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 B의 소를 각하한다.
피고는 원고 A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고,
209,544,288원 및 그중 별지1 '인용금액표'의 '월별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에 대하여 같은 표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일자부터 각 2025. 8. 27.까지는 연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 A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 A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의 20%는 원고 A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고, 원고 B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B이 부담한다.
제2의 나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2의 가항 및 피고는 원고 B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 피고는 원고 A에게274,328,912원, 원고 B에게 270,425,335원 및 각 그중 별지2 '원고별 청구금액표'의 '월 청구금액(원)'란 기재 각 돈에 대하여 같은 표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일자부터 이 사건 2025. 5. 20.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의,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등
피고<1>는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던 주식회사 D<2>가 E 주식회사를 인수하여 2002. 8. 7. 신설한 회사로서, 인천 부평구와 군산시, 창원시에 각 공장을 두고(이하 통틀어 '피고 공장'이라 하고, 개별 공장을 지칭할 때에는 위치한 지 역명에 따라 '피고 ○○공장'이라 한다), 각종 자동차 관련 기계, 설비 및 그 부품의 설계, 제조, 조립, 정비, 판매와 금융, 보급 및 서비스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원고들은 피고와 업무도급계약을 체결한 사내협력업체에 소속된 근로자들로서, 창원시 성산구 H에 위치한 피고의 창원공장에서 근무하였다(이하 원고들이 소속된 사내협력업체를 통틀어 '이 사건 협력업체'라 한다). 원고들의 이 사건 협력업체에 대한 입·퇴사일, 담당 공정 및 업무는 아래 표1 기재와 같다.
피고의 자동차생산 공정 및 그 특수성
피고의 자동차생산 과정은 크게 '프레스 공정 → 차체 공정 → 도장 공정 → 조립 공정 → 품질관리 → 출고'의 순서로 이루어지고, 이와 관련된 공정 또는 업무로는 엔진구동 공정, 생산관리 공정, 포장 공정 등이 있다. 공정별 구체적인 업무 내용은 아래 표2 기재와 같다.
피고 공장에서의 자동차 생산은 컨베이어벨트를 통한 연속공정으로 진행되었다. 차체공정, 조립공정 등은 컨베이어벨트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컨베이어벨트의 속도에 따라 작업이 이루어졌고, 생산관리공정, 품질관리공정과 같이 컨베이어벨트에서 직접작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공정 또한 컨베이어벨트에서 이루어지는 공정과 연동됨으로써 사실상 컨베이어벨트의 작동속도에 비례하여 작업이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생산의 특수성 때문에 근로자들의 작업시간이나 작업량은 기본적으로 컨베이어벨트의 운영시간과 작동속도 등에 따라 결정되었는데, 컨베이어벨트의 운영시간과 작동속도는 피고가 자동차 생산량의 증감을 고려하여 일방적으로 결정하였고, 이 사건 협력업체를 비롯한 사내협력업체에게는 컨베이어벨트의 운영시간이나 속도를 조절할 권한이 없었다. 그리고 피고 소속 근로자가 담당하는 업무와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가 담당하는 업무는 명확히 구분되어 있지 않았고, 사내협력업체가 담당할 공정이나 업무 내용, 작업 수행 위치 등은 피고 또는 피고와 피고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협의에 의해 결정되었다. 또한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작업시간, 식사시간이나 휴게시간 등은 모두 전체 공장 단위로 가동되는 컨베이어벨트를 기준으로 정하여진 결과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동일하게 정해졌고,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각자가 배치된 공정에서 피고가 정한 생산계획 등에 따라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동일하게 연장·휴일 근무 등을 시행하였다.
