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1. 5. 13. 선고 2020구합30475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0. 4. 8. 원고에 대하여 한 감봉 2월의 징계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공군 제18전투비행단 B에서 하사로 근무하는 자이다.

나.

원고는 2019. 12. 27. 같은 근무지에서 근무하는 선임하사인 소외 C(이하 ‘피해자’라 한다)를 폭행 혐의로 공군 제18전투비행단 보통검찰부에 고소하였다. 2020. 3. 26.자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한 군검찰의 불기소결정에 대해 원고가 2020. 4. 9. 고등군사법원에 재정신청을 하였으나 위 군사법원은 2020. 7. 6. 위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원고는 또한 2019. 12. 30. 피해자가 원고에 대하여 모욕, 가혹행위 등 불법행위를 하였음을 이유로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이 법원에 제기하였으나(이 법원 2019가소37618호 사건) 이 법원은 2020. 7.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다.

피해자는 2020. 1. 7. 원고가 자신을 성희롱하였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공군 제18 전투비행단 법무실에 제출하였고 위 비행단은 2020. 4. 8.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감봉 2월 처분을 의결하였다. 이에 피고는 같은 날 원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를 인정하여 품위유지의무위반(성희롱)을 이유로 감봉 2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라 한다).

라.

원고는 2020. 4. 13. 공군 공중전투사령부 군인징계항고심사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에 대한 항고 및 집행정지신청을 하였고 위 항고심사위원회는 2020. 5. 21. 위 집행정지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2020. 6. 18. 위 항고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마.

원고는 피해자의 위 성희롱 고소에 대하여 피해자를 무고 혐의로 공군본부 보통검찰부에 고소하였으나, 위 검찰부는 2020. 11. 12. 피해자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다.

바.

피고는 2021. 3. 5.자 및 2021. 3. 30.자 준비서면에서 ‘상관 폭행 및 상관에 대한 불손행위로 인한 품위유지의무위반 및 복종의무위반’을 징계사유로 추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2, 4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는 피해자에게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를 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다투고 있으므로 피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의 구체적 일시 및 횟수의 특정은 원고의 방어권 보장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럼에도 피고는 징계처분서에서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가 이루어진 구체적인 일시나 횟수를 특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 부당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2)

원고는 피해자에게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를 한 사실 자체가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의 징계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징계사유를 인정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다.

3)

설령, 원고가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를 하였음이 인정되더라도 이는 피해자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성희롱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가 품위유지의무위반(성희롱)을 하였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4)

피고가 당초 징계사유인 품위유지의무위반(성희롱)에 복종의무위반(상관 폭행 및 상관에 대한 불손행위)을 추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 징계사유 추가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5)

설령, 원고가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를 하였음이 인정되더라도 이는 상관 폭행이나 상관에 대한 불손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바, 이 사건 처분은 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위법하다.

나.

판단

1)

징계사유 특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민사소송법 규정이 준용되는 행정소송에서의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민사소송 일반원칙에 따라 당사자 간에 분배되고, 항고소송의 경우에는 그 특성에 따라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그 적법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17. 6. 15.

선고 2015두356 판결 참조). 따라서 징계대상자가 징계사실을 부인하는 경우 징계사실의 존재에 대한 증명책임은 징계사실을 주장하는 징계권자가 부담하고, 그에 대한 증명 부족으로 인한 불이익 역시 징계권자에게 돌아간다. 여기서 증명책임은 징계대상행위의 특정에서 먼저 이루어질 것인데, 일반적으로 징계사유의 특정은 그 비위사실을 다른 사실과 구별될 정도로 적시하면 족하고 그 비위사실이 군인사법 등 어떤 조문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하는가에 관하여 해당조문을 일일이 적시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더라도(대법원 2005. 3. 24. 선고 2004두14380 판결) 징계사유로서의 품위유지의무위반(성희롱) 자체의 포괄성, 다양성(헌법재판소 2016. 2. 25. 선고 2013헌바435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으로 인하여 각 행위가 이루어진 상황에 따라 각 행위의 의미 및 피해자가 느끼는 수치심 등이 다를 수 있는 경우에는 특히 징계대상자의 방어권 보호의 관점에서 각 행위의 일시, 장소, 구체적 상황이 특정되어야 한다. 이와 달리 징계대상행위가 특정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징계대상자가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과 소명자료를 충분히 제출할 수 없게 되어 징계절차가 일방적으로 진행되어 절차적 정의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1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할 때,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가 이루어진 구체적 일시, 횟수, 징계대상행위 자체가 특정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는 징계사유가 특정되지 아니한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징계처분서에는 원고가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를 한 일시가 “2019년 8월~9월 일자 미상경 공군 제18전투비행단 B 작전실 교대근무 상·하번 시기인 16:45~17:00경”으로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위와 같은 일시 기재는 2019년 8월과 9월이라는 2개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구체적으로 어떠한 일자에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가 이루어졌는지에 관해서 특정이 불가할 정도로 포괄적이라고 보인다. 나아가 피고는 원고의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가 위 기간에 걸쳐서 수차례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는바, 위와 같은 포괄적이고 대략적인 일시 기재만으로는 수차례 이루어진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들 간에 특정 및 구분이 어렵다.

