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판결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21. 12. 22. 선고 2019가단24820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1 목록 중 제1항의 ‘피고의 원금’란 기재 각 금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의 지연손해금’란 기재 각 금원을 지급하라.

2.

피고인수참가인은 피고와 연대하여 제1항 기재 금원 중 원고 B, C, D, E, F, G, H에게 별지 1 목록 중 제2항의 ‘참가인의 원금’란 기재 각 금원 및 이에 대하여 ‘참가인의 지연손해금’란 기재 각 금원을 지급하라.

3.

원고 A, B, C, G, H의 피고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와 원고 B, C, D, E, F, G, H의 피고인수참가인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 원고 A의 피고인수참가인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의 1/20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고, 원고들과 피고인수참가인 사이에 생긴 부분의 2/5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인수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5.

제1, 2항은 각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들은 택시운송업을 영위하는 피고 소속 택시기사로 근무하고 있거나 근무하던 자들로, 각 근무기간은 아래 [표 1]과 같다(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근무기간은 2016. 10. 1.부터 2019. 6. 17.까지이므로, 2016. 10. 1. 이전의 근무기간은 생략하였다).

[표 1] 원고들의 각 근무기간

나.

피고와 그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종전 임금협정은 소정근로시간을 1일 8시간(월 200시간)으로 정하고 있었는데, 피고와 위 노동조합은 2015. 12. 30. 소정근로시간을 월 90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2015년 임금협정을 체결하고, 이를 2016. 1. 1.부터 시행하기로 하였다.

다.

대전고등법원 청주재판부는 2019. 6. 26. 피고의 2015년 임금협정 중 위 나.항과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부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2016. 1. 1. 이후의 소정근로시간이 8시간임을 전제로 계산한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2016. 9. 30.까지의 최저임금 상당액과 실제 지급된 임금 간의 차액을 추가로 지급할 것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2018나2791호), 그 판결은 2019. 9. 26. 심리불속행기각으로 확정되었다.

라.

피고의 대표자인 K과 피고인수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의 대표자인 L는 2019. 12. 31. L가 10억 원에 피고의 주식과 보유 차량, 운송사업면허 일체를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L는 인수대금 중 7억 3,000만 원을 2020. 2. 14.까지 K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2억 7,000만 원을 2020. 2. 14. 법무법인 M에 보관(에스크로)시켰다.

마.

2020. 4. 7.자로 피고와 참가인의 명의로 ‘I 영업 양도·양수 합의서’가 작성되었는데(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 그 중 제2항은 다음과 같다.

바.

2020. 4. 7.자로 피고와 참가인의 명의로, 법무법인 M에 위 라.항과 같이 보관시킨 2억 7,000만 원 중 2억 원을 양수인(참가인)(대표사원 L)에게, 7,000만 원을 양도인(피고)(대표이사 K)에게 각 지급하고, ‘A에 대한 합의 등의 문제는 양수인이 나서서 한다’는 내용의 인출의뢰서가 작성되었다(위 인출의뢰서와 이 사건 합의서 모두 양도인과 양수인란에 법인의 상호가 기재되어 있으나, K과 L가 각각 서명, 무인하였고, 법인인감 등은 날인하지 아니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2, 3, 4, 6, 7, 8, 9, 12호증, 병 제1 내지 3, 6호증(가지번호 있는 서증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모두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임금 지급채무의 존부에 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피고에 대한 청구원인

앞서 본 기초사실에 의하면, 2015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의 단축에 관한 부분은 원고들에 대한 관계에서 그 효력이 없고, 달리 원고들과 피고가 유효하게 소정 근로시간의 단축에 관한 합의를 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으므로, 2016. 10. 1. 이후로도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은 1일 8시간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이를 전제로 시급 최저임금을 적용하여 계산한 금액(최저임금 상당액)과 비교하여 원고들에게 실제로 지급한 임금이 이에 미달하는 경우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에게 그 차액 상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이하 원고들이 이 사건 소로써 구하는 금원을 일괄하여 ‘이 사건 임금채무’라 하고, 그 금액에 관하여는 뒤에서 본다).

2)

참가인에 대한 청구원인

가)

원고는 참가인이 이 사건 임금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하였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이 사건 합의서는 참가인이 피고의 임금채무 해결을 위하여 나서주겠다는 의미로 작성하였고, 이 사건 합의서에 기하여 참가인 측이 보관 중이던 1억 원을 피고 측에 교부하여 지급의무가 모두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는바, 그 주장 취지가 불분명하나 일응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만 이 사건 임금채무 중 1억 원을 부담할 의무가 있을 뿐이라는 이행인수의 주장으로 보고 판단한다.

