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4. 7. 10. 선고 2022가단7287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피고는 국민건강보험법 제62조에 의하여 요양급여비용을 심사하고 요양급여의 적정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는 보건복지부 산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라 한다)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이라 한다)가 운영을 총괄하고, 피고가 합동지원단의 일원으로서 ‘운영 지원’을 담당한 B생활치료센터<1>(이하 ‘이 사건 생활치료센터’라 한다)에서 2021. 8. 12.부터 2022. 2. 11.까지 민간의료지원인력(방사선사)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 6호증, 을 제1, 2호증, 을 제3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생활치료센터에서 방사선사로 근무하였는데, 피고로부터 근무기간 동안의 연장근로, 휴일근로 등에 따른 임금 76,335,000원, 미사용 연차수당 2,100,000원 합계 78,435,000원을 지급받지 못하다가 퇴직 후인 2023. 6. 27. 그중 일부 금액인 27,025,000원을 지급받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으로서 청구취지 기재 돈<2>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설령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라 하더라도, 원고는 포괄임금제 약정에 따라 수당을 포함한 임금을 모두 지급받았다.

3)

설령 포괄임금제 약정이 효력이 없다 하더라도, 원고의 실제 근로시간에 관한 증명이 없으므로, 원고 주장의 연장근로, 휴일근로 등을 인정할 수 없다.

3.

판단

무엇보다도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임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반대로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며(대법원 1999. 2. 9. 선고 97다56235 판결,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0다107071, 107088 판결,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63519 판결 등 참조), 실질적인 근로관계에 있지 않다면 근로기준법 기타 다른 법률 등에 의하여 사용자로 취급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여도 근로기준법상의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까지 진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7. 3. 30. 선고 2004다8333 판결,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7다7973 판결 등 참조).

나.

실질적인 근로관계 여부

1)

인정사실

가)

중수본은 2021. 7.경 수도권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증가하자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37조 제1항 제2호<3>에 의하여 코로나19 확진자 중 경증·무증상 환자를 입소대상(수도권 거주자 우선배정)으로 하는 이 사건 생활치료센터를 설치(개소 예정일 2021. 7. 13.)·운영(운영비는 국비 100% 부담)하기로 결정하였다.

나)

중수본은 이 사건 생활치료센터의 운영을 위하여 피고를 포함한 8개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합동지원단을 조직하여, 보건복지부는 ‘운영 총괄 및 의료 지원’을, 행정안전부와 관련 지방자치단체(서울, 경기, 충남)는 ‘센터 운영’을, 피고는 ‘운영 지원’을, 국방부와 환경부는 ‘시설 관리’를, 경찰청은 ‘질서 유지’를, 소방청은 ‘구조 구급’을 각 담당하도록 하였다.

다)

중수본은 2021. 7. 10. 합동지원단을 구성하는 각 관계기관에 인력 파견 등을 요청하였고, 피고에게는 이 사건 생활치료센터의 운영 지원에 대한 협조(개소 준비, 경비 지출, 복구 등)를 요청하였으며, 이에 따라 피고를 비롯한 각 관계기관이 이 사건 생활치료센터의 운영에 필요한 인력 파견 및 업무 지원에 대한 준비를 마친 결과, 이 사건 생활치료센터는 2021. 7. 13. 개소하여 2022. 4. 10.경까지 운영되었다.

라)

피고가 합동지원단의 일원으로서 담당한 ‘운영 지원’의 구체적인 임무 및 역할은 ‘생활(사무)물품 등 계약(구매) 및 지원, 예산집행’, ‘민간의료인력 계약 및 보수지급’, ‘시설 소독 및 방역 관리’, ‘환자, 운영진 식사 지원’ 등이었고, 그중 ‘민간의료인력 계약 및 보수 지급’ 업무로는 ‘민간의료인력에 대한 근로계약서 작성·보수 지급·4대 보험 관리 등’이 있었는데, 피고가 ‘민간의료인력에 대한 근로계약서 작성·보수 지급·4대 보험 관리 등’ 업무를 수행한 구체적인 방식은 아래와 같다.

(1)

민간의료인력의 모집, 채용, 근무지 배치는, 모두 중수본의 담당자에 의해 이루어졌고, 피고는 위 절차에 관여하지 않았다.

