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사회복지법인 G이 운영하는 시설 중 하나인 L(정신보건법 제3조 제2호에서 정한 정신요양시설에 해당한다, 이하 '이 사건 시설'이라고 한다)에 입소하여 거주하고 있는 정신질환자들에게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의 지시에 의한 의료 또는 재활의 목적이 아닌 노동을 강요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음에도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판단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이 사건 시설에 입소하여 거주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의 지시에 의한 의료 또는 재활의 목적이 아닌 노동을 '강요'한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달리 검사가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정신보건법 제41조 제3항은 '정신보건시설의 장은 입원 등을 한 정신질환자에 대하여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의 지시에 의한 의료 또는 재활의 목적이 아닌 노동을 강요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56조 제2호의2는 위 규정을 위반하여 정신질환자에게 노동을 강요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따라서 정신보건법 제41조 제3항의 위반사실, 즉 정선질환자에 대하여 노동을 강요하였다는 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검사의 항소이유서에 기재된 주장과 같이 정신보건법 제41조 제3항의 위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강요의 의미를 일반인에 대한 경우보다 넓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신질환자가 가지고 있는 정신질환의 내용이나 상태에 따라 사물의 판단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가능성이나 정도가 다를 수 있는 만큼, 정신질환자에 대하여 위 법규정에서 말하는 노동을 강요하였는지 여부는 그 대상자인 정신질환자가 가지고 있는 정신질환의 내용과 상태는 물론, 노동의 내용과 시간, 강도, 노동의 제공에 따른 대가의 내용과 정도 등 노동의 제공이 있었던 당시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인이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노동을 강요하였다는 정신질환자 중 P와 S은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시설에서 마련한 영농프로그램(고추심기 작업, 고추대 설치 작업, 옥수수순 고르기 작업, 마늘 수확 작업 등)에 참여하고, 그 대가로 12만 원을 받다가 인권위원회의 시정조치가 있은 후부터는 30만 원을 받았다(P와 S은 영농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는 동의서를 작성하였고, P는 원심에서 자발적으로 영농활동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한편 피고인이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노동을 강요하였다는 정신질환자 중 위 P와 S을 제외한 나머지 정신질환자에 대하여는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의 의료 또는 재활 목적의 노동의 지시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아니한다. 그런데 다음의 사정, 즉 ① 이 사건이 문제된 무렵 이 사건 시설(사회복지법인 G이 운영하는 노숙인 보호시설인 M에서 거주하는 사람 중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따로 모아 생활하게 하는 곳이다)의 수용인원은 약 120명이었는데,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작업에 참여한 정신질환자는 매회당 적게는 1명부터 많게는 15명 정도로서 작업에 참여한 인원의 비율이 훨씬 낮은 점(그중 상당수는 중복되는 인원들이다), ② 피고인과 이 사건 시설의 직원들 사이의 대화를 녹취한 녹취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이 일손이 필요한 경우 이 사건 시설의 직원들에게 이 사건 시설의 정신질환자 중 작업이 가능한 사람들을 데리고 오라고 지시한 사실은 있으나, 나아가 작업에 참여한 정신질환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인지, 피고인 또는 피고인의 지시를 받은 직원들에 의하여 강제로 동원된 것인지 여부는 분명하지 아니한 점(이 사건 시설의 직원인 J과 원장인 K의 원심진술에 의하면 작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정신질환자들이 있음이 확인되었다), ③ 이 사건 시설에 거주하는 정신질환자 중 원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진술한 P가 장애판정을 받지 아니한 정도의 신경마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 외에 작업에 참여하였다는 나머지 정신질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질환의 내용이나 상태, 그것이 의사결정 능력이나 판단능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나 정도, 작업 참여에 대한 인센티브로 지급된 담배나 막걸리 외에 달리 노동의 대가가 지급되었는지 여부, 작업의 구체적인 내용과 시간 등에 관하여 알 수 있을만한 사정이 확인되지 아니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의 지시에 의한 의료 또는 재활의 목적이 아닌 노동을 강요하였다고 쉽사리 단정하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형(재판장) 이화송 정혜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