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8,290,328원 및 그 중 5,000,000원에 대하여는 2024. 8. 3.부터,11,883,380원에 대하여는 2024. 12. 24.부터, 1,406,948원에 대하여는 2025. 10. 29.부터 각 2026. 6. 10.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10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여객자동차운수 및 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21. 2. 15. 피고에게 고용되어 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2024. 4. 30. 퇴직한 근로자이다.
2021년 단체협약의 체결
피고를 포함하여 7개 회사로 구성된 C협의회(이하 'C협의회'라 한다)는 2021년(유효기간 2021. 4. 1.부터 2023. 3. 31.까지) 각 회사의 근로자를 대표하는 D협의회(이하 'D협의회'라 한다)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이 사건 단체협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고(아래의 '갑'은 사용자 측을, '을'은 노동조합 측을 각 의미한다), 아래 규정들은 2023년(유효기간 2023. 2. 1.부터 2025. 1. 31.까지) 단체협약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 사건 상여금의 지급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단체협약 제13조에 따라 상여금(이하 '이 사건 상여금'이라 한다)을 지급하여 왔는데, 법정가산수당(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공휴일근로수당, 주휴수당, 연차휴가수당 등으로, 이하 통틀어 지칭할 때에는 '이 사건 각 수당' 또는 '법정수당'이라 한다)과 퇴직금을 산정하면서 이 사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전제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을 제4호증의 3, 4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
이 사건 상여금은 소정근로의 대가로 지급받은 금품이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그럼에도 피고는 이 사건 상여금을 제외하여 통상임금을 산정하고 이를 기초로 이 사건 각 수당을 산정하여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21. 9.부터 2024. 4.까지 이 사건 상여금을 포함한 통상임금을 기초로 재산정한 이 사건 각 수당에서 원고가 이미 지급받은 금액을 공제한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이 사건 상여금이 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0다247190 전원합의체 판결및 같은 날 선고 2023다302838 전원합의체 판결(이하 통틀어 '2024년 전원합의체 판결'이라 한다)의 통상임금 법리에 따를 때 이른바 고정성 요건과 무관하게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사실에 대하여는 다투지 않는다.
다만 원고의 청구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볼 때 신의칙에 위배되므로 허용될 수 없다.
피고는 원고와 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및 같은 날 선고 2012다94643 전원합의체 판결(이하 통틀어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이라 한다)의 선고 이후 이 사건 단체협약의 상여금 규정에 '재직자 조건'을 신설한 뒤 장기간 상호 합의에 따라 이 사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는 것을 전제로 한 임금체계를 유지하여 왔는데, 2024년 전원합의체 판결의 선고라는 외부적 변수에 따라 이 사건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은 피고와 원고 모두 예상하지 못한 사정변경에 해당한다. 2023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체결에 관한 교섭과정에서 피고를 포함한 사용자 측의 제안으로 이 사건 상여금을 시급화하여 통상임금으로 인정받을 기회가 있었으나, 원고가 속한 노동조합에서 이를 거부하여 그 파장이 확대되었다는 사정도 고려되어야 한다.
피고는 창원시로부터 준공영제에 따라 인정되는 비용만 보전받고 있으므로, 원고의 청구금액을 부담하기 어렵다. 나아가 원고의 청구가 인용될 경우 후속 소송이 예상되므로 이를 전체적으로 고려하면 피고가 부도위기에 처할 뿐만 아니라 시내버스의 정상적인 운행도 불가능하다. 실제로 E 주식회사(이하 '주식회사'의 기재는 생략한다)는 별건 임금사건의 패소로 회생신청을 한 상태이다.
