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17. 1. 20. 선고 2016노815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이 사건에서 합의금 명목으로 총 1,000만원을 받았는데, 그 중 D 명의로 송금받은 600만원은 근로감독관이 계산하여 알려준 미지급된 퇴지금 등의 변제금 성격이 있지만, 피해자 명의로 입금된 400만원은 진정취하를 위한 합의금 명목이었다. 만약 피고인이 피해자와 이 사건 진정을 취하하기로 합의하지 않았다면, 피해자로서는 미지급 퇴직금 등 금액인 580만원을 넘어서서 피해자 명의로 400만원을 더 지급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또한 피고인이 위 입금받은 후 피해자에게 '진정을 취하하겠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낸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와 사이에 진정취하를 약속하고 이를 조건으로 600만원 가량의 퇴직금에 400만원을 합한 1,000만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와 같은 진정취하를 약속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는 전제에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D가 운영한 타이어뱅크 E점에서 점장으로 근무하였던 자이다.

피고인은 2014. 3. 10.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에 D를 상대로 부당해고,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피고인은 2014. 5.경 청주시 상당구 율량동 소재 상호불상 커피숍에서 피해자 F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1,0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위 진정사건을 취하해 주기로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위 돈을 받더라도 진정사건을 취하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4. 5. 12. 400만원을 입금 받아 편취하였다.

3.

판단

가.

원심의 판단

검사의 위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원심에서도 쟁점이 되었던 사항으로,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우선 원심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4. 3. 10. 노동청에 D를 상대로 퇴직금 미지급 등 근로기준법위반을 문제삼아 진정을 제기한 사실, 이에 피해자가 위 진정사건에서 D를 대리하여 조사에 응하면서 피고인과 합의를 시도하였지만 서로 주장하는 금액의 차이가 커서 합의가 쉽지는 않았던 사실, 그 후 위 진정사건을 조사한 근로감독관 G은 피해자 및 피고인에게 미지급된 퇴직금 등으로 계산된 금액이 580만원 정도된다고 알려주었고, 이후 피해자가 2014. 5. 12. 위 진정사건과 관련하여 피고인의 계좌로 1,000만원을 보냈는데 그 중 600만원은 D 명의로, 나머지 400만 원은 피해자 명의로 송금한 사실은 각 인정된다.

나아가 피고인이 위 돈을 입금받기에 앞서 1,000만원을 지급받는 조건으로 위 진정사건을 취하해 주겠다고 피해자와 합의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기록에 의하면, 비록 이러한 취지로 합의한 사실이 있다는 피해자의 진술이 있고, 위 1,000만원이 입금되자 그날 피고인도 피해자에게 '입금을 확인하였다. 위 진정사건과 관련한 처벌희망의사를 철회하여 주겠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있기는 하나, 다른 한편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위와 같은 1,000만원의 입금 및 피고인의 위 문자메시지가 보내지기 5일 전에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안녕하세요? 노동부에서 금액 산출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송금해야 하는데 계좌번호 알려주시면 금주 중 처리해드리겠습니다. 문자 부탁드립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여기에는 합의금 액수나 진정 취하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었던 점, ② 위 진정사건의 피진정인 D도 2014. 6. 3. 노동청의 조사에서 노동청에서 계산해서 알려준 약 580만원보다 많은 1,000만원을 지급한 이유에 관하여 '피고인의 자녀가 고등학생이고 생활이 어렵다고 하여 지급한 것'이라고 진술하였을 뿐인 점, ③ 피고인의 위 문자메시지 내용의 경우 피고인의 주장처럼 노동청에서 알려준 금액보다 훨씬 많이 입금되자 비로소 처벌의사표시를 철회할 뜻이 생겨 이를 전달한 것으로도 충분히 이해될 수 있고, 이후 피고인은 실제 근로감독관에게 구두로 피진정인 D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표시하기도 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의 진술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사전에 F에게 1,0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진정사건을 취하해 주기로 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시이유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것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위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❶ 피고인이 노동청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피해자 F과 사이에 '대략 1,000만원 정도 받으면 될 것 같다'는 식의 얘기를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F의 원심 일부 증언). 그러나 그 얘기의 내용이나 의미가 정확하게 '1,000만원을 지급받으면, 문서로 처벌불원한다'거나 '진정취하서를 제출하겠다'는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F의 증언만으로는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❷ 피고인은 실제로 근로감독관에게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구두상 표시를 한 것으로 보인다(F의 원심 일부 증언 및 수사기록 제21쪽 문사메시지의 내용).

❸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피해자로부터 합의금을 받으면 진정취하서 등 서면을 제출할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한다는 고의가 있었는지에 대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창모(재판장) 장원석 김주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