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17. 12. 15. 선고 2017노1330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를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피고인 A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C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 A는 이 사건 당시인 2016. 12. 8. 피해자 M에게 작업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 A는 이 사건 당일 오전 무렵 피해자에게서 날씨로 인하여 작업을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후 피해자 스스로의 판단으로 작업을 하다가 이 사건 사고에 이른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 A에게 일반적 추상적인 지휘·감독책임을 넘어선 구체적·직접적인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 A가 이 사건 사고를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한편, 피고인 A는 사고 현장에서 직접 근로자들을 지휘·감독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의 임의적인 판단으로 작업이 이루어져 그 내용조차 알지 못하였으므로, 산업안전보건법상의 행위자라고 보기도 어렵다.

[당초 피고인들은, 피고인 A와 피해자는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를 사실상 공동운영하면서, 피고인은 주로 회사 전반적인 영업 및 재정을 담당하였고, 피해자는 주로 철골제작 및 현장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위와 같은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를 산업안전보건법상의 근로자라 볼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이 역시나 원심판결에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항소이유로 보아야 할 것이다)도 하였으나 2017. 12. 12. 제출한 변호인 의견서를 통하여 피해자(피재자)인 망인이 근로자가 아니라는 위 항소이유 주장은 명시적으로 철회하였다.]

위와 같이 피고인 A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피고인 C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도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피고인 A : 징역 6월, 피고인 C : 벌금 1,000만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원심에서도 대체적으로 위 항소이유의 주장과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는데, 원심은 이를 모두 배척하였다.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원심이 유죄로 판단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 A]

피고인은 2016. 12. 8. 12:55경 충북 음성군 J 소재 증축공사 현장에서 C 소속근로자 피해자 외 4명의 근로자들에게 공장 라동 건물을 건축하기 위한 철골 구조물의 설치 및 조립작업을 수행하게 하였고, 피해자는 동료근로자 2명과 바닥으로부터 약 11m 높이에 위치한 2층 중간 슬래브에서 철골 보 상부에 적재되어 있는 강재판넬(폭 1.2m, 길이 2.4m, 두께 6mm, 무게 145kg) 판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위와 같이 중량물인 강재판넬을 폭 1.5m의 공간에서 판개·접합 작업을 하는 경우 중심을 잃고 슬래브에서 떨어짐으로써 작업자가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예견되고 있었다.

이러한 경우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 안전난간대, 추락방망 등을 설치하여야 하며, 이를 설치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하게 하는 등 추락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은 조치를 하지 아니한 채 피해자로 하여금 강재판넬 판개작업을 하게 하여, 같은 날 13:00경 피해자가 지면으로부터 약 11m 높이에 위치한 철골 슬래브 단부에서 미끄러져 개구부 아래 바닥으로 추락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B과 공동의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2016. 12. 17. 10:24경 수원시 영통구 월드컵로 164에 있는 아주대학교병원에서 다발성장기부전으로 사망에 이르게 함과 동시에, C의 실질적 대표로서 높이 11m 이상인 장소에서 근로자에게 강재판넬 판개·접합 작업을 수행하도록 하면서 안전난간대, 추락방망 등을 설치하지 아니하여 근로자 M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C]

피고인은 위항 기재 일시 및 장소에서, 그 대표자인 A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항 기재와 같이 근로자의 추락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근로자 M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3.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A에게 추락의무를 방지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없었다거나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예견하지 못하였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 A를 산업안전보건법상의 행위자로 보아야 한다. 결국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들과 변호인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항소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업무상 주의의무의 존재 및 예견가능성에 대한 판단

(1)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는 2016. 7.경 주식회사 K로부터 음성공장 증축공사를 공사금액 3,300,000,000원에 도급받았고, C는 2016. 10.경 철공공사를 공사금액 225,032,500원에 D로부터 하도급받았다.

(2)

이 사건 현장의 최종적인 안전관리 책임자는 D의 B이었고, 철골공사 관련 현장의 책임자는 피해자 본인이었으며, 철골공사의 최종적인 총 책임자는 피고인 A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3)

일반적으로(또는 관행적으로) 안전시설물의 설치는 시공사에서 지시 및 관리·감독하는 것으로 보이고, 직접적인 설치는 하청업체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건 당시 피고인 A는 작업발판이나 안전방망을 설치하였는지 여부, 안전대를 착용하는지 여부, 안전대책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였는지 여부 등에 대하여 아무런 지시를 한 사실이 없고, D 측에 이러한 사항에 대하여 문의한 바도 없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A는 평소 안전에 관한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하여 전혀 점검하지 않았던 것을 보인다.

(4)

피고인 A는 평소에도 피해자로부터 사건 현장에 관한 보고를 받았고, 이 사건 당일에도 피해자로부터 현장상황에 관한 전화를 받았다.

(5)

피고인 A는 2015. 11. 12.경 작업발판이나 안전방망을 설치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작업현장에 C의 근로자로 하여금 철골 구조물의 설치 등의 작업을 수행하게 하여 근로자가 작업 중 추락하여 사망한 사고가 있었고, 이로 인하여 피고인 A는 2016. 8. 24. 수원지방법원에서 업무상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6)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A에게 추락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할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 주의의무가 피고인 A와 변호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추상적 일반적 주의의무에 그친다고 보이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현장에서 안전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피고인 A는, 철골공사작업 중 누군가가 추락하여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위와 같은 결론은 피고인 A가 이 사건 당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였다고 하여 달라지지 않는다.

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대한 판단

-

피고인 A가 산업안전보건법상의 '행위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

피고인 A와 변호인은 「피고인 A가 이 사건 당시 작업이 이루어지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였고, 이 사건 작업을 개별적·구체적으로 지시한 바가 전혀 없는바, 피고인 A를 산업안전보건법상의 행위자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에 살피건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A는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 앞으로 그러한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도 이를 방치하였고, 이로 인하여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로 작업이 이루어지다가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것인바, 피고인 A가 이러한 작업을 개별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고 작업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 A가 산업안전보건법상의 행위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 A 부분

살피건대, 피고인 A는 피해자 유족들과 원만하게 합의하였고, 피해자 유족이 피고인의 선처를 간곡하게 탄원하고 있다. 피해자는 미끄러운 현장에 안전장치 없이 들어갔다가 이 사건에 이르렀는바, 이러한 피해자의 과실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피고인은 2017. 5.경 폐암수술을 받는 등 건강상태가 좋지 않고, 피고인의 부재로 C의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점도 감안되어야 할 것이다. 피고인은 이 사건으로 2017. 10. 13. 법정 구속되어 약 40일 정도 구금되어 있으면서 나름대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이 사건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할 기회를 충분히 가졌다고 보인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피고인의 연령, 성행, 직업, 가족관계, 환경, 범행의 동기, 경위,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C 부분

원심은 위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과 불리한 사정을 두루 참작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선고한 것으로 보인다. 위 사정들에다가 이 사건 범행의 동기, 경위, 결과,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연령, 성행, 처벌전력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법정형, 양형기준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원심의 양형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위 피고인의 양형과중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A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하고, 피고인 C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