피고와 그 소속 근로자들은 2021. 1. 14. 'F회사의 통상임금 소송결과'에 따라 개인별로 산정된 미지급 법정수당 등의 40%를 지급하기로 합의하고, 이러한 합의를 통해 이후 통상임금과 관련된 문제로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나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것을 확약함으로써 향후 이 사건 상여금 관련 통상임금 문제를 거론하지 않기로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재차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한 것은 금반언의 원칙에 어긋난다. 3.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2024년 전원합의체 판결의 요지
통상임금 개념에 관한 새로운 법리(이하 '새로운 법리'라고만 한다)의 선언 및 종전 판례 법리의 변경
통상임금은 실근로와 구별되는 소정근로의 가치를 반영하는 도구개념이므로, 계속적인 소정근로의 제공이 전제된 근로관계를 기초로 산정하여야 한다. 근로자가 재직하는 것은 근로계약에 따라 소정근로를 제공하기 위한 당연한 전제이다. '퇴직'은 정년의 도래, 사망, 해고 등과 함께 근로관계를 종료시켜 실근로의 제공을 방해하는 장애사유일 뿐, 근로자와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에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의 대가와는 개념상 아무런 관련이 없다. 따라서 어떠한 임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부가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임금의 소정근로 대가성이나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는 근로자라면 충족할 근무일수 조건, 즉 소정근로일수 이내로 정해진 근무일수 조건의 경우, 그러한 조건이 부가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임금의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설령 근로자의 실제 근무일수가 소정근로일수에 미치지 못하여 근로자가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더라도, 그 임금이 소정근로 대가성, 정기성, 일률성을 갖추고 있는 한 이를 통상임금에 산입하여 연장근로 등에 대한 법정수당을 산정하여야 한다. 통상임금은 실제 근무일수나 실제 수령한 임금에 관계없이 소정근로의 가치를 반영하여 정한 기준임금이기 때문이다. 반면 소정근로일수를 초과하는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은 소정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하여 지급되는 것이 아니고 소정근로를 넘는 추가 근로의 대가이므로 통상임금이 아니다.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 중 고정성을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로 삼은 부분,그에 따라 재직조건부 임금,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 성과급의 통상임금성을 고정성 인정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한 부분, 재직조건부 임금이 조건의 부가로 인하여 소정근로대가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판단한 부분과 그와 같은 취지의 종전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와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모두 변경한다.
새로운 법리가 적용되는 시적 범위
위와 같은 판례변경은 임금체계의 근간이 되는 통상임금 개념을 재정립하는 것이어서 집단적 법률관계인 임금 지급에 관한 근로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새로운 법리를 전면적으로 소급 적용하면 종전 판례를 신뢰하여 형성된 수많은 법률관계의 효력에 바로 영향을 미침으로써 법적 안정성을 해치고 신뢰보호에 반하게 된다. 따라서 새로운 법리는 이 판결 선고일 이후의 통상임금 산정부터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이 사건 및 이 판결 선고 시점에 이 판결이 변경하는 법리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 통상임금 해당 여부가 다투어져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들(이하 '병행사건'이라 한다)에는 구체적 사건의 권리구제를 목적으로 하는 사법의 본질상 새로운 법리를 소급 적용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12. 19. 이후 제공한 연장근로 등에 대한 법정수당은 새로운 법리에 따른 통상임금의 범위를 기초로 그 지급액을 산정하여야 하고, 2024. 12. 18.까지 제공한 연장근로 등에 대한 법정수당은 이 사건 및 병행사건을 제외하고는 종래 법리에 따른 통상임금을 기초로 산정하여야 한다.
이 사건 상여금의 통상임금 여부
이 사건은 2024년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 당시 재직조건부 임금에 해당하는 이 사건 상여금의 통상임금 여부가 다투어져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 해당하므로 2024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말하는 '병행사건'에 해당하고, 2024년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 당시 소송계속 중이었음이 분명하므로 이에 대해서는 2024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판시한 새로운 법리가 적용된다.
피고는 새로운 법리에 따를 경우 이 사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사실 자체는 다투지 않고 있다. 이 사건 상여금은 소정근로를 제공하기만 하면 그 지급이 확정된 것으로서 정기적 ·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으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통상임금에 산입하여 산정한 이 사건 각 수당 및 퇴직금에서 원고가 이미 지급받은 금액을 공제한 차액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인용 금액의 구체적 산정
미지급 법정수당
원고는 이 사건 상여금을 소정근로시간으로 나누어 통상시급 증가분을 산정한 후 여기에 근로일수에 해당하는 지급시수와 유급시간을 곱하여 미지급 법정수당의 액수를 산출하였는데, 피고는 이러한 산출방식에 관하여 다투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2021. 8.부터 2024. 4.까지의 기간에 관하여 이 사건 상여금을 포함한 통상임금을 기초로 재산정한 원고의 월별 미지급 법정수당은 별지 계산표의 '합계'란 기재와 같이 16,883,380원이다.