②

징계대상행위를 특정하도록 하는 것은 징계대상자로 하여금 어떠한 행위에 대하여 징계가 이루어졌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징계의 공정을 기하고 그로 하여금 변명과 소명자료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러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징계사유로 된 사실관계와 이에 해당하는 의무위반의 사유가 무엇인지를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한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이 행위가 이루어진 시점을 기준으로 당시 행위가 이루어진 구체적인 정황 및 전후맥락이 중요성을 갖는 경우에 있어서는 처분청인 피고가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가 이루어진 구체적인 일시를 특정하지 않는 한, 원고로서는 특정 일시에 특정 행위를 한 구체적 사유를 들어 변명과 소명자료를 제출하기 어렵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징계처분서에 이 사건 징계사유로 기재된 일시는 원고로 하여금 어느 시점에 행해진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식하기 어려울 정도로 포괄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③

나아가 이 사건 징계처분서에 의하면 원고의 행위는 (i) “C 하사님~”, “저 파업하겠습니다.”, “야간 업무 안 하겠습니다.”라고 말한 행위와 (ii) App’ 좌석에 앉아있는 피해자의 팔을 두 손으로 수 회에 걸쳐 잡고 흔든 행위로 이루어져 있는데 위 두 행위가 같은 날 이루어진 것인지 따로 다른 기회에 이루어진 것인지가 불명확하고, 피고가 징계사유로 ‘상관 폭행 및 상관 불손으로 인한 품위유지의무위반 및 복종의무위반’을 추가하여 주장하고 있는 이 사건에서 위 두 행위가 동시에 이루어진 것인지, 따로 이루어진 것인지에 따라 그에 대한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그 시점의 특정은 원고의 방어권 보장에 중요하다. 특히, 을 제6호증 제2면에서 피해자는 위 두 행위가 동시에 이루어진 것으로 주장하지 않았는데, D의 진술조서(을 제6호증 제22면)와 E의 자술서(을 제6호증 제33면)의 기재부터 위 두 행위가 동시에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나서 그렇게 정리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④

이에 대해 피고는, 을 제6호증의 기재를 근거로 ‘원고와 피해자가 같은 조에 편성되어 야간근무조로 16:45~17:00경 상번하였을 날은 2019년 8월 중 11일, 2019년 9월 중 10일이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사실의 일시는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i) 징계처분서에는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가 이루어진 시점이 “교대근무상·하번 시기인 16:45~17:00경”으로 기재되어 있어 원고와 피해자가 함께 상번을 하던 시점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하번을 하던 시점을 의미하는 것인지 불명확하며, 을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2019년 8월 원고와 피해자가 같은 조에 편성되어 주간근무(하번)를 한 기간은 10일<1>로 야간근무(상번)을 한 기간인 11일과 상이하고, 2019년 8월과 9월에 주간근무(하번)와 야간근무(상번)를 한 일자도 전혀 다르므로 피고는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가 이루어진 시점(원고와 피해자가 함께 상번을 한 날인지 아니면 하번을 한 날인지에 관한 부분)을 보다 구체적으로 특정하였어야 한다고 보이는 점, (ii) 설령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가 이루어진 시점이 2019년 8월에 속하는 11일과 2019년 9월에 속하는 10일 중 어떤 날이라는 것인지 특정이 불가능하고 위 기간에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가 수차례 이루어졌다면 각 행위가 이루어진 일자 특정이 불가능하여 각 행위별로 원고가 변명 및 소명자료를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시킨다는 점을 고려할 때 피고가 주장하는 위 사유만으로는 이 사건 징계사유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⑤

