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용역대행업, 경비용역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주식회사 C(이하 ‘C’이라고만 한다)과 사이에 김해시 D에 소재한 C 사업장의 경비업무를 도급받아 수행하는 내용의 용역경비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위 용역경비계약 이행을 위하여 2020. 5.경 원고와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지시에 따라 2020. 5. 11.부터 2022. 5. 31.까지 C 사업장의 경비원으로 근무하였고, 위 근무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2020. 5. 급여로 1,216,177원을, 2020. 6.부터 2020. 12.까지의 급여로 월 1,795,310원씩을, 2021. 1.부터 2021. 12.까지의 급여로 월 1,822,480원씩을, 2022. 1.부터 2022. 5.까지의 급여로 월 1,914,440원씩을 각 지급받았다.
원고와 피고가 작성한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근로시간은 07:00부터 19:00까지[휴게 및 식사시간 : 09:00 ~ 10:00(1시간), 12:00 ~ 14:00(2시간), 16:00 ~ 17:00(1시간)], 근무일은 매주 5일(휴일: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로 정해져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경비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약 30분의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근로계약이 정한 휴게시간을 사실상 보장받지 못하였고, 토요일을 휴무로 정하였음에도 매주 토요일에도 출근하여 1시간씩 근무를 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1일 고정 연장근로시간은 5.25시간[= 3.5시간(실제 식사시간 30분 제외) × 1.5]이고, 토요일 초과근무시간은 1.5시간(= 1시간 × 1.5)임을 전제로 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근로시간에 대하여 별지 표 기재와 같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차액 상당의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근로계약서 작성 당시 원고에게 휴게시간을 고지하고 휴게장소를 안내하였으며, 휴게시간에도 업무를 하도록 통제, 지시한 사실이 없다. 또한 피고는 원고에게 토요일 근무를 지시한 사실이 없고, 원고의 토요일 근무는 C의 요청에 따른 것일 뿐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의 이 사건 임금 청구에 응할 의무가 없다.
판단
원고의 평일 근로시간에 관한 판단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거시한 증거들, 갑 제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E, F의 각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정한 평일 근로시간 07:00부터 19:00까지 사이에 원고 스스로 인정하는 30분의 점심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실질적인 휴게시간을 부여받지 못하였다고 판단되고, 결국 원고의 1일 근로시간은 11시간 30분임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C 사업장의 경비원으로 근무하면서 방문자들의 출입내역 기록, 임직원들의 출퇴근 내역 등 근무일지 작성, 청소 및 순찰 등 업무를 담당하였고, 원고가 근무하는 동안 원고의 업무를 대체할 만한 다른 경비원은 없었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근로시간 중 09:00 ~ 10:00(1시간), 12:00 ~ 14:00(2시간), 16:00 ~ 17:00(1시간) 총 4시간이 휴게 및 식사시간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위 시간대를 특별히 휴게시간으로 정할 만한 이유가 없어 보이고, 오히려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이 1일 8시간임을 염두에 두고 형식상 1일 12시간의 근로시간 중 4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정해두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원고는 C 사업장을 방문하는 사람의 소속, 이름, 방문시각, 방문사유 및 차량번호 등을 일일이 근무일지에 수기로 기록하였는데, 원고가 작성한 경비근무일지에 의하면, 원고의 휴게시간으로 지정되어 있던 시간대에도 방문객 및 임원들의 출퇴근 사항을 기재한 내역이 드러난다.
피고나 C 측에서 원고에게 휴게시간에도 근무하도록 명시적으로 지시하거나 강요한 바 없다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자신이 자리를 비우는 경우 방문객이 입구에서 스스로 방명록을 작성하거나 직접 담당자에게 전화 연락을 한 후 출입하여야 하므로, 휴식을 취한다는 이유로 근무장소인 경비실을 이탈하는 것이 사실상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가 C 건물 내에 있는 휴게공간을 이용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나, 원고는 위 근무시간 동안 위 사업장에 근무하는 유일한 경비원이었고, 피고 소속 근로자로서 C에 파견되어 근무하고 있었음을 감안하면, 원고가 위 휴게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리라 보기 어렵다.
