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3. 4. 11. 선고 2022가합30078 판결

2022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시멘트 제품의 제조, 연구 및 개발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로, 삼척시 소재 D, E광구 등에서 채광된 석회석, 고령토를 F광구에서 분쇄, 혼합한 뒤 피고 삼척공장에서 시멘트로 제조 후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피고의 시멘트 제조과정은 ‘채광공정 → 원료공정 → 소성공정 → 완성 및 출하공정’으로 구분되는데, 공정별 구체적 업무 내용은 다음 표와 같다.

(생략)

나.

피고의 자회사인 G 주식회사(변경 전 상호: 주식회사 H, 이하 ‘G’이라 한다)는 피고로부터 채광업무 등을 도급받아 수행하고 있다.

다.

원고는 2007년경 피고 또는 G로부터 채광업무 등을 도급받아 수행하던 I 주식회사에 생산직원으로 입사하여 근무를 시작하였고, 2016. 1. 4. 피고의 또 다른 자회사 J 주식회사(변경 전 상호: K 주식회사, 이하 ‘J’이라 한다)에 입사하였다가, 2019. 1. 1. G에 입사하였으며, 현재 G 소속 근로자로서 피고 삼척공장 내 F광구에서 부원료(고령토, 골재 등)의 투광 업무, 부원료와 석회석의 혼합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갑 제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07년경 I 주식회사에 입사한 이후부터 G에서 근무하고 있는 현재까지 동일하게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아 F광구에서의 분쇄, 혼합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현재 형식적으로는 피고와 G 사이에 도급계약이 체결되어 있고 G과 원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어 있지만, 그 실질은 근로자파견사업을 허가받지 않은 G이 소속 근로자인 원고를 피고에게 파견하고 피고가 역무를 제공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제6조, 제7조에 따라 원고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피고는 파견법 제21조를 위반하여 피고 소속 근로자에 비하여 원고에게 현저히 적은 임금을 지급함으로써 차별적 처우를 하였으므로,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원고는 2017. 1. 11. 피고와 ‘피고의 자회사에서의 근로관계 등과 관련하여 불법파견 등을 이유로 민형사상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고, 향후 근로자지위의 확인을 구하는 권리 등을 포기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부제소합의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위 부제소합의에 위반하여 부적법하다.

나.

관련 법리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서 그 합의 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고(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80449 판결 등 참조), 특히 당사자 일방이 주장하는 계약의 내용이 상대방에게 중대한 책임을 부과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4. 선고 2000다72572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을 제1호증의 기재(가지번호 포함)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J 사이에 2017. 1. 11. 다음과 같은 합의서가 작성되어 원고와 피고 사이에 부제소합의가 체결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이하 ‘이 사건 부제소합의’라고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제1항의 합의금을 지급받은 후에는 과거 유한회사 L 또는 I 주식회사(이하 ‘기존 협력업체’라고 한다)에서의 근로관계와 관련하여 피고를 상대로 위장도급 내지 불법파견에 관한 청구, 소 제기, 고소·고발, 진정, 신청 등 민·형사상, 행정상 어떠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한다.‘는 내용(제2항)의 이 사건 부제소합의의 효력은 ‘원고의 I 주식회사에서의 근로관계와 관련된 부분’에 한정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부제소합의의 효력이 ‘원고의 G에서의 근로관계와 관련된 부분’에도 당연히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의 G에서의 근로관계 등과 관련하여 불법파견 등을 이유로 민형사상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고, 향후 근로자지위의 확인을 구하는 권리 등을 포기하기로 한다’는 부제소합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위 본안 전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에게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2다96922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살피건대, 갑 제4, 5호증, 을 제2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피고가 원고에게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고 있는지, 피고 소속 근로자가 G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판단할 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한 점, ② G은 인사노무와 관련된 사항의 결정, 관리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달리 이에 대한 반증은 보이지 않는 점, ③ G은 도급작업 수행과 관련한 근무일지, 점검일지 등에 관하여 피고가 사용하는 양식과 구별되는 독자적 양식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는 과거 피고와 주식회사 I 등 하청업체 근로자들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되었으므로[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2. 20. 선고 2015가합516521, 2016가합13852(병합) 판결] 이 사건에서도 원고 청구가 인용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와 같이 파견관계가 인정된 사례와 이 사건 사실관계가 같거나 유사하다고 볼만한 자료가 제출되지도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의 작업현장에 파견되어 피고로부터 직접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는 점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박재형(재판장) 김장환 허소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