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1. 10. 21. 원고에 대하여 한 정직 3월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8. 9. 1. B대학교 간호학과의 조교수로 임용되었고, 2020. 4. 1. 부교수로 승진되어 교육 및 연구 활동에 종사하여 왔다.
피고는 2021. 4. 7. 원고에 대하여 ‘간호학과 교육공무원(조교) 채용 관련 특정감사’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 원고가 2021. 3.경 간호학과 교육공무원 신규채용 심사위원으로 참여할 당시 법령을 준수하여 성실히 직무를 수행할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피고는 2021. 7. 26. B대학교 교육공무원 일반징계위원회(이하 ‘징계위원회’라 한다)에 원고에 대한 중징계 의결을 요구하였다.
징계위원회는 2021. 9. 29. 원고에 대한 파면을 의결하였고, 피고는 2021. 10. 21. 원고가 아래와 같은 비위행위(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로 인하여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의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파면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2021. 11. 5. 교육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고, 교육소청심사위원회는 2022. 2. 16. 이 사건 처분을 정직 3월의 처분으로 변경하는 결정을 하였다. 원고는 위 결정을 2022. 3. 3. 송달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0 내지 11, 14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처분사유의 부존재
원고에게 심사위원으로서 회피의무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원고는 특정 지원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점수를 수정하려고 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재량권 일탈·남용
원고가 평가표를 가져오라고 지시한 사실이 절차에 어긋난다고 하더라도, 실제 점수를 수정하거나 이를 강압적으로 지시, 강요한 것이 아님에도 정직 3월의 처분을 한 것은 평등의 원칙,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 내지 9, 20, 21호증, 을 제1, 2, 4호증의 각 기재 내지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B대학교는 2021. 3. 18. 간호학과 조교를 채용하기 위한 면접 심사를 진행하였고(이하 ‘이 사건 면접’이라 한다), 당시 이 사건 면접에 참가한 지원자는 D, E, F 3명이었다.
지원자들 중 D은 G대, E는 B대, F는 H대를 각 졸업하였다. F는 원고가 I대의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조교로서 함께 근무한 바 있는 자이다.
이 사건 면접에는 학과장 J, 학장 K, 간호학과 교수인 원고 3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였는데, 심사위원들이 지원자들에게 부여한 점수는 아래 표와 같다.
이 사건 면접이 종료된 후 원고는 학과장인 J로부터 ‘학과 사무실에서 조교가 면접점수를 합산해 본 결과 E가 선발되었다’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고, 이에 원고는 조교인 C에게 자신이 작성한 이 사건 면접 심사평정표를 가져다 달라고 하였다.
조교 C은 원고의 지시에 따라 평정표를 가져다주려고 하였으나 우연히 복도에서 마주친 학장 K가 이를 제지하여 평정표를 가져다주지 못하였다. 당시 C은 K에게 ‘원고가 평정표를 고친다고 가지고 오라고 지시했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조교 C은 위와 같이 K로부터 제지를 당한 후 2021. 3. 18. 남편에게 ‘말도마 본인이 원하는 사람 안 되니까 서류 고치겠다고 가지고 오라해서 들고가다가 걸려서 감사걸려봐야 정신차리겠냐고 난리치고’, ‘본인들이 원하는 사람이 안 됐어. K 교수님이 막았어. 생판 다른 사람이 올라옴’이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2021. 3. 25. 간호학과 회의에서 원고가 조교에게 평정표를 가져오라고 한 사실이 문제되자 원고가 이에 대하여 설명하는 과정에서 ‘제 연구실로 돌아온 다음 설명을 들으면서, 제 평가를 다시 confirm 하려고 서류를 가져다 달라고 전화를 했어요. (중략) 교수채용에서도 제가 서류 평가한 것을 교무과에 내기 전까지는 제가 수정할 수 있는 거죠, 저는 항상 그래왔었기 때문에 넘어갔는지 그런 이야기도 없고 심사가 끝나고 바로였기 때문에 제 서류를 가져다 달라고 한 거에요. 제 서류를 좀 confirm하고 확인하겠다라고 해서 가져와 달라고 C 선생한테 이야기 한거에요’라는 취지로 발언하였다.
판단
이 사건 ① 징계사유 관련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갑 제12,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심사위원으로서의 회피의무를 위반함으로써 이 사건 ① 징계사유가 되는 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면접 당시 시행되던 B대학교 조교임용규정에는 서류전형, 면접심사 등 조교 임용절차에서의 심사위원 제척, 회피 관련 규정이 없었다. 이 사건 면접 이후 공정성 문제가 발생하자 2021. 6. 8. B대학교 교무회 회의에서 위 조교임용규정에 심사위원 제척, 회피 규정을 신설하기로 하였는데, 신설되는 조항은 심사위원 제척과 관련하여 ‘서류심사 및 면접심사 심사위원이 공정성에 지장을 주는 경우는 제척한다’, 회피와 관련하여 ‘심사위원은 제척사유 외에 공정성에 지장을 초래할 사유가 있는 경우 회피하여야 한다’(제10조 제1항, 제2항)고 정하고 있다.
