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3. 5. 9. 선고 2022고정542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충북 진천군 B에 있는 ‘C’(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 특장국내영업팀 소속으로 근무하고 있고, 피해자 D은 같은 회사의 프로젝트영업팀장이다.

피고인은 2021. 12. 6.경 이 사건 회사에서 이 사건 회사 임직원 전용 사이트의 익명게시판(대나무숲)에 접속한 뒤, ‘E’이라는 제목으로 피해자에 대한 글을 게시하였다. 위 게시글은 “…(전략) 우리 회사 먹여 살리겠다고 굵직한 프로젝트 제시한 후 임원급 이상의 대우할 것을 빅딜하고 입사하신 그분 …(중략)… 출근은 제멋대로(밤새서 연구하고 일하고, 영업하다보니) 내 가족들 같이 입사 줘(옛 직장 선배랑 여친이랑, 아빠회사까지) …(중략)… 공공기관 사업을 따내서 연2천억~3천억 해줄테니 채용을 하라는 식의 협상 …(중략)… 결국 그분의 제안 모두 수용, 출근 네 멋대로 허용, 매출만은 올려줘, 주변 가족들 모두 채용해주마, …(중략)… 2~3천억원의 10%나 했으면 다행이다. 그 10%도 못미치는 매출 올리면서 회사돈 수십억원을 투자하게 만들었다. 그분의 아버지 회사도 울회사의 협력회사로 등록되었다 …(중략)… 그분은 공공기관 발주를 소소하지만 몇 건 물었다. 곧바로 아빠 회사에 외주를 주었다. …(중략)… 그분은 아빠회사 직원분들 정확하게 외주회사 직원분들 야근 간식 식대로 1달에 5백만원어치 잡쉈다고 회사가 발칵 뒤집혔다 …(중략)… 제발 출근만큼은 제 시간에 하라. 우리 회사가 재택근무하고 밤샘작업할 정도로 할 업무는 없다…(후략)”라는 내용이나, 사실 피해자는 연 2천억~3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조건으로 임직원급의 대우를 받기로 하거나 가족들의 입사를 조건으로 입사한 것이 아니고, 위 회사와의 계약에 따른 근무형태에 맞추어 근무하였으며, 피해자가 부친의 회사를 협력회사로 등록하게 하거나 부친의 회사에 외주를 주거나 부친의 회사 직원들 식대로 1개월에 500만 원이 넘게 법인카드를 사용한 사실이 없고, 회사로 하여금 수십억 원을 투자하게 한 사실이 없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의 정보통신망을 통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이 공공연하게 드러낸 사실이 거짓이고 그 사실이 거짓임을 인식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어야 한다.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 여부는 피고인이 드러낸 사실이 거짓인지 여부와 별개의 구성요건으로서, 드러낸 사실이 거짓이라고 해서 비방할 목적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 규정에서 정한 모든 구성요건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와 목적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는 드러낸 사실의 내용과 성질,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표현의 방법 등 표현 자체에 관한 여러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으로 훼손되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비방할 목적’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과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라는 방향에서 상반되므로, 드러낸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은 부정된다.

여기에서 ‘드러낸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경우’란 드러낸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주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드러낸 것이어야 한다. 그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는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공무원 등 공인인지 아니면 사인에 불과한지, 그 표현이 객관적으로 공공성·사회성을 갖춘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것으로 사회의 여론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것인지 아니면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것인지, 피해자가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것인지 여부, 그리고 표현으로 훼손되는 명예의 성격과 침해의 정도, 표현의 방법과 동기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포함되어 있더라도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20도11471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인정되는 사실 관계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이 된다.

가)

D은 2020. 2. 3.경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한 영업 관련 자문위촉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회사를 위해 일을 하다가 2020. 5. 28.경 이 사건 회사에 영업팀장(과장급)으로 입사하였다.

나)

D의 입사 이후 서류심사 및 면접 등의 절차를 통해 2020. 9.경 D의 여자 친구인 F(현재는 D의 배우자가 되었다)이, 2021. 10.경 위 F의 남동생인 G이 각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였다.

다)

이 사건 회사는 D의 아버지가 자문을 하고 있는 H을 협력사로 지정하였고, 일부 사업을 하도급주기도 하였다.

라)

한편, D은 간주근로시간제<1>의 적용을 받는 조건으로 입사하여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웠고, 법인카드가 제공되었다.

2)

위와 같은 인정된 사실관계에다가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D이 입사조건으로 ‘2,000억 원 내지 3,000억 원의 매출을 올려주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위 자문계약을 체결할 당시 D이 이 사건 회사에 제출한 이력서에 ‘개인 목표: 한국수력원자력 관련 매출 신장(3년 – 1,000억 원)’이라 기재 하였던 점, ② 또한, D이 H을 위해 식대로 월 500만 원 상당의 식대를 지출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D의 법인카드 사용내역 중에 함께 팀으로 일을 한 위 H 직원들을 위한 지출도 일정 부분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D이 추진한 사업과 관련하여 이 사건 회사가 수억 원을 투자하였거나 투자하기로 결정하였던 점, ④ D은 위와 같이 간주근로시간제의 적용을 받는 관계로 그 출, 퇴근 시간이 자유로웠고, 나아가 이 사건 회사 인사팀으로부터 별도의 근태관리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위와 같은 D 관련자들의 입사, 협력업체 지정 및 D의 근무형태 등에 대해 이 사건 회사 내에서 일부 불만이 제기되기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⑥ 피고인이 문제를 제기한 부분들은 이 사건 회사조직과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으로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것이라 할 수 없는 점, ⑦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 글을 게시함에 있어 “내가 이 글을 쓴 목적은 단순하다. 당신 청탁에 의해 입사 시킨 직원분들에게 먹칠당하지 않도록 근태 관리 잘하라. 출근만큼은 제 시간에 하라. 본부장 되고 싶다면 배출 먼저 C에 꼭 올려주라. 제발 먹튀하지 마라. 그리고 겸손하라.”라고 그 목적을 직접 밝힌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글을 게시한 주된 동기나 목적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설령 부수적으로 피고인에게 D의 근무태도, 차별적 처우 등에 대한 개인적 불만 등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D을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바,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해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수현

각주1) 근로기준법 제58조(근로시간 계산의 특례) ①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 다만, 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통상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