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5. 8. 22. 선고 2024가소71807 판결

임금

주문

1.

피고는 원고 A에게 2,988,514원, 원고 B에게 3,774,778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24. 6. 1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원고들의 주장

원고는 피고 복지부 산하 C 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라고만 한다)에 재직 중인 근로자들이다.

사업장 내에 과반수 노동조합이 있을 경우,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하기 위해서는 과반수 노동조합의 동의가 필요하고, 노동조합의 동의는 적법하게 선출된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면서도 노동조합 대표자로 적법하게 선출되지 않은 D의 동의를 얻었으므로, 취업규칙 변경 합의는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변경 전 취업규칙에 따라 계산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인정사실

가.

원고들은 피고 복지부 산하 C 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라고만 한다)에 재직 중인근로자들로, C 내에 위치한 E의 시설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나.

지원센터의 과반수노조인 F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은 2021. 11.16. 노조위원장에 D가 단독출마하자 공직선거법 제188조 제2항 및 190조 제2항을 근거로 무투표 당선되었음을 이 사건 노조 선거관리위원장 G 명의로 공고하였다.

다.

지원센터는 2021년 하반기 기획재정부에 2022년 예산을 요청하였는데, 예산증액 요청이 거절되자, 2021년 10월부터 11월경까지 원고를 포함한 공무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예산 부족을 알리는 설명회를 개최하고, 2021년 11월경 이 사건 노조와 협상을 수차례 진행하였다. 그런데 지원센터는 이 사건 노조의 위원장 변경사항이 통보되지 않아 협상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2021. 12. 16.과 2022. 1. 3. 두 차례에 걸쳐 이 사건 노조에 노조위원장 통보 요청 공문을 발송하였고, 이 사건 노조는 2022. 1. 4. 노조위원장으로 D가 당선되었다는 회신을 하였다.

라.

이후 지원센터와 이 사건 노조는 2022. 1. 17. 취업규칙 개정에 관하여 합의를 하였는데, 당시 이 사건 노조의 대표자로 D가 참석하였다(이와 같이 변경된 취업규칙을 이하에서는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

마.

원고들은 2022. 8. 17.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에 이 사건 취업규칙 변경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노조위원장으로 선출된 D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을 이유로 임금감소분의 지급을 구하는 진정을 제기하였는데, 위 노동청은 지원센터는 노조위원장으로 당선된 D가 투표를 통해 선출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알 수도 없었다고 판단하는 한편, 이 사건 노조에는 투표로 위원장을 재선출할 것을 행정지도하였다.

바.

위 행정지도에 따라 이 사건 노조의 선거관리위원회는 2022. 11. 30. D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실시하였는데, 전체 선거인 155명 중 114명이 투표하였고, 그 중 99명이 재신임에 찬성하였다.

사.

이 사건 노조의 규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10호증, 을 1 내지 7, 12 내지 30호증의 각 기재, 증인 H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 단

가.

이 사건의 쟁점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대표자의 동의를 얻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처럼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에 노동조합의 대표자로서 동의할 수 있는 대표자는 당연히 적법한 대표임이 전제가 되어야 하고, 만일 적법한 대표가 아닌 자가 동의한 경우 그 동의는 효력이 없어 결국 취업규칙 변경 역시 무효라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이 사건 취업규칙의 효력 여부는 취업규칙 변경에 이 사건 노조의 대표자로서 동의한 D가 적법한 대표자인지 여부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하에서는 이에 관하여 본다.

나.

노조 대표자 선출방법으로서 무투표 당선이 허용되는 지 여부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16조 제1항 제2호는 총회 의결사항 중 하나로 임원의 선거를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2항에서 총회는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러한 임원 선거에 관한 규정은 노동조합의 구성원인 조합원이 그 조직과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에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관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른바 조합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규정이므로 강행규정이다(대법원 2000. 10. 27. 선고 2000다39766 판결, 대법원 1995. 8. 29. 선고 95마645 결정 등 참조).

2)

이 사건 노조 규약 제30조, 31조, 32조에 따르면, 조합을 대표하는 위원장은 전체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를 실시하여 선출하도록 정하고 있다.

D가 단독으로 입후보하였다는 이유로 무투표 당선된 것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이러한 선출방법은 이 사건 노조 규약에서 정한 바도 아니고 임원 선출에 관한 강행규정인 노동조합법 관련 규정에도 반한다. 그러므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무투표로 이 사건 노조의 대표자로 선출된 D는 적법한 대표자라고 볼 수 없다.

3)

이에 대하여 피고는, D가 무투표로 위원장으로 당선된 것을 지원센터로서는 알지 못하였고 알 수도 없었으므로 표현대리 법리에 따라 D와의 합의에 의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취업규칙은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임원선거에 관한 노동조합법은 강행규정에 해당하므로 표현대리 법리가 적용될 여지가 없다. 원고들이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에 제기한 진정사건에서 지원센터가 '근로자 및 노동조합의 자유의사에 개입한 적이 없고, 위원장 선출 과정상 하자가 있었다는 것을 알거나 알 수 있었던 상황이라고 판단되지 않아 변경된 취업규칙에 대한 임금감소분의 형사적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이유로 '법 위반 없음' 처분이 내려졌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처분이 민사적으로 이 사건 취업규칙의 효력을 좌우할 수는 없다.

만일 이와 달리 볼 경우 조합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각 규정의 취지가 훼손되고, 특히 이 사건과 같이 무투표 당선을 허용할 경우 조합원들의 의사는 전혀 반영될 여지가 없어 부당하다. 또한 취업규칙은 근로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인데도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대표권이 없는 자가 노동조합의 대표로서 이에 동의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노조가 2022. 11. 30. D에 대해서 재신임 투표를 거쳐 그를 위원장으로 선출하였다고 하더라도 재신임 이전에 이루어진 무효인 행위에 대해서까지 소급하여 유효하다고 볼 수는 없다.

다.

이 사건 취업규칙의 효력 및 정당한 임금

앞서 판단한 것처럼 이 사건 취업규칙에 관한 합의는 이 사건 노조의 적법한 대표자라고 할 수 없는 D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어서 효력이 없다. 따라서 무효인 이 사건 취업규칙에 따라 원고들의 임금을 산정하여서는 안 되고, 변경 전 취업규칙에 따라 임금이 산정되어야 하는데, 그에 따라 정당하게 산정된 임금과 실제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은 원고 A의 경우 2,988,514원, 원고 B의 경우 3,774,778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므로 피고는 과소지급된 위 해당금액을 원고들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소결론

피고는 원고 A에게 2,988,514원, 원고 B에게 3,774,778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4. 6. 1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 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한다.

판사 조미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