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선원들(이하 "이 사건 선원들"이라 한다)에게 금품및 퇴직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는 선박소유자가 아니다. 설령 피고인이 선박소유자의 지위에 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선원들이 근무한 선박인 K호와 B호는 별개의 것이고 근로계약도 모두 별도로 체결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선원들이 각 선박마다 계속 근로한 기간은 6개월 미만이므로, 피고인은 이 사건 선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2,000,000원 등)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
<생략>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 사정들을 들어 피고인은 선박인 K호 및 B호를 실질적으로 관리하면서 퇴직금 지급에 관한 권한과 책임을 가지는 자로서 선원법에서 규정한 선박소유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러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도2123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더하여 당심에서 진행한 I에 대한 증인신문결과와 피고인이 당심에 제출한 증거목록 순번 1 판결문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선원들에게 금품 및 퇴직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는 선박소유자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피고인의 나머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해서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도 없다).
선원법상 "선박소유자"란 선주, 선주로부터 선박의 운항에 대한 책임을 위탁받고 이 법에 따른 선박소유자의 권리 및 책임과 의무를 인수하기로 동의한 선박관리업자, 대리인, 선체용선자 등을 말한다고 하여(제2조 제2호), 선박소유자의 범위를 한정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선박소유자는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인 선원이 퇴직하는 경우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승선평균임금의 30일분에 상당하는 금액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마련하여야 하고(제55조 제1항 본문), 계속근로기간이 6개월 이상 1년 미만인 선원으로서 선원근로계약의 기간이 끝나거나 선원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로 선원근로계약이 해지되어 퇴직하는 선원에게 승선평균임금의 20일분에 상당하는 금액을 퇴직금으로 지급하여야 하며(제55조 제5항), 선원이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수당,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제55조의2 본문). 위와 같은 선박소유자의 의무는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사용자가 부담하는 금품 및 퇴직금 지급 의무와 유사하게 규정되어 있다. 여기에 선원법의 목적이 선원의 직무, 복무, 근로조건의 기준, 직업안정, 복지및 교육훈련에 관한 사항 등을 정함으로써 선내 질서를 유지하고, 선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 향상시키며 선원의 자질 향상을 도모하고자 하는 데에 있다(제1조)는 점을 아울러 고려하면, 선박소유자는 실질적으로 선박을 관리하면서 금품 및 퇴직금 지급에 관한 권한과 책임을 가지는 사람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K호는 2015. 6. 24.경부터 피고인과 피고인의 아들인 L이 공동으로 소유하다가 2017. 7. 17.경 피고인이 L에게 자신의 지분을 증여하여 L의 단독소유가 되었고, 2020. 7. 7.경 L이 피고인의 또 다른 아들인 I에게 매도하여 I의 단독소유가 되었다. K호가 조업 중 기관 부분이 고장 나자 I은 2020. 11. 2.경 B호를 매수하였다. B호는 2022. 5. 19.경 I이 피고인의 배우자인 H에게 매도하여 H의 단독소유가 되었고, 2022. 11. 16.경 H이 피고인에게 1/10 지분을 증여하여 현재 피고인과 H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이 사건 선원 D은 2020. 3. 30., E은 2020. 4. 6., J은 2020. 4. 6. 승무선박을K호로 하여 당시 선주인 L과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G은 2020. 8. 28. 승무선박을K호로 하여 당시 선주인 I과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이 사건 선원들은 2020.11. 13. 승무선박을 B호로 하여 당시 선주인 I과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즉, 피고인은 이 사건 선원들과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이 사건 선원들이 근로한 기간 동안 K호 및 B호에 관한 소유권도 없었다.
I은 특별사법경찰에게 '피고인이 K호 및 B호를 관리하였고, 본인과 L은 급료를 받았으며, 당시 본인의 직책은 과장이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된 진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I은 당심 법정에서 '본인은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받은 보험금으로 선박을 매수하였다. 본인이 이 사건 선원들의 임금, 근로조건 등 B호의 경영에 관하여 결정하였고, 경리직원 등을 통하여 직접 업무를 지시하였으며, 급여 등 사업경비 역시 본인의 자금에서 본인 명의의 계좌로 지급하였다. 본인이 직접 승선하지는 않았지만, 입출항 기록이 휴대전화 메시지로 전달되기 때문에 이 사건 선원들의 출퇴근내역을 계속 파악하고 있었다. 이 사건 선원들과 대화를 하면서 본인을 소위 바지 사장으로 생각한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 피고인은 경험이 많기 때문에 본인의 사업에 도움을 주었을 뿐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또한 앞서 본 위 진술서에는 '본인과 L은 명의상 대표가 아니라 사업을 하였으며, 선박에 대한 현장업무를 비롯하여 행정, 사무등 전체적으로 관리를 하였다.'는 내용도 기재되어 있어 위 진술서의 일부 기재 내용만으로는 피고인이 K호 및 B호의 선주라거나 선주로부터 선박의 운항에 대한 책임을 위탁받고 선박소유자의 권리 및 책임과 의무를 인수하기로 동의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위 각 선박의 경리업무를 담당하였던 F은 원심 법정에서 '본인은 L과 I에게 고용되어 업무를 지시받았고, 위 사람들로부터 월급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위 사람들이 본인의 사용자라고 생각하였다. L이 D, E, J과, I이 G과 각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L과 I이 위 각 선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근로조건이 어느 정도 협의가 되면 그 내용을 본인에게 말해주었고 본인이 그에 맞추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이는 I의 당심 법정진술과도 부합한다.
D과 E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K호 및 B호에 관하여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였고, 본인의 근로조건에 관하여도 실질적으로 관여하였다.'는 취지로 각 진술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선원들은 이 사건과 관련하여 고소장에 피고소인을 I으로 기재하여 고소하였고, 이후 D이 고소인 조사를 받으면서 피고인이 위 각 선박의 실제 운영자라며 고소장에 기재된 피고소인의 이름을 피고인으로 수정하였다. 또한 I이 이 사건 선원들을 피고로 하여 제기한 선급금 반환소송(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23가단32449호)에서 이 사건 선원들은 각 근로계약의 상대방이 I이라고 전제한 뒤 각 근로계약에 따라 수령한 금액을 I에게 반환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만 주장하였다. 이에 위 사건의 판결에서도 "I은 K호(2020. 11.경까지), B호(2020. 11.경 이후)의 선주이고, 이 사건 선원들은 I에게 고용된 선원들이다."고 인정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D과 E의 각 진술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을 받아들이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해서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도 없다),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다시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고, 위 제2의 다. 2)항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주연(재판장) 김나영 어승욱
별지<생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