한편, 징계처분서에는 원고가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를 한 횟수를 “피해자의 팔을 두 손으로 수 회에 걸쳐 잡고 흔들었으며”, “2019년 8월, 9월에 수차례 반복하여 피해자를 성희롱하였다.”고 특정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가 이루어진 횟수에 대하여 참고인 D는 “계속 며칠 동안 팔을 잡고 계속 얘기했고”라고 진술하였고, 참고인 E는 “이러한 행동<2>은 언어만(야근~, 근무~) 바뀌어서 자신은 장난이었다고 할지 모르지만 해당기간 동안 자주 일어났습니다.”라고 진술하였으며 기타 참고인들 역시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가 수차례 일어났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하지만, (i) 위와 같은 징계처분서 기재와 참고인들의 진술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를 한 횟수나 빈도가 전혀 한정되지 못하는 점, (ii) 달리 위 징계대상행위의 횟수를 특정할 수 있는 증거도 찾을 수 없는 이상, 원고로서는 사실상 위 2개월 동안 하루도 위 징계대상행위를 한 적이 없다는 점을 소명하여야 할 터인데, 이는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점, (iii) 원고는 징계절차가 개시된 이후 이 사건 변론에 이르기까지 위 징계대상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다투고 있으므로, 피고로서는 위 사유를 징계사유로 삼으려면 조사 과정에서 일시, 횟수를 확인하고, 이를 징계사유로 특정하였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징계처분서에 기재된 위 징계대상행위의 횟수가 원고의 방어권 행사가 가능할 정도로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앞 서 살핀 것처럼 각각의 행위가 이루어진 구체적 정황이 중요한 이 사건에서 원고로 하여금 충분한 입증 또는 방어기회를 갖지 못하게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러한 점에서도 이 사건 징계사유가 특정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2)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가 품위유지의무위반(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가)

관련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을 제5, 6, 9,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가사, 이 사건 징계사유가 특정되었음을 인정할지라도 원고가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를 한 구체적 정황,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위 행위를 가리켜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성적 언동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는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①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 중 원고가 피해자의 팔을 흔들면서 피해자에게 “C하사님~”, “저 파업하겠습니다.”, “야간 업무 안 하겠습니다.”라고 말한 행위는 위 발언 자체로서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발언’이라고 보기 어렵고, 위와 같은 발언이 직장 선임과 후임인 피해자와 원고의 관계에 비추어 부적절한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성적 언동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 중 원고의 위 발언 부분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②

피해자와 원고는 비록 직장 선임과 후임 관계이긴 하지만 임관시점이 약 2년 가량 차이가 날 뿐 같은 하사 직급에 있던 자들로 같은 부대에서 군생활을 하면서 비교적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즉, (i) 피해자가 작성한 고소(고발장) 기재에 의하면, 피해자가 야간근무시 상관에게 혼이 나서 울고 있는 상황에서 원고가 두루마리 휴지를 뜯어서 피해자에게 건네줬고, 피해자는 원고가 달래주면 더 울 거같아서 원고가 건네주는 휴지를 거절했는데 이 때문에 원고가 서운해했고 이를 안 피해자가 원고에게 사과한 사실, 피해자는 원고가 자신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원고에게 ‘더 이상 가까이 못 지낼 거 같다. 공적으로 지내자’라고 말했으며 원고는 피해자에게 자신을 용서해달라는 취지로 말하기도 한 사실, 원고는 피해자와의 관계가 소원해지자 피해자를 따로 불러서 ‘전처럼 가까이 지내고 싶다’라고 말한 사실이 있다고 보이는 점, (ii) 피해자는 원고의 위 행위를 “아양떨면서”(을 제6호증 제10면), D는 “징징대는 투로”(을 제6호증 제22면)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 (iii) 참고인 F는 “당시에는 둘이 같은 조에서 근무하며 친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을 제6호증 제35면) 등에 비추어보면 원고와 피해자의 관계는 단순한 공적인 선후임 관계를 넘어서 비교적 가까운 친분관계였다고 보이고 이러한 관계에서 원고가 피해자에게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를 한 것이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성적 언동으로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3)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가 상관 폭행 및 상관에 대한 불손행위로 인한 품위유지의무위반 및 복종의무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처분사유 추가·변경의 적법성 여부에 대한 판단

