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판결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23. 12. 15. 선고 2023고단372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2020. 3. 13.경 B조합에서 이직하고, 2020. 4. 17. 충주시 국원대로 13에 있는 고용노동부충주고용센터(이하 ‘충주고용센터’라고 한다)에 수급자격을 신청하고, 2020. 5. 6.경부터 2020. 12. 22.경까지 기간에 대한 실업급여 명목으로 합계 15,840,000원을 받은 사람이다.

누구든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받아서는 아니되고, 실업급여는 이직 사유가 수급 자격의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등 일정 수급 요건을 갖춘 경우 지급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0. 3. 13.경 ‘질병으로 인한 업무수행능력 부족’이라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B조합에서 자진 퇴사하여 실업급여 수급 자격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2020. 4. 10.경 위 B조합으로 하여금 이직 사유를 권고사직으로 허위 정정하는 내용의 피보험자·고용정보내역 정정신청서 등을 충주고용센터에 제출하게 하였다.

계속하여, 피고인은 2020. 4. 17.경 충주고용센터에 수급자격을 신청한 후 2020. 5. 4.경 실업인정 신청을 하고, 2020. 5. 6. 실업급여 명목의 금원 726,000원을 부정수급하는 등 그때부터 2020. 12. 22.까지 별지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10회에 걸쳐 합계 15,840,000원을 부정수급하였다.

2.

판단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인은 2016. 10.경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았고, 2019. 12. 9.부터 B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 이사장 C으로부터 구두로 수차례 사직을 권고받았다.

나.

피고인은 2020. 3. 2. ‘질병으로 인한 업무수행능력이 부족하여 회사의 권고사직을 요청받은 바 사직서를 제출하고자 하오니 승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나, 당시 이 사건 조합 이사장 C이 2020. 1. 9.부터 직무정지됨에 따라 이 사건 조합 이사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 부이사장 D이 2020. 3. 2. 위 사직서를 반려하였다.

다.

피고인은 2020. 3. 2. 다시 ‘질병으로 인해 업무수행능력이 부족하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제출하여, 위 사직서가 수리되었다.

라.

이 사건 조합은 2020. 3. 16. 근로복지공단 충주지사장에게 피고인에 관하여 ‘이직사유: 질병으로 인한 업무수행불가’, ‘이직일: 2020. 3. 13.’로 신고하였다.

마.

피고인은 2020. 4. 2. 퇴직사유를 ‘조합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사직을 권고받아 이를 수용한다’는 내용으로 변경한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업무에 복귀한 이 사건 조합 이사장 C은 2020. 4. 10. 사직사유에 ‘조합의 구조조정’이 적혀 있다는 이유로 결재하지 않았다.

바.

이 사건 조합은 2020. 4. 10. 근로복지공단 충주지사장에게 피고인과 관련하여 ‘이직사유: 권고사직’, ‘기신고한 퇴사사유를 정정하는 이유: 이사장 C의 갑작스러운 직무정지로 직무대행자의 판단이 이사장의 판단과 다르게 적용되었고 C 이사장의 권고 사직 내용을 미숙지한 상태에서 의견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서인 것 같음’이라는 내용으로 피보험자 고용정보내역 정정신청을 하였다. 위 신청에는 이 사건 조합 이사장 C이 작성한 “본인은 피고인에게 수 차례에 걸쳐 병치료에 따른 후유증과 스트레스로 인해 몸이 약해지는 모습을 보고 사직을 권고하였습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이사장직을 정지당했을 때 피고인이 사직을 하였으나, 그때 사직사유를 권고사직이 아닌 의원면직으로 잘못 기재되어 처리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복직하여 보니 피고인이 지금도 후유증으로 생활에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근무를 하였다면 당연히 권고사직으로 처리되었어야 할 일인데 참 안타깝습니다. 수차례 권고사직을 권유한 이사장으로써 피고인이 생활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합니다.”는 내용의 2020. 4. 10.자 사실확인서가 첨부되었다.

사.

근로복지공단 충주지사장은 2020. 4. 14. 피고인의 이직사유를 ‘근로자의 귀책사유(질병으로 인한 업무수행 불가로 사업장에서 사직권유)에 의한 권고사직’으로 정정하였다.

위 인정사실과 함께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조합 이사장 C이 2019. 12. 9. 이후부터 직무정지 이전까지 수차례 사직 권고를 하였고, 그 이전에 피고인이 별도로 퇴사 의사를 밝힌 바는 없었던 이상 피고인의 퇴사 의사는 위 사직 권고에 영향을 받아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이 2020. 3.경 이사장 권한대행을 맡았던 D으로부터 사직 권고를 받은 사실은 없다 하더라도 기존 이사장이 한 사직 권고 조치가 실효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피고인의 의사가 이사장의 직무정지라는 우연한 외부적 사정에 따라 자진 퇴사로 변경된다고 보는 것은 부당한 점, ③ 이 사건 조합 이사장의 직무정지 기간의 시작일(즉 피고인에게 사직 권고를 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마지막 시점)과 피고인이 사직서를 제출한 시점에 약 2개월 가량의 시간차가 있기는 하나, 피고인이 이 사건 조합에서 10년 이상 근무하였다는 사정을 고려하면 위 2개월은 권고사직을 받아들여 퇴직을 결심하는데 소요되는 통상적인 시간으로 볼 여지도 충분한 점, ④ 피고인으로서는 자신의 건강 상태 및 정신적·신체적 업무능력과 이 사건 조합에서의 업무강도, 이 사건 조합에서 다른 동료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다른 직장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업무여력 등을 종합하여 권고사직 권유를 받아들이되 업무 난이도가 더 낮은 다른 직장에서의 구직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고, 이를 두고 질병치료에 전념하지 않았다고 비난하기는 어려운 점, ⑤ 피고인은 이 사건 실업급여와 관련하여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충주지청장을 상대로 고용노동청이 2022. 3. 10. 피고인에 대하여 한 실업급여지급제한, 반환명령 및 추가징수결정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를 청주지방법원(2023구합50108호)에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23. 10. 12. 앞서 살펴 본 사정들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이직사유가 권고사직이 아님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위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2023.

10. 31. 위 판결이 확정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이직사유가 권고사직이 아닌 자진 퇴사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