과 같이 피고 회사가 망인에게 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출근 및 초과근무를 강요하였다는 등의 정황은 보이지 아니한다. 이러한 전제에서는 원고들이 피고 회사의 귀책사유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증명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동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