(2)

민간의료인력과의 근로계약 체결은, ‘근로 장소, 근로 시간, 근로자의 의무, 근로자 수당’ 등의 근로조건과 ‘사용자 피고’가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런데 위 근로조건은 모두 중수본이 결정하였고, 피고는 근로조건의 결정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단지 위와 같은 양식의 근로계약서를 다량으로 출력하여 피고의 직인을 미리 일괄 날인한 다음 이를 이 사건 생활치료센터에 비치하여 두었고, 이후 민간의료인력이 채용, 배치되면 중수본이 지정한 협력병원의 수간호사가 위 근로계약서에 민간의료인력의 서명을 받은 후 피고에게 이를 전달하였다. 이어 피고가 4대 보험 가입 신고를 하면 근로계약 체결 절차가 마무리되었다. 민간의료인력에게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은 적용되지 않았다.

(3)

민간의료인력에 대한 보수 지급은, 피고가 먼저 민간의료인력에게 보수를 지급하고 나중에 국고에서 이를 정산받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4)

민간의료인력의 근무현황 파악은 근무상황부 작성을 통해 이루어졌는데, 처음에는 중수본이 지정한 협력병원의 수간호사가 근무상황부에 민간의료인력의 근무시간을 기재한 다음 보건복지부 소속 공무원인 지원단장의 사후 확인을 받는 방식으로 작성되었다가, 이후 초과근무수당 부당 수령의 문제가 발생하자 2021. 11. 14.부터는 민간의료인력이 직접 자신의 근무시간을 기재한 다음 수간호사에게 전달하여 지원단장의 사후 확인을 받는 방식으로 작성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호증, 을 제1, 2호증, 을 제3호증의 1, 2, 을 제5, 6, 12, 21, 2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위 인정사실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생활치료센터의 설치·운영 주체는 중수본이고, 피고는 중수본에 의하여 조직된 합동지원단의 일원으로서 이 사건 생활치료센터의 ‘운영 지원’ 업무를 담당한 관계기관인 점, ② 피고는 위 ‘운영 지원’ 업무 중 일부로서 ‘민간의료인력에 대한 근로계약서 작성·보수 지급·4대 보험 관리 등’ 업무를 수행하였으나, ⑴ 민간의료인력의 모집, 채용, 근무지 배치는, 모두 중수본의 담당자에 의해 이루어졌고, 피고는 위 절차에 관여하지 않은 점, ⑵ 민간의료인력과의 근로계약 체결에 있어서도, 근로조건은 모두 중수본이 결정하였고, 피고는 근로조건의 결정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단지 중수본에 의하여 결정된 근로조건이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는 근로계약서 양식에 피고의 직인을 미리 일괄 날인만 하였을 뿐이고, 위 근로계약서에 민간의료인력의 서명을 받는 일도 중수본이 지정한 협력병원의 수간호사가 하였으며, 근로계약서상 피고가 사용자로 기재되어 있어 피고가 4대 보험 가입 신고를 한 것이고, 민간의료인력에게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은 적용되지 않은 점, ⑶ 피고가 먼저 민간의료인력에게 보수를 지급하고 나중에 국고에서 이를 정산받는 방식으로 민간의료인력에 대한 보수 지급이 이루어졌는데, 이는 이 사건 생활치료센터가 국비 100% 부담으로 운영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위 보수의 출처는 전액 국고인 점, ⑷ 민간의료인력의 업무수행에 대한 구체적인 지휘·감독도 중수본이 담당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중수본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하여 임시로 설치한 이 사건 생활치료센터의 운영에 합동지원단의 일원으로 참여한 피고에게 이 사건 생활치료센터의 ‘운영 지원’ 업무 중 하나인 ‘민간의료인력 계약 및 보수 지급’ 업무를 부여함에 있어, 피고와 민간의료인력과의 실질적인 근로관계 설정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중수본에 의해 채용된 민간의료인력이 중수본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필요한 근로계약서 작성, 보수 지급, 4대 보험 관리 등의 업무를 기계적으로 수행해 줄 것을 요구하였고, 피고는 이러한 중수본의 요구에 따라 위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민간의료인력인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근로계약서상 피고가 사용자로 기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에 있어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이 아니어서 실질적인 근로관계라고 볼 수 없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임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률

각주1) 천안시 동남구 C건물에 설치된 6개동 289실 규모의 시설(입소정원 400명)

각주2) 72,340,326원[= 원금 51,410,000원(= 78,435,000원 – 27,025,000원) + 지연손해금 20,930,326원(= 78,435,000원 × 20% × 487일/365일, 78,435,000원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날인 2022. 2. 26.부터 일부변제가 이루어진 2023. 6. 27.까지의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

각주3) 보건복지부장관, 질병관리청장,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감염병환자가 대량으로 발생하거나 제36조에 따라 지정된 감염병관리기관만으로 감염병환자등을 모두 수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격리소·요양소 또는 진료소를 설치·운영할 수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