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5. 12. 12. 선고 2024나55970 판결

임금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D대학교(이하 '이 사건 대학'이라 한다)를 설치, 운영하고 있는 학교법인이고, 원고들은 이 사건 대학의 조교수로 각 임용되어 재직중인 교원이다.

나.

피고의 정관 및 교원보수규정의 개정 경과

1)

피고는 이 사건 대학 교원의 임면 및 보수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정관 규정을 두고 있다.

<생략>

2)

피고는 정관 제45조에 따라 1995. 3. 1. 이 사건 대학 교원의 보수에 관한 '교직원 보수규정'을 제정하였고, 그 이후 아래와 같이 2012. 6. 1.자로 제4조 제1항 단서에서 '교직원 보수 책정 지침은 별도로 정한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개정 및 2017. 7. 1.자로 제4조 제2항 제2호에서 '연봉제 교원의 보수 종류'에 관한 내용을 신설하고 연봉제 교원의 조정수당에 관한 개정이 이루어졌다(이하 각 개정일에 따라 '2012. 6. 1.자 개정 규정' 또는 '2017. 7. 1.자 개정 규정'이라 하고, 통틀어 지칭하는 경우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

<생략>

3)

피고는 2012. 6. 1.자 개정 규정 제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2012. 6. 1. 교직원보수책정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을 제정하여 이후부터는 신규 교원들과 연봉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지침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생략>

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임용계약 체결 및 보수 지급

1)

피고는 원고 A과 2019. 2. 28, 원고 B와 2021. 2. 28. 각 이 사건 대학의 방사선과 연봉계약제 조교수로 임용하고 보수로 연 36,0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연봉계약제 전임교원 임용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2)

피고로부터, 원고 A은 2020. 7.부터 2024. 3.까지 보수로 163,468,880원을, 원고 B는 2021. 3. 1.부터 2024. 3.까지 보수로 114,550,500원을 각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9 내지 13, 17, 28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

가.

이 사건 규정 및 이 사건 지침은 다음과 같은 중대한 절차상·내용상 하자가 존재하고, 이 사건 계약 자체도 자유의사에 따른 대등한 조건으로 체결된 것이 아니므로 무효이다.

1)

절차상 하자

①

피고는 2012. 6. 1.자 개정 규정을 개정하거나 이 사건 지침을 제정한 사실이 없음에도 사후적으로 2012. 6. 1.자 개정 규정 및 이 사건 지침의 외관을 작출하였다.

②

피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규정과 이 사건 지침에 대한 개정 및 제정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이 사건 규정 개정에 있어서 교원의 의견수렴이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고 정관 제45조에서 정한 이사회 결의도 거치지 않았으며, 교원들에 대한 주지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규정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 또한, 피고는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아니한 채 내규인 이 사건 지침의 형태로 연봉제를 정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규정심의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이 사건 지침에 관하여 교원 등 이 사건 대학의 구성원들에게 공포도 하지 않았다.

2)

내용상 하자

①

이 사건 지침은 취업규칙에 해당하는데 연봉액 및 그 대상기간, 연봉의 구성 항목, 그리고 연봉을 산정하는 구체적인 기준 및 그 계산방법, 각종 수당의 종류와 처리방법, 시간외근로의 가산임금, 상여금 해당분의 처리와 계산방법, 퇴직금의 처리와 계산방법에 대하여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 바가 없다.

②

이 사건 대학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연봉제에 따른 이 사건 계약을 강요하여 근로조건 결정 시 대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근로조건이 정해지지 않았고, 원고들은 호봉제 교원들과 달리 명절휴가비, 정근수당, 정근수당 가산금, 어학개발비 등을 지급받지 못하여 호봉제 교원들에 비하여 특별한 이유 없이 차별적 처우를 받고 있는바, 이 사건 계약은 근로기준법에 반하는 것이다.

나.

