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3. 9. 8. 선고 2023나52837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2.

이 법원에서 추가한 선택적 청구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원 및 이에 대 하여 2021. 3. 5.부터 2023. 9. 8.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항소와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4.

소송총비용 중 30%는 피고가, 나머지 70%는 원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김치 및 반찬류 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원고는 2018. 12. 1. 피고에 고용되어 생산직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2021. 10. 31. 퇴직하였다.

나.

원고는 2021. 3. 5. 피고의 공장(이하 '이 사건 공장'이라 한다)에서 포장된 김치를 팔레트에 쌓아 올리는 작업을 하던 중 미끄러져 김치를 포장하는 금속 포장대에 오른쪽 무릎을 부딪히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를 당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다음 날인 2021. 3. 6. C정형외과에서 치료를 받았고, 2021. 4. 16. D병원에서 우 슬관절 전방 십자인대 파열을 진단받았으며, 2021. 4. 21. 위 병원에서 우 슬관절 전방 십자인대 재건술을 받았다.

라.

원고는 2021. 4. 20. 근로복지공단에 업무상 재해를 주장하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따른 급여를 신청하였고,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사고를 산업재해로 인정하여 2022. 6.경까지 원고에게 휴업급여 15,763,180원, 요양급여 12,568,400원, 장해급여 4,743,350원, 합계 33,074,93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내지 7호증, 을 제1, 4, 5,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영상, 제1심법원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문서제출명령 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를 고용한 사용자로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할 의무 및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반한 과실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도록 하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상해를 입은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여부

1)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참조). 한편, 사업주는 근로자를 채용할 때와 작업내용을 변경할 때에는 그 근로자에게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작업에 필요한 안전보건교육을 하여야 하고(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2항 본문),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 제1호).

2)

살피건대, 원고가 2021. 3. 5. 이 사건 공장에서 작업을 하던 중 미끄러져 이 사건 사고를 당한 사실, 이로 인하여 원고가 2021. 4. 16. D병원에서 우 슬관절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진단받고 우 슬관절 전방 십자인대 재건술을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지 않았다거나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을 제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피고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이 사건 사고 발생 전인 2021. 1. 4., 2021. 2. 8., 2021. 3. 2. 근로자 정기보건 교육을 각 실시하였고, 이 사건 발생 후인 2021. 4. 5.에도 넘어짐 및 떨어짐 재해예방에 관하여 근로자 정기보건 교육을 실시하였으며, 원고는 위 각 교육에 모두 참석한 점, ② 피고는 근로자들이 작업을 할 때 미끄러짐 방지 기능이 있는 PVC 재질의 위생장화를 착용하도록 지시한 점, ③ 피고는 작업장 곳곳에 '미끄러짐 경고' 안내문을 부착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원고에게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였고,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다하였다고 보인다. 따라서 피고가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전제에서 피고에 대하여 위자료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3.

공작물의 보존상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공장의 점유자 내지 관리자로서 이 사건 공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미끄러져 넘어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여야 할 책임이 있고,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않은 보존상의 하자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상해를 입은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관련 법리

민법 제758조 제1항에서 말하는 공작물 점유자라 함은 공작물을 사실상 지배하면서 그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공작물을 보수·관리할 권한 및 책임이 있는 자를 말하고(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다23741 판결 등 참조),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한다. 이와 같은 안전성을 갖추었는지는 당해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자가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한 사고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만이 손해발생의 원인이 되는 경우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가 사고의 공동원인의 하나가 되는 이상 사고로 인한 손해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3다61602 판결 등 참조).

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이 사건 공장 바닥은 물기가 많고 곳곳에 김치재료가 떨어져 있어 미끄러짐 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으로 보이는 점, ② 그렇다면 그곳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피고로서는 다수의 사람들이 근무하는 바닥에서 사람들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공장 바닥을 락스로 세척하거나, 미끄러짐 방지를 위한 매트를 까는 등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책임이 있다고 보이는 점, ③ 그런데 원고의 주장에 의하면 피고는 2주에 한 번 정도 바닥청소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발생 후인 2021. 4. 12.에도 이 사건 공장에서 작업을 하던 중 바닥에 미끄러져 왼쪽 무릎을 다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는 피고가 점유·관리하는 이 사건 공장 바닥의 보존상의 하자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피고는 이에 대하여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등을 지급받았으므로, 피고의 책임이 면제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구하는 위자료는 산재보험법이 정한 보험급여에 의하여 전보되지 아니하는 손해이므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이 면제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원고는 약 2년 동안 이 사건 공장에서 근무하며 이 사건 공장의 바닥이 미끄럽다는 점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원고로서도 미끄러지지 않기 위하여 더욱 주의하였어야 하는 점, 위와 같이 원고의 부주의 역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의 발생 및 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보이는 점,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원고의 상해 정도 및 치료 기간, 원고의 과실 정도, 후유장해의 부위 및 정도 등 변론 전체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원고의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5,000,000원으로 정한다.

마.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공작물의 보존상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위자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인 2021. 3. 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9. 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공작물의 보존상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한편 이 법원은 제1심에서 인용된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가 아니라, 공작물의 보존상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인용하므로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다7587, 7594 판결 등 참조), 새로 피고에 대하여 위 인정금액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항소와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미리(재판장) 황정환 정태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