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고용보험료 및 산재보험료에 대한 각 연체금 징수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21. 9. 27.경 B 주식회사(이하 주식회사 명칭은 생략한다)와 '공사도급계약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고 한다).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갑은 B, 을은 원고이다).
D은 2021. 12. 14. 08:30경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쪽판넬 조립 중 2m 높이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하였고, 그 무렵 피고 충주지사(이하 '피고'라고 한다)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이하 '산재보험'이라 한다) 요양급여신청서를 제출하였다.
피고는 2022. 5. 2. 원고에게, D의 산재보험 요양급여신청서 및 관련 자료를 검토한 결과,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에 따른 고용·산재보험 당연적용 사업장으로 확인되었으므로 2022. 5. 17.까지 보험관계 성립신고서 등을 작성하여 제출할 것과 위 기일까지 이를 제출하지 아니할 경우 직권으로 고용·산재보험 관계 성립을 인정하여 보험료 등을 부과할 것임을 알리는 통지를 하였다.
이어 피고는 2022. 5. 19. 원고에게 사업주를 원고로, 상호·법인명과 공사명 또는 유기사업명을 각 'A-B(주)(도급)'으로 각 정하여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 보험관계 성립을 알리는 통지를 하였다.
피고는 2022. 4. 20. 및 2022. 4. 29. D에게 진료비, 휴업급여, 장해일시금 등을 지급하였다.
피고는 2022. 8. 17. 원고에 대하여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 제26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보험관계 성립신고 기한까지 보험가입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재해에 대해각 지급한 보험급여액의 50%에 상당한 금액을 징수한다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징수처분된 고용 및 산재 보험료를 통틀어 '이 사건 보험료', 위 징수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3. 3. 17. 이 사건 처분에 기하여 체납된 고용보험료 2,231,510원(= 보험료 2,125,270원 + 연체금 106,240원), 산재보험료 9,071,140원(= 보험료 1,677,240원 + 급여징수금 7,310,050원 + 연체금 83,850원)을 징수하기 위하여 원고의 예금채권을 압류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8 내지 13호증, 을가 제1, 2, 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와 D 등 6인은 B와 단순 노임 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원고가 D 등을 고용하거나 원고가 B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다. 원고와 D 사이에는 사업주와 근로자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원고는 고용보험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가입자가 되지 아니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를 사업주로 본 이 사건 처분은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어 무효이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연체금 징수 부분에 관한 직권 판단
원고는 이 사건 보험료에 대한 각 연체금 징수 부분의 무효 확인도 구하고 있다. 그런데 연체금은 보험료의 납부의무자가 납부기한 내에 보험료를 납부하지 아니하는 경우 보험료 미납분에 대한 지연이자의 의미로 부가되는 금액으로,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25조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사업주가 납부기한까지 보험료 등을 내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납부기한이 지난날부터 일정한 범위의 연체금을 징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연체금은 보험료를 납부기한까지 납부하지 아니하는 경우 별도의 부과절차 없이도 미납기간에 따라 위 법 규정에 의하여 당연히 발생하여 그 액수도 확정되는 것이므로, 연체금의 징수 부분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각 연체금 징수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다.
본안에 관한 판단
행정처분에 존재하는 하자가 중대하다고 하더라도 외형상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다면 그 처분을 당연무효라고 할 수 없는 것인바, 행정청이 어느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어느 법률의 규정을 적용하여 행정처분을 한 경우에, 그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는 그 법률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져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청이 위 규정을 적용하여 처분을 한 때에는 그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다고 할 것이나, 그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그 법률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지지 아니하여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때에는 행정관청이 이를 잘못 해석하여 행정처분을 하였더라도 이는 그 처분 요건사실을 오인한 것에 불과하여 그 하자가 명백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고, 또한 행정처분의 대상이 되는 법률관계나 사실관계가 전혀 없는 사람에게 행정처분을 한 때에는 그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다 할 것이나, 행정처분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어떤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이를 처분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오인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로서 그것이 처분대상이 되는지의 여부가 그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하여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때에는 비록 이를 오인한 하자가 중대하다고 할지라도 외관상 명백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7. 5. 9. 선고 95다46722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들, 갑 제7, 9, 10, 11, 15 내지 18호증, 을나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 증인 D의 일부 증언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D 등은 임금을 받을 목적으로 원고에게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원고는 사업주로서 당연히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가입자가 되므로, 이와 같은 취지에서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료의 징수 결정을 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이와 달리 보더라도 적어도 사실관계에 대하여 이를 처분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오인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이 사건 처분에 무효로 볼 만한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의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는 2021. 9. 27.경 B와 사이에 이 사건 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이 사건 계약서는 원고가 B에게 FRP 쪽판넬을 제작하여 납품하는 내용으로서, 계약금액은 1억 3,500만 원, 기성 지불조건은 작업범위만큼 지급하기로 정하였다. 이 사건 계약서에는 원고만이 수급인으로 기재되어 있고, 원고는 제3자를 고용할 수 있음을 전제로 원고에게 공사에 투입되는 모든 인원에 대하여 고용보험 등을 가입할 의무를 지우고 있다. 이 사건 계약서는 처분문서로서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문서의 기재 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는바, B가 제시하는 계약서에 서명만 하였을 뿐이라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재해를 입은 D은 2022. 4. 29.경 자필로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확인서에서 '당시 산재신청을 하기 위해서 원고가 사업자등록증이 없어서 B 소속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업무내용과 출퇴근은 원고에 의하여 정해졌고, 원고가 업무를 지휘하고 지시하였다' 등의 취지로 기재하였다. 한편 피고가 2022. 4. 12. 및 2022. 4.22.경 B 담당자와 문답한 내용, 즉 '(D에 관하여) 원고가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관계로 비용처리의 목적 및 근로자들에 대한 인건비 신고 등에 어려움이 있어 원고의 동의 하에 우리 사업장 소속으로 신고한 것이지 우리 회사 근로자가 아니다', 'D만 우리 회사 소속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등에 비추어 보아도, D은 실질적으로 원고에게 고용된 근로자이지 B 소속 근로자로 볼 수 없다.
증인 E은 원고가 고용하여 일을 한 것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가서 일을 하였다고 증언하였으나, 위 증인은 원고와 형제지간으로서 그 진술을 쉽게 믿기 어렵다. 재해자인 D 또한 이 법정에서 'B라는 회사가 있고 또 거기에서 급여를 받았기 때문에 원고에게 소속되어 일한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증언하였으나, 다른 한편 '원고가 팀장으로 원고의 작업지시를 받았다', '업무내용, 근태관리는 원고가 하였고, 원고가시키는 대로 일을 하였다'라고 증언하였는바, 이는 위 확인서 기재와 유사한 내용이다.
B는 매월 원고에게 기성 부분에 관한 도급금액을 정산하여 주었는데, 그 정산금의 액수를 원고에게 알려주면, 원고는 각 인부들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액수를 정하여 B 측에 알려주었으며, B 측은 원고가 요구하는대로 각 금액을 인부들의 계좌로 입금하여 지급하였다. 이러한 사정 또한 원고가 각 인부들을 고용하여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한 것이지 B가 원고 내지 D을 포함한 각 인부들을 고용하였다고는 볼 수 없는 사정이다.
결론
이 사건 소 중 각 연체금 징수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률(재판장) 최지헌 서영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