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5. 26.부터 2025. 7. 9.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5/6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 사실
원고는 2017. 2. 1.부터 C협의회(이하 ‘이 사건 협의회’라고만 한다) 방호과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2019. 3. 7.부터 이 사건 협의회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피고는 2019. 1. 1.부터 2021. 6. 30.까지 원고의 상급자로서 이 사건 협의회 예비군 여단장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피고는 자신과 이 사건 협의회 사이의 근로계약 초안 작성 시 원고에게 기본연봉을 전임 여단장 기본연봉(5,637만 원)에 맞추어 작성할 것을 지시하였으나, 원고는 초임 여단장의 기본연봉은 4,460만 원이라며 이를 거부하였다. 이에 피고는 2021. 5. 25.경 원고를 직위해제한 후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하였다.
그 후 피고는 2021. 5. 26. 12:04경 직원 D에게 ‘방호과장 직위해제 조치’ 보고서(이하 ‘이 사건 보고서’라 한다)를 사단 소속 근무자 중 국방동원정보체계 아이디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시스템인 ‘국방동원정보체계’를 이용하여 사단에 송부하도록 지시하였는데, 위 문서에는 원고의 직위해제 사유로 ‘① 직무수행 능력 부족, ② 여단장 지휘권 부정 및 인격권 침해 등 위계질서 문란, ③ 예하 직장예비군 지휘관에 대한 비인격적 대우’가 기재되어 있었다.
또한 피고는 2021. 5. 26. 15:39경 D에게 ‘E산단 통합예비군여단 방호과장 징계청구 (건의)’라는 제목의 징계청구서(이하 ‘이 사건 징계청구서’라 한다)를 국방동원정보체계를 이용하여 사단에 송부하도록 지시하였는데, 위 징계청구서에는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로 ‘① 직무수행 능력 부족 및 수명 자세 불량, ② 예비군 지휘체계 부정으로 위계질서 문란, ③ 여단장 지휘권 부정ㆍ기본권 침해ㆍ인격권 모독, ④ 상식과 법규ㆍ회칙에 근거한 업무처리 미숙, ⑤ 예하 직장예비군 지휘관에 대한 비인격적 대우’가 기재되어 있었다.
이 사건 협의회 의장은 2021. 6. 15.경 원고에게 위 직위해제 조치를 무효화하고 업무 복귀를 명하는 통보를 하였으며, 2021. 9. 2.경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청구를 검토한 결과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통보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 5, 9, 15호증, 을 제7,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직원 D에게 공개된 전산시스템인 국방동원정보체계를 이용하여 이 사건 보고서 및 징계청구서를 송부하도록 지시하였고, 사단 소속 직원들이 이를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사실과 징계절차 회부 사실 및 그 이유를 공연히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으므로,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국방동원정보체계를 이용하여 이 사건 보고서 및 징계청구서를 송부하도록 지시한 행위가 공연성이 없거나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조각사유 또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인정 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들 내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피고가 위와 같이 이 사건 보고서 및 징계청구서를 송부하도록 지시한 행위는 공연성이 인정되고,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조각사유 또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앞서 인정된 바와 같이 명예훼손의 불법행위가 성립하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이나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위 사실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업무 과정에서 원고가 피고와 의견 충돌이 있고 피고의 지시를 잘 이행하지 아니하자, 2021. 5. 25.경 원고를 직위해제하고 D에게 이메일로 24명의 예비군 중대장에게 원고의 직위해제 사유를 배포하게 하였다.
피고는 2021. 5. 26.경 D에게 이 사건 보고서를 국방동원정보체계를 이용하여 사단에 송부하도록 하면서 “국방동원정보체계에 업무연락을 올리면 F사단 전체가 볼 수 있냐”라고 물어보았고, D으로부터 “예”라는 답변을 들었음에도 위 보고서를 국방동원정보체계 업무연락에 올리라고 지시하였으며, 이에 D은 국방동원정보체계 업무연락에 수신처를 ‘F사단’으로 설정하여 이 사건 보고서를 게시하였다.
