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0. 1. 22. 선고 2018가단31613 판결

근로자지위확인 등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원고는 피고 회사가 방영한 ‘C’, ‘D’, ‘E’, ‘F‘, 기타 각종 특집 방송 프로그램의 제작에 참여하여 일을 해 오다가, 2018. 4.경부터 지금까지 피고 회사의 프로그램 제작 일을 하지 않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2.

원고의 청구원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조연출 또는 피디의 업무를 하면서 근로자로 재직하던 중 2018. 4.경 부당하게 해고를 당하였는바, 피고가 원고에게 한 해고처분은 무효이다. 그런데 피고 회사가 원고의 근로자 지위를 부인하고 있으므로, 원고는 피고 회사의 근로자 지위 확인을 구한다. 나아가 피고는 원고에게 위 부당해고일 이후부터 지금까지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해고일 이후인 2018. 5. 1.부터 원고가 원직에 복직할 때까지 매월 평균임금 3,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피고 회사의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것이 아니라 원고가 자발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가 근로자로서 부당해고 되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

나.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살피건대, 원고가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피고 회사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점은 원고가 이를 입증하여야 한다. 그런데 을 제1호증 내지 제12호증의 각 기재와 이 법원의 과세정보제출명령 결과, 증인 G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44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회사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다.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1)

일반적으로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CP, PD, AD, 작가, 진행자, 카메라맨, 기술국원, 지원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여 협업을 한다. 그 참여자들이 모두 방송사의 정규직 근로자들은 아니고, 프로그램의 특성과 필요에 따라 정규직과 프리랜서가 함께 참여한다. 그들 중 ① CP(Chief Producer)는 해당 방송 제작국에 할당된 프로그램을 맡은 PD들을 조율하고 관리·기획하는 역할을 하고, ② PD(Producer)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구성하며, 필요한 인물을 섭외하는 것은 물론 전반적인 과정을 거쳐 완성된 프로그램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③ AD(Assistant Director)는 PD의 업무를 보조하며 출연자의 섭외, 촬영, 종합편집, 촬영시 스텝들의 식사 관리 등 광범위한 보조업무를 한다. 그리고 CP나 PD는 방송국의 정규직원이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AD는 정규직원이 아닌 프리랜서가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

원고는 피고 회사의 정규직 입사 과정을 거쳐 입사를 한 것이 아니라, 프리랜서인 AD로 피고 회사의 프로그램 제작에 관여하기 시작하여 오랫동안 AD로 일을 하였다. 원고의 근무형태를 보면, 원고는 정규직원들과 달리, 다른 프리랜서들과 마찬가지로 특정 시간 및 장소에 출퇴근할 의무가 없었고, 피고 회사가 원고의 근태관리를 하거나 지각 또는 결근으로 인한 징계 등의 불이익을 주지 않았으며, 휴가 등에 관하여도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을 적용 받거나 관리감독을 받지 않았다.

원고는 스스로 일하는 시간 및 장소를 결정할 수 있었으나, 다만 계약된 특정 방송프로그램이 정해진 시간에 방송되어야 할 필요성과 다른 사람들과 협업을 할 필요성이 있는 범위 내에서 일하는 시간 및 장소가 제약될 뿐이었다.

나아가 원고는 해당 방송프로그램이 종료되면 더 이상 피고 회사에 출근할 의무가 없었고, 원고가 스스로의 시간과 능력에 따라 피고 회사 외의 다른 방송사의 프로그램 제작에 관여하거나 기타 다른 일을 하는 것에 대하여 피고 회사로부터 통제나 관리·감독을 받지 않았다.

3)

피고 회사의 직원들이 기간에 따라 정해진 기본급, 상여금 및 성과급, 연차 수당 등을 지급 받았던 것과 달리, 원고는 다른 프리랜서들과 마찬가지로, 피고 회사에서 방영하는 특정 방송 프로그램, 예컨대 ‘E’, ‘F’ 등의 각 프로그램별로 프로그램 제작 전에 미리 정해진 바에 따라 촬영에 참가한 횟수에 따른 보수를 지급받았고, 해당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일체의 보수를 지급 받지 않았다. 그리하여 원고는 2014년에는 전혀 보수를 지급 받지 않았고, 매년 혹은 매월의 보수 액수도 제작에 참여한 프로그램의 수에 따라 큰 차이가 있었다. 또 오랫동안 원고는 4대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고, 근로소득 원천징수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사업자로서 부가가치세 및 종합소득세를 납부해 왔다.

4)

원고가 보조금, 각종 섭외, 협력업체와의 협업 등에 관한 업무를 하였고, 피고 회사로부터 일정하게 업무에 관하여 지휘·감독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업무는 원고의 참여 프로그램에 한하여 그 제작에 필요한 부수적인 업무 범위 내의 것으로 보일 뿐 그 범위를 초과하여 일반적인 피고 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볼 만한 증거는 없다. 또 피고 회사의 지휘·감독이 원고가 참여한 특정 프로그램의 진행 및 완성과 관련하여 그 프로그램 제작의 특수성에 따른 지휘·감독(일반적으로 건설 공사의 경우에도 공사도급인이 전체 공사의 일정 조정과 하자 없는 일의 완성 등을 위하여 공사수급인들을 지휘·감독한다)을 넘어서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만한 증거도 없다.

5)

원고의 주장처럼, 원고가 ‘E’과 ‘F’라는 프로그램과 명함에서 'PD'라는 직함을 사용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F’의 제작비 예산 집행 내역서에는 원고가 AD로 참여하였고, 원고에게 700,000원의 보수가 책정되어 있으며, 그 무렵 제작된 각종 프로그램의 예산 내역서에도 원고가 AD로 표기되어 있고 해당 프로그램에 대하여 원고의 보수가 별도로 책정되어 있다.

그리고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근무 장소 및 제작도구의 일부를 제공하거나 편집실의 사용을 허락한 것은 사실이나, 이것은 피고 회사가 다른 프리랜서와 마찬가지로 업무편의를 위하여 그렇게 하였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다른 프리랜서와 달리, 피고 회사에게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6)

마지막으로, 갑 제34, 35, 36호증의 각 1(각 진술서)의 각 기재는 그 각 진술자들이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증언한 바가 없어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또 가사 원고의 주장처럼 문서제출 명령을 받은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성에 관한 법률 검토 문건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근로자성 여부는 법률적 판단 사항이므로, 법원이 원고의 근로자성을 바로 인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3.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