연봉제 시행의 근거가 되는 이 사건 규정 및 이 사건 지침이 무효이므로 이 사건 계약 중 원고들의 보수를 연봉제로 정한 부분도 무효가 되고, 원고들의 보수는 근로기준법 제97조에 근거하여 이 사건 대학의 정관, 기존 보수규정에 따라 호봉제로 산정되어 지급되어야 하는바, 피고의 경우 호봉제산정 기준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교육공무원에게 적용되는 교육공무원법,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라 산정한 호봉제 보수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지급받은 보수의 차액인 청구취지 기재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헌법 제31조 제4항은 헌법상의 기본권으로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고, 여기서 대학의 자율은 대학시설의 관리·운영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것이어야 하므로 연구와 교육의 내용, 방법과 대상, 교과과정의 편성, 학생의 선발과 전형 및 교원의 임면에 관한 사항도 자율의 범위에 속하며[헌법재판소 1998. 7. 16. 선고 96헌바33, 66, 68, 97헌바2, 34, 80, 98헌바39(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이는 교원의 보수에 관한 사항도 마찬가지이다. 학교법인은 대학교육기관의 교원을 임용함에 있어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근무기간, 급여, 근무조건, 업적 및 성과약정 등을 계약의 조건으로 정할 수 있으므로(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3항 전문), 학교법인이 정관 또는 정관의 위임을 받은 교원보수규정 등을 통해 교원의 교육·연구·봉사 등의 업적을 일정 주기로 평가하여 연간 보수총액을 결정하는 제도인 성과급적 연봉제를 시행하는 것도 가능하다[헌법재판소 2013. 11. 28. 선고 2011헌마282, 763(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그리고 사립학교 교원의 임용계약은 사립학교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법적 성질은 사법상의 고용계약에 불과하므로 누구를 교원으로 임용할 것인지, 어떠한 기준과 방법으로 보수를 지급할 것인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학교법인의 자유의사 내지 판단에 달려 있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다4299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학교법인이 교원에 대하여 성과급적 연봉제를 시행하기 위하여 정관이나 교원보수규정 등에서 마련한 교원실적에 대한 평가항목과 기준이 사립학교법 등 교원의 인사나 보수에 관한 법령 또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강행규정을 위반하거나 객관성과 합리성을 결여하여 재량권의 남용·일탈로 평가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평가항목과 기준은 가급적 존중되어야 하고, 이를 함부로 무효라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8다207854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규정 및 이 사건 지침의 절차상 하자 유무

1)

이 사건 규정 및 이 사건 지침이 개정되거나 제정된 사실이 없는지 여부

원고들은 이 사건 규정 및 이 사건 지침이 개정되거나 제정된 사실이 없고 피고가 사후적으로 그와 같은 외관을 작출한 것이라 주장하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아 무효인지 여부

가)

피고 정관 제45조가 "교원의 보수는 자격과 경력 및 직무의 곤란성과 책임의 정도에 따라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따로 규칙으로 정한다."라고 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교직원 보수규정을 개정할 때에도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피고가 이 사건 규정을 개정하면서 이사회의 의결을 거쳤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

나)

그러나 앞서 든 증거, 을 제17, 21, 24, 25, 2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는 늦어도 2013. 3.27. 개최된 이사회에서 연봉제 시행의 근거가 되는 이 사건 지침 및 위 지침의 제정근거가 되는 2012. 6. 1.자 개정 규정을 추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2012. 6. 1.자 개정 규정 및 이 사건 지침이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아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가 이 사건 규정 개정 당시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에 피고 이사회로부터 추인을 받았다면 위 규정은 추인을 받은 때부터는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원고들은, 이 사건 규정을 이사회 의결 없이 개정한 것은 사립학교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한 것이므로 사후 추인하더라도 무효라고 주장하나, 피고 이사회는 언제든지 이 사건 규정을 개정하는 결의를 다시 할 수 있으므로 이를 사후에 추인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들이 내세우는 대법원 2000. 9. 5. 선고 2000다2344 판결은, 학교법인이 사립학교법 제16조 제1항에 의한 이사회의 심의·의결 없이 학교법인 재산의 취득·처분행위를 하거나 사립학교법 제28조 제1항의 의한 관할청의 허가 없이 의무부담행위를 한 경우에 그 행위는 효력이 없고, 학교법인이 그 후에 위 의무부담행위를 추인하더라도 효력이 생기지 아니한다는 것으로,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여 그대로 원용하기 적절하지 않다.

