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17. 9. 1. 선고 2017노824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 특수폭행의 점에 대하여 -

피고인은 위험한 물건인 '쇠말뚝'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이 없음에도 원심은 특수폭행의 점에 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는바, 여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과중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8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 사실오인에 관한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3.

양형과중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자신의 가족으로부터도 부양받지 못하여 오갈 데 없이 떠돌고 있는 피해자를 서울에서 데려와 8년 동안 피해자에게 의식주를 제공하며 생계를 돌보아준 사정은 충분히 참작되고, 장애가 있어 정상인보다 업무수행능력이 떨어지는 피해자에게 법률상 보장되는 최저임금을 지급하면서까지 일을 시켜야 했다면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에도 일부 수긍이 가는 면이 있기는 하다. 또한 피해자는 두 차례나 법정에 출석하면서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고, 당심에 이르러서는 피해자 자신 명의의 합의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인력업체를 통해 소개받은 다른 일꾼들에게는 숙식을 제공하면서도 별도의 급여를 지급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에게는 8년이란 긴 세월 동안 일을 시키면서도 이에 대한 급여를 전혀 지급하지 않았는데, 이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정신적 장애가 있음을 이용하여 피해자의 노동력을 무급으로 착취하려고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물론 피고인의 주장대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가족처럼 생각하고 대우하였으며, 실제 피해자가 피고인의 가족의 일원으로서 생활하였던 것이라면 그와 같은 관계에서는 상호간에 명확한 또는 전형적인 형태의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운 면이 있으므로,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반드시 '근로계약상 대가로서의 급여'를 지급받는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를 형성하지 않을 여지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는 피고인과 피해자가 긴밀한 감정의 교류와 경제적 이해관계를 같이 하면서 완전한 생활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상시적으로 욕설을 하여왔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일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 등에 피해자를 폭행까지 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피해자는 피고인이 때리면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였을 뿐 이에 대하여 어떠한 반항을 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로 피고인의 폭언 또는 폭행을 그대로 받아 들여왔던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피해자는 정신지체 장애를 보이고 있어서 50세가 넘은 현재에도 초등학교 3~4학년 수준인 10세 전후의 정신발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니, 이러한 피해자를 가족처럼 대우한다는 것은 그 정도 연령의 아동(자녀)에 준하는 대우를 하여야 한다는 것인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여준 위와 같은 대접이 자녀를 대하는 그것에 준한다고 보아줄 여지는 없다. 심지어 피해자는 귀가 잘 들리지 않고, 치아도 거의 남아있지 않을 정도(전체적으로 4개의 치아만 남아 있는 상태라고 한다)로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있음에도 피고인은 이러한 피해자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피해자를 병원에 단 한 번도 데려가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피고인은 피해자가 감기에 걸렸을 때 병원을 몇 번 데려간 적이 있다고 진술할 뿐이다). 물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일을 시키면서 데리고 있는 동안 특별히 모질지 않게 대해주었다는 몇몇 사람의 진술이 있기는 하지만, 피해자가 장애우 보호단체에 의하여 발견되었을 때의 외관, 체중, 건강상태(피해자는 X생으로 당시 55세의 성인 남자였음에도 164cm의 키에 체중이 45kg에 지나지 않았다)로 볼 때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행한 그 동안의 처우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가족처럼 생각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피해자는 장애가 있는 사람이지만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는 피고인과 동등한 인격체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피해자를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나 도구정도로만 생각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피고인은 이 사건 자신의 행위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수사기관이나 원심법정에서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 왔고, 당심에 이르러서도 수감생활로 인한 자신의 고통만을 토로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당심에서 피해자 명의의 합의서가 제출되었지만 피해자의 지적수준(위에서 본 것처럼 피해자는 현재 초등학교 3~4학년인 10세 정도의 정신발달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발달성숙도, 사회적응력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가 진정으로 피고인을 용서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범죄사실 중 일부는 피고인이 피해자 명의의 계좌에 입금되어 있던 기초생활수급자에게 보조되는 금원을 횡령하였다는 것인데 피해자에게 어떻게 합의금을 전달한 것인지, 그 합의금이 피해자를 위하여 사용되는 것이 맞는지도 분명하지 않아 이 사건 합의의 의미를 일반적인 경우와 동일하게 보기는 어렵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피고인의 연령, 성행, 경력, 환경, 범행의 경위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참작하면, 피고인에게 실형의 선고가 불가피하고, 원심의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는 아니하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창모(재판장) 정선희 김재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