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을 각 벌금 7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A이 운영한 피고인 주식회사 B(이하 '피고인 회사'라고 한다)는 주식회사 F(이하 'F'라고 한다)와 사이에서 피고인 회사 소속의 근로자들을 F에 순차 파견하여 카메라 모듈 생산기술을 습득하게 한 뒤 2013. 4. 말경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가 30명이 되면 정식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기로 하고 근로자가 30명에 이르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F에 근로자를 파견한 것이다. 이는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에서 규정하는 '일시적·간헐적으로 인력을 확보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로서 직접 생산공정업무에 대하여 예외적으로 근로자파견사업이 허용되는 경우에 해당함에도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직권판단
동일 죄명에 해당하는 여러 개의 행위 혹은 연속된 행위를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일정 기간 계속하여 행하고 그 피해법익도 동일한 경우에는 이들 각 행위가 통틀어 하나의 포괄일죄에 해당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 A은 F와 명목상 도급계약의 형식으로 1개의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에 따라 10명의 근로자들을 2013. 3. 25.부터 2013. 5. 23.까지 사이에 F에 파견하는 방법으로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였는바, ①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3조 제1호는 '제5조 제5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② 피고인 A은 한 개의 근로자파견계약에 근거하여 F라는 동일한 업체에 근로자들을 파견한 점, ③ 파견근로자들이 일한 기간과 종사한 업무가 거의 같은 점, ④ 피고인들이 저지른 범죄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도 파견근로자의 보호와 무분별한 파견근로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동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의 위 행위는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하에 일정 기간 계속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포괄일죄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 A의 근로자 파견행위가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보아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에 대하여 경합범가중을 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죄수에 관한 판단을 그르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다만 위 직권파기 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는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회사가 그 주장과 같이 F에 근로자들을 파견하여 카메라 모듈 생산기술을 습득하게 한 뒤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가 30명이 되면 정식으로 F와 도급계약을 체결하기로 하고 근로자가 30명에 이르기 전까지 일시적·간헐적으로 근로자를 파견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이 피고인들의 행위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에 따라 직접생산공정업무에 대하여 예외적으로 근로자파견사업이 허용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은 없다.
F는 상시근로자 343명을 고용하여 전자부품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2012. 11. 1.부터 2013. 5. 23.까지 사이에 피고인 회사를 포함하여 5개 회사와 명목상 도급계약의 형식으로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하고 총 197명의 근로자를 파견받아 직접 생산공정업무에 종사하도록 하였는바, 근로자파견을 받은 기간, 파견근로자의 수 및 전체 근로자 중 파견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율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당시 F는 일시적·간헐적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근로자파견을 제공받는 형태로 인력확보를 해왔다고 인정된다.
피고인 회사는 F와 사이에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가 30명이 되면 정식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기로 하고 근로자가 30명에 이르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F에 근로자를 파견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피고인 회사와 F 사이에 작성된 계약서(공판기록 99~103면)에는 도급받기로 한 업무의 내용이 전혀 특정되어 있지 않은 점, ② 위 계약의 실질적인 내용은 F에 피고인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를 제공하는 것인 점, ③ 특히 위 계약의 존속기간이 2013. 3. 1.부터 2015. 2. 28.까지로 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회사가 도급계약 체결의 전 단계로서 일시적으로 근로자를 파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F에서 근무한 기간은 2달이 되지 않으나, 이는 피고인 회사와 F 사이의 계약에 따른 것이 아니고,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으로부터 F가 근로자파견을 받았음이 적발된 후 그 시정지시를 받음에 따라 더 이상 근로자를 파견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피고인은 정식으로 F와 도급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 카메라 모듈 생산 기술을 습득하기 위하여 일정 기간 F에 근로자를 파견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 회사의 청주지사 사업본부장인 M은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피고인 회사 소속의 파견근로자들이 F에서 해당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특별한 전문지식이나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한 점, F의 근로자 모집 광고에도 자격조건으로 특별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고 '초보자나 주부사원도 환영한다'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는 점, 피고인 회사 소속 파견근로자들이 F에서 종사한 업무의 내용이 단순하고 기계적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그 주장과 같은 이유로 근로자를 파견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이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