또한 원고의 근무장소인 경비실 역시 책상, 정수기, 냉장고 등이 비치된 업무공간일 수 있을지언정 실질적으로 휴식을 취하기에 적당한 장소로 보이지는 않는다.
피고나 C 측에서도 원고에게 지정된 휴게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도록 고지하거나 사후적으로라도 휴게시간이 잘 지켜지는지 확인한 바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토요일 근무에 관한 판단
갑 제5호증, 제3호증의 6의 각 기재, 당심 증인 G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위 근무기간 동안 토요일에도 출근하여 1시간 정도씩 순찰 업무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는 면접 당시부터 토요일 근무를 요청받고 이에 응하였는데, 위 요청이 단순히 10~15분 근로를 전제로 한 것이었으리라 상정하기 어려운 이상 처음부터 토요일 1시간 근무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보이는 점, 원고가 작성한 경비근무일지에도 1시간 남짓 순찰업무를 한 내용이 드러나고, C 담당자인 F도 위 일지를 확인하고 검토란에 날인을 한 점 등을 감안하면, 원고의 토요일 근무시간이 10~15분 정도에 불과하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으려면, 원고용주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5다7508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① 원고는 피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에 따라 C 사업장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였고, 피고로부터 급여를 받은 사실, ② 원고의 면접 자리에서 C 소속 직원과 피고 소속 직원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 자리에서 C 소속 직원이 원고에게 토요일 근무를 요청한 사실, ③ 원고의 근무기간 동안 피고 측 직원이 주기적으로 원고를 만나 근무를 확인하거나 건의사항 등을 접수한 사실, ④ 특별히 피고가 형식적, 명목적인 고용주에 불과하다거나 원고의 실질적 사용자가 C이라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로서 자신이 C에 파견한 근로자인 원고의 휴일근무에 따른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
미지급 임금의 산정
비교대상 임금이 법정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비교대상 임금을 월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로 나누어 시급으로 환산하여야 하고(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 제1항), 만일 그 시급이 법정 최저시급에 미달한다면 그 시급과 법정 최저시급의 차액에 다시 월 소정근로시간 또는 월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를 곱하여 최저임금 미달액을 산정하여야 한다. 다만 이 사건에서 원고는 계산의 편의상 법정 최저시급에 월 소정근로시간 또는 월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를 곱하여 산출된 금액과 비교대상 임금액을 비교하여 그 차액을 최저임금 미달액으로 산정하는 방식으로 별지 표 기재와 같이 청구금액을 산정하였고, 피고도 위 방식을 명백히 다투지 않으므로, 원고가 구하는 방식에 따라 월별 최저임금 미달액을 계산한다.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1일 고정 연장근로시간은 5.25시간[= 3.5시간(실제 식사시간 30분 제외) × 1.5]이고, 토요일 초과근무시간은 1.5시간(= 1시간 × 1.5)이므로, 원고의 1주당 근로시간은 75.75시간[= (1일 근로시간 8시간 × 5일) + (1일 고정 연장근로시간 5.25시간 × 5일) + 주휴수당 8시간 + 토요일 초과근무시간 1.5시간]이고, 월 근로시간은 329시간(= 75.75시간 × 4.345주)인바, 이에 따라 2020. 5. 11.부터 2022. 5. 31.까지 최저시급을 고려하여 산정된 임금에서 실수령 임금을 공제한 차액은 별지 표 중 각 ‘미달지급액’란 기재와 같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으로 별지 표 기재 각 미달지급액 합계 26,005,208원과 이에 대하여 각 근무월에 대한 약정 임금지급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2. 6.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김은엽(재판장) 김주미 박애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