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벌금을 납입하지 않으면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동안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이 이 사건 당시 H 물류센터 신축공사장(이하 '이 사건 공사장'이라 한다) 출입구에 승합차 1대와 포터차량 1대를 주차해놓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사건 공사현장의 출입구는 여러 곳에 있었기 때문에 공사차량이 통행하는 것이 가능하였다. 결국 피고인이 위와 같이 차량들을 주차해놓았다 하더라도 피해자 F(주)[이하 'F'이라 한다]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F은 I(주)[이하 'I'이라 한다]와 철근콘크리트공사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를 위하여 I에 근로자를 공급하였는데, I이 근로자들의 인건비를 주지 않았다. 이에 피고인이 F에게 이러한 사실을 항의하자 F은 직접지불확인서를 두 차례 써주었다. 그럼에도 피해자가 근로자들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자,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 2장을 포터차량 적재함 등에 설치한 것이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거나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거나 적법행위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없어 책임이 조각된다고 보아야 한다(위법성이나 책임의 조각에 관한 주장은 명확하지 않으나, 위와 같은 취지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200만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원심이 유죄로 판단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청주시 청원구 C에서 D이라는 용역업체를 운영하였다.
업무방해
피고인은 2016. 4. 25. 07:00경부터 2016. 4. 26. 16:00경까지 E이 대표이사로 있는 피해자 F(주)에서 시공하고 있는 충북 음성군 G에 있는 H 물류센터 신축공사장 출입구에서, 위 물류센터공사의 철근콘크리트공사를 시공한 I(주)에 근로자들을 공급해 주었음에도 인건비를 지급받지 못하자 위 I의 원청인 피해자로부터 근로자들의 인건비를 지급받기 위해 승합차 1대, 포터차량 1대를 위 물류센터신축공사장 출입구 앞에 주차시켜 놓은 방법으로 통행을 막아 위 물류센터신축공사장을 출입하려는 자재운반 차량들의 운행을 방해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력으로 피해자의 공사 업무를 방해하였다.
모욕
피고인은 전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본 공사현장은 체불임금 및 공사대금을 착복하는 악덕사업주 현장이므로 본 채권단 외 출입을 금함"이라는 내용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 1개와 "F 대표 E"이라는 플래카드 1개를 포터차량 적재함 등에 설치하여 피해자를 모욕하였다.
판단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업무방해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장 출입구에 차량들을 주차해놓는 방법으로 F의 공사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점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있어서는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함을 요하는 것이 아니고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는 것이면 족하다(대법원 1991. 6. 28. 선고 91도944 판결 참조).
F의 고소대리인 J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공사장의 입구를 막았기 때문에 공사차량들이 전혀 들어갈 수 없었고, 자재운반차량이 왔다가 돌아갔다. 몇 대의 차량이 돌아간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꽤 많은 차량이 돌아갔다」 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72면).
2016. 4. 25. 및 26. 이 사건 공사장에 우레탄 폼 등을 납품했던 M는 수사기관에서 「2016. 4. 25. 11:40경 F에서 우레탄폼 15개와 완전코팅장갑 10개를 주문해서 배달을 갔다가 출입구가 막혀 있어, 거기에 차를 세워놓고 물건을 들고 들어갔었다」 고 진술하였다.
모욕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모욕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행위라거나 적법행위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F은 주식회사 O으로부터 H 물류센터 신축공사를 도급받아 I과 철근콘크리트공사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인은 I에 근로자들을 공급하였는데, I은 근로자들의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2016. 3. 3. F로부터 'D의 인건비를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하겠다'는 취지의 확인서와 2016. 4. 11. '인건비에 대하여 협조하겠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받았다. 위 각 확인서는 F이 근로자들이 인건비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의미로 작성하였다고 판단된다.
피고인은 F이 근로자들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거나 공사대금을 착복하지 않았음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민사소송 등의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은 피해자 F이 부실한 업체인 I에 철근콘크리트공사를 하도급하였고, 피고인이 I에 근로자들을 공급하였음에도 인건비를 지급받지 못하면서 시작되었다. 임금은 근로자들과 그 가족들의 기본적 생활의 근간이 되는 것으로 이는 엄격하게 보호받아야할 필요가 있고, 근로기준법 등 관련 법률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럼에도 건설현장에서 부실한 업체에 하청과 재하청을 거치면서 사실상 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가 발생함에도, 원청업체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피고인이 만약 인건비를 받지 못하였다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할 위험이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 위와 같은 사정을 이 사건 양형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피고인의 연령, 성행, 직업, 가족관계, 환경, 범행의 동기, 경위,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양형부당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