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2. 2. 10. 선고 2021고정417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대구 달서구 B 소재 C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6명을 사용하여 제조업을 행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하는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청주시 서원구 D 소재 C 청주 사무실에서 2019. 6. 1.부터 2020. 4. 1.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E의 2020년 3월 임금 5,000,000원 및 2020. 4월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1,399,441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1997. 12. 26. 선고 97다17575 판결 등 참조).

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E에 대하여 피고인이 운영하는 개인사업체 ‘C’의 근로자로 등재하여 매월 정액의 급여를 지급하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으며 4대 보험에 가입한 사실 등을 인정할 수는 있으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E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E이 실제 근무한 사업체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다른 사업체인 ‘F’이었는데, E은 2019. 5. 2.경 당시 F의 사업자대표였던 G 등에게 다음과 같이 자신의 직위와 보수, 근로내용, 복리후생조건 등에 관하여 제안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고, 2019. 9.경 F의 사업자대표가 된 피고인이 위 제안을 그대로 수용함에 따라 E이 F의 영업을 담당하게 되었다.

‘(전략) 아래와 같이 제가 원하는 조건 요청 드립니다. 급여-월 net 500만 원(영 업 인센티브는 회사에 부담이 클 테니 없는 걸로 하시죠), 회사차량제공, 청주 원룸제 공 요청, 6월부로 입사처리 해주시고 급여도 지급 부탁드립니다(이 부분은 제가 양보해 드리고 고생한 부분의 보상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9월 1일 청주 사무실에 앉아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한 가지 더 요청 드립니다. H이 저보다 연배가 높고 그동안 근무연차도 높으니 직위는 해외영업팀장으로 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외부적으로 명함은 부사장으로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번 CCT 상황 겪으면서 거래처들에게 제가 참 힘드네요. 경력도 있고 나이도 있으니 F이라는 회사는 제가 차린 회사니 앞으로 더 도와달라고 하는 상황이 나아 보입니다. (후략)’

2)

2019. 9.경 F의 사업자대표가 된 피고인은, 그 무렵 F의 부채가 많고 영업도 부진하여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임에도 E의 해외영업능력이 경영회복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 기대하여 E의 위 제안(E은 F의 영업을 활성화시켜 장차 F의 부채가 청산되면 F의 대표를 맡기로 하는 잠정적인 약속도 했었다)을 수용하고 E이 사업장에 정식으로 출근하기도 전인 2019. 6.경부터 매월 500만 원의 보수를 지급하는 등 우대한 것으로 보인다.

3)

E은 위와 같이 자신의 해외영업능력을 배경으로 사실상 그 직위와 보수, 근로내용, 복리후생조건 등을 스스로 정한 것과 다름이 없고, 2019. 6.경 이후 F의 부사장 직함으로 해외영업을 담당하면서 피고인을 비롯한 F의 임원들과 이메일 또는 카카오톡 대화방을 통해 영업상황 등에 관한 정보와 의견 등을 교환한 것(일부 ‘보고’라는 제목의 문서가 이용되었지만, 임의적인 것으로 보인다) 외에는 출퇴근, 업무시간, 업무내용이나 방법 등에 관하여 피고인 등의 지휘나 감독을 받음이 없이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피고인의 결재를 받기 위한 업무보고를 하거나 업무일지를 작성하지도 않았다.

4)

피고인이 E의 업무수행과정에 어떠한 지시를 하는 등 구체적으로 관여하였다거나 그 출퇴근 등의 근태를 관리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전혀 없고, E의 해외영업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2019. 10.경 국내영업도 맡아달라는 제안을 한 적이 있지만, 구속력이 있는 업무지시였다고 보기는 어려운바, E의 지위에 관하여 장차 F의 사업자 대표가 될 것을 전제로 F의 경영을 회복하기 위해 해외영업을 책임지는 동업자로 인식하고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 왔다는 취지의 피고인 진술은 설득력이 있다.

5)

그러나 E은 2020. 2. 10.경 ‘I’라는 상호로 F과 동일한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2020. 4.경부터 그 사업을 시작하였는데, E이 2019. 12.경부터 F에서 퇴직하겠다고 했던 점 등에 비추어 그 무렵부터 자신의 사업을 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고춘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