원고와 지원자 F가 과거에 I대에서 교수와 조교로서 함께 근무한 사실은 인정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면접 당시 심사위원의 제척, 회피와 관련한 B대학교 내부 규정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이후 신설된 회피 규정에 의하더라도 이와 같은 경우가 ‘공정성에 지장을 초래할 사유가 있는 경우’로서 회피 의무가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학과장 J와 학장 K가 2021. 3. 15. 나눈 대화에 의하면(갑 제1호증), J, K는 이 사건 면접에 참여한 지원자들 중 F가 I대에서 조교로서 원고와 함께 근무한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원고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에 관하여 의문을 제기하거나 회피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정황에 비추어보면, 이 사건 면접 당시 심사위원들 사이에서 같은 대학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지원자에 대하여 심사위원으로서 참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인식이나 공감대가 있었던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와 지원자 중 일부가 같은 학교에서 함께 근무한 사실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회피의무가 있다거나, 원고가 그 면접과정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② 징계사유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0, 2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보면, 원고가 이 사건 ② 징계사유가 되는 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앞서 본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면접이 종료된 후 조교 C에게 자신이 작성한 면접 평가표를 가져다 달라고 지시한 사실, 원고가 2021. 3. 25. 간호학과 회의에서 ‘서류 평가한 것을 교무과에 내기 전까지는 수정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은 각 인정된다.
기재와 같은 평가표를 고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은 각 인정된다.
원고는 학과장 J로부터 ‘학장 K가 지원자 F에게 최하점을 부여하였다. 이것은 채용 비리 아니냐’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고, 이에 자신의 평가점수가 제대로 기재, 합산되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평정표를 가져다달라고 한 것일 뿐, 특정한 지원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평가표를 수정, 조작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면접 심사에서 J, A는 3명의 지원자에게 최대 3~4점의 차이를 두고 점수를 부여한 반면, K는 지원자 2명에게는 최고점 15점을, 나머지 지원자 F에게는 최하점에 가까운 6점(면접시험 평가표에 의하면 최고점은 15점, 최하점은 5점이다)을 부여하였다. K의 이와 같은 평가는 다소 편파적이고 이례적이라는 점에다가, 이 사건 면접 이전인 2020. 12.경 있었던 B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과정 입시와 관련하여 K가 부당한 행위를 하였다는 혐의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면접 평가표가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는 원고의 설명에 신빙성이 있다.
원고와 F 사이에 함께 근무한 것 이상의 친분관계가 있었다거나, F가 조교가 됨으로써 원고가 특별한 이익을 얻게 된다는 등 원고가 F의 선발을 위해 점수를 수정, 조작할 유인이나 동기가 있었다고 볼 사정이 없는 이 사건에서, 조교 C이 ‘원고가 평가표를 수정한다’는 취지의 말을 K에게 전하였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이를 피고의 주장과 같이 특정한 지원자(F)가 선발되도록 하기 위하여 점수를 조작하기 위한 의도라고 단정할 수 없다. 오히려 원고의 설명과 같이 평가표 점수가 제대로 기재되었는지 확인하고, 잘못이 있는 경우 이를 정정한다는 취지에서 그와 같은 발언을 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원고는 조교 C으로부터 ‘학장 K가 평가표를 원고에게 가져다주는 것을 저지하였다’는 취지의 말을 듣고 나서, 이에 반발하거나 평가표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적 시도를 하지 않았는데, 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에게 특정한 지원자를 선발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면 K의 위와 같은 제지에 대하여 원고가 곧바로 수긍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조교 C에게 자신의 평가표를 가져다 달라고 요청한 시기는, 이 사건 면접이 종료된 직후로서 공식적으로 선발자가 정해지기 이전에 간호학과의 조교가 면접 평가표상 점수를 임시로 집계한 후 학과장에게 보고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시점에 원고가 평가표를 가져와 이를 수정하는 것 자체가 가능한 것인지도 의문이거니와 이러한 행위 자체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의 의심을 초래한다거나, 대학의 신뢰하락, 채용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시킬 위험이 있는 부당한 행위였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조교 C이 남편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 중 ‘본인이 원하는 사람 안 되니까 서류 고치겠다고 가지고 오라해서’라는 내용이 있으나, 이와 같은 메시지를 보낸 경위 및 그 상대방이 남편이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는 C의 추측을 기재한 것이거나 과장이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있어 그대로 믿을 수 없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우라옥(재판장) 이재민 오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