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4. 6. 13. 선고 2022가단31241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 관계

피고들은 강릉항(피고 J)과 묵호항(피고 K)에서 L, M로 출항하는 N, O, P, Q 등 여객선(이하 ‘이 사건 여객선’이라 한다)을 운항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들과 선원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여객선에 승선하여 근무한 선장 및 기관사, 항해사 등 선원들이다.

나.

시간외수당에 관한 포괄임금약정

원고들은 2018.경부터 2022.경까지 피고들과 사이에 기본급(식대 포함) 외에 별지 표 ‘기지급 고정시간외근로수당’란 금액 기재와 같이 일정액을 시간외근로수당으로 지급받기로 하는 선원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1, 2, 4, 18, 24, 26호증(일부 호증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2.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

1)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에서 시간외근로수당으로 정한 금액은 원고들이 실제 근무한 시간외근로시간으로 산정한 법정수당에 미치지 못하므로,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은 그 미달하는 부분만큼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별지 표 ‘시간외근로수당 청구액’ 기재와 같이 그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판 단

가)

선원법에 근거한 임금지급방식

선박소유자는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선원근로계약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선종, 선박의 크기, 항해 구역에 따른 근로의 정도ㆍ실적 등을 고려하여 일정액을 시간외근로수당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마련할 수 있는바(선원법 제62조 제2항),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은 위와 같은 선원법에 근거한 임금지급방식으로 유효하다 할 것이므로, 이에 반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포괄임금제의 정당성

나아가 갑3, 8, 21, 32호증, 을1 내지 4,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은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적용되는 포괄임금제로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고 제반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 할 것이다.

①

이 사건 여객선은 매년 3월부터 11월 중순까지 운항을 하고 파도가 높은 겨울철 등 나머지 기간은 운항을 하지 않는바, 운항기에는 평일과 주말을 구분하지 않고 운항을 하므로 선원들의 연장․주말근로가 당연히 예정되어 있는 반면, 휴업기에는 선박 수리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정근로시간에 해당하는 상시 근로의 필요성 자체도 크지 않다(선원근로계약서 5조 2항에서도 휴업기에는 휴무를 원칙으로 한다).

②

운항기에 있어서도 선박이 출항하지 않은 날에는 선박이 출항한 날에 준하여 모든 선원들이 굳이 소정근로시간만큼 근로를 하여야 할 이유가 발견되지 않는다.

③

위와 같이 이 사건 여객선이 운항을 할 수 있는 기간은 산술적으로 3월부터 11월 중순까지 약 260일 정도인데, 원고들은 이에 터잡아 구체적인 연도․회사․여객 선․항로 등의 구분 없이 운항이 취소된 40일을 제외하고 매년 운항기에 평균 220일 정도를 휴무일 없이 줄곧 연장근무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시간외근로시간을 산정하고 있으나, 이 사건 여객선의 각 연도별 실제 운항일수는 별지와 같이 적게는 0일, 많게는 178일에 그치고 있을 뿐이고(평균치는 108일에 불과하다), 그 운항일수에 소요되는 운항시간도 각각의 노선이나 항로(L에서 회항하는 경우 3시간, 파도가 센 해역으로 운항취소가 빈번한 M까지 경유하는 경우 5시간 반) 또는 당일의 가변적인 기상조건마다 상이하므로, 원고들 주장의 전제가 되는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할 것이다.

④

선원 업무의 특성상 승선 중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의 구분이 불분명하고(원고들은 이 사건 여객선에 승객 전담직원을 따로 두고 있지 않아 휴게시간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P 선장 R은 운항시 통상 2시간 정도의 휴식을 취한다고 진술한다), 선박이 정박한 상태에서의 정비 및 청소 등 승선시간 이외의 작업시간을 추정하는 것도 상당히 어렵다 할 것이다.

⑤

원고들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더라도, 같은 노선이라도 그 때 그 때 기상상황, 승객현황에 따라 출․입항시간은 물론 항해시간(예컨대 갑9호증 각 승객 체험기에 있어서도 강릉항에서 저동항까지 항해하는 데 파도가 센 날은 그렇지 않은 날보다 50분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⑥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에 의한 시간외근로수당은 원고들 주장에 의하더라도 연장근로를 하지 않은 휴업기에도 동일하게 지급된 사실은 다툼이 없는바(나아가 원고들에게 토․일요일이 유급휴일임을 전제로 하는 휴일근로수당이 적용되지 않는 것도 뒤에서 보는 바와 같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운항의 편차나 취소 및 이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에 관계없이 고정액을 지급하는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 원고들에게 전적으로 불이익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원고들 주장 시간외근로시간의 신빙성

