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 제천지원판결

청주지방법원 제천지원 2021. 1. 14. 선고 2020가합10049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77,556,797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7. 31.부터 2021. 1. 14.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3/5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제천시 C 건물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이라 한다)의 건축주이고, 원고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비계공으로 일한 일용직 근로자이다.

나.

원고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근무를 시작한 첫날인 2016. 7. 31. 07:00 ~ 08:00경 비계 설치 작업을 하던 중 2층(높이 약 4m) 작업 발판에서 추락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제2요추에 방출성 골절, 좌측 경골 상단의 골절, 좌측 십자인대 염좌 등의 상해를 입었고, 근로복지공단은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입은 상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원고에게 요양급여 9,407,780원, 휴업급여 18,416,440원, 장해급여 47,778,5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관련 법령

구 산업안전보건법(2016. 1. 27. 법률 제139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산업안전보건법’이라고만 한다), 동법 시행령(2016. 10. 27. 대통령령 제275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동법 시행규칙(2016. 10. 28. 고용노동부령 제1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2017. 2. 3. 고용노동부령 제1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중 이 사건과 관련된 규정은 별지1 기재와 같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1)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먼저, 원고는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로서 고용계약상 의무에 부수한 안전보호의무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원고를 직접 고용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앞서 본 관련 법령에 따르면 피고는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사업주로서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이 사건 공사 현장과 같이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비계 설치 작업을 하는 경우 추락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안전난간을 설치하고, 작업의 성질상 안전난간을 설치하는 것이 곤란한 경우 안전방망을 설치하거나 근로자로 하여금 안전대를 사용하도록 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하며, 사업장의 관리감독자로 하여금 추락재해 방지, 보호구 착용에 관한 사항 등에 대해 특별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사 현장의 관리감독자인 현장소장은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일 현장에 출근하지 아니하여 원고에게 안전에 관한 특별교육을 실시하지 않았고, 원고가 작업을 하던 장소에는 안전난간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추락방지용 안전방망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으며, 안전대를 사용하도록 하는 추락위험 방지 조치도 취해지지 아니한 사실에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나아가 위와 같은 피고의 특별교육실시의무, 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는 현장에 관리감독자가 상주하더라도 모든 사고를 막을 수는 없으므로, 현장 관리감독자의 부재와 이 사건 사고 발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관리감독자가 작업 시작 전 원고에게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특별교육을 실시하고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였더라면 이 사건 사고 발생을 방지할 수 있었을 개연성을 배제하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더구나 특별교육과정에서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술을 먹은 원고를 발견하고 위험한 비계작업에서 배제할 수도 있었다).

(2)

피고는 원고가 담당한 비계 설치 작업의 특성상 사업주가 추가로 취하여야 할 안전조치 의무는 상정하기 어려우므로, 피고는 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다른 근로자의 안전을 위하여 설치하는 비계 작업에는 추락 위험이 수반되고,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산업안전보건법은 비계 설치 작업 시 추가로 안전방망을 설치하거나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하는 조치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피고가 이러한 의무를 위반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3)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발생 직전 술을 마셨고, 이 사건 사고는 전적으로 이러한 원고의 과실로 발생한 것이라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을 제1, 2, 5,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증인 D, E의 각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발생 며칠 전까지도 수면장애 등을 이유로 매일 상당한 양의 음주를 반복해 온 사실, 원고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출근하기 직전 현장 앞 마트에서 맥주 1~2캔을 사마셨던 사실, 이 사건 사고 발생 전 후에 원고 주변 사람들은 원고에게서 술 냄새가 났다고 말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당시 원고가 이 사건 공사 현장 앞에서 사 마신 술의 양은 맥주 1~2캔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에게서 술 냄새가 났다는 증언만으로는 주취 정도를 가늠하기 어려워 음주가 추락의 직접적이고 유일한 원인이 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② 이 사건 공사 현장에 관리감독자가 있었다면 원고의 주취 상태를 확인하고 작업에서 배제하거나 주의를 주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이러한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던 점, ③ 원고의 음주가 사고 발생에 기여하였더라도, 안전방망이나 안전대 사용 등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안전조치의무가 이행되었다면 사고를 방지하거나 손해의 확대를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음주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의 책임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다.

나.

책임의 제한

다만, 원고는 비계공으로서 4m 높이 건물에서 작업할 때 추락 위험이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으므로, 작업 시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출근하기 직전에 음주를 하고 안전대를 착용하지 아니한 채 작업에 임하여 이 사건 사고의 발생과 손해 확대에 기여하였다. 나아가, 피고에게는 앞서 본 것과 같이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를 위반한 잘못이 있으나, 이 사건 사고 당일 새벽 이 사건 공사 현장의 관리감독자인 현장소장이 모친상을 당하여 현장에 없었고, 원고가 음주한 상태에서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출근하자마자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여 피고로서는 원고에 대한 안전조치를 강구하는데 한계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50%로 제한한다.

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1)

일실수입

다툼 없는 사실, F병원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및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일실수입 계산의 근거가 되는 인적사항, 가동연한, 직업 및 임금<1>, 노동능력상실율은 별지2 손해배상액 계산표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다(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리고, 손해배상금의 사고시의 현재가치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 인법에 따른다).

위 기준에 따라 원고의 일실수입을 계산하면, 별지2 손해배상액 계산표 중 ‘총 일실수입’란 기재와 같이 234,670,595원이 된다(원고는 요양기간인 사고일부터 2017. 2. 28.까지의 일실수입은 청구하고 있지 않으므로, 위 기간 동안의 일실수입 및 휴업급여, 요양급여 상당액의 공제 여부는 판단 범위에서 제외한다).

2)

책임제한 후 일실수입

가)

피고의 책임비율 : 50%

나)

계산 : 117,335,297원(= 234,670,595원 × 50%)

3)

공제

2017. 3. 1.부터 가동연한까지의 일실수입에 관하여 앞서 인정한 과실비율에 따라 책임제한을 한 117,335,297원에서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장해급여 47,778,500원을 공제하면 69,556,797원이 된다.

4)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 사고로 인한 상해의 부위와 정도, 원고의 나이, 직업, 원고와 피고의 과실의 정도, 그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의 위자료를 8,000,000원으로 정한다.

5)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 77,556,797원(= 일실수입 69,556,7975원 + 위자료 8,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6. 7. 31.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1. 1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남준우(재판장) 김새미 권은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