나)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2. 13. 선고 2003다5156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사업이나 부동산을 매수하는 사람이 근저당채무 등 그 부동산에 결부된 부담을 인수하고 그 채무액만큼 매매대금을 공제하기로 약정하는 경우에, 매수인의 그러한 채무부담의 약정은 채권자의 승낙이 없는 한 매도인 측을 면책시키는 이른바 면책적 채무인수라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나아가 그러한 약정이 이행인수에 불과한지 아니면 병존적 채무인수 즉 제3자를 위한 계약인지를 구별함에 있어서 그 판별 기준은 계약 당사자에게 제3자 또는 채권자가 계약 당사자 일방 또는 채무인수인에 대하여 직접 채권을 취득케 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할 것이고, 구체적으로는 계약 체결의 동기, 경위 및 목적, 계약에 있어서의 당사자의 지위, 당사자 사이 및 당사자와 제3자 사이의 이해관계, 거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의사를 해석하여야 하는 것인데, 인수의 대상으로 된 채무의 책임을 구성하는 권리관계도 함께 양도된 경우이거나 채무인수인이 그 채무부담에 상응하는 대가를 얻을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이행인수가 아닌 병존적 채무인수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다5462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기초사실에 더하여 을 제17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합의서는 이행인수가 아니라 이 사건 임금채무에 관한 병존적 채무인수의 약정으로 해석함이 상당하고, 병 제10호증의 기재와 증인 N의 증언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①

앞서 보았듯 이 사건 합의서의 문언은 ‘양수인이 부채를 인수하여 책임진다’는 것일 뿐 아니라, 이 사건 합의서는 L가 K로부터 피고의 영업을 양수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 합의서 작성 당시에는 이미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이 사건 소송이 계속 중이었는바, 이 사건 합의서에 따라 참가인이 ‘인수하여 책임지기로 한’ 채무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이 이 사건 소로써 구하는 이 사건 임금채무도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②

이 사건 합의서와 별도로 K과 L는 각자 피고 및 참가인의 대표 자격으로 2020. 4. 7.자로 수기(手記) 합의서(을 제17호증)를 작성하였는데, 그 내용은 피고의 부채와 감차(減車) 내역 등에 관하여 쌍방이 합의한다는 것에 더하여 ‘단, A에 건에 대해 양수인이 법적조치를 일체 책임진다’는 것인바, 위 문언의 취지는 일차적으로는 원고 A 등이 제기한 이 사건 소송에 참가인이 대응한다는 것이나, 나아가 그 소송의 대응에 실패할 경우 발생할 채무에 대해서는 참가인이 변제할 책임을 진다는 의미로 보인다(N은 이와 다른 취지로 이 법정에서 증언하였으나,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그렇다면 참가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합의서 기재 약정의 체결로써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임금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결국 피고와 연대하여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참가인이 이 사건 임금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법 제454조는 제3자가 채무자와의 계약으로 채무를 인수하여 채무자의 채무를 면하게 하는 면책적 채무인수의 경우에 채권자의 승낙이 있어야 채권자에 대하여 그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하고 있으며(대법원 2012. 5. 24. 선고 2009다88303 판결 참조), 이는 피고와 참가인 간에 영업양도가 이루어졌다고 하여 달리 볼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을 제16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참가인의 채무인수에 원고들이 승낙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을 제16호증은 그 문언상 2억 7,000만 원으로 이 사건 임금채무를 포함한 원고들과 피고 간의 일련의 채권·채무를 정산하여 인수인인 L가 지급한다는 내용이나, L는 여기에 입회인으로만 무인하였고, K은 날인조차 하지 아니하였는바, 실제로 을 제16호증에 기재된 내용대로의 합의가 원고들과 피고, 참가인 사이에 성립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참가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합의서는 경솔로 인한 불공정한 법률행위이거나,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이다. 적어도 참가인의 대표자인 L는 이 사건 합의서의 내용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이를 다른 내용의 문서로 오인하고 날인하였는바(이른바 기명날인의 착오), 2021. 11. 1.자 준비서면 송달로써 이 사건 합의서를 취소한다. [한편 참가인은 위와 같이 주장하며 청구기각 또는 인수참가신청의 각하를 구하나, 소송 계속중에 소송목적인 의무의 승계가 있다는 이유로 하는 소송인수신청이 있는 경우 신청의 이유로서 주장하는 사실관계 자체에서 그 승계적격의 흠결이 명백하지 않는 한 결정으로 그 신청을 인용하여야 하는 것이고, 그 승계인에 해당하는가의 여부는 피인수신청인에 대한 청구의 당부와 관련하여 판단할 사항으로 심리한 결과 승계 사실이 인정되지 않으면 청구기각의 본안판결을 하면 되는 것이지 인수참가신청 자체가 부적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5. 10. 27. 선고 2003다66691 판결 참조). 따라서 이하에서는 원고들의 참가인에 대한 청구의 당부에 관하여서만 본다.]