②

피고 이사회의 이 사건 규정에 대한 추인은 명시적으로는 물론 묵시적으로 도 가능한데, 피고 이사회는 2013. 3. 27. 연봉계약제 전임교원에 대한 신규임용 안건을 심의·의결하였고, 그 이후로도 계속하여 연봉계약제 형태로 교원을 신규임용하는 것에 관하여 심의·의결하였다. 또한 피고 이사회는 2013년 및 2019년 연봉제 교원에 대한 급여가 포함된 이 사건 대학 예산안을 심의하였고, 피고에게 연봉제 전임교원에 대한 보수책정안을 보고하기도 하였는바, 피고 이사회는 늦어도 2013. 3. 27. 연봉제 시행의 근거가 되는 2012. 6. 1.자 개정 규정 및 이 사건 지침에 따라 임용계약을 체결한 연봉계약제 전임교원에 대한 신규임용 안건을 심의·의결함으로써 위 규정과 지침에 대하여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③

피고는 정관 제45조에 따라 교직원보수규정을 마련하여 교원 보수를 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피고 이사회는 2002. 12. 31.경 정관 제39조의2로 교원의 계약제 임용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기로 의결하면서, 정관 제39조의2 제1항 제2호에서 '계약제 교원의 급여는 업무의 곤란성, 업적 및 성과 등을 고려하여 정한다.'는 별도의 규정을 두었다. 피고 이사회는 신규로 임용되는 계약제 교원에 대하여는 기존 교원들과는 다른 보수체계를 적용할 것을 전제로 위와 같은 규정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④

한편 피고 이사회는 2020. 8. 24. 개최된 이사회에서 '상여금에 대한 조항을 신설하여 성과급, 근속포상금 등에 대한 지급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의 교직원보수규정 개정안'을 심의·의결하였는데, 위 이사회에서 직접적으로 연봉제 시행의 근거가 되는 이 사건 규정의 내용에 대한 심의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이 사건 규정의 개정 사실을 당연한 전제로 하고 심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⑤

이에 따라 피고는 신규 임용되는 계약제 전임교원에 대하여 이 사건 규정및 지침에 따라 급여를 정하였고, 원고들과 체결한 각 임용계약서에도 연봉 계약제 전임교원임을 명시하였다.

다)

설령 원고들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규정 및 이 사건 지침에 관하여 피고 이 사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고 보더라도,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규정 및 지침은 여러 차례 개정을 거치면서도 연봉제 보수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점, 교원보수규정과 같은 취업규칙의 작성, 변경의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인 피고에게 있는바, 비록 이 사건 규정 개정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이사회 의결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기존 근로자들에 대한 기득이익이 침해되는 결과 이 사건 규정의 효력이 기존 근로자에게 미치지 않는 것과 별개로, 원고들은 모두 이 사건 규정 시행으로 교원 보수에 관한 연봉제가 시행된 뒤연봉제 급여 지급에 동의하면서 피고와 최초의 연봉제 임용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기득이익이 침해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규정과 지침의 개정 및 제정에 관하여 이사회 의결 절차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규정및 지침이 무효라거나 원고들에 대하여 위 규정과 지침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

