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0. 10. 7. 선고 2020가합10210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0. 1. 14.부터 2020. 1. 15.까지 사이에 개최한 임시총회에서 원고에 대하여 한 조합원자격상실심의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2004. 10. 5. C 유한회사 소속 근로자를 구성원으로 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이고, 원고는 피고의 조합원으로서 2011. 1. 1.부터 피고의 구미지부장으로 재직하였다.

나.

피고의 임시총회 결의 등

1)

피고 대의원 D 외 15명은 피고에게 2019. 12. 26. '원고가 2013년경 피고 위원장 선거 과정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E의 당선을 위해 다른 후보자인 F에게 특정 지위의 제공을 약속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정선거를 획책하였고, 그 무렵 E, F과 함께 특정 여성 조합원을 지목하면서 성희롱 발언을 하였다. '는 사유(이하 '이 사건 결의사유'라 한다)를 들어 '원고에 대한 조합원 자격 상실 심의'를 안건(이하 '이 사건 안건'이라 한다)으로 하는 임시총회의 소집을 요청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2019. 12. 27. 이 사건 안건에 대한 온라인을 통한 전자투표 형식의 임시총회를 2020. 1. 14.부터 2020. 1. 15.까지 소집·개최한다는 공고를 하였다.

2)

위 공고에 따라 2020. 1. 14.부터 2020. 1. 15.까지 온라인을 통한 전자투표가 실시되었고, 총 유권자 1445명 중 1327명이 투표에 참여한 결과 903명이 원고의 조합원 자격을 상실시키는 데 찬성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여 이 사건 안건이 가결되었다(이하 '이 사건 결의'라 한다).

3)

원고는 2020. 1. 20. 피고에게 재심을 요구하였고, 피고는 2020. 1. 29.부터 2020. 1. 30.까지 '원고에 대한 조합원 자격 상실 재심의를 안건으로 하는 온라인을 통한 전자투표 형식의 임시총회를 개최하였으며, 위 임시총회에서 위 안건이 가결되었다.

다.

피고의 운영규약

피고의 운영규약(이하 '이 사건 운영규약'이라 한다)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1>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 9 내지 14호증, 을 제1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결의는 피고의 임원인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인바, 피고는 이 사건 운영규약이 피고의 임원에 대한 징계는 피고 중앙대의원대회의 결의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여 총회에서 원고에 대한 징계결의를 하였고, 원고에게 이 사건 결의사유에 관한 소명기회를 부여하지도 않았다. 원고는 조합의 자주성을 훼손하는 행위를 하거나 명예훼손의 고의로 여성 조합원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결의는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고, 원고에게 이 사건 운영규약에서 정한 징계사유가 없음에도 징계를 결의하였거나 징계권을 남용한 실체적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이다.

나.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결의는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이 아니라 이 사건 운영규약 제9조 제2항, 제8조 제2항에 따라 원고가 '피고의 자주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합원으로서 부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의 조합원 자격을 상실시키는 처분인바, 이 사건 운영규약에는 위와 같은 결의에 대한 권한을 가진 기관에 대한 규정이 없으므로 피고에 대한 근원적 본래적 권한을 가진 총회에 위 권한이 있다고 할 것이고, 원고에게 충분한 소명기회를 부여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결의 사유와 같은 행위를 하였고 그와 같은 행위는 피고의 자주성을 훼손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결의에는 어떠한 하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3.

판단

가.

이 사건 운영규약 제12조 제1항에 의하면 피고의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조합원 자격이 필요하므로, 임원에 대하여 조합원 지위를 상실시키는 결의는 실질적으로 임원에 대한 제명처분과 동일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임원에 대하여 조합원 지위를 상실시키는 결의는 임원에 대한 제명과 동등한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은 제16조 제1항에서 "다음 각호의 사항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17조 제1항에서 '노동조합은 규약으로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회를 둘 수 있다. '고 규정하고 있는 바, 위 규정에 따라 노동조합이 그 규약에서 총회와는 별도로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회를 두고 총회의 의결사항과 대의원회의 의결사항을 명확히 구분하여 정하고 있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총회가 대의원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해진 사항을 곧바로 의결하는 것은 규약에 반한다(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2두6063 판결).