관련 민·형사소송의 진행경과
2005년경 피고 및 피고의 사내협력업체들에 대하여 불법파견과 관련한 수사가 진행되었고, 2007년경 피고의 전 대표이사였던 L, 피고의 사내협력업체인 주식회사 M, 주식회사 N, 주식회사 O, I 등의 대표자들은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죄로 기소되었다(창원지방법원 2007고정276호). 위 사건의 제1심 법원은 2009. 2. 16. 위 L 등에 대하여 무죄 판결을 선고하였으나, 제2심 법원은 '피고는 사내협력업체들이 그 소속 근로자들을 피고 공장에 파견하여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아 피고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였고, 피고는 이러한 파견근로자의 역무를 제공받았음이 인정되므로, 피고와 사내협력업체들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2010. 12. 23.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창원지방법원 2009노579호). 이에 위 L 등이 불복하여 상고하였으나, 2013. 2. 28. 상고기각됨에 따라 위 항소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대법원 2011 도34호).
이후 O 소속으로 피고 창원공장 KD운영부에서 부품포장 업무를, N 소속으로 피고 창원공장 생산관리부에서 자재보급 업무를, M 소속으로 피고 창원공장 가공부에서 샤프트 가공 업무를, M 소속으로 피고 창원공장 조립부에서 샤프트 조립 업무를 각 수행하던 근로자 5명은 2013. 6. 24. 피고를 상대로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파견법'이라고 하고, 2016.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2007. 7. 1. 시행)되어 2012. 2. 1. 법률 제112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을 '개정 파견법'이라 하며, 2012. 2. 1. 법률 제11279호로 개정(2012. 8.2. 시행)된 것을 '현행 파견법'이라 하고, 이를 통칭하여 '파견법'이라 한다]에 따라 피고의 근로자로 고용간주되었음을 주장하면서 근로자지위확인 및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창원지방법원 2013가합3781, 2013가합4456(병합)호]. 위 사건의 제1심법원은 2014. 12. 4. 위 근로자들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가 항소 및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그 항소 및 상고가 모두 기각됨에 따라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됨[부산고등법원(창원) 2015나130, 2015나147(병합)호, 대법원 2016다10254, 2016다10261(병합)호].
I, J 등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으로 조립, 엔진 공정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한 근로자들은 2016. 8. 17. 피고를 상대로 구 파견법에 따라 피고의 근로자로 고용간주되었음을 전제로 하여 근로자지위 확인 및 임금의 지급을 구하거나, 개정 파견법 또는 현행 파견법에 따라 피고가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고용의 의사표시 및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창원지방법원 2016가합55374호,2016가합53381호). 위 사건의 제1심 법원은 2019. 2. 21. '위 근로자들이 소속 사내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피고의 작업현장에 파견되어 피고로부터 직접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음이 인정되므로, 위 근로자들은 구 파견법에 따라 피고의 근로자로 고용간주되었거나, 개정 파견법 또는 현행 파견법에 따라 피고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하였다'고 판단하고, 위 근로자들의 근로자지위 확인 청구 또는 고용의 의사표시 청구를 인용한 후 피고에게 임금 차액 내지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가 불복하여 항소 및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그 항소 및 상고가 모두 기각됨에 따라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부산고등법원(창원) 2019나10807호, 부산고등법원(창원) 2019나10791호, 대법원 2021다201849호, 대법원 2020다287921호].
