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충북 진천군 B에 있는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3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건축자재 임대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8. 12. 11.부터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2021. 8. 10. 퇴직한 근로자 D의 2019. 8. 주휴수당 44만 원을 미지급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2명에 대한 주휴수당 등 임금 합계 2,209만 5,00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2022. 8. 10.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699만 2,163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퇴직근로자 총 2명의 퇴직금 합계 총 1,333만 3,763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간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7도570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근로자 D는 C으로부터 주휴수당과 미사용한 연차에 대한 수당을 각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위 D 등이 제출한 급여봉투에 임금의 총액만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위 D와 E는 C으로부터 급여를 받을 당시 구체적 급여내역이 기재된 확인서 내지 영수증을 매월 교부받았고 이에 각 자필로 서명한 사실, ② 위 각 구체적인 급여내역에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주장과 달리 주휴수당과 연차수당이 포함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었던 사실, ③ 또한 위 외국인 근로자들은 이에 대해 당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 등이 존재함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한편,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법 제44조,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기타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여러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법 제44조,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될 것이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C은 위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매월 임금과 구별하여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별도로 지급해 온 사실, ② 위 외국인 근로자들은 위와 같은 퇴직금 분할 지급에 대해 각 동의하고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나아가 위 근로자들은 퇴직 이후 약 7개월이 지나서야 퇴직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한 점, ④ 위와 같이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함에 상호 합의한 이유는 본건 각 근로자들이 외국인들이고, 나아가 C이 주로 건설현장에서 일용직 등을 고용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작업방식을 택하였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본건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되, 피고인이 무죄판결공시 취지의 선고에 동의하지 아니하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는다.
판사 이수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