2)

판단

가)

경솔로 인한 불공정한 법률행위 주장

민법 제104조의 불공정한 법률행위의 법리가 적용되려면 그 주장하는 측에서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하였음을 증명하여야 하고, 그 법률행위가 현저하게 공정을 잃었다 하여 곧 그것이 경솔하게 이루어진 것이라고 추정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69. 7. 8. 선고 69다594 판결 등 참조).

병 제1, 4, 5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N의 증언에 의하면, K과 L는 2019. 12. 31.자 양수도계약 당시 ‘소송진정건 2억에 대하여 갑(K)이 책임진다’고 합의하였던 사실, 이후 피고가 관할관청으로부터 감차(減車)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생겨 계약의 이행 여부나 양수도대금의 액수에 관하여 분쟁이 발생하였고(L가 2020. 2. 28.자 내용증명우편으로 K에게 양수도대금의 반환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K과 L, 원고 A이 2020. 3. 4.자로 감차 1대당 2,000만 원으로 계산하여 양수도대금에서 환불하되 법무법인 M에 보관시킨 나머지 대금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내용의 합의각서를 작성하였으나, L가 받을 돈이 있다는 이유로 그 지급을 막아 위 합의각서도 이행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상황에서 참가인이 피고의 이 사건 임금채무를 인수하는 내용의 이 사건 합의서를 L가 작성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는지 의문의 여지는 있다.

그러나 을 제17호증, 병 제4, 8,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 및 증인 N의 증언만으로는 참가인의 주장처럼 L가 경솔로 인하여 이 사건 합의서 작성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L와 K은 앞서 본 바와 같이 2019. 12. 31.자 양수도계약의 이행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분쟁을 벌여 오다가 이 사건 합의서 작성에 이르렀는바, 이러한 합의서 작성의 경위나 L의 경력이나 지위(이전에도 택시회사를 운영하여 왔다는 것이다) 등에 비추어 보면, L가 이 사건 합의서와 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경솔로 인하여 작성하였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②

오히려 L와 K이 이 사건 합의서와 별도로 동일자로 비슷한 취지의 수기(手記) 합의서를 작성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점에서도 이 사건 합의서만이 L의 경솔로 인하여 작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N이 이 사건에서 제출한 2020. 11. 5.자 확인서에 의하면 ‘인가 후 1개월 이내에 택시의 소유 명의를 이전해야 하는데 K이 피고의 인감을 주지 않아 인가가 취소될 위기에 처하였고, L가 K과 심하게 다투었지만 결국 매도인 K의 요구에 따라 합의서를 다시 작성하게 되어’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였다는 것이다. 위 확인서에서 N이 설명하는 합의서의 내용은 이 사건 합의서의 문언과는 다소 다르나(당시 L와 K이 ‘운전기사들에 대한 채무는 공동으로 대처하기로 하였다’는 것이다), 적어도 이 사건 합의서 작성 당시 L가 자신에게 다소 불리한 내용의 합의라도 감수할 만한 경제적 동기는 있었다고 보인다.

④

더욱이 L는 2020. 2. 14.까지 이미 양수도대금 중 7억 3,000만 원을 지급한 상태였고, K 측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2019. 12. 31.자 양수도계약을 해제하더라도 당시 K의 자력 등에 비추어 이를 현실적으로 반환받을 수 있을 가능성도 낮았다고 보인다(L의 2020. 2. 28.자 내용증명우편에 의하더라도 K이 “돈을 다 쓰고 없다, 법대로 하라, 죽을려고 약을 사놓고 있다”는 등으로 공갈하였다는 것이다).