한편, 피고 및 피고의 전 대표이사 P은 2020. 7. 21.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J 등 사내협력업체 운영자들로부터 그 소속 근로자들을 피고 창원공장등에 각 파견 받아 근로자파견 역무 제공이 금지된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 업무에 종사하게 함으로써 파견법을 위반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각 기소되었고, 제1심 법원은 2023. 1. 9.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모두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인천지방법원 2020고단6203호). 이에 위 피고인들이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에서도 피고 창원공장과 관련된 파견법위반죄 부분에 대하여는 여전히 유죄판결이 선고되었고<3>, 이에 위 피고인들이 다시 불복하여 상고함에 따라 위 사건은 현재 상고심 계속 중이다(대법원 2025 도11850호, 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원고 B의 확약서 작성 경위 원고 B은 2019. 12. 16.경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확약서(이하 '이 사건 확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교부하였다. 이후 피고는 원고 B에게 이 사건 확약서에 따른 위로금 명목으로 30,000,0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8, 29 내지 33, 37, 38, 40, 41, 44, 46, 60호증, 을 제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와 업무도급계약을 체결한 이 사건 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피고 창원공장에 파견되어 피고로부터 직접 지휘·명령을 받으면서 피고를 위한 자동차 직접생산공정업무에 종사하였으므로, 피고는 현행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4>에 따라 원고들 을 고용할 의무를 부담한다(이하 '직접고용의무'라 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현재까지 원고들에 대하여 위와 같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여야 하고, 나아가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별지2 '원고별 청구금액표'의 '총 청구금액'란 기재 각 해당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 B의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피고의 본안전 항변 및 그에 관한 원고 B의 반박
피고의 본안전 항변 원고 B은 2019. 12. 16.경 피고와 사이에 '종래 이 사건 협력업체에서의 근무와 관련된 고용관계 등 법률관계에 관하여 향후 피고에게 어떠한 민사소송도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부제소합의를 하였으므로, 원고 B의 이 사건 소는 부제소합의에 반하는 것으로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본안전 항변에 관한 원고 B의 반박 피고가 주장하는 부제소합의는 불공정한 법률행위(민법 제104조)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규제법'이라 한다) 내지 파견법, 근로기준법 등 강행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무효이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민법 제110조)에 해당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관련 법리
특정한 권리나 법률관계에 관하여 분쟁이 있어도 제소하지 아니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에 위반하여 제기한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1993. 5. 14. 선고 92 다21760 판결 등 참조). 부제소합의는 합의 당사자가 처분할 수 있는 권리의 범위 내에서 특정한 법률관계에 한정될 때 허용되며, 그 합의 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고(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1다81053 판결 등 참조), 부제소합의 효력의 유무나 범위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한 후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80449 판결 등 참조).
의사표시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 내용을 처분문서의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 서면에 사용된 문구에 구애받지는 아니하지만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내심적 의사의 여하에 관계없이 서면의 기재 내용에 의하여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 의미를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며, 이 경우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2. 1. 선고 2015다228799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이 사건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고 B이 2019. 12. 16.경 피고에게 '원고 B은 피고로부터 30,000,000원의 위로금을 수령함으로써 피고에 대하여 보유하고 있는 직접고용청구권, 근로자지위확인청구권, 임금지급청구권,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포기하고, 이에 관하여 향후 민·형사상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아니할 것을 확약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이 사건 확약서를 작성하여 교부한 사실, 피고가 원고 B에게 이 사건 확약서에 따른 위로금 명목으로 30,000,000원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 B이 피고로부터 위로금을 수령함으로써 원고 B과 피고 사이에는 이 사건 확약서 작성 이전의 고용관계 또는 근로자파견관계에 관한 유효한 부제소합의가 성립되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의 무효 내지 취소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 B의 이 사건 소는 부제소합의에 반하는 것으로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1 원고 B의 이 사건 소는 '원고 B이 피고의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로서 이 사건 확약서 작성 이전에 피고 창원공장에서 근무한 것이 피고에 대한 근로자파견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여 피고를 상대로 고용의 의사표시 및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확약서는 이 사건 확약서 작성 이전의 피고와의 고용관계 또는 근로자파견관계 및 그에 기초한 임금 내지 손해배상청구를 부제소합의의 대상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2 2013년경부터 피고의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과 피고 사이에는 근로자파견관계의 존부 등을 둘러싸고 수년에 걸쳐 분쟁이 계속되고 있었다. 