3)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절차를 거치지 않아 무효인지 여부

가)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으나,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라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특히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때 '근로자의 동의'는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임을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다. 그러므로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때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않은 경우에 그 변경으로 기득이익이 침해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종전 취업규칙의 효력이 그대로 유지되지만,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조건을 수용하고 근로관계를 갖게 된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당연히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고, 기득이익의 침해라는 효력배제사유가 없는 변경 후 취업 근로자에 대해서까지 변경의 효력을 부인하여 종전 취업규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1다45165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2. 10.14. 선고 2022다245518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연봉제 시행의 근거가 된 2012. 6. 1.자 개정 규정 및 이 사건 지침은 피고 이사회로부터 추인을 받은 2013. 3. 27.부터는 유효하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가 위 규정 및 지침 제정, 개정 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절차를 거쳤는지를 불문하고 그 이후에 임용된 원고들에 대하여는 2012. 6. 1.자 개정 규정 및 지침이 유효하게 적용된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그 밖에 원고들이 주장하는 절차상 하자 존재 여부

가)

이 사건 대학의 규정관리규정(갑 제12호증)은 제규정이란 '법령 및 정관에 준거하여 이 사건 대학의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규칙, 시행세칙, 내규 등을 비롯한 모든 성문규범을 말한다'고 정의하면서(제3조 제1호), 규정심의회가 규정의 제정 및 개폐에 관한 심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제5조의5),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대학의 규정심의위원회가 2017. 6. 14. 규정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2017. 7. 1.자 개정 규정 제4조 제2항에 연봉제 교원의 보수에 관한 제4호를 신설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심의하고, 2017. 6. 30. 이를 이 사건 대학의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하여 공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 사건 지침의 근거가 되는 2012. 6. 1.자 개정 규정 제4조 제1항의 단서를 개정할 당시에는 위와 같은 절차를 거쳤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

나)

그러나 이 사건 대학의 규정관리규정은 이 사건 대학에서 시행하는 제규정의 운용에 관한 기본방침을 정하는 규정으로서(제1조), 규정 입안 절차(제5조), 규정심의위원회 구성 및 심의 관련 절차(제5조의2 내지 제5조의6), 제규정의 제정 및 개폐 공포 절차(제6조), 제규정의 제정형식(제7조), 규정의 해석 원칙(제11조) 등을 규정하고 있는데, 그 내용에 비추어 이 사건 대학이 각종 규정을 입안·심의·결재하고 성립한 규정을 적용·해석하는 데 있어 필요한 내부적인 업무 분장과 절차 등에 관한 준거를 정한 규범으로 볼 수 있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2012. 6. 1.자 개정 규정 및 지침에 대하여 피고 이사회의 추인이 있었다고 보는 이상, 이 사건 대학의 내부적인 준거규범중 일부 조항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여, 피고의 정관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 제정한 이 사건 규정 및 지침을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다.

이 사건 규정 및 이 사건 지침의 내용상 하자 유무

1)

원고들은 이 사건 지침은 취업규칙에 해당하는데 연봉액 및 그 대상기간, 연봉의 구성 항목, 그리고 연봉을 산정하는 구체적인 기준 및 그 계산방법, 각종 수당의 종류와 처리방법, 시간외근로의 가산임금, 상여금 해당분의 처리와 계산방법, 퇴직금의 처리와 계산방법에 대하여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 바가 없어 중대한 내용상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주장한다.

2)

