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원심판결
이유의 법령의 적용 중 피고인 A의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2항"을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2항"으로 경정한다.
이유
항소이유
사실오인, 법리오해
붕괴된 조적벽은 작업범위 밖에 있는 것이어서 피고인들에게 안전조치를 할 의무가 없었다. ② 사고 이전에 있었던 굴착공사 등과 사고 당일 있었던 거푸집 해체작업 사이에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어서 거푸집 해체작업으로 인하여 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니므로 인과관계가 부정된다. ③ 착공 이전에 발급받은 안전성평가보고서에서 특별한 위험이 지적되지 아니하였고, 발주처가 위험을 지적한 바도 없어 피고인들로서는 사고를 예견할 수 없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피고인들은 무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판결의 형(피고인 A :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 피고인 B 주식회사 : 벌금 8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굴착작업으로 인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를 정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규칙'이라 한다) 제341조는 제1항에서 '사업주가 조적벽등의 건설물에 근접한 장소에서 굴착작업을 할 때에 해당 건설물의 파손 등에 의하여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건설물을 보강하거나 이설하는 등 해당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규칙 제341조 제1항의 취지는, 사업주가 조적벽 등의 건설물에 근접한 장소에서 굴착작업을 하는 도중에 건설물의 파손 등이 실제로 발생되어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 뿐 아니라, 굴착작업을 할 때에 건설물의 파손 등의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하여 작업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해당 건설물을 보강하는 등의 위험 방지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굴착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건설물이 붕괴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건설물 자체의 노후나 굴착작업 등이 원인이 되어 건설물이 붕괴될 우려가 발생되어 있는 경우에는 규칙 제341조 제1항에 따라 그 위험 방지조치를 취하여야 하며,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행위는 바로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항을 위반한 것에 해당한다. 그리고 나아가 그와 같은 위험 방지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결과실제로 건설물이 붕괴되어 공사현장에서 작업하는 근로자가 사망에 이르렀다면, 비록건설물의 붕괴가 굴착작업 후에 발생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붕괴의 원인이 그와 같은 위험 방지조치의 의무 위반에 있는 이상 이는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항 및 규칙 제341조 제1항을 위반한 것에 해당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4. 8. 28. 선고 2013도3242 판결 참조).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B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가 도급받은 별관동 승강기 설치공사는 별관 계단실 쪽 창호, 조적벽돌을 철거하고, 그 앞에 승강기 구조물을 설치하는 공사 등을 포함하고 있다.
피고인 회사는 2023. 1. 2. 기존 벽체 커팅작업, 치장벽돌 철거, 창호철거, 내부 텍스 해체, 기존 창호 보호(합판) 작업, 2023. 1. 3. 1층 옹벽철거, 2~5층 벽체철거, 폐기물 반출, 철거면 정리, 2023. 1. 6. 기초 터파기, 먹매김 작업, 토사반출, 폐콘반출, 2023. 1. 16. 피트(PIT) 벽체 거푸집 작업을 하였고, 사건 당일인 2023. 1. 26. 거푸집 해체 작업 등을 하였다.
피고인 회사가 제출한 교육시설 안전성평가 중 굴착공사 및 발파공사에 의한 영향조사 부분에 의하면 '별관동 : 건물상태 양호. 당 현장은 각층 조적벽 깨기, 기초 굴착 깊이 2.45m 공사로 교내 건물 공사로 인한 피해는 적을 것으로 예상됨, 별관동 내부 전경 : 건물상태 양호. 당 현장은 각층 조적벽 깨기, 방화문, 데코타일, 창호등 철거공사로 교내 건물 피해는 일정부분 예상됨'이라는 기재가 있고, 해체공사에 의한 영향조사에 의하면, '조적, 치장벽돌, 창호, 방화문 등 비내력벽 철거로 별도의 구조안전성 검토는 하지 않음. 필요시 파이프써포터 보강지지 예정'이라는 기재가 있다. 발주처인 경상남도교육청 창원교육지원청 교육장은 2023. 1. 19. 안전성 평가 검토 결과 적정으로 평가하였다.