더욱이 이 사건 확약서 작성 무렵에는 원고 B이 당시 소속되어 있던 K 소속 근로자들 또한 피고를 상대로 파견법에 따른 근로자지위확인 내지 고용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그 소송이 계속 중이었고, 이 사건 확약서에는 '원고 B은 피고와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 사이에 민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이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 B은 근로자파견관계를 둘러싼 피고와의 분쟁 내용 및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거나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 이 사건 확약서의 내용 등을 보태어 보면, 원고 B으로서는 이 사건 확약서 작성 당시 파견법에 따른 고용의무 발생의 법률효과, 나아가 이 사건 확약서의 작성으로 인한 법률효과 등에 관하여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3 이 사건 확약서 작성 무렵 피고와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 사이에는 근로자파견관계를 둘러싼 분쟁이 수년간 지속되고 있었고, 피고는 위와 같은 분쟁을 원만하게 종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원고 B을 비롯한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과 사이에 이 사건 확약서의 작성을 진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 B 또한 이 사건 확약서를 작성함으로써 피고와의 장기간의 소송 진행으로 인한 비용과 시간의 부담을 덜고 불확실한 소송결과를 감수할 필요 없이 상당한 액수의 위로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과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수 없게 되는 손실의 위험 등을 충분히 고려한 상황에서 이 사건 확약서를 작성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이 사건 확약서의 작성 경위와 내용에다가 원고 B이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위로금의 액수 등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확약서의 내용이 원고 B에게 부당히 불공정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피고가 원고 B에게 경제적으로 부당한 압박을 가하였다거나 원고 B이 궁박·경솔 또는 무경험의 상태에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나 사정도 찾을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확약서의 내용이 불공정한 법률행위 내지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에 해당한다는 원고 B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4 앞서 본 이 사건 확약서의 내용 및 작성 경위, 그 이후의 경과에다가 파견법에서는 '당해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고용간주규정이나 고용의무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는 점(현행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 원고 B은 피고로부터 상당한 액수의 위로금을 지급받은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원고 B이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확약서의 내용이 파견법, 근로기준법 등의 입법 취지를 몰각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원고 B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확약서의 작성에 따른 경제적 이익과 손실의 위험 등을 모두 고려한 후에 이 사건 확약서를 작성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그것이 원고 B에게 부당히 불리한 선택이라거나 파견법이나 근로기준법의 입법취지를 몰각하는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원고 B은 '이 사건 확약서는 피고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마련된 형식에 원고 B이 서명만 한 것으로서 약관규제법 제2조 제1호의 약관에 해당하는데, 그 내용이 신의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약관규제법 제6조 및 제8조에 따라 무효'라는 취지의 주장도 한다. 그러나 약관규제법의 규제 대상인 약관이라 함은 그 명칭이나 형태 또는 범위를 불문하고 계약당사자가 다수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이 되는 것으로서, 구체적인 계약에서의 개별적 합의 등은 그 형태에 관계없이 약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데(대법원 2001. 11.27. 선고 99다835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확약서는 피고가 다수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미리 정형화한 계약조건이 아니라 근로자파견관계의 성립여부를 다툴 여지가 있는 원고 B과 부제소합의를 하기 위해 작성한 약정서로서 비록 원고 B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다른 근로자들에게 제시한 부제소합의서와 그 내용이 유사하다고 하더라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위로금의 액수나 개별 합의내용은 근로자들이 가지는 법률관계에 따라 달라지게 되므로, 이를 약관규제법상 약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원고 B의 주장처럼 약관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확약서의 내용 및 그 작성 경위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확약서의 내용이 신의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것이라거나 원고 B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확약서의 내용이 파견법 등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라는 원고 B의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5 또한 원고 B은 '이 사건 확약서 작성 이후 관련 형사사건에서 피고의 전 대표이사인 P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선고되는 등 중대한 사정변경이 발생하였으므로, 이 사건 확약서의 효력은 제한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이 사건 확약서의 내용 및 작성 경위,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과 피고 사이의 분쟁의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관련 형사사건에서의 유무죄 여부가 이 사건 확약서 작성의 기초가 된 사정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 B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이 이 사건 확약서 작성 당시 예견할 수 없었던 중대한 사정변경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 B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 A의 청구에 관한 판단