시간외근로시간은 시간외근로수당의 지급근거로서 각 근로자별로 정확한 산정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원고들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갑7호증(원고별 근로내역)은 을10, 11호증의 각 반증에 비추어 사용자는 물론 개별 선원들의 확인 없이 임의로 작성된 문서로 보일 뿐만 아니라, 예컨대 선박이 출항한 날에는 1건의 예외나 오차도 없이 원고들 전원이 출항시각 1시간 30분 전에 출근하고 입항시각으로부터 1시간이 경과하면 동시에 퇴근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휴업기나 선박이 출항하지 않는 날에는 출근시각과 퇴근시간의 기재도 없이 일률적으로 언제나 8시간의 소정근로를 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바(게다가 당일 기상 악화로 운항이 중도에 취소된 날에는 원고들로서는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출항시간 1시간 30분 전에 똑같이 출근하였어야 하는 반면, 특별한 잔업이 없는 한 항해를 마치고 돌아온 날보다 일찍 퇴근하였어야 할 터인데, 그런 날에는 출근시각이나 퇴근시각 기재가 없다), 이러한 기재내용은 경험칙에 반하거나 부자연스럽고, 오히려 출항시각과 입항시각이라는 단서에 맞추어 사후적․인위적으로 근로시간을 기재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우며, 결국 이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선원들의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설령 그러한 산정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개별 선원에 대하여 적시에 정확히 기록되어야 할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의 보고나 확인조차 실제로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것이므로, 갑7호증으로는 원고들이 주장하는 시간외근로시간의 신빙성을 가늠하기 어렵다 할 것이다.

나아가 S(Q의 1등항해사)는 2021. 7. 11.경 원고 B의 지시에 따라 선박 항해일지(평소에는 2등항해사가 작성한다)에 기재된 과거 입출항시간을 참고하여 준비작업시간을 임의로 산정하여 근로시간을 늘리는 방법으로 갑7호증의 기초가 되는 2020년도 및 2021년도 시간외근로 기록 서류를 소급하여 작성하거나 수정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을 11호증), 작성자의 위 진술에 의하더라도 갑7호증은 개별 선원의 각 시간외근로를 입증할 수 있는 객관성을 담보하는 기록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 원고들이 실제로 근무하였다는 시간외근로시간에 따른 법정수당보다 더 불리하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라)

소 결

원고들의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미지급 휴가수당

1)

원고들의 주장

1주일 중 평일을 제외한 토․일요일 2일은 근로의무가 발생하지 않는 휴일에 해당함에도, 피고들은 위 휴일을 포함하여 원고들이 근무하지 않은 날을 원고들이 연차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별지 표 ‘유급휴가 강제 소진일’ 기재와 같이 처리하였으므로,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미사용 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판 단

선원법 제5조에서 유급휴일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55조를 준용하지 않으므로, 선원인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상 유급휴일이 인정되지 아니하고(대법원 2023. 9. 14. 선고 2023다241100 임금 판결),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토․일요일을 휴일 또는 휴무일로 정하였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이에 원고들은 “매월 25일로 정한 임금지급일이 휴일 또는 휴무일인 경우 그 다음날 지급한다.”는 문구를 위 주장의 근거규정으로 들고 있으나, 이는 근로일에 관한 사항이 아니라 지급은행의 휴무에 대비하여 임금지급일의 예외를 둔 것에 불과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여객선은 운항기에는 평일이나 주말 구분 없이 운항을 하는바, 원고들과 피고들 사이에 운항일정이나 근무형태에 있어 다른 날과 별 차이가 없는 토․일요일을 휴일 또는 휴무일로 정할 까닭도 없다 할 것이므로, 매주 토․일요일 이틀씩을 유급휴일로 합의하였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고, 나머지 날에 있어서도 을5,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들은 매년 말 원고들에게 미사용 휴가수당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며, 달리 미사용 휴가수당이 남아 있다는 점에 관한 자료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1)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으로 원고들이 같은 장소에서 동일한 시간을 근무하였음에도, 피고들은 단지 원고들의 직책과 직급에 따라 시간외근로수당을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등 균등처우원칙을 위반하였다.

따라서 피고 J은 소속 원고들 중 시간외근로수당을 가장 많이 받은 원고 B(선장)의 시간외근로수당과 나머지 원고들의 그것 사이의 차액을, 피고 K은 소속 원고들 중 시간외근로수당을 가장 많이 받은 원고 T(기관장)의 시간외근로수당과 나머지 원고들의 그것 사이의 차액을 별지 예비적 청구의 ‘차별취급에 따른 손해배상액’ 기재 금액과 같이 각 배상하여야 한다.

2)

판 단

통상적으로 직책과 직급은 업무능력이나 경력 등 임금의 반대급부인 노동력의 가치에 대한 평가 또는 근속에 대한 보상, 지휘감독의 책임분배와 같은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직책과 직급에 따른 임금의 차이를 성별, 국적, 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균등처우 위반으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한편 원고들은 기본급에 있어서는 선장과 선원의 직책, 근속기간 등 노동숙련도와 책임권한에 차이가 있음에도 선장과 선원의 기본급을 동일하게 정한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예비적 청구와 다소 상반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 사용자가 각자의 직책과 직급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달리 지급하였다 하여 그 중 임금을 가장 많이 지급받은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어떠한 금전적 손해를 가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 론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정원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