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6. 5. 21. 선고 2025노9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이미 퇴사한 피무고자 E가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들어와 공구함에서 회사 소유의 공구를 꺼내지 않고 사용하는 공구함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을 확인하였기에 주거침입 및 절도를 한 것이라 생각하였을 뿐이다. 이와 같이 피고인이 E에 대해 고소한 사실이 허위라거나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이 없었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8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나.

이 법원의 판단

1)

관련 법리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 경우에 성립한다. 무고죄의 범의는 반드시 확정적 고의일 필요가 없고 미필적 고의로도 충분하므로, 신고자가 허위라고 확신한 사실을 신고한 경우뿐만 아니라 진실하다는 확신 없는 사실을 신고하는 경우에도 그 범의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1995. 12. 12. 선고 94도3271 판결 등 참조). 또한 신고자가 알고 있는 객관적인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신고사실이 허위라거나 또는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였다면 무고의 고의를 부정할 수 있으나, 이는 알고 있는 객관적 사실관계에 의하여 신고사실이 허위라거나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을 하면서도 그 인식을 무시한 채 무조건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하는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0. 7. 4. 선고 2000도1908, 2000감도62 판결 등 참조).2) 구체적 판단

원심이 위와 같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고소내용이 허위라거나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을 하면서도 본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하여 고소에 나아갔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피고인에게 무고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으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가)

피고인은 이 사건 무고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된 이후부터 2023. 7. 1. E에게 시간될 때 공구를 가져가라고 먼저 연락한 취지는 사무실에 자신이나 다른 직원이 있을 때 자신의 공구를 가져가라는 취지였을 뿐,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임의로 출입을 허용한 것은 아니었기에 주거침입으로 생각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최초 고소 및 경찰 진술의 취지는 'E가 아무런 사전 연락없이 무단으로 들어가 회사 소유의 공구를 절취'하였다는 것인데(증거기록 제30쪽 등), 이후 수사과정에서 피고인의 주장에 반하는 것으로 피고인이 E의 사무실 출입 자체는 허락한 것으로 볼 만한 문자메시지와 같은 객관적인 사정이 드러나자, 피고인이 E의 출입방식, 즉 '피고인 등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들어온 사실'과 같이 피고인의 동의나 양해 여부에 대해 새롭게 문제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피고인의 주장이 변경된 경위를 선뜻 납득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는 만큼,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합리적 의심을 품기에 부족하다.

나)

피고인과 E 사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및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기 전까지 E에게 공구의 반환을 요구한 적이 기록상 발견되지 않고, 현장의 업무가 많은 E의 사무실 출입방식에 대하여 평소에도 문제를 삼지 않았으며, E가 퇴사한 이후에도 이점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던 점 등 E의 퇴사 과정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 경과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E가 비어 있는 사무실에 들어가 E의 공구를 가져가는 상황을 허락하였거나 인지하고 이를 미필적으로라도 용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이 스스로 허락하거나 용인한 행위에 대하여 사후에 당사자 사이 다른 분쟁이 발생하였다거나 피고인이 애초에 허락하거나 용인한 범위를 넘어서 E가 공구를 가져갔다는 등의 이유로 주거침입 및 절도 혐의로 고소한 것은 앞서 본 전체적인 고소 내용이나 경위, 이후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고소내용이 허위라거나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을 하면서도 허위 사실을 신고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보인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무고죄는 국가의 형사사법권 또는 징계권의 적정한 행사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피무고자로 하여금 부당한 처벌을 받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범죄로 비난가능성이 크므로 이를 엄단할 필요가 있다. 이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E에 대한 수사는 문자메시지 등 객관적 증거에 기초하여 조기에 종결되어 불기소처분이 내려졌는 만큼, 국가형사법권의 적정한 행사에 대한 방해의 정도가 크지는 않고, E 개인에 대한 법익의 침해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피고인이 E를 고소하였으나 고소의 기초되는 사실, 즉, E가 아무도 없는 피고인의 사무실에 들어가서 물건을 가져간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신고사실이 허위라고 보기 어렵고, 다만 E의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피고인의 동의 내지 양해 여부에 따라 결과적으로 무고죄에 해당하게 되어 범행의 내용이나 경위에 참작할 부분이 있다. 피고인은 무고의 동기가 된 근로기준법위반 외에는 별다른 범죄전력 없이 일정한 직업을 가지고 성실히 사회생활을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과 성행,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및 경위, 범행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