근로자파견관계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파견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 · 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기초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9, 50, 52, 59, 6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 A는 이 사건 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피고 창원공장에서 피고의 지휘·명령에 따라 피고를 위한 자동차 직접생산공정업무에 종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 A와 피고 사이의 계약관계는 현행 파견법 제2조 제1호<5>가 정한 근로자파견에 해당하고, 원고들이 담당한 업무는 현행 파견법 제5조 제1항<6>의 근로자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원고 A에 대한 피고의 상당한 지휘·명령 1 피고와 이 사건 협력업체를 포함한 사내협력업체 사이에 도급계약서가 작성되 어 있기는 하나, 해당 도급계약서에는 일의 수량 및 완성기한 등이 구체화되어 있지 않고, 이와 같은 도급계약의 구조로 인하여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구체적인 업무 내용은 피고의 가변적인 개별지시에 의존하는 것이 불가피하였다. 이에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가 담당할 공정이나 작업위치를 지정하고, 자동차생산계획에 맞추어생산량, 시간당 생산 대수, 작업 일정 등을 결정함으로써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인 원고 A의 작업량, 작업순서, 작업속도, 작업시간 등을 사실상 결정하였다. 또한 피고는 신차 개발, 새로운 기술이나 장비의 도입, 생산계획의 변경 등 필요에 따라 사내협력업체의 공정이나 작업위치, 생산량 등을 수시로 변경하였고, 이에 따라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담당업무, 작업위치, 작업인원 등도 함께 변경되었다. 2 더욱이 원고 A가 피고 창원공장에서 담당하였던 공정은 자동차생산업무의 근간이 되는 핵심공정으로서 직접생산공정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직접생산공정 중 컨베이어벨트라인 상에서 직접 이루어지는 업무의 경우, 작업시간과 속도는 물론 작업의 양과 방식까지 전체로서 설계된 컨베이어벨트의 이동속도 등에 좌우되었다. 서열·보급등 컨베이어벨트라인 상에서 직접 이루어지지 않는 업무 또한 보급·서열된 부품을 사용하여 작업하는 해당 컨베이어벨트의 작동 속도, 해당 공정의 처리속도 등에 밀접하게 연동되어 적시에 이루어져야 했으므로, 해당 근로자들의 작업시간이나 작업량도 기본적으로 컨베이어벨트의 운영시간과 작동속도 등에 따라 결정되었다. 그런데 컨베이어벨트의 운영시간과 작동속도는 피고가 자동차 생산량의 증감 등을 고려하여 일방적으로 결정하였고, 이로써 피고는 원고 A를 비롯한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작업시간, 작업량, 작업순서를 통제할 수 있었다. 3 피고는 그 소속 근로자들뿐만 아니라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도 동일한 내용의 표준작업서, 사양서 등을 준수하여 작업을 진행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위 작업서, 사양서 등은 작업방법 및 작업시간에 관한 통일되고 획일적인 기준을 상세히 정하고 있어 사내협력업체들이나 그 소속 근로자가 계약의 이행과정에서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독자적인 작업진행을 할 여지가 없었으므로, 이는 노동력 행사 과정에 대한 지시라고 볼 것이지, 일의 완성 결과에 대한 지시라거나 도급의 범위를 명확히 하는 것에 그친다고 보기 어렵다. 4 이 사건 협력업체를 비롯하여 사내협력업체 소속 관리자는 주로 피고로부터 받은 지시를 근로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였고, 일부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직접 지시를 하거나 피고로부터 받은 지시를 변경하여 전달하였더라도, 그것은 피고가 정한 작업방법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였다. 즉, 사내협력업체의 직장등 관리자가 원고 A에게 일정한 지휘·명령권을 행사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가 결정한 사항을 전달한 것에 불과하거나 위 피고에 의해 통제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5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가변적, 전체적, 구체적 지시를 통하여 이 사건 협력업체를 비롯한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일할지 여부를 결정하였다. 여기에 피고가 이 사건 협력업체에 지급한 도급대금이 투입된 노동력의 양과 근무시간에 따라 변동적으로 지급되었던 것으로 볼 때 이는 일의 완성이 아닌 노동력 제공 자체에 대한 대가로 보이는 점, 피고와 이 사건 협력업체 사이에 체결된 도급계약에서 정해진 기간도 일의 완성을 이루어야 하는 기한이 아닌 대금산정의 기준일로 보이는 점, 원고 A는 피고의 사업장에서 상시적으로 노무를 제공하였던 점 등의 사정을 더하여 보면, 피고와 이 사건 협력업체 사이에 체결된 도급계약의 목적은 일의 완성이 아닌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노동력 자체의 통제에 있었다고 판단된다. 6 설령 이 사건 협력업체가 원고 A를 비롯한 근로자들을 독자적으로 채용한 후 직접 근태관리를 하며 징계권을 행사하거나, 원고 A에 대한 임금 지급과 근로소득세및 4대 보험료 납부 업무를 자체적으로 처리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파견관계의 경우에도 당연히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채용하고 파견된 소속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며, 4대 보험료를 납부해야 하는 점, 이 사건 협력업체 차원의 근태관리는 기본적으로 피고가 정한 근무시간 내에서 공정별 적정 투입 인원수의 유지를 전제로 그 한도내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협력업체는 일반적 작업배치권과 변경결정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지 못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협력업체가 원고 A를 포함한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독자적인 지휘·명령권을 행사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7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원고 A를 비롯한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협력업체는 피고가 결정한 사항을 전달하거나 피고의 지시 하에 소속 근로자들을 관리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 사업에의 실질적 편입 1 연속적으로 작동하는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자동차생산 업무는 '단순성'과'반복성' 그리고 '분절성'을 그 특징으로 하는데, 작업시간과 속도는 물론, 작업의 양과 방식까지도 전체로서 설계된 컨베이어벨트의 이동속도 등에 좌우된다. 