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2021. 1. 16.부터 2023. 9. 16.까지 창원시 의창구 C건물, D호에 있는 'E'이라는 상호의 한약 및 한약제재 도소매업장(이하 '이 사건 한약방'이라 한다)에서 시간제 근로자로 근무하면서 고객 응대, 청소 및 관리 업무 등을 하였다.
이 사건 한약방의 사업자등록 명의자인 F은 1975년경부터 이 사건 한약방을 운영하여 오다가 2023. 7. 13. 사망하였고, 이 사건 한약방은 2023. 8. 1.자로 폐업처리되었다.
피고는 F의 아들로, 2008년경부터 창원시 진해구에서 'G'이라는 상호로 한약국을 운영하다가 2023. 9.경부터는 이 사건 한약방이 있던 점포로 이전하여 'H'이라는 상호로 한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위 근무기간 중 2021. 6. 1.부터 2023. 9. 16.까지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 7시간씩 근무하였는데, 위 기간 동안 주휴수당 합계 7,073,220원과 퇴직금 4,989,084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4, 8,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면접을 본 후 이 사건 한약방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였고, 이 사건 한약방에서 근무하는 기간 동안 실질적으로 피고의 업무지시를 받으면서 피고로부터 급여를 받아 왔으므로,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로서 원고에게 주휴수당 7,073,220원, 퇴직금 4,989,084원 합계 12,062,304원(= 7,073,220원 + 4,989,084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설령 피고를 원고의 실질적 사용자로 볼 수 없다 하더라도, 피고는 F의 단독 상속인으로서 F의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위 주휴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한약방을 운영한 사람은 F이고, 피고는 연로한 F을 위해 위 한약방 업무 일부를 도운 것일 뿐 원고를 직접 고용하거나 이 사건 한약방을 실제 운영한 사실이 없다.
원고가 제출한 근태사항 기록부만으로 원고 주장과 같은 주휴수당 금액이 정확히 산정되었다고 볼 수 없고, 또한 원고가 근무기간 동안 가져간 1,710,000원 상당의 약제비용이 정산되지 않았으므로, 적어도 위 금액이 원고의 임금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피고는 F의 재산을 한정승인하였으므로, 상속채무에 대한 지급책임이 없다.
판단
먼저 피고가 원고에 대한 임금 등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지에 관하여 본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반대로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63519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거시한 증거들, 갑 제3 내지 5호증, 을 제14, 1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실질적 근로관계를 맺고 원고에 대하여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라고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자신이 직접 원고를 채용하기 위한 면접을 보았고, F 명의 계좌의 스마트뱅킹 거래를 관리하면서 원고에게 급여를 이체하였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한약방 고객들과 전화 내지 대면 상담을 진행하고, 위 한약방에서 직접 약제를 조제하기도 하였다.
F은 사실상 2021. 8.경까지만 이 사건 한약방에 출근하였고, 그 이후로는 거의 한약방에 출근하지 않은 채 자신을 찾는 예약손님이 있는 경우에만 간헐적으로 한약방에 나왔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자신이 운영하는 한약국의 직원과 원고가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이 사건 한약방 영업에 관한 구체적인 업무연락을 주고받았다. 2021년~2022년에 있었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의 대화 내용을 보면, 원고가 이 사건 한약방의 손님과의 상담전화 내용이나 진료 예약, 비품 주문, 현금 결제 등 세세한 부분을 모두 피고에게 보고하고, 피고 역시 위 보고에 따라 업무지시를 하는 내용이 드러난다. 반면 원고가 F로부터 이 사건 한약방 업무에 관하여 직접적,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았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설령 피고가 이 사건 한약방 운영에 관여하면서 내부적으로는 F의 허락 내지 지시를 거쳤다 하더라도, 앞서 본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근로자인 원고와의 관계에서 지휘, 감독을 행하는 당사자는 피고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F이 2023. 7. 13. 사망한 이후에도 F이 사망하기 전과 동일한 형태로 원고에 대하여 업무지시를 하고, 원고의 출근부를 확인한 후 급여를 지급하였다.
이 사건 한약방에서 사용하는 계좌 명의, 임대차계약이나 비품 렌탈계약 명의 등이 모두 F로 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한약방의 사업자등록 명의자가 F로 되어 있기 때문이었을 뿐 이러한 사정만으로 F이 위 한약방을 실질적으로 계속 운영하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원고도 F을 '큰원장님'이라고 지칭하면서 이 사건 한약방의 명의자가 F임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전제로 하더라도, F과 피고와의 중첩적 책임이 성립할 수 있을지는 별론으로, 피고의 사용자로서의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판단함에 영향이 없다.
나아가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한약방에서 근무하면서 주휴수당 7,073,220원, 퇴직금 4,989,084원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관하여 피고는, 위 주휴수당 산정의 근거가 된 원고 제출의 근태사항 기록부를 믿을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는 근무기간 동안 근태사항 기록부를 작성하여 매월 카카오톡을 통해 피고에게 제출하였고, 피고는 이를 바탕으로 원고에게 급여를 이체하여 왔음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한 피고는 원고가 근무기간 동안 가져간 약제대금 1,710,000원이 임금에서 공제되어야 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갑 제2호증의 일부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할 약제대금이 정산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 및 퇴직금 합계 12,062,304원(= 7,073,220원 +4,989,084원)과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이후인 2023. 10.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김은엽(재판장) 김주미 박애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