㈜ N에서 시행한 긴급안전점검 보고서에는 붕괴의 원인에 대하여 '① 준공후 약 25년 경과된 시설물로서 노후화에 의한 모르타르의 접착력 감소 및 아연도금 및 녹막이칠이 안된 부속철물의 부식 등 유지관리의 문제, ② 붕괴된 벽체 및 잔해물 확인결과 연결철물의 설치는 없거나 확인이 불분명한 상태로 건축공사표준시방서(1995년)의 연결철물 설치와는 상이함, ③ 1개 층이나 높이 5m 이하의 지지 받침부가 없이 연속(5층)되게 시공되어 치장벽돌의 자중을 지지할 수 없는 상태. 연속된 치장벽돌 확인 참조. ④ ①~③의 불안정한 상태에서 거대 플래카드 등 설치로 인한 강풍시 벽체에 반복 진동 하중 및 외부 충격 등 외력이 원인으로 판단된다'고 기재되어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과학수사연구소 감정결과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기재가 있다.
검토의견
해당건물의 조적벽 상세 시방서가 제시되지 않아 조적벽 정상시공 여부에 대한 논단이 제한되나, 상기 1. 나항에서 붕괴구간 및 철거구간 1의 콘크리트 벽면에서 표준시방서의 긴결철선으로 식별되는 철선의 형태 및 흔적이 보이지 않는 점을 고려할 때 붕괴구간의 조적벽은 긴결철선이 시공되지 않아 벽의 좌우양단 이음부에서 수평하중을 지지하는 견고하지 않은 형태로 시공되었을 가능성이 있음.
상기 2. 가항의 견고하지 않은 형태의 조적벽은 상기 1. 가항의 철거구간 1에서 붕괴구간의 조적벽과 연속한 이음부가 철거되며, 내력이 저하되어 공사 중 진동, 충격등이 포함될 수 있는 외력이 작용하여 붕괴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붕괴 및 파손으로 외력의 직접적 논단은 불가함.
감정건물은 1996년에 설계된 비교적 오래된 건물임에도 상기 1. 다항에서 붕괴구간의 구조안전성, 낙하, 전도 위험성 등이 검토되지 않은 점, 1. 라항에서 외부비계 및 낙하물방지망이 계획에 따라 설치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적절한 안전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됨. 3. 감정결과 이상의 검사 및 검토결과 붕괴구간의 조적벽 은 건축당시 견고하지 않은 상태로 시공되고, 금번 공사 시 붕괴구간의 조적벽과 연속한 이음부가 철거되며 내력이 저하되어 붕괴되었을 가능성이 있음.
판단
위 인정사실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 ① 붕괴된 조적벽은 1997년 준공되어 사고 당시 준공일로부터 26년 정도가 지나 노후화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 회사는 승강기 설치를 위하여 창호를 떼어내고 벽체를 철거하는 진동, 충격이 있는 작업을 한 점, ③ 피고인 회사는 철거 작업 3일 후 사고가 발생한 조적벽에서 60cm 가량 떨어진 곳에서 포크레인으로 굴착공사를 한 점, ④ 사고 당일에도 거푸집 해체 작업이 있었는데, 위 작업도 진동, 충격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⑤ 발주처에서 치장벽돌(조적벽)의 안전성과 관련한 안내를 받지 못하였고, 사고가 발생한 조적벽이 승강기 설치공사의 대상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조적벽 철거, 굴착공사 등으로 인하여 조적벽이 붕괴될 경우 그 아래에서 작업을 하던 근로자들이 재해를 당할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⑥ 굴착작업이 완료된 2023. 1. 6.부터 사건 당일인 2023. 1. 26.까지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였으나, 조적벽 붕괴의 원인이 그와 같은 위험방지조치 의무 위반에 있는 이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을 인정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현장소장인 피고인 A으로서는 별관 조적벽이 붕괴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국 피고인 A은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2항, 규칙 제341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들 주장과 같이 붕괴된 조적벽에 연결철물이 설치되지 않는 등 시공상의 부실이 있거나, 현수막 고정을 위한 앵커와 강풍 등에 의한 진동이 조적벽 붕괴에 영향을 주었을 여지가 있다. 그러나 피고인 A이 조적벽 붕괴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점, 피고인 A은 자재 반납 등을 이유로 사고 당시에 현장에 있지 아니하였는데 만일 현장에서 감독을 하고 있었다면 사고 직전 전조증상을 파악해 피해근로자들을 대피시켰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 A의 의무위반과 이 사건 사고와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부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 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인들이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의 양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변경된 사정이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죄전력,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변론에 나타난 양형 조건을 다시 면밀히 살펴보더라도, 원심의 형은 적정하고, 양형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할 정도로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의 이유에 잘못이 있음이 분명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경정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수빈(재판장) 권수아 한나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