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4. 7. 10. 선고 2024구합3012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공군 중사로 2021. 8. 2.부터 공군 B전투비행단 기지방호전대 공병대대 시설운영중대에서 근무하던 자이다.

나.

공군 B전투비행단 군인 징계위원회는 2023. 4. 14. 원고가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감봉 3월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고, 피고는 같은 날 위 의결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감봉 3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원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원처분에 불복하여 항고하였고, 공군 공중전투사령관은 공군 공중전투사령부 군인 항고심사위원회 심사결과에 따라 2023. 11. 22. 이 사건 원처분을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이하 감봉 1월로 감경된 이 사건 원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으로 변경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10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처분사유의 부존재

1)

제1, 2징계사유에 관하여

제1, 2징계사유 기재 각 행위는 그 유형력의 행사 정도가 ‘폭행’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이는 당시 원고와 피해자의 친분을 고려할 때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행위이므로, 이를 징계대상이 되는 비위행위라 할 수 없다.

2)

제3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는 피해자가 뜬금없이 기지방호작전과장을 멋있다고 말하길래 피해자에게 ’그럼 기지방호작전과장과 잘해봐라‘라는 취지로 퉁명스럽게 비꼬아 발언한 것에 불과하고 그 외의 발언은 한 적이 없다. 원고의 발언을 객관적으로 볼 때 어떠한 성적인 의미가 담겨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품위유지의무위반(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재량권의 일탈․남용

이 사건 처분은 징계 양정이 부당히 과중하여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위법이 있다.

3.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4.

판단

가.

처분사유의 존부

1)

제1, 2징계사유에 관한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국가공무원법 제63조에 규정된 품위유지의무란 공무원이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에 걸맞게 본인은 물론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의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품위손상행위에 해당하는가는 수범자인 평균적인 공무원을 기준으로 구체적 상황에 따라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군인사법 제56조 제2호에서 규정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를 해석함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처분청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다281367 판결 등 참조).

폭행죄에서 말하는 폭행이란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육체적․정신적으로 고통을 주는 유형력을 행사함을 뜻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함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고, 그 불법성은 행위의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의 태양과 종류, 피해자에게 주는 고통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며(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도9302 판결 등 참조),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은 불문한다.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2 내지 9호증,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제1, 2징계사유 각 기재와 같은 행위는 군인으로서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①

피해자는 2022. 10.경 원고와 같은 부서로 전입한 이후 장기간에 걸쳐 일관적으로 원고의 유형력 행사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여 왔다. 피해자는 2022. 11.경부터 B전투비행단 성고충전문상담관,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을 찾아가 ‘원고가 거의 매일 하루 20번 이상 주먹으로 이마, 머리를 치고 헤드락을 걸지만 하루 24시간 붙어 있는 관계라 싫다는 말도 못하겠다’, ‘플라스틱 안전모를 쓰고 있을 때 펜치로 안전모를 치기도 한다’, ‘원고가 머리를 자주 밀쳤고, “신고할 거야? 안 할 거지?”라고 말하면서 머리를 밀친 적도 있다’, ‘사다리 위 작업 때 사다리를 흔들어서 하지 말라고 하였지만 웃으면서 계속하였다’, ‘작업 모자를 쓰고 있을 땐 작업 도구로 머리를 툭툭 쳤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고, 동기인 하사 E 등에게 ‘원고가 머리 밀치는 행위 등을 반복하여 힘들다’라는 취지로 말하며 주변에도 어려움을 호소하여 왔다.

②

피해자는 2023. 3. 23. 원고에 대한 징계조사 절차에서도 앞선 진술과 같이 ‘원고가 머리 밀치는 행위는 한 번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하루에 20번 이상이었고, 당시 너무 불쾌했으며, 강도는 그때그때 달랐다’, ‘2022. 11.경 사다리에서 전등 교체 작업을 하고 있을 당시 원고가 재촉하며 사다리를 흔들었고 주먹으로 군화를 때리기도 하였다’, ‘원고는 드라이버를 거꾸로 잡고 손잡이 부분으로 머리를 치는 행위를 너무 자주 했고 강도는 그때그때 달랐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③

원고는 피해자에게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이유가 피해자에게 적절한 훈계를 위해서였고 유형력의 정도가 폭행에 이를 정도는 아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피해자의 머리 부분을 밀치거나 사다리를 흔든 행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의 신체에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준 유형력의 행사로 보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이는 점, 위와 같은 행위가 훈계를 위하여 필요하다거나 적절한 행위라고 보이지도 않는 점, 원고의 행위가 일회성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 반복되었던 점, 원고와 피해자 사이에 특별한 친분이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피해자의 머리 부분을 밀치거나 사다리를 흔든 행위는 징계대상이 되는 품위유지의무위반으로서 폭행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제3징계사유에 관한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뜻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와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1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3징계사유 기재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해자는 2022. 11. 14. B전투비행단 병영생활전문상담관과의 상담 당시 제3징계사유 기재 행위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2023. 3. 23. 원고에 대한 징계조사 절차에서도 제3징계사유 기재 행위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②

피해자가 굳이 성희롱과 관련된 피해내용까지 허위로 꾸며내어 원고의 비위행위를 추가하여야만 하는 특별한 동기나 이유가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③

당시 현장에 있던 하사 F은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원고와 피해자 사이의 전체적인 대화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기지방호작전과장은 유부남이고 가정이 있다‘라는 내용의 발언을 들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위 발언은 제3징계사유에 기재된 ’너 기작과장 좋아해? 결혼할 거야?‘라는 발언에 대한 항의성 발언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④

원고는 2023. 4. 11. 징계조사 절차에서 ’솔직히 기억하고 싶지도 않고, 당시 상황이 기억도 잘 안 납니다‘라고 진술하여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⑤

피해자가 기혼 남성인 기지방호작전과장보다 10살 어린 미혼 여성인 점, 피해자가 ’기지방호작전과장 가정 있으신 분입니다‘라고 말했음에도 원고는 피해자에게 ’한 명만 제치면 되겠네‘라는 발언까지 나아간 점, 원고는 피해자의 선임으로서 피해자가 원고의 발언에 대해 쉽게 항의하기 어려운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해자는 원고의 제3징계사유 기재 행위로 적지 않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1)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여기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 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1두1669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거나 비례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①

원고는 자신보다 하급자인 피해자를 상대로 폭행, 성희롱 등을 하였고, 특히 폭행은 장기간 이어져 왔던 것으로 보인다.

②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 제9조, 별표 3에 의하면 품위유지의무위반(성희롱)에 대한 징계양정기준은 기본으로 정직의 징계, 감경하여 감봉의 징계를 하도록 정하고 있다. 또한 같은 훈령 제33조 제4항은 서로 관련이 없는 여러 개의 비행사실이 경합되는 경우 불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여 그 중 책임이 무거운 비위에 해당하는 징계양정 기준 상의 징계 종류보다 1단계 위의 징계로 의결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바, 품위유지의무위반(성희롱) 이외에 원고의 다른 비위행위까지 고려하면 원고에 대한 징계는 감봉 이상의 징계가 가능한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에 대한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인 이 사건 처분이 불합리한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한다.

③

원고에 대한 징계로서 얻는 군대 내 기강확립 등의 공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과 비교할 때 더 작다고 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현석(재판장) 김장환 조영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