위와 같은 '단순성', '반복성' 및 '분절성'은 개별 근로자들에 대한 지휘·명령을 컨베이어벨트의 속도와 작동 조건 등을 통제하는 것으로 상당 부분 대체시켜 해당 업무에 투입된 근로자들에 대한 구체적 작업지시나 명령의 필요성을 감소시키는 한편, 중단 없이 작동하는 라인의 특성으로 인해 일부 공정에서의 작업 중단은 곧바로 전체 자동차 생산업무의 중단으로 이어지는 등 개별 업무들 사이의 유기적 연관성이 증대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2 피고 창원공장의 자동차생산 공정 또한 컨베이어벨트를 기본으로 한 연속 공정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므로, 선행 공정을 배제하고 후행 공정만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각각의 공정은 다른 공정의 작업량 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구조이다. 따라서 각각의 공정을 다른 공정과 완벽히 구분되는 개별 공정으로 평가하기는 어렵고, 각 공정은 모두 한 대의 자동차생산 및 판매를 위한 일련의 작업과정 또는 부분 공정으로 보아야 한다. 3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를 포함한 사내협력업체의 인원 현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면서 피고 소속 근로자와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를 함께 편성하여 전체적으로 관리하고, 피고 소속 근로자와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가 담당할 수 있는 공정을 엄격히 구별하지 아니한 채 각 공정에 근로자를 투입하였다. 나아가 피고는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도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요구되는 표준 작업방식(GMS)과 동일한 작업방식을 요구하고 GMS 감사 및 각종 검사들을 받도록 하여, 사실상 피고 및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의 근로자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관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4 이처럼 모든 공정이 일련의 작업과정 또는 부분 공정에 불과한 이상, 이 사건 협력업체를 포함한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피고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근로조건이나 근무형태 등에 관한 결정 권한 행사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의 근무시간, 휴게시간, 연장·야간 근로 등의 근무형태 및 휴가는 피고의 생산계획이나 컨베이어벨트의 운영 등에 좌우되었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가 청구하는 도급대금의 산정 내지 적정성 검증 등을 위하여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근태자료를 이 사건 협력업체로부터 공유받아 관리하였고, 나아가 피고가 이 사건 협력업체에 지급하는 도급대금의 액수가 피고의 작업에 투입되는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의 수에 따라 결정되는 이상, 이 사건 협력업체가 자신의 독자적인 판단으로 투입근로자의 수를 결정할 수 없었고, 결국 그 최종적인 결정권은 피고에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원고 A가 담당한 업무의 특정성·차별성 및 전문성·기술성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피고의 사업장에서 전문적 기술이나 숙련도가 요구되는 업무가 아닌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였고, 원고 A는 그 사내협력업체 소속이 변경되는 경우에도 피고 창원공장에서 대체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다. 결국이 사건 협력업체들의 고유하고 특별한 업무는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협력업체의 독립적 기업조직 및 설비 구비 사내협력업체가 작업과정에 사용하는 일부 소모품 또는 작업장 내 비품을 마련하거나 지게차, 트럭 등을 일부 보유한 경우도 있었으나, 이 사건 협력업체를 비롯한 사내협력업체들이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핵심적으로 필요한 생산 관련 시설·장비, 작업도구, 부품 등은 대부분 피고의 소유였고, 사내협력업체들은 이를 임차하여 사용하는 것에 불과하였다. 또한 이 사건 협력업체가 피고 외에 다른 업체와도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거나 유사한 업무를 수행한 전력이 있다고 볼 만한 자료나 사정도 찾을 수 없다. 이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협력업체는 고유한 기술이나 자본이 투입되어 피고와는 독립적인 조직과 설비를 갖춘 기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고용의 의사표시 청구에 관한 판단
직접고용청구권의 발생
현행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사용사업주가 제5조 제1항의 근로자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 따라서 위 규정을 위반한 사용사업주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의하여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할 의무가 있으므로,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고용 의사표시에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사법상의 권리가 있고, 그 판결이 확정되면 사용사업주
이 사건 협력업체는 고유한 기술이나 자본이 투입되어 피고와는 독립적인 조직과 설비를 갖춘 기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고용의 의사표시 청구에 관한 판단
직접고용청구권의 발생