살피건대, 이 사건 규정 제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제정된 이 사건 지침에서 연봉의 정의를 '해당 직급을 반영하여 계산한 기본 급여 및 기타 각종 수당을 합한 연액'으로 정하고 있고(제3조 제4호), 연봉제교원의 경우 호봉획정 경력인정 환산율을 기본으로 적용하되, 전공분야의 학문적 우수성 및 교육능력, 연구실적 및 교육경력 등 다양한 책정 기준에 의하여 연봉을 책정하고, 위 책정기준에 의하여 피고와 연봉제 교직원이 개별적 합의로 연봉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제5조), 연봉제 교원의 보수는 기본급 외에 교원연구비, 학생지도비, 급량비, 조정수당으로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고(제6조 제2항), 교직원의 퇴직금은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 또는 근로기준법에 의한다고 정하고 있는바(제9조), 이 사건 규정 및 지침에서 교원의 연봉제 보수에 관하여 아무런내용을 정하고 있지 않은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사립학교 교원의 임용계약의 법적 성질은 사법상의 고용계약으로 원고들은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대학의 연봉제 전임교원으로 임용하는 내용의 계약 체결에 동의한 점(원고들은 이 사건 계약이 자유의사에 따른 대등한 조건으로 체결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연봉제의 경우 그 성질상 임금체계를 단순화하면서 재정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임금체계이고, 이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은 결국 당사자 사이의 협의를 통해서 정해지며, 일률적인 기준을 미리 설정하여 두는 것이 쉽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각 세부항목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미비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규정 및 지침에 중대한 내용상 하자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원고들에 대한 연봉제의 적용으로 인한 각종 수당 미지급이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성별·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근로기준법 제6조). 여기에서 '차별적 처우'란 사용자가 근로자를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의미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라 함은 당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고 있는 균등대우원칙이나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은 어느 것이나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참조). 그런데 헌법 제11조 제1항에 근거를 둔 평등 원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함을 금지하는 것으로서, 본질적으로 같지 않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는 차별 자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고(헌법재판소 2010. 3.25. 선고 2009헌마538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10. 6. 24. 선고 2010헌마167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상대적 평등을 뜻하므로, 합리적 근거가 있는 차별 또는 불평등은 평등의 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7. 10. 29. 선고 2005두1441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3호증, 을 제8호증의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호봉제 전임교원들에게 연봉제 전임교원들에게는 지급하지 않는 각종 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고용형태를 연봉제 전임교원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종전의 호봉제 전임교원이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서 그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피고의 위와 같은 처우를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적 처우라고 볼 수는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① 피고는 학령인구의 감소 등으로 인한 운영난을 극복하고 교원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하여 연봉제를 시행하였다. 피고는 2012년경부터 연봉제 시행 후 새로 임용된 전임교원에게는 연봉제만을 적용하여 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한편, 2012년 전에 전임교원 지위를 취득한 교수들에게는 여전히 교직원 보수규정에서 정한 호봉제를 적용하여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②

위 교직원 보수규정 등 교원의 보수에 관한 기준을 규율하는 준칙은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에 해당하는데, 연봉제 시행 전에 이미 전임교원의 지위를 취득한 교원들은 호봉제의 적용이라는 기득 권리 내지 이익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위 교원들에게 연봉제를 적용하는 것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이러한 동의를 받지 못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은 원칙적으로 무효이다(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2다245518 판결 참조). 교수노동조합 또는 기존전임교원 과반수의 동의 또는 임용계약 당시 개별 교원들의 동의가 없는 이상, 피고는 기존 전임교원에 대하여 호봉제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

결국 피고가 기존 전임교원에게만 호봉제를 적용하여 각종 수당을 지급한 것은 기존 전임교원들의 기득의 권리 내지 이익 보호를 위하여 이들을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③

이에 더하여 호봉제 전임교원은 더 이상 채용되지 않고, 정년에 따라 그 인원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연봉제 전임교원에 대하여 매년 교직원 평균 임금인상률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한 임금인상률을 적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호봉제에서 연봉제로의 급여체계 변동으로 채용 가능성 측면에서 원고들에게 불리하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그 차별의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않다고 하기도 어렵다.

마.

소결론

결국 이 사건 계약 중 연봉제 부분에 관한 근거가 되는 이 사건 규정 및 지침에 절차상, 내용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원고들에 대한 연봉제 적용이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바, 이 사건 계약 중 연봉제 부분이 무효라는 전제에서 기존의 호봉제에 따라 산정한 보수와 원고들이 실제 지급받은 보수 사이의 차액 지급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미리(재판장) 이효선 정태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