미지급 퇴직금
원고는 아래와 같은 산정방법에 따라 미지급 퇴직금을 계산하였고, 그 결과에 따라 2,124,643원을 청구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와 원고는 단체협약에서 2021. 9.경 준공영제가 시행된 이후 퇴직금을 기존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하기로 하였고, DC형은 매월 발생하는 임금 총액의 1/12를 적립하는 방식인바, 이러한 방법에 따라 계산하면 원고의 미지급 퇴직금은 1,406,948원이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8,290,328원(= 미지급 법정수당 16,883,380원 + 미지급 퇴직금 1,406,948원) 및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그 중 5,000,000원에 대하여는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24. 8. 3.부터, 11,883,380원에 대하여는 2024.12. 20.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부본 송달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24.12. 24.부터, 1,406,948원에 대하여는 2025. 10. 28.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부본 송달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25. 10. 29.부터 피고가 이 사건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2026. 6. 1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신의칙 위반 항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민법 제2조 제1항은 신의칙에 관하여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신의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의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해서는 안 된다는 추상적 규범으로서 법질서 전체를 관통하는 일반 원칙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의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권리의 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뢰를 제공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뢰를 하는 데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이러한 상대방의 신뢰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3다2390, 2406 판결, 대법원 2021. 6. 10. 선고 2017다52712 판결 참조).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므로, 그러한 주장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음이 원칙이다. 그러나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한다고 하여 그 노사합의의 무효 주장에 대하여 예외 없이 신의칙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본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그 노사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다만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강행규정보다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할 것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근로조건의 최저기준을 정하여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 향상시키고자 하는 근로기준법 등의 입법 취지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업을 경영하는 주체는 사용자이고, 기업의 경영 상황은 기업 내 · 외부의 여러 경제적 · 사회적 사정에 따라 수시로 변할 수 있으므로, 연장 · 야간 · 휴일근로수당 재산정에 따른 추가 법정수당 청구 등을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는 이유로 배척한다면, 기업 경영에 따른 위험을 사실상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근로자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 등이 사용자에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여 신의칙에 위반되는지는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5다217287 판결 참조).
즉, 연장 · 야간 · 휴일근로수당 재산정에 따른 추가 법정수당 청구가 기업에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지는 추가 법정수당의 규모, 추가 법정수당 지급으로 인한 실질임금 인상률, 통상임금 상승률, 기업의 당기순이익과 그 변동 추이, 동원 가능한 자금의 규모, 인건비 총액, 매출액, 기업의 계속성 · 수익성, 기업이 속한 산업계의 전체적인 동향 등 기업운영을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 기업이 일시적으로 경영상의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사용자가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경영 예측을 하였다면 그러한 경영상태의 악화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고 향후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신의칙을 들어 근로자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를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1. 12. 16. 선고 2016다7975 판결 등 참조).
인정 사실
을 제1, 17 내지 2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2014년 임금협정 관련 교섭 경과
G조합은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를 포함한 C협의회 소속 7개 회사를 상대로 2014년 임금협정 체결에 관한 교섭결렬을 이유로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였다(경남 2014조정14).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4. 6. 4. '2014년도 임금은 24일 근무기준 월평균임금 대비 112,000원(3.5%) 인상한다. 임금협정의 유효기간은 2014. 4. 1.부터 2015. 3.31.까지로 한다.'는 내용의 조정안을 제시하였고, 노동조합 측과 사용자 측에서 모두 위 조정안을 수락하였다.