현행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사용사업주가 제5조 제1항의 근로자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 따라서 위 규정을 위반한 사용사업주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의하여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할 의무가 있으므로,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고용 의사표시에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사법상의 권리가 있고, 그 판결이 확정되면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3다14965 판결 참조). 한편, 사용사업주가 현행 파견법의 규정을 위반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함으로써 파견법에 따라 직접고용의무가 최초 발생한 이후에도 파견근로자를 계속 사용하는 동안에는 파견법 위반 상태가 지속되어 직접고용의무가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이에 상응한 파견근로자의 직접고용청구권도 계속적으로 발생한다(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4다203891, 203907, 203914, 20392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원고 A와 피고 사이에는 현행 파견법이 정한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되고, 원고 A가 담당한 업무는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로서 근로자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는 현행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라 원고 A를 이 사건 협력업체 입사일인 2014. 6. 8.에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원고 A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여야 한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 A는 이 사건 협력업체와 사이에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하였는데, 원고 A와 이 사건 협력업체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으므로, 원고 A에 대한 피고의 직접고용의무 또한 기간만료로 소멸하였거나 애당초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원고 A에게는 무기계약을 전제로 한 직접고용청구권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구 파견법이 정한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나 개정 파견법 또는 현행 파견법이 정한 고용의무규정은 사용사업주가 파견업무의 제한을 위반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행위에 대하여, 행정적 감독이나 형사처벌과는 별도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사법관계에서도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함으로써 근로자파견의 상용화·장기화를 방지하고 그에 따른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도모하는 데에 입법 취지가 있다. 그리고 현행 파견법상 고용의무규정은 제5조 제1항의 근로자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지 않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거나 사용사업주가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 역무를 제공받는 등 파견법을 위반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면 곧바로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하도록 하였다. 이는 개정 파견법이 위와 같은 경우에도 파견근로자가 2년 이상 근무한 경우에만 사용사업주에게 직접 고용의무를 부과하고 있어 근로자의 고용이 불안해지는 문제를 개선하여 파견근로자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파견법상의 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내용과 개정 경과, 입법 목적 등에 비추어 보면, 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은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발생하는 법률관계와 이에 따른 법적 효과를 설정하는 것으로서 그 내용이 파견사업주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위와 같은 법률관계의 성립이나 법적 효과 발생 후 파견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가 유지되고 있을 것을 효력존속요건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의 성립이 간주되거나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후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에 대한 관계에서 사직하거나 해고를 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원칙적으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직접고용간주나 직접고용의무와 관련된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7다219072 등 판결 등 참조). 한편, 현행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의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입법 취지 및 목적에 비추어 볼 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사업주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야 함이 원칙이고, 다만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에서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에는 직접 고용의무의 예외가 인정되는 점을 고려할 때,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직접 고용의무의 이행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기간제 근로계약을 희망하였다거나,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해당 파견근로자와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대부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하고 있어 파견근로자로서도 애초에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 체결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경우 등과 같이 직접 고용관계에 계약기간을 정한 것이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입법 취지 및 목적을 잠탈한다고 보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와 기간제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대법원 2022. 1. 27. 선고 2018다20784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 A에 대하여 2014. 6. 8.