다.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 즉 ① 이 사건 운영규약 제19조는 피고의 기관으로 '총회(중앙대의원대회)'를 규정하고, 제20조는 '총회는 피고의 최고 선출 및 의결기관으로서 중앙대의원대회로 갈음할 수 있으며, 피고 노조 산하 각 공장지부에 근무하는 전 조합원 또는 대의원으로 구성하며 정기총회(정기 중앙대의원대회)와 임시총회(임시 중앙대의원대회)로 구분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피고는 규약으로 총회에 갈음할 중앙대의원대회를 두고 있는 점, ② 이 사건 운영규약 제22조는 총회의 의결사항을 규정하고, 제26조는 중앙대의원대회의 의결사항을 규정하고 있는바, 총회와 중앙대의원대회의 기능이 규약에 의하여 명확히 구별되어 있는 점, ③ 이 사건 운영규약 제26조는 중앙대의원대회의 의결사항으로 '기타 중요의안 심의를 규정하고(제12항), 제73조는 징계와 관련하여 제1항에서 '피고의 임원 및 간부 또는 조합원이 선언, 강령, 규약 및 제 규정과 각급기관의 결의를 위반하거나 또는 업무 진행상 부정이 있으며 본 조합의 명예를 손상시켰을 때는 조합원 및 간부는 중앙운영위원회 결의에서 행하며, 임원은 중앙대의원대회 결의에 의하여 징계할 수 있다. '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징계의 종류로서 '정권'과 '제명'을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총회가 피고의 최고 의결기관이라고 하더라도 권한분장의 취지로 분화되어 있는 다른 기관인 중앙대의원대회의 권한사항을 의결할 수는 없음에도 중앙대의원대회의 의결사항인 임원에 대한 제명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성격을 갖는 이 사건 결의를 한 것이므로, 이 사건 결의에는 이 사건 운영규약 제26조, 제73조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

라.

설령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결의는 이 사건 운영규약 제8, 9조 규정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 대해 '피고의 자주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합원으로서 부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의 조합원 자격을 상실시키는 결의"이고, 이 사건 운영규약 제73조에 규정된 징계인 제명처분과 전혀 무관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 즉 ①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본문은 '노동조합이라 함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규정하는 '자주적으로 조직하는 단체'라 함은 대내적으로 근로자가 스스로의 의사에 의하여 조직하고 대외적으로는 그 운영에서 사용자를 비롯한 제3자의 간섭이나 개 개입이 배제되어야 한다는 의미인 점, ② 이 사건 운영규약 제8조와 제9조는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를 반영하여 조합원의 범위와 자격상실에 대해 규정한 것으로서 피고의 자주성을 훼손시킬 위험성이 큰 개인에 대하여 조합원 자격의 취득과 유지에 제한을 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조합원의 자격 상실은 그로 인해 해당 조합원의 신분에 중대한 불이익을 초래하므로 이 사건 운영규약 제8조 제2항이 규정하는 '피고의 자주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합원으로서 부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자'의 범위는 제한적으로 해석함이 타당한 점, ④ 이 사건 결의 사유는 '원고가 피고 위원장 선거 과정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E의 당선을 위해 다른 후보자인 F에게 특정 지위의 제공을 약속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정선거를 획책하였고, 특정 여성 조합원을 지목하면서 성희롱 발언을 하였다. '는 것으로서 위 각 행위가 피고의 조직과 운영에 있어 사용자를 비롯한 제3자의 간섭이나 개입에 해당한다거나 위 각 행위를 한 원고가 곧바로 피고의 자주성을 훼손시킬 위험성이 큰 조합원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결의 사유가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것과는 별개로 원고가 이 사건 운영규약 제8조 제2항가 규정하는 '피고의 자주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합원으로서 부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결의에는 중대한 실체적 하자가 있다[나아가 단체의 구성원인 조합원에 대한 제명처분은 조합원의 의사에 반하여 조합원으로서의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므로, 조합원의 행위로 인하여 조합의 목적 달성이 어렵게 되거나 조합의 이익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에 최종적인 수단으로서만 인정되어야 하는바(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3다69942 판결), 설령 원고가 이 사건 결의 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피고의 목적 달성이 어렵게 되거나 피고의 이익을 위하여 원고의 제명이 불가피한 최종적인 수단이라고 보기도 어려워 이 사건 결의는 그 행위에 비하여 현저히 가혹하거나 객관적 타당성을 결여한 것으로서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여 무효이다.

마.

따라서 이 사건 결의는 어느 모로 보더라도 무효라고 할 것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이 사건 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도형석(재판장) 김태형 이호동

각주1) 제2조(정의)

각주2) 2.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를 말한다.

각주3) 4. "노동조합"이라 함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한다. 다만, 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

각주4) 가.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의 참가를 허용하는 경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