(1)

관련법리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 있어서는 실질적 법치주의와 행정처분의 상대방인 국민의 신뢰보호라는 견지에서 처분청은 당초 처분의 근거로 삼은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별개의 사실을 들어 처분사유로 주장함은 허용되지 않지만,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는 다른 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고 할 것인바, 여기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 유무는 처분사유를 법률적으로 평가하기 이전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착안하여 그 기초가 되는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한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서 처분청은 당초 처분의 근거로 삼은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는 다른 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도 있고 여기서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는 것은 처분사유를 법률적으로 평가하기 이전의 구체적인 사실에 착안하여 그 기초적인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한 것을 말하며(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두13791,13807 판결), 처분사유의 추가·변경은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 허용된다(대법원 1999. 8. 20. 선고 98두17043 판결).

(2)

구체적 판단

이 사건에서 피고는 구 군인사법(2020. 2. 4. 법률 제16928호로 일부개정되기 이전의 것, 이하 같다) 제56조 제2호의 품위유지의무위반(성희롱)을 징계사유로 주장하다가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가 ‘상관 폭행 및 상관에 대한 불손행위’에 해당하여 구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2019. 11. 26. 법률 제16584호로 일부개정되기 이전의 것, 이하 ‘구 군인복무기본법’이라 한다) 제25조, 구 군인사법 제56조 제2호, 제3호, 구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2020. 8. 5. 국방부훈령 제2450호로 일부개정되기 이전의 것, 이하 같다) 제3조 제1호, 제2호 및 [별표7]과 [별표11]이 정한 품위유지의무위반 및 복종의무위반에 해당함을 이유로 처분사유를 추가하였다. 보건대, 기존 처분사유와 추가된 처분사유는 모두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라는 동일한 사실관계를 기초로 한 것으로 피고는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 내에서 처분사유를 추가한 것이므로 이는 허용된다.

나)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가 상관 폭행 및 상관에 대한 불손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구 군인복무기본법 제25조는 ‘군인은 직무를 수행할 때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구 군인사법 제56조 제2호는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를, 제3호는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게을리한 경우’를 징계사유로 규정하며, 이를 구체화한 구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 [별표7]은 품위유지의무위반의 유형으로 폭행을, 복종의무위반의 유형으로 상관상해·폭행·협박을, [별표11]은 복종의무위반의 유형으로 상급자에 대한 불손한 행위를 각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가 위 규정에 따른 상관 폭행 및 상관에 대한 불손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① 원고와 피해자가 직장 내 선후임이라는 공적인 관계를 넘어서 개인적인 친분이 있거나 비교적 가까운 관계였다고 보이는 점, ② 원고가 피해자에게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에 해당하는 발언을 하면서 피해자의 팔을 두 손으로 잡고 흔든 행위는 앞에서 본 피해자 및 참고인들의 진술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의 신체에 유형력을 행사하여 피해자를 폭행하려는 고의에 의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③ 위 행위가 일어난 시점이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상하번을 할 때 비행이 끝나고 노는 분위기, 쉬는 분위기로 되었을 때 원고가 위 징계대상행위를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을 제6호증 제51면)에 비추어 볼 때 상관에 대해 극도의 존중의 예를 갖추어야 할 상황에서 이루어진 불손한 행위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④ 앞 서 살핀 것처럼 이 사건 처분은 징계사유가 불특정된 위법이 있는데 이렇게 징계사유의 불특정으로 원고의 방어권이 침해된 상태에서 원고가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를 한 구체적인 정황이나 전후맥락을 무시한 채 단순한 언행 자체만을 문제 삼아 상관에 대한 불손행위라고 보기도 어려운 점, ⑤ 그 밖에 원고가 피고의 구체적인 근무명령 및 지시에 불복종했다거나 근무를 해태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가 상관 폭행 및 상관에 대한 불손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4)

소결론

이 사건 처분에는 징계사유가 특정되지 아니한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고, 가사 위 처분의 징계사유가 특정되었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징계대상행위가 성희롱 또는 상관 폭행 및 상관에 대한 불손행위에 해당하여 원고가 품위유지의무 또는 복종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위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우라옥(재판장) 차영욱 조영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