에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설령 피고의 직접고용의무 발생 이후에 원고 A와 이 사건 협력업체 사이의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원칙적으로 사용사업주인 피고와 파견근로자인 원고 A 사이의 직접고용의무와 관련된 법률관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원고 A가 이 사건 협력업체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나아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원고 A가 이 사건 협력업체와 비교적 단기간의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한 것은 피고에게 파견근로를 제공하면서 해고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이 사건 협력업체의 의사에 의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 A는 그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로 인하여 자신의 의사와 달리 근로제공을 중단한 것으로 보일 뿐,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 A가 피고를 상대로 직접고용의무의 이행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기간제 근로계약을 희망하였다거나 원고 A에게 애초에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의 체결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대하여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할 때까지의 임금 상당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3다14965 판결 등 참조).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후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로부터 사직하는 등으로 근로 제공을 중단하였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대하여 직접고용의무발생일부터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할 때까지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되었다면 받았을 임금 상당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했더라도 파견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사용사업주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파견근로자에게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파견근로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2020.5. 14. 선고 2016다239024, 239031, 239048, 239055, 239062 판결 참조).
그리고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 등으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채권자 또는 피해자 등이 동일한 원인에 의하여 이익을 얻은 경우에는 공평의 관념상 그 이익은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공제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손해배상액의 산정에 있어 손익상계가 허용되기 위해서는 손해배상책임의 원인이 되는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새로운 이득을 얻었고, 그 이득과 손해배상책임의 원인인 행위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31361 판결 등 참조).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는 경우, 직접고용의무 발생일 이후 다른 회사로부터 받은 임금이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이러한 이익은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공제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5다232859 판결 등 참조).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피고는 2014. 6. 8. 원고 A를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는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원고 A에게 위 직접고용의무 발생일 이후로서 원고 A가 구하는 2020. 10.부터 2024. 12.까지의 기간(이하 '이 사건 청구기간'이라 한다) 동안 피고의 근로자로서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에서 원고 A가 이 사건 협력업체 내지 다른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액 내지 사업소득 등 중간수입액을 공제한 금액 상당의 돈(이하 '손해배상금'이라 한다)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손해배상금의 구체적인 산정
원고 A가 피고로부터 받을 수 있었던 임금액 원고 A가 이 사건 청구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었던 기본급 등 임금이 별지3 '원고 A 손해배상금 산정표'의 '월 임금액 합계'란 기재 각 금액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들, 갑 제54 내지 58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중간수입 등의 공제
원고 A가 이 사건 청구기간 동안 이 사건 협력업체 또는 다른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각 연도별 임금 내지 사업소득 등의 중간수입의 합계가 아래 표3 기재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들, 이 법원의 2025. 5. 30.자 창원세무서에 대한 과세정보제출명령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위 각 중간수입을 각 연도별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원고 A가 이 사건 각 청구기간 동안 피고 소속 근로자로서 지급받을 수 있는 임금액(= 별지3 '원고 A 손해배상금 산정표'의 '월 임금액 합계'란 기재 각 해당 금액)에서 공제하면(공제되어야 할 월별 수입금액을 특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각 연도별로 그 지급시기가 앞선 것부터 순차적으로 공제한다), 그 차액은 합계 209,544,288원이고, 월별로 산정되는 손해배상액은 같은 표 '월별 손해배상액'란 기재 각 금액과 같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원고 A에게 209,544,288원 및 그중 별지1 '인용금액표'의 '월별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에 대하여 그 지급기일<7> 다음날인 같은 표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일자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내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8. 27.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 B의 소는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원고 A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며,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윤정(재판장) 남승우 김나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