⑤

이 사건 합의서와 함께 작성된 인출의뢰서에 의하면 2억 원(이는 본래 K 측에 귀속되어야 할 양수도대금의 일부이고, 여기에서 감차로 인한 손해 등을 제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한다)이 참가인 내지 L에게 귀속된다는 것이고, 한편 참가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그 당시까지 감차 및 양수도 지연으로 인한 손해가 2억 원에 달하지는 않았다는 것인바(참가인의 2021. 1. 5.자 준비서면에 따르면 1억 원 정도로 산정되었다는 것이다), 이 사건 합의서 및 인출의뢰서를 작성한 당사자들의 의사는 이 사건 임금채무 등을 포함한 피고의 채무를 참가인이 인수하면서 위 2억 원의 일부로써 직접 변제하겠다는 것으로 보이고, 그렇다면 L가 참가인이 인수하게 될 피고의 채무의 액수에 관하여 어떠한 착오를 일으켰을(참가인의 주장대로라면 L는 원고들 등에게 추가로 변제할 채무가 1억 원 정도일 것으로 예상하였다고 보인다) 여지는 있으나, 더 나아가 그러한 사정만으로 L가 경솔로 인하여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였다고 볼 것은 아니다.

⑥

이 사건 합의서 작성 후 참가인 명의의 계좌에서 2020. 5. 14. ‘I부채합의금 정산’ 명목으로 5,000만 원이 원고 A에게 송금되었고, L 명의의 계좌에서 2020. 8. 21. 5,000만 원이 K에게 송금되었는데, 이는 참가인의 주장대로라도 이 사건 합의서(혹은 적어도 그 당시 K과 L가 하였다는 모종의 합의)의 이행을 위한 행위로 보인다. 그런데 그 시점에서는 적어도 L가 경솔의 상태에서 벗어났다 할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의 내용대로의 이행을 하였다는 것은 L가 2020. 4. 7. 당시에도 이미 경솔로 인하여 이 사건 합의서 작성에 이른 것이 아니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나)

통정허위표시 주장

위 가)항에서 본 이 사건 합의서 작성의 경위나 동기, 합의서 작성 전후의 L의 행위 등에 더하여, L와 K(또는 참가인과 피고) 간에 작성된, 이 사건 합의서의 내용과 다른 이면합의의 존재를 추단할 만한 어떠한 서류도 이 사건에서 제출되지 않은 점(이 사건 합의서 작성 당시 L와 K은 2019. 12. 31.자 양수도계약의 이행에 관한 다툼으로 상호간에 신뢰가 현저히 저하된 상태였을 것으로 보이는바, 그렇다면 형식적으로 작성된 이 사건 합의서 외에 당사자 간에 유효한 실제의 합의 내용에 관한 증거를 어떤 형태로든 남기려고 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등에 비추어 보면, 병 제10호증의 기재 및 증인 N의 증언만으로는 이 사건 합의서가 당사자 간 실제의 합의내용과 무관하게 형식적으로 작성된 문서로서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착오로 인한 취소 주장

증인 N의 증언만으로는 L가 이 사건 합의서를 다른 내용의 문서로 오인하고 서명, 무인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그렇다면 을 제17호증과 같은 문서를 재차 작성할 이유는 없는 것이고, 더욱이 N의 증언에 따르면 을 제17호증의 본문은 L의 필적이라는 것이다),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다만 앞서 보았듯 L가 피고의 채무액수에 관하여 어떠한 착오를 일으켰을 가능성은 있으나, 이는 동기의 착오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이고, 참가인이 이러한 착오를 이유로 이 사건 합의서를 취소한다고 주장하지는 아니한다).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임금액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임금채무의 액수

원고들은 피고 및 참가인을 상대로 연대하여 별지 2 기재 금원을 지급할 것을 구하고 있는바, 피고는 원고들의 청구금액을 다투지 아니하므로(2021. 11. 2.자 피고 준비서면 참조. 다만 원고들의 계산 방식에 의하더라도 원고 A, B, G, H의 각 미지급 임금은 18,338,920원이고, 원고 C의 미지급 임금은 4,946,400원이다), 이하에서는 참가인이 부담할 이 사건 임금채무의 액수에 관하여 본다.

앞서 보았듯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은 2016. 10. 1. 이후로도 1일 8시간이라고 할 것이다.