국방동원정보체계란 동원 및 예비군 관련된 정보자료(DB)를 국방부로부터 정부 부처, 육ㆍ해ㆍ공군 및 해병대, 관련기관과 상호 공유하면서 업무를 처리하는 전산체계를 말하는데, 국방동원정보체계에는 예비군 조직관리ㆍ운영지원ㆍ자원관리ㆍ교육훈련ㆍ예비전력관리 업무담당자 인사기록 등 예비군 운용에 관한 자료와 예비군동원자료, 인원동원에 관한 자료, 물자동원에 관한 자료 등이 구축되어 있다. 위 국방동원정보체계에는 보안검사를 위하여 비밀번호가 설정된 문서를 게시할 수 없고, 업무연락에 수신처를 ‘F사단’으로 설정하여 문서를 게시하는 경우 F사단 내에서 국방동원정보체계 접속 아이디를 부여받은 사람은 누구나 해당 문서를 볼 수 있다.
F사단에서 접속 아이디를 부여한 지휘관 등의 정확한 숫자는 명확하지 아니하나, 그중 자주 접속하는 동원처 직원들은 7명 정도이고, 다른 부서 직원들은 1년에 1~2회 정도 접속하고 있는바, 이들을 통한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 대한 전파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급기관에 보고하는 방법으로는 등기우편 발송 및 국방동원정보체계 게시가 있는데, 피고는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를 결정한 다음 날 직원을 통해 국방동원정보체계에 게시하면 F사단 전체가 볼 수 있다고 확인한 후 이 사건 보고서 및 징계청구서를 국방동원정보체계에 게시하였다.
국방동원정보체계에는 피고의 지시에 의하여 게시된 이 사건 보고서 및 징계청구서와 2021. 6. 16.경 원고와 관련된 ‘직위해제처분 무효 통보’ 문건 외에는 직위해제와 관련된 문서가 게시되어 있지 아니하고, 예비 전력 관리 업무담당자 인사관리 규정 및 훈령에는 직장예비군의 민간근로자에 대한 직위해제 등 징계가 문제된 경우 상급기관에 보고하는 규정이 없는바, 국방동원정보체계를 이용하여 상급기관에 징계 등 사안을 보고하는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협의회 회칙에 의하면 협의회의 직원 채용결정은 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협의회 의장의 승인이 있어야 하고(제55조 제7항), 직원의 휴직, 의원면직이나 직권면직은 협의회 의장의 명령, 직권, 승인(제58조, 제61조, 제63조)이 있어야 하며, 여단장은 채용된 직원에 대한 직위 및 임무를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제57조), 이 사건 협의회 의장의 승인 하에 채용된 직원에 대한 직위해제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없으나 위 권한은 다른 규정들에 비추어 협의회 의장의 권한으로 보이고, 피고는 상급기관 등에 이에 관한 문의를 하는 등 법률적 검토도 거치지 않았다.
손해배상의 범위
재산상 손해
원고는 피고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로 치료비 105,100원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나, 갑 제7, 8호증의 각 기재로부터 알 수 있는 원고의 병명, 치료 기간, 횟수 등 구체적인 치료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이나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위 치료비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위자료
앞서 인정된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는 불법행위를 하였고, 그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임을 경험칙상 명백하다.
나아가 이 사건 보고서 및 징계청구서의 구체적인 내용 및 전파 방법, 피고의 명예훼손 행위로 인한 원고의 피해 정도, 위 명예훼손 행위가 이루어진 동기, 경위와 그 후의 경과, 당사자들의 관계 등 이 사건 변론 전체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위자료 액수를 500만 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5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위 불법행위일인 2021. 5. 2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7. 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 밖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원고는 피고가 상급자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원고에게 업무 외적인 내용으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는 등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를 위반하였으므로, 그로 인한 위자료로 1,0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12호증의 기재를 비롯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이나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피고가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 2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노동조합 활동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원고는 피고가 자신의 금전적 이익을 위해 원고의 이 사건 협의회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의 정상적인 활동을 방해하여 형법 제314조를 위반하였으므로, 그로 인한 위자료로 1,0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13, 14호증의 각 기재를 비롯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이나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협의회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의 활동을 방해하여 형법 제314조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신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