한편 위 당사자들은 같은 날 2013년 단체협약 중 상여금 관련 규정(이하 '2013년 단체협약 상여금 규정'이라 한다)을 변경하는 보충협약을 체결하였는데, 2013년 단체협약 상여금 규정 등과 보충협약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관련 소송의 진행 경과 및 2016. 3.경 노사합의
H 노동조합에 소속된 근로자 중 일부는 F회사을 상대로 창원지방법원 2015가합35638호로 2013. 1.경부터 위 1) 나)항 기재 보충협약 체결 전인 2014. 5.경까지의 기간에 관하여 2013년 단체협약 상여금 규정에 따른 상여금을 포함하여 재산정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미지급된 임금 등을 청구하는 소송(이하 'F회사 종전 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하였다.
F회사 종전 소송의 제1심 법원은 2016. 11. 2. 2013년 단체협약 상여금 규정에 따른 상여금이 통상임금에는 해당하나, 이를 기초로 재산정한 추가 법정수당의 청구가 신의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위 소송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위 소송 원고들이 불복하여 부산고등법원(창원) 2016나25235호로 항소하였다.
이에 대하여 항소심 법원은 2020. 7. 9. 위 소송 원고들 중 항소취하간주된 사람들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의 청구에 대하여 그 청구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청구 원금은 전부 인용하되 지연손해금 일부만을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20. 7. 25. 확정되었다.
2023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관련 교섭 경과
사용자 측은 2023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교섭과정에서 노동조합 측에 '상여금에 대해서는 2023. 2. 1.부터 노사 합의에 의해 시급전환 한다. 시급전환에 대한월 평균임금은 345,076원(5.53%)으로 정한다.'는 내용의 임금협정 수정안을 제안하였으나 노동조합 측에서 이를 거절하였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기타: 상여금 시급전환에 대해서는 2023. 12. 31.까지 노사합의로 시급전환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조정안을 제시하였다.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법리와 함께, 앞서 본 기초 사실과 인정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청구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의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상여금은 아래 ①, ②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에 기초하여, 그리고 단체협약 및 임금협상 등 노사 협의에 따라 정해졌고 장기간그 규정이 유지되었으며 이를 제외한 통상임금을 기초로 산정된 기본급과 각종 수당의 증액 규모 및 임금총액의 규모 등을 정하여 왔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래 ③ 내지 ⑥에서 보는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상여금을 포함한 통상임금을 토대로 한 이 사건 각 수당 등의 지급 청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의를 공여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객관적으로 보아 피고가 그에 대한 신뢰를 하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통상임금은 근로기준법상 연장 · 야간 · 휴일근로 등에 대한 가산임금이나 해고예고수당을 산정하고 평균임금의 최저한이 되는 기준임금이다. 그런데 근로기준법은 통상임금의 범위에 대하여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원은 오랜 기간 판례를 축적하며 통상임금에 관한 해석론을 형성하여 왔고, 특히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은 '어떠한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는지는 소정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금품으로서 정기적 · 일률적 · 고정적으로 지급된 것인지를 기준으로 객관적인 성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이에 따라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하는 임금과 일정 근무일수를 충족하여야만 지급하는 임금은 조건 성취 여부가 불확실하므로 고정성이 부정되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그 후 피고를 포함한 사용자 측에서는 2014년 임금협정 관련 교섭과정에서 노동조합 측에 2013년 단체협약 상여금 규정에 '재직자 조건'을 부가하는 내용의 단체협약 변경을 요구하였고 2014. 6. 4.경 2013년 단체협약 상여금 규정에 '재직자 조건'이 추가되는 내용의 보충협약이 체결되어 지금까지 큰 틀에서 변함없이 이어졌다.