한편 을 제2, 3, 4, 6, 7, 8, 9,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의 2016. 10. 1.부터 (이 사건에서 구하는) 2019. 6. 17.까지의 근로일수는 [표 2]와 같다(을 제3, 1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B의 근로일수 합계는 752일, 원고 H의 근로일수 합계는 775일이나, 이는 원고 B의 2018년 3월 근로일수를 23일, 원고 H의 2017년 2월 근로일수를 20일로 각 산정한 데 따른 것이고, 같은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 B의 2018년 3월 개인별근무사항 기재 근로일수는 25일이고, 원고 H의 2017년 2월 개인별근무사항 기재 근로일수는 23일이므로, 이에 따른다).

[표 2] 원고들의 각 근로일수

그리고 원고들이 매월 859,8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2019년의 경우, 2019. 1. 1.부터 2019. 6. 17.까지 5,016,480원)을 지급받은 사실은 이를 자인하고 있으며, 최저 시급이 2016년 6,030원, 2017년 6,470원, 2018년 7,530원, 2019년 8,350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이 법원에 현저하다.

이를 전제로 계산하면 원고 A이 추가로 지급받을 임금액은 없고, 나머지 원고들이 추가로 지급받을 임금액은 별지 1 목록 중 제2항의 ‘참가인의 원금’란 기재와 같다(계산근거는 별지 3 기재와 같다).

나.

참가인의 변제 주장에 관한 판단

참가인은 ① 피고 내지 K에게 1억 원을 지급함으로써 이 사건 합의서 기재 의무를 모두 이행하였다거나, ② 적어도 2020. 5. 14. 원고 A에게 5,000만 원을 지급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채무 중 5,000만 원 상당은 변제되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참가인의 주장 ①은 앞서 본 이행인수의 주장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합의서에 따라 참가인이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임금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아가 참가인의 2020. 5. 14.자 변제 주장에 관하여 본다. 을 제18호증, 병 제6, 9, 12,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합의서에 따라 참가인이 인수한 채무에는 이 사건 임금채무 외에 확정된 종전 판결에 따른 피고의 임금채무 등도 포함되어 있고, 피고와 원고 A, B, H, G은 소송 계속 중인 이 사건 임금채무를 제외한 피고와의 나머지 채무를 69,009,080원으로 합의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런데 참가인의 주장은 K이 법무법인 M에서 수령한 7,000만 원으로 위와 같이 합의하였고, 그 후 참가인이 5,000만 원을 피고의 요구에 따라 원고 A에게 지급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나, 병 제8호증의 1, 2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 A 등이 참가인으로부터 지급받은 5,000만 원과 별도로 K이나 피고로부터 위 69,009,080원을 지급받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갑 제5,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2020. 5. 14. 원고 A의 계좌로 위 69,009,080원 중 5,000만 원을 참가인이, 나머지를 K이 각 지급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1 목록 중 제1항의 ‘피고의 원금’란 기재 각 금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으로서, ① 원고 A, B, G, H에 대하여는 각 지급기일 후로서 위 원고들이 구하는 2019. 10. 30.(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12. 22.까지는 상법 소정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② 그리고 원고 C에 대하여는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후로서 위 원고가 구하는 2018. 10. 15.부터 피고가 미지급 임금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12. 22.까지는 상법 소정 연 6%의(대법원 2019. 10. 18. 선고 2018다239110 판결 등 참조),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소정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③ 그리고 D, E, F에 대하여는 각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7. 1. 15.(원고 D), 2017. 11. 15.(원고 E), 2018. 2. 15.(원고 F)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소정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참가인은 피고와 연대하여 원고 A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게 위 금원 중 별지 1 목록 중 제2항의 ‘참가인의 원금’란 기재 각 금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으로서, ① 원고 B, G, H에 대하여는 각 지급기일 후로서 위 원고들이 구하는 2019. 10. 30.부터 참가인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12. 22.까지는 상법 소정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② 그리고 원고 C, D, E, F에 대하여는 각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 또는 그 이후로서 2018. 10. 15.(원고 C, 구하는 바에 따른다), 2017. 1. 15.(원고 D), 2017. 11. 15.(원고 E), 2018. 2. 15.(원고 F)부터 각 참가인이 미지급 임금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12. 22.까지는 상법 소정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소정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 D, E, F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어 모두 인용하고, 원고 A, B, C, G, H의 피고에 대한 청구와 원고 A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참가인에 대한 청구는 각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며, 원고 A의 참가인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형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