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C자동차공업사’라는 자동차정비소를 운영하고 있고, 피고는 2012. 11. 30.부터 2020. 1. 16.까지 위 공업사에서 근무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2013. 1.경 별지1 기재와 같은 근로계약서(이하 ‘제1차 근로계약서’라고 한다)를, 2017. 4.경 별지2 기재와 같은 근로계약서(이하 ‘제2차 근로계약서’라고 한다)를 각 작성하였다.
원고는 2020. 2. 4. 피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11,826,720원을 지급하였다.
피고는 2020. 2. 5.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에 원고가 퇴직금 일부를 지급하지 않았다며 진정을 제기하였고, 이에 위 청주지청은 원고의 미지급 퇴직금을 7,337,014원으로 산정하였다. 이에 원고는 2020. 3. 26. 피고에게 7,337,014원을 추가로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퇴직금을 분할하여 미리 지급받기로 한 약정에 따라 2013. 1.부터 2017. 3.까지의 퇴직금 11,730,000원을 이미 지급받았음에도, 위 청주지청에 진정을 통해 이중으로 퇴직금을 지급받았으므로, 위 11,730,000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
피고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퇴직금을 분할하여 미리 지급받기로 한 약정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 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증거들과 을 제4,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제1차 근로계약서에는 ‘퇴직금중간정산은 근로자의 신청이 있는 경우 법요건 충족 시 중간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으며, 중간정산 이후에는 퇴직금산정을 위한 계속 근무년수는 새로이 가산한다’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선분할지급이라는 명시적 합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내용은 없다.
오히려, 제1차 근로계약서에는 ‘1년 총지급액 30,000,000원 중 실지급액 28,800,000원(월 2,400,000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차입금은 퇴직금으로 적립한 다음 퇴사가 결정된 후에 지급하기로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이다.
원고가 제출한 2013. 1.과 2017. 3. 급여명세표에 ‘퇴직금 230,000원’이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그 외 다른 급여명세표는 제출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위 기간 동안 피고가 퇴직금 명목으로 230,000원을 교부받는 데 동의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할 자료도 없어 위 기재내역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선 분할지급이라는 명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다.
제2차 근로계약서에는 ‘퇴직금은 2017. 4. 이전 금액은 그대로 인정하고, 2017. 4. 13. 이후 퇴직금은 연봉 13개월 나눈 1개월치를 퇴직금으로 처리해줄 것을 인정합니다’라는 기재가 있으나, 그 내용이 2017. 4. 이전 퇴직금의 총 금액 자체를 인정한다는 것인지, 퇴직금을 모두 선지급 받은 사실을 인정한다는 것인지 명확히 알기 어렵다.
원고 주장에 의하면, 2017. 3. 이전 퇴직금은 선지급하였고, 2017. 4. 이후 퇴직금은 퇴직 후 별도로 지급했다는 것인데, 2013. 1.과 2017. 3. 급여명세표 모두 ‘퇴직금 230,000원’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특별한 차이가 없어 보이고, 원고가 선지급했다고 주장하는 퇴직금 11,826,720원과 노동청에서 산정한 퇴직금 7,337,014원 사이에도 금액적으로 차이가 있다.
원고는 고용노동청 조사 당시 퇴직금을 적립하였다고만 하였을 뿐, 매월 급여와 별도로 퇴직금을 분할 지급하였다는 내용의 진술을 전혀 하지 않았고, 조사 이후에도 고용노동청이 미납 퇴직금으로 산정한 7,688,114원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추후 매달 1,000,000원씩 지급할 의사가 있다는 확인서를 작성하기도 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병렬(재판장) 강현호 이종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