그런데 2014. 6. 4. 자 보충협약은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의 선고를 법률의 개정에 준하는 것으로 보아 2013년 단체협약 부칙 제2조 라.항에 기초하여 체결된 것으로 보이는 점,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2013년 단체협약 상여금 규정<1>의 변경을 노동조합 측에서 먼저 사용자 측에 요구하였을 개연성은 상당히 낮은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포함된 사용자 측에서 통상임금 산정에 위 상여금이 포함되지 않게 하려는 목적에서 의도적으로 2013년 단체협약 상여금 규정에 재직자 조건을 부가하였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 이후에도 통상임금으로 인정되기 위한 요건은 학계의 활발한 논의 대상이었고, 실무상으로도 재직조건부 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에 관한 소송이 계속 제기되었으며, 고정성 요건과 관련하여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과 다른 결론을 내는 하급심 선고들이 나오기 시작하였는바, 피고로서는 이 사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되어 추가적인 법정수당 등을 부담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고, 이를 대비할 만한 시간이 지나치게 부족하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피고도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 이후에도 위와 같이 고정성 개념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등의 사정으로 인하여 이 사건 상여금에 관하여 단체협약에 '재직자 조건'을 부가하였다고 하더라도 통상임금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 점을 고려하여 이러한 불안정성을 해소하고자 2023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교섭 당시 노동조합 측을 상대로 상여금의 시급전환을 제안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노동조합 측이 당초 사용자 측의 위와 같은 제안을 거부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원고는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24. 7. 29.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피고에게 이 사건 상여금이 통상임금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각 수당 청구 등을 하지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하더라도그 기간이 상당히 짧아 신의칙을 적용하기에 충분한 기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한편 을 제1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F회사 종전 소송이 확정된 이후 2021. 1. 14. 피고가 그 소속 근로자인 노동조합 대표 I과 F회사 종전 소송 결과에 따라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미지급 법정수당의 40%를 지급함으로써 이에 관하여 일체의 민형사상의 이의나 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된다.그러나 F회사 종전 소송에서는 2013년 단체협약 상여금 규정에 따른 상여금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가 쟁점이 되었던 점, 위 합의서는 F회사 종전 소송의 결과에 따라 받을 수 있게 된 2014. 5.경까지 발생한 미지급 법정수당에 관한 합의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합의서의 기재만으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향후 이 사건 상여금 관련 통상임금 문제를 거론하지 않겠다는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이 사건 소송 결과로 인하여 아래 ①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가 상당한 경영상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창원 시민의 생활 편의 또는 경제적 부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결과가 되지는 않을지 우려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위 1)에서 본 사정과 함께 아래 ② 내지 ④에서 보는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그러한 우려를 들어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피고는 2024년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른 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으로 인하여 이 사건 소송 결과를 포함하여 6,236,000,000원 상당의 미지급 법정수당 지급 채무를 부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한다. 한편 을 제2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영업이익은 2022년 이래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고, 2024년 순자산액은 3,600,824,000원(= 자산총계 11,001,559,000원 - 부채총계 7,400,735,00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재정상황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위와 같은 채무를 추가로 부담하게 될 경우 피고에게 상당한 경영상 어려움이 예상된다. 1년에 지급되는 이 사건 상여금이 월 기준임금의 600%이므로, 이 사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할 경우 피고가 추가로 부담하게 될 이 사건 각 수당 및 퇴직연금 추가 부담금의 규모는 임금협상 당시 노사가 상호 전제한 임금인상률을 훨씬 초과할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피고는 준공영제 정산지침에 따라 창원시로부터 월간 총운송원가 대비 수입금 부족분에 해당하는 재정지원금을 지원받고 있다. 따라서 피고의 경영지표상수익구조가 악화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이로써 피고가 중대한 재정난에 처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비록 창원시가 '관련 사건(2024가합100589 등) 소송 결과 관련 사건의 피고들이 관련 사건의 원고들에게 지급해야 할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그에 대한 추가적인 재정지원은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사실조회 회신을 하기는 하였지만(을 제22호증의 1), 피고가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피고가 이 사건을 비롯하여 유사한 관련 소송에서 추가로 인정되는 금액을 해당연도에 일시불로 지급할 수 있을 정도로 확보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연차적으로 이를 확보할 수도 있고, 노사 간 합의에 따른 분할상환의 가능성도 있다. 노사정위원회 등을 통한 제3의 방법 모색 또한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상황은 아니다. 결국 피고가 주장하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이나 '기업 존립의 위태'는 모두 모호하고 불확정적인 내용으로서, 추가 부담액이 어느 정도가 되어야 그러한 요건을 충족한다는 것인지 쉽게 알 수는 없으므로 이를 인정함에 있어서는